본문 바로가기
일본여행/2019년 여름, 청춘 18 티켓으로 오사카 → 홋카이도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③

by 스틸러스 2019. 7. 28.
반응형

  • 후지산은 어찌어찌 잘 다녀왔지만 그보다 더 높은 산이 떠억~ 하니 버티고 있었으니, '청춘 18' 티켓으로 JR만 타고 홋카이도까지 가는 거다. '철도가 발달한 일본이니까 그냥저냥 가면 어떻게 가지지 않을까? ' 라 생각했는데,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1,700㎞ 가까이 되는 이동 거리도 골치 아프지만 열차가 도쿄나 오사카처럼 수시로 왔다 갔다 하지 않는 곳이 많은지라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자국민들이 하기에도 엄청 힘들다는데 나는 다섯 살 어린이 수준도 안 되는 회화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몇 시에, 어디에서, 어떻게, 환승을 해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는데 단순히 이동만 해도 3일 걸린다. 그걸 보는 순간 몸에 힘이 쫘~ 악~ 빠지고 만사 귀찮아져버렸다. 여행이고 나발이고, 이미 마음이 떠나 버렸으니 계획 짜는 것도 하기 싫다.




  • 그렇게 시간만 까먹고 있다가, 슬슬 방학이 다가오니 마음이 급해진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그래서 크롬 창을 수십 개 띄워가며 검색을 했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이동만 하는 여행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여행을 여러 번 했다지만 항상 간사이 쪽만 여행을 했으니 일본의 동부 쪽은 아예 모르는 것과 다름 없다. 이번 기회에 느긋하게 즐기자고 생각했다. 유학이 끝나고 회사로 돌아가면 이렇게 여유 부릴 시간도 없을 게 분명하다. 여행 기간도 짧게는 열흘, 길게는 2주 정도로 잡았고 비용도 200만원 정도 까먹을 것을 각오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 '홋카이도에 가는 게 목적이 아니라,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마지막에 도착하는 곳이 홋카이도!' 라 생각하니 그나마 마음이 좀 편해졌다. 일단 후쿠시마 쪽은 피해서 가기로 했다. 하루라도 빨리 숨지고 싶어 안달난 것도 아닌데 일부러 방사능이 차고 넘치는 곳으로 갈 필요는 없으니까.
    출발은 신 오사카, 도착은 홋카이도, 중간에 어디에서 자고 다시 기차를 탈지를 결정해야 한다. 검색을 하다가 오쿠오이코조(奥大井湖上)라는 역에 대해 알게 됐다.
    └ (https://jtravelwish.blogspot.com/2016/10/4.html)
    사진을 딱 보는 순간 '여기는 무조건 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하여 가는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 청춘 18 티켓은 JR만 탈 수 있는데 오쿠오이코조駅은 JR로 갈 수 가 없다. '센즈 → 오쿠오이코조' 라고 되어 있기에 센즈(千頭)駅을 검색했더니 거기도 안 나온다. 센즈駅도 JR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모양이다. 그럼 센즈까지는 어떻게 가나 봤더니 카나야(金谷)駅에서 가면 된다고 한다. 카나야駅은 JR이 다니는 역이다.

  • '신 오사카(오사카府, 新大阪) → 마이바라(시즈오카県, 米原) → 오오가키(기후県, 大垣) → 토요하시(아이치県, 豊橋) → 하마마쓰(시즈오카県, 浜松) → 카나야' 의 일정 되시겠다. 339.7㎞를 4회 환승해서 4H 39M 걸린다. 지연 같은 예상치 않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 저걸로 끝이 아니다. 목적지가 카나야는 아니니까. 카나야에서 바로 옆에 있다는 오이가와 카나야駅으로 가야 한다. 거기에서 4,400円을 주고 2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프리 패스를 구입한 후 한 시간 조금 더 걸려서 센즈까지 가야 한다. 센즈에서 다시 오쿠오이코조까지 가야 하고.




  • 한 시간 정도 구경하고 난 뒤 다시 센즈로 돌아갔다가 버스를 타고 유메노츠리바시(夢の吊り橋, 꿈의 현수교)에 가야 한다. 검색해보니 도쿄나 시즈오카 여행을 하면서 오쿠오이코조와 유메노츠리바시를 구경하고 간 한국인들이 좀 있는 편이다. 하지만 먼저 다녀간 사람들은 대부분 아침 일찍 출발해서 여행을 한 사람들. 나는 오사카에서 가는 거라 아무래도 하루에 다 보는 게 어려울 것 같다. 그리하여, 첫 날은 오쿠오이코조만 보고 다음 날 유메노츠리바시를 본 뒤 시즈오카 근처를 구경하고 그 다음 날 출발하는 걸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일단 시즈오카 쪽 여행 경로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사이트를 소개해보자면,


  • 일단 첫 날은 시즈오카 쪽으로 가자고 마음 먹었고, 시즈오카에서 이틀 있기로 결정하긴 했는데 숙소가 문제다. 오쿠오이코조 근처에는 온천 마을이 있는데 당연하다는 듯 료칸 뿐이다. 료칸이 뭐가 어때서 그러냐고? 돈 없다고 했잖아. 가난하다고. ㅠ_ㅠ   료칸은 하루 숙박비가 최소 20,000円이니 어림도 없다. 5,000円 짜리 비지니스 호텔에 자는 것도 아까운 판에.

  • 센즈駅 근처에도 마음에 드는 숙소는 없다. 카나야駅 근처도 마찬가지. 하아... 결국 시미즈(淸水)駅까지 또 가야 하나? 라 생각했는데, 지도에서 찾아보니 시미즈보다 시즈오카가 더 가깝다. 그리하여 일단 시즈오카 쪽에 숙소를 잡기로 결정.
    둘쨋 날은 JR 타지 않고 오이가와線만 타고 다니면서 시즈오카 일대를 천천히 구경하면 될 것 같고. 문제는 셋쨋 날이다. 보통은 저기서 도쿄 쪽으로 이동해서 후쿠시마를 거쳐 홋카이도 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나는 그게 싫다고. 그래서 북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당최 묵을 만한 숙소가 안 보인다.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







  • 출발하는 날과 그 다음 날까지 시즈오카에서 자는 걸로 했다. 비즈니스 호텔을 잡을까 하다가 돈이 엄청나게 들어갈텐데, 초반에 좀 아끼자 싶어 1,000円 정도 싼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 그리고 세번째 날의 일정. 어디까지 가야할지 당최 감이 안 온다.
    한~ 참을 삽질하다가 니이가타(新)까지 가는 걸로 결정했다. 그런데 출발 시각을 자정으로 설정했더니 새벽 두 시 5분 전에 출발해서 다섯 시 살짝 넘어 도쿄에 도착하는 열차가 있다고 나온다. 검색해보니 '문 라이트' 라 부르는 야간 열차다. 2009년까지는 정규 편성이었다는데 그 뒤로는 성수기 때에만 제한적으로 편성한다고 한다. 한참 뒤적거린 끝에 올 여름(2019) 운행 기간은 오가 → 도쿄 노선이 8월 1일 ~ 17일, 도쿄 → 오카 노선이 8월 2일 ~ 18일이라는 걸 알아냈다. 하지만 숙소는 숙소대로 잡아놓고 새벽 한 시에 체크 아웃해서 기차 타는 건 아무래도 돈 아까우니까 이렇게는 가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 니이가타 쪽의 숙소를 예약하던 중 날짜를 착각해서 잘못 입력했다는 걸 늦게서야 알게 됐다. 그래서 묵어야 하는 날짜로 고쳤더니... 고쳤더니... 고쳤더니...
    그 많던 숙소가 죄다 사라지고 달랑 다섯 개 나오는데 가장 싼 게 20만원이다. 이게 무슨...




  • 아무래도 주말이라 그런 모양이다. 가장 싼 20만원 짜리 호텔도 하필이면 APA 호텔. 어차피 하루에 20만원 짜리 방에 잘 리도 없지만 APA라면 더욱 더 안 간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하나 뿐. 예약한대로 시즈오카의 숙소에서 이틀을 보내고, 오전 열 시에 체크 아웃을 한 뒤 열차가 다니는 다음 날 새벽까지 방황한다. -_ㅡ;;;

  • 시즈오카 쪽을 구경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면 딱히 나쁜 계획도 아닌 것 같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비라도 내린다면 골치 아프다. 더구나 시즈오카 쪽은 뭐가 유명한지, 뭘 봐야 잘 놀다 왔다고 소문날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하아...

  •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고민. 하지만 어떻게 생각해도 하루 자는 데 20만원을 까먹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고로. 시즈오카에서 총 3일을 보내기로 한다. 원래 여행 이틀 째 되는 날에 유메노츠루바시와 시즈오카 시내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좀 더 널널하게 보내고 여행 사흘 째 되는 날에 시즈오카 시내 쪽 구경을 여유롭게 즐기기로 했다.

  • https://www.eki-net.com/top/index.html
    └ 동일본 JR 예약이 가능한 사이트. 회원 가입 필수!
    회원 가입까지 해가며 검색을 해서 열차가 100% 확실한 지 확인을 했다. 그리고 나서 예약을 하려는데, 예약 가능한 좌석이 없다. 뭔가 이상한 것 같아 날짜를 바꿔 가며 조회를 해봐도 마찬가지다. 문제가 있나 싶어 다른 사이트(http://www.jr.cyberstation.ne.jp/vacancy/Vacancy.html)를 통해 조회해봤다. 문 라이트가 운행하는 모든 날짜가 매진이다. 저렴한 편이라 인기가 있다더니, 한 달 전부터 예약해야 한다더니, 지브리 스튜디오처럼 예약이 열리자마자 파바바박! 팔려 나가는 모양이다.
    하아... 누구를 탓하랴... 늦게 알게 된 내 잘못이지. 어휴...

  • 이렇게 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계속 니이가타까지 가는 걸 고집한다면 말도 안 되는 숙박비를 감당해야 한다. 절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목적지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다른 곳으로 가면 된다. 하지만 다른 곳 어디?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그 와중에 22시가 넘어 버렸다. 내일은 학교에 가야 한다. 너무 피곤하다. 만사 귀찮다. 짜증이 마구 샘솟아 오른다.

  • 에라, 모르겠다. 일단 이 정도까지만 하고 그만 하련다. 내일 더 알아보던가 해야지. 환장하겠다.




  1.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① 2019.06.30.
    개요, 경로 검색 사이트 소개

  2.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② 2019.07.22.
    여행 전의 이런저런 걱정들, 각종 정보들

  3.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③ 2019.07.28.
    일정 세우기, 여행 관련 사이트 소개

  4.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④ 2019.07.29.
    여행 경로 확정, 숙소 예약

  5.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⑤ 2019.07.31.
    출발 전의 궁시렁, 첫 날 일정 및 지도

  6.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⑥ 2019.08.01.
    집 → 텐노지 → 오사카 → 마이바라 → 오오가키 → 토요하시 → 하마마츠 → 카나야 → 센즈 → 오쿠오이코조 → 센즈 → 카나야 → 시즈오카 → 숙소
    오이가와線을 타고 여행, 오쿠오이코조 역

  7.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⑦ 2019.08.02.
    숙소 → 시즈오카 → 카나야 → 센즈 → 스마타 협곡 온천 제3주차장 → 센즈 → 카나야 → 시즈오카 → 숙소
    유메노츠리바시

  8.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⑧ 2019.08.03.
    숙소 → 시즈오카 → 아타미 → 도쿄 → 숙소
    시즈오카 하비 스퀘어

  9.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⑨ 2019.08.03.
    도쿄 FC vs 세레소 오사카

  10.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⑩ 2019.08.04.
    숙소 → 도쿄 → 타카사카 → 미나카미 → 나가오카 → 니이가타 → 시바타 → 무라카미 → 사카타 → 숙소

  11.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⑪ 2019.08.05.
    숙소 → 사카타 → 아키타 → 오오다테 → 히로사키 → 아오모리 → 쓰가루후루마타 → 오쿠쓰가루이마베츠

  12.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⑫ 2019.08.05.
    키코나이 → 하코다테 → 숙소
    홋카이도 신칸센

  13.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⑬ 2019.08.06.
    하코다테 유람선, 고료카쿠 전망대, 고료카쿠 공원

  14.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⑭ 2019.08.06.
    하코다테 산 전망대, 하코다테 야경

  15.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⑮ 2019.08.07.
    숙소 → 하코다테 → 오샤만베 → 쿳찬 → 오타루 → 삿포로 → 숙소
    오도리 공원 맥주 축제

  16.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 2019.08.08.
    왓카나이 여행, 일본 최북단

  17.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 2019.08.09.
    여행 끝~ 돌아오기

  18.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이동 거리 및 지출 내역 등 정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