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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노시타2

오사카 → 오카야마 ⑥ 넷째 날, 히메지에서: 약 9.01㎞ (합이 104.68㎞) 히메지에서는 이틀을 머문다. 3일 동안 100㎞ 가까이 걸으니까 하루 정도는 휴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정을 짠 거다.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거 하나 칭찬해주고 싶었다. 내가 머문 날은 외국인보다 일본인 게스트가 더 많았다. 욕심 많은 호스트라면 한 방에 꾸역꾸역 다 때려 넣을텐데, 시로노시타 게스트 하우스의 호스트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적절히 갈라주셨다. 덕분에 여섯 명이 쓸 수 있는 방에는 세 명 뿐. 나 빼고 다른 두 명은 양키였던 것 같다. 역시나 암내 공격. 크으... 쟤들도 나한테 마늘 냄새나 동양인 특유의 냄새 같은 거 난다고 느끼려나? 한국인 암내 안 나는 게 외국인들에게 무척 신기한 일이라 하던데. 아무튼, 일곱 시에 한 번 깨고 그 뒤로는 이리저리 뒤척거리면서 시간 까먹다가 열 시가.. 2019. 3. 29.
걸어서 오사카 → 오카야마 ⑤ 셋째 날, 아카시 → 히메지: 약 32.18㎞ (합이 95.67㎞) 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날 걷는 걸 포기했다. 걸으면서 수도 없이 고민했다. 이렇게 괴로운데, 이렇게 힘든데, 걸으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데, 걸으면서 뭔가 고민한다거나 생각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는데, 그저 아프다 뿐인데, 계속 걸어야 하는 걸까? 다른 한 편으로는 '걷기 싫으니까 어떻게든 핑계를 찾는 게 아닐까?' 하는 자책도 했다. 하지만, 수백 번 생각한 결과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결국 포기했다. 이 날 걸어야 하는 거리는 38㎞ 정도. 첫 날과 같은 수준이었다. 이 날도 둘쨋 날처럼 30㎞ 안 쪽으로 걸었다면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32㎞를 걸은 뒤 포기했으니까.). 하지만 첫 날과 같은 거리를 걸어야 한다 생각하니 출발하기 전부터 계속 한숨만 나왔다.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 같은 페.. 2019.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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