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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2019년 여름, 청춘 18 티켓으로 오사카 → 홋카이도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①

by 스틸러스 2019.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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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은 8월 1일에 시작되어 3주 동안. 원래는 베트남태국에 가려고 했었다. 일본 외의 나라에는 가 본 적이 없는데다 최근 즐겨보는 유튜브 영상 중 베트남에 사는 분이 올리는 게 꽤 재미있더라고. 일본에서는 비싸서 향기 맡는 것조차 무서운 과일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한국에서 다낭 가이드 북까지 사들고 왔는데... 그랬는데...




몸 속에 원자로 하나를 품고 사는 나에게 있어 8월의 베트남은 휘발유로 샤워하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라는 게 몹시 걱정됐다. '5월의 일본 날씨에도 땀에 절어 사는데, 8월의 베트남 날씨를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은 거다. 게다가 하루만이라도 가이드를 부탁하려 했던 베트남 친구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귀국하지 않을 예정이라 하더라. 잠시 고민하다가 '홋카이도에 가는 게 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홋카이도오키나와는 일본의 끝과 끝. 일본인들 중에서도 가보지 못한 사람이 많을 정도로 먼 곳인지라 작정하지 않으면 못 가는 곳이다. 한국에 돌아가고 나면 휴가 내고 어쩌고 해서 가야 하니 일본에 사는 동안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주말 동안 짧게 다녀올 곳은 아니니까 '가긴 가야 하는데... 가보긴 해야 하는데...'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더랬다.


베트남 + 태국 / 베트남 + 라오스 / 홋카이도, 이렇게 세 개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홋카이도로 낙찰. 베트남과 태국, 라오스는 내년 봄 쯤을 노려보기로 했다.




오사카에서 피치 항공을 타고 가는 게 가장 싸게 먹힌다는데, 나는 사서 고생하는 타입. 그리하여 열차를 타고 가기로 한다. ㅋㅋㅋ   신칸센을 타면 별로 고생이랄 것도 없겠지만(이라 생각했지만 신칸센을 타더라도 개고생이다. -ㅅ-) 그래서야 재미가 없지. 청춘 18을 이용하기로 한다.


청춘 18이 무엇이냐? 5일 동안 무제한으로 열차를 탈 수 있는 티켓이다. JR 일반 열차라면 하루종일 탈 수 있다. 단 특급은 못 탄다. 신칸센은? 당연히 못 탄다. 역마다 모두 멈추는 일반 열차를 타고 여행할 수 있는 티켓인 거다. 한국에도 '내일로'라는 비슷한 형태의 상품이 있다. 내일로 열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도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였는데, 그걸 일본에서 해보게 되네.




https://www.jorudan.co.jp/norikae/seishun18.html ← 여기에 가면 어디에서 언제 환승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검색을 해봤더니, 왜 미친 짓이라는 충고를 하는 사람이 있는지 바로 알게 됐다. 오사카에서 삿포로까지 가는 걸로 검색을 했더니... 말 그대로 미친 짓이다.


10시에 오사카 역에서 열차를 탄다고 가정하면, 시가현의 마이바라(米原)에서 일단 환승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기후현의 오가키(大垣)에서 또 환승을 한다. 이후 아이치현의 도요하시(豊橋)에서 또 환승. 그 다음 환승할 곳은 시즈오카현의 하마마쓰(浜松). 시즈오카(静岡), 아타미(熱海), 도쿄(東京), 우라와(浦和, 사이타마현), 다카사키(高崎, 군마현), 미즈카미(水上), 나가오카(長岡, 니가타현), 니가타(新潟), 시바타(新発田), 무라카미(村上), 사카타(酒田, 야마가타현), 아키타(秋田, 아키타현), 아오모리(青森, 아오모리현), 가니타(蟹田), 츠가루후타마타(津軽二股), 기코나이(木古内), 고료카쿠(五稜郭), 오샤만베(長万部), 오타루(小樽), 오타루칫코(小樽築港)를 거쳐 자정 6분 전에서야 삿포로(札幌)에 도착하게 된다.



위에 나열한 역들이 지나쳐야 하는 역이 아니다. 환승해야 하는 역이다. 환승을 저렇게 수도 없이 해야 한다는 거다. 만약 멍 때리다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쳐버린다던가, 내리긴 했는데 갈아타야 하는 곳을 못 찾고 헤맨다던가, 열차가 지연이 된다던가, 급똥 시그널이 와 변기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던가, 이런저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길 경우 자정 도착은 물 건너 간다.



물론 신칸센을 타면 도착 시간이 빨라지긴 한다. 21시 37분.



본 섬 중에서도 서쪽에 해당하는 오사카에서 가장 북쪽이면서 동쪽인 곳으로 가는 거니까 저 정도 걸리는 게 당연한데, 일본을 우습게 보는 한국인 종특(?) 상 같잖게 여기고 있다가 막상 여정을 보니 엄두가 안 난다.


어차피 남는 건 시간인지라, 첫 날 열두 시간 넘게 열차를 타고 갈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기로 했다. 가보지 못한 곳이 많으니까 열차 타고 가면서 지나가보기로. 그리하여 '첫 날은 나고야에서 자고, 다음 날은 또 어디까지, 그 다음 날은 또 어디까지, 뭐 이런 식으로 해서 대략 3일 정도 가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중. 티켓은 그냥 청춘 18이 아니라 일반 열차의 배차 간격이 두 시간, 세 시간, 이 모양으로 엉망진창인 홋카이도 쪽에서는 신칸센을 탈 수 있는 홋카이도 신칸센 옵션이 포함(정식 명칭은 青春18きっぷ北海道新幹線オプション券)된 걸 사야 하지 않을까 싶다.


3년 전에 다녀온 분의 글(https://blog.naver.com/ilikemot)이 있기에 참고하는 중이다. 저기 있는 글을 다 보면 또 다른 곳 찾아봐야지. 당장 열흘 후면 후지산에 가야 하는지라 그 계획도 세워야 하는데...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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