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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2019년 여름, 청춘 18 티켓으로 오사카 → 홋카이도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⑧ 시즈오카 하비 스퀘어

by 스틸러스 201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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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쓰는 족속들(중국인일 가능성이 높지만 학교에서의 경험을 통해 대만 녀석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음을 알고 있기에 중국인으로 단정 짓기가 어렵다. -ㅅ-)이 여섯 시부터 떠들어댄다. 게다가 이유를 모르겠지만 밖에서 누가 계속 문을 두드린다. 수도 없이 노크를 반복하고, 누군가가 문을 열어주자 반가운 톤의 중국어가 마구 날아다니기 시작한다(아마도 방 비밀 번호를 잊어버린 ㅺ가 안에서 누구라도 듣고 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저 질알을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래, 그 방법 밖에 없었을테지. 하지만 나 같으면 자고 있는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해서라도 안에서 누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을 거다. 기다리다 보면 누가 나와도 나왔겠지. 하여튼 매너라고는 뱀 다리 만큼도 없는 것들. 쯧!). 저것들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같지 않은 상태에 있음을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뇌를 탑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쉽게 말해서 무식하다는 거다.

 

시끄러워서 깬 김에 스마트 폰을 붙잡고 시간을 까먹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기사와 웹툰, 뿜은 이미 전 날 다 봐서 새로운 게 없다. 초록일베답게 댓글 수준이 가관인지라 발끈! 해서 댓글을 하나 썼다가 이내 지웠다. 똥통에 담긴 똥들에게 스스로 정화되어야 한다고 떠들어봤자 헛 일이다.

 

 

하아... 나는 왜 즐겁고 재미있어야 할 여행기를 분노로 시작하고 있는 것인가... -_ㅡ;;;

 

 

유튜브 영상이라도 보면서 빈둥거리고 싶지만 이어폰을 끼는 게 귀찮다. 더위만 아니라면 헤드폰 쓰는 게 훨씬 좋은데. 하지만 이 날씨에 헤드폰까지 뒤집어 쓴다면 걸어다니는 핫도그가 될 게 분명하다. 젠장할 WF-1000X M3 녀석. 연속 재생 가능 시간도 사기 치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확 좋아졌다는 것도 순 거짓말이다. 쳇!

계속 빈둥거리다가 아홉 시가 넘어서야 나갈 준비를 했다. 이 날은 시즈오카에서 도쿄까지만 가면 되니까 잔뜩 여유롭다. 환승도 한 번만 하면 되고.
팔, 다리는 후지산의 직사광선에 제대로 당해서 내상이 심한 관계로 관리고 나발이고 포기한 지 오래. 목 위에만 자외선 차단제를 대충 처발처발한 후, 짐을 꾸린 뒤, 빠진 게 없나 스윽~ 둘러보고, 밖으로 나갔다. 로비가 휑~ 근래 다녀본 게스트 하우스 중 가장 무관심하다. 묵는 사람에 따라 이런 방치형 게스트 하우스를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다. 나는, 뭐... 정몽주에게 한 수 읊어주는 이방원 같은 사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ㅅ-

 

 

 

다시 올 일이 있을까 싶은 JR 시즈오카駅 사진 한 방 찍어 보고.

 

다시 올 일이 없을 거라 확신하는 CO-YA 호스텔 & 바 라운지 사진도 한 방 찍은 뒤 내 갈 길 간다.

 

하비 스퀘어는 열 시부터(평일은 열한 시부터입니다요.)인데 아직 10분 정도 이르다. 어제 한 번 갔답시고 용기(?)가 생겨서 스타벅스에 또 가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바글바글하다. 아, 오늘 주말이지.

스타벅스 말고는 어디 갈만한 곳 없나 어슬렁거리다가 마땅히 맘에 드는 곳이 없어서 결국 그냥 나갔다. 역 밖의 공기를 한 모금 들이마시는 순간 숨이 턱! 막힌다. 아침부터 이러면... 낮에 그늘 없는 곳에 앉아 있으면 그대로 녹아내리겠고나. 하아...

 

 

 

하비 스퀘어가 있는 건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한 바퀴를 빙 돌았다. 실은 헤맨 거지만 커피 마실만한 곳을 찾느라 그랬다고 뻥을 치겠다. -_ㅡ;;;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하도로 진입, 역 반대편으로 나와 에스컬레이터 타고 2층으로 바로 들어가면 된다.

 

나는 바로 안 들어가고 일부러 1층으로 내려 간 뒤 하비 스퀘어가 있는 건물을 한 바퀴 빙 돌아 뒤로 들어갔다.

└ 바보라서. -_ㅡ;;;

 

 

【 하비 스퀘어 】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어둑어둑하고 사람도 전혀 안 보인다. 휑~ 하다. 긴가민가 하면서 건물 정문 쪽으로 이동해서 층별 안내를 보니 3층이 하비 스퀘어 맞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에서 내렸다. 아직 문 열기 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더라.

 

바이크가 세워져 있어서 무턱대고 카메라부터 들이댔다. 진짜 바이크인지 실제 사이즈 모형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생겨 먹은 바이크는 내 취향이 아니다. 누가 준다 그러면 안 받지는 않고 돈으로 바꿔 달라 하겠다.

 

바이크가 세워져 있는 반대 쪽이 입구. 아직 열 시가 안 되어 들어가지 않았다.

 

짊어지고 있던 거대한 가방부터 어찌 해야 하니 코인 라커부터 찾았다. 100円 넣는 거고 나중에 돌려주는 방식.

 

대~ 충 생겨먹은 걸 보니 입구로 들어가서 ㄷ자로 빙~ 돌면서 구경한 뒤 기념품 가게를 거쳐 여기로 나오는 것인 듯.

└ 이렇게 써놓으면 뭔가 눈썰미 있어 보이지만 안을 구경하고 나서 다 알고 쓰는 거임. ㅋㅋㅋ -ㅅ-

 

열 시 땡! 하자마자 안으로 들어갔다. 유료 구역과 무료 구역이 있는데 망설임 없이 무료 구역으로. ㅋ

└ 저 앞에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 계셨는데 사람 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주무시고 계셨다. -ㅅ-

 

나 말고는 다른 관람객이 없으니 사람 안 나오게 사진 찍으려고 아둥바둥 안 해도 된다. 훗!

 

이게 오리지날 건담. 건담 시리즈가 워낙 많기도 하거니와, 요란하게 파츠 갖다 붙여놓은 건담은 영 맘에 안 든다.

 

건담은 1979년에 일본에서 첫 방송 되었고, 우리나라에도 방송된 적이 꽤 있는 편이긴 한데 나는 제대로 본 적이 전혀 없다. 일단 내가 건담이라는 작품들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에는 시리즈가 워낙 많아서 엄두가 안 났을 뿐더러, 온갖 듣도 보도 못한 용어가 난무하는 바람에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개봉 혹은 방송될 때, 초반에 보지 못하는 바람에 남들이 다 봤다고 할 때까지 못 본 상태가 되어 버리면, 아예 안 보는 못된 심보를 가진 사람인지라 건담 시리즈에 대한 관심 자체를 일찌감치 끊었다. 그런 사람인지라 건담 프라모델, 줄여서 건프라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관심도 없고 당연히 문외한 되시겠다.

https://ko.wikipedia.org/wiki/%EA%B1%B4%EB%8B%B4_%EC%8B%9C%EB%A6%AC%EC%A6%88 ← 건담 시리즈에 대한 정보는 여기를 보심이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ㅅ-

 

빔 샤벨(광선 검)에 녹아버린 쇳덩어리 표현이 기똥차다. 난 손재주가 없어서 저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부럽다.

 

건담과 자크가 우주 공간에서 싸우는 모습을 재현한 것 같다. 볼 때에는 별로였는데 사진으로 보니 그럴싸 하다.

 

제가 사진을 못 찍어서 그렇지, 잘 찍으면 제법 실사 같아 보이고 막 그럴 겁니다요. 아마도.

 

우주선 수리하는 도크 같은 걸 만든 게 아닐까 싶은데 개뿔 아는 게 없으니... -_ㅡ;;;

 

F1 머신과 유명한 드라이버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이 쪽도 모르는 건 매 한가지라서. -ㅅ-

 

이 처자는 알지. 하츠네 미쿠. 보컬로이드. 딱 거기까지만. (실사 모델보다 넨도로이드가 더 나은 듯 한데.)

 

옛날 비틀과 요즘 비틀에 뭘 덧씌운 거 같은데 뭔지 모르겠다. 환 공포증 있는 사람들은 조금 무서울지도. ㅋ

 

일본인 비행사인가 본데 느긋하게 읽을 시간은 되지만 그럴 능력은 안 되서 사진만 찍고 획! 돌아선다.

 

아~ 무도~ 없~ 지롱~ 나 밖에~ 없~ 지롱~ ㅋㅋㅋ

 

시즈오카 녹차 카레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데 딸기 카레에, 장어 카레는 뭐냐. 모에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ㅅ-

└ 블로그에 올리다가 이제서야 봤는데 닷푼 카레? だっぷん? 제대로 본 거야? 진짜 저런 걸 판다고?

(だっぷん = 脱糞 = 똥 쌈. 혹시 다른 뜻이 있는가 모르겠지만 내가 아는 だっぷん은 저것 뿐인데.)

 

시즈오카 사람이라...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걸까? 딱히 검색되는 건 없는 것 같은데. ㅋ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지도가 있는 『 북두신권 』 과 『 시티 헌터 』. 난 두 작품 다 별로 안 좋아함.

 

옛날 도쿄 역. 어째 일본 사람들은 도쿄에 대한 환상 같은 게 꽤나 있는 듯한데.

 

나도 지방 촌 동네 출신이긴 한데, 난 서울에 가고 싶다거나 서울 살고 싶다는 생각 같은 건 안 하고 살았던 거 같은데.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보면 시골 사는 사람들이 도쿄에서 살고 싶어 하는 모습이 꽤 나오는 것 같더라고. 난 깨끗한 강 흐르고 나무 많은 촌 동네에서 빈둥거리며 사는 게 꿈인데.

 

옛날 역과 전차. 깔~ 끔하게 만들어서 유리 장식장 안에 넣어두면 예쁠 것 같긴 하다.

 

 

 

 

나무로 만드는 미니어처 일본 성들 뒤로 형광 괴물이!!!

 

올 해 초에 일본의 100대 성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히메지 성 되겠습니다요. (방송 당시 히메지에 있었더랬지.)

 

도색이 된 제품은 아닐 것 같고, 직접 도색을 한 작품일텐데 이 정도면 정말 작품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 빽 투 더 퓨처 』 에 나오는 드로이안이 이 차 아닌가? 그나저나 와이퍼는 왜 저렇게 앞으로 드러누웠냐?

 

일본 시대극에 어김없이 나오는 삼륜 자동차. 뒤가 더 길어 보이는데.

 

보통은 사람들 안 나오게 찍으려고 아둥바둥 해야 하는데 나 밖에 없으니 사진 찍기 참 좋다. ㅋ

 

『 버추얼 온 』 이라는 게임에 나온 가라야카라는 로봇이란다. 『 카드 캡터 사쿠라 』 를 보고 만든 거라고. -ㅅ-

 

하록 선장이 타고 다니던 아르카디아 호. 죄다 모르는 것 뿐이었는데 아는 게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니까 신난다.

 

지구인은 앞으로도, 더 앞으로도, 더 더 앞으로도, F-14 톰캣을 능가하는 아름다운 전투기는 만들 수 없을 거다.

 

우리나라 공군이 이미 네 대를 도입했고 앞으로 서른여섯 대를 추가로 도입해서 총 40대를 운용할 예정인 F-35.

 

F-22를 살 수 없는 현실이다 보니 차선책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 참고로 일본은 42대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상태인데 105대를 추가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ㅺ가 현재의 헌법을 고쳐서 전쟁 가능한 국가로 돌아가겠다고 기를 쓰고 있는데, 단순히 헌법 뜯어 고치려 드는 것 뿐만 아니라 은근슬쩍 항공모함 만들려 들고 거기 올리려고 F-35 꾸역꾸역 사고 있는 거다. 정신 못 차렸다, 저것들.

 

일본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5J. 기체 성능은 F-15K 쪽이 낫다고 한다. 조종사 테크닉도 우리가 나을 걸.

 

F-35B가 나오기 전까지는 유일무이한 수직 이착륙 전투기였던 해리어. 조종하기 오질라게 어렵다더라.

 

 

 

 

드래곤 볼 피규어들. 손오공 소년 시절은 귀엽기라도 하지, 프리저 이후부터는 산으로 가서 괴랄하기 짝이 없다.

 

혈압 상승 유발 분야에 있어서 어지간한 캐릭터는 쨉도 안 되는 노비타(우리나라에서는 노진구)와 불쌍한 도라에몽.

 

『 닥터 슬럼프 』 의 아라레. 핑크 ㄸ이 웬 말인가. -ㅅ-

 

 

 

마징가 시리즈 3대 로봇인 그레이트 마징가 Z, 마징가 Z, 그렌다이저. 저렇게 여기저기 각진 녀석들은 정이 안 가.

 

건담 버전 2.0 이란다. 50,000원 가까이 하네. ㄷㄷㄷ

 

이건 대체 뭔... 건담이 리본을 들고 샤랄랄라~ 하고 있다. 사람이 조종해서 저 동작이 가능할 리가 없다. -ㅅ-

 

난 옛날 사람이라 요즘 건담보다 옛날 건담들이 더 좋더라고.

 

 

낯이 익다 싶더라니, 『 퍼시픽 림 』 에 나온 로봇들. 일본 문화에 빠진 양키가 만든 작품 티가 팍팍 난다.

 

SD 건담. 한 때 귀엽고 싸다는 이유로 이 녀석들 꽤나 사다 모았었더랬지. -ㅅ-

 

이런 건담이 싫다고. 뭔 날개가 저렇게... 리얼 로봇 물의 시초가 된 건담인데 왜 슈퍼 로봇 화 되는 건지.

 

팔, 다리가 울끈불끈하고 여기저기 들어가고 나온 형태의 건담에는 좀처럼 마음을 주기가 어려워.

 

해군 함정마다 깨알같이 달아놓은 욱일기. 독일이 나치 깃발 계속 달고 있다고 생각해봐라, 멍청한 ㅺ들아!

 

뭔지 모릅니다만 안 찍고 무심하게 지나가면 섭섭해할 것 같았습니다. -ㅅ-

 

 

 

『 우주전함 야마토 』 의 야마토를 국내 방영 시 태극호로 바꾼 사람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던 걸까.

 

이것도 뭔지 모르지만 여기저기에서 많이 보이더라고. 색깔도 예쁘고 귀엽고만.

 

이렇게 변신하는 건담도 난 별로일세. 리얼 로봇이라고, 건담은!

 

SD화 된 겟타 로봇과 그레이트 마징가. 귀엽고만.

 

『 토이 스토리 』 의 버즈와 우디도 있다. 그러고보니 『 토이 스토리 4 』 도 못 봤어. ㅠ_ㅠ

 

『 포켓 몬스터 』 를 모르신다면 콧방귀 한 방 날려주는 게 인지상정! -_ㅡ;;;

 

 

사우전드 써니호가 왜 이렇게 됐냐? 검색해보니 플라잉 버전이라는데... 펭귄은 못 날잖아? -ㅁ-

 

600cc 미만의 오픈 카를 만들어 판다는 게 일본 자동차 업계의 힘 아닐까 싶다. 종류가 어찌나 다양한지.

 

 

『 이니셜 D 』 덕분에 폐차장에 있던 녀석이 갑자기 때 빼고 광 낸 뒤 엄청난 가격으로 팔려 나갔다는 토요타 AE86.

 

이시언이 그렇게 감동했던 미니카. 나와 같은 시대를 산 사람이라면 구리스(?) 냄새와 모터 타는 냄새를 기억할 거다.

 

할머니와 재봉틀 에디션. 실제로 저런 걸 밖에 들고 나갔다가는 왕따 당했을 게다. -ㅅ-

 

실제로 이렇게 생긴 레드불 홍보 차량이 돌아다니는데 그걸 미니카로 만들어버렸다. 대단하다, 덕후 놈들.

 

아무 페인트나 그냥 막 갖다 부어도 못 생길 수가 없는 전투기다, F-14는. 전투기 계의 정우성이라 할 수 있지.

 

똑같은 F-15인데 F-15J는 희한하게 못 생겨 보여. -ㅅ-   이건 F-15C인데 꽤나 아름다운 자태.

 

누가 통장에 1조 꽂아줘서 이런 자동차 하나 서브로 두고 날씨 좋을 때 드라이브 다니면서 놀면 얼마나 좋을꼬.

 

미니카의 시장도 워낙 방대한지라 별에 별 것들이 다 나온다.

 

FRICTION이 뭔 뜻인가 찾아봤더니 마찰이라는 뜻인데? 마찰을 이용해 전진하는 달팽이라는 건가?

 

캐릭터 왕국 일본에서 지자체가 만든 캐릭터 중 압도적 성공을 자랑하는 쿠마몬.

 

프라모델이나 피규어는 남자 아이들 또는 남자 어른이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아니지.

 

여자 아이들과 여자 어른이들의 돈도 빨아먹기 위해 이런 걸 만들어서 팔고 있었다.

 

광택 보소. 실사 저리 가라 할 수준이다. 내가 단 걸 싫어해서 그렇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장할 듯.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자그마한 트랙이 있었다. 직접 가지고 온 미니카를 달리게 할 수 있는가보다.

 

전시된 프라모델이 상당히 많긴 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 보고 나오니까 30분 정도 지나 있더라. 열차 시간은 11:53인데 아직 한 시간도 넘게 남았다. 딱히 할 것도 없고 갈 데도 없는데.

일단 밥이나 먹자 싶어 역 건물로 돌아갔다. 대부분의 가게가 오픈 준비 중이었는데 그 와중에 한적해보이는 카페가 있어서 지나쳤다가 문워킹으로 다시 가게 앞에 섰다.

계란 샌드위치 모닝 세트를 시키니까 커피 포함해서 550엔. 1円 단위로 돈 낼 필요가 있을 때 써버리려고 주머니에 1円 짜리 여덟 개를 넣고 다니는 게 너무 불편하다. 젠장!

 

 

 

계란 샌드위치는 정말 맛있었다. 일본 음식답게 짠 맛이 강했는데 맵고 짠 거 좋아하는 나한테는 딱 맞았다. 커피도 엄청 진했고. 뭐, 그런 거 잘 모르는 저질 입맛이긴 하지만서도.

그렇게 샌드위치를 다 먹고 태블릿으로 블로그에 올릴 글을 끄적거리고 있자니 시간이 잘 간다. 남들이 보면 하루에 간신히 100명 오는 블로그에 올릴 여행 후기 쓰고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겠지?

 

 

 

이 날의 계획은 일단 도쿄까지 가서 체크 인을 하고, 1층 침대를 확보한 뒤 잠시 쉬다가, 옷을 갈아입고 축구 보러 가는 거다. 경기가 끝난 뒤 숙소로 돌아가면 23시 정도가 될 것 같은데 곧장 퍼질러 자야 한다. 다음 날이 진짜 빡쌘 일정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졸다가 타야할 열차를 놓치거나 못 내리면 작살난다.

 

 

【 시즈오카 → 아타미 → 도쿄 → 와이즈 아울 호스텔스 도쿄 】

화장실에 갔다와서 일찌감치 플랫폼으로 올라갔다. 열한 시 44분에 열차가 한 대 있고, 53분에 또 한 대가 있다. 44분 열차는 9~11번 3량, 53분 열차는 7~9번 3량. 바닥에 열차 번호가 쓰여 있긴 한데 한, 둘이 아니라서 뭐가 뭔지 모르니까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먼저 들어오는 44분 열차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응? 3량이 넘는데?

가만히 지켜 보니까, 뒤쪽 열차를 떼어낸다. 그리고 앞의 열차 3량이 44분에 출발하고, 떨어져 나간 3량이 그대로 들어와 55분 열차가 되는 시스템이다. 이런 건 또 처음 보네. ㅋ

 

열차 여섯 대가 쪼로록~ 들어옴. 맨 앞에 있는 열차가 11번 탑승 위치에 맞춰서 멈춤.

 

앞에 세 칸만 문이 열림. 사람들이 우르르~ 타고 있는 동안 뒤에 있는 세 칸이 떨어져 나감.

 

시간 되니까 승객 태운 앞에 세 칸이 출발함. 뒤에 세 칸은 그 때까지 안 움직이고 있음.

 

한참 있다가 슬금슬금 움직이더니 탑승 위치에 맞춰 멈추고 뜸 좀 들이다가 문 열고 승객 태움.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앉아서 갈 수 있었다. 한 시간 넘게 가야 하는데 다행이다.

 

편하게 앉아서 아타미까지는 잘 왔는데 갈아탈 열차를 당최 모르겠다. 타고 온 열차가 13시 13분 발로 바뀌더니 사람들이 타고 있고.

음... 내리지 말고 계속 타고 있는 거였나? 아닌데? 열차 안에서 분명히 종점이라고 안내 방송을 했었는데? 구글 지도에서도 계속 탑승이라 나오지 않았고.

환승할 때 시간과 목적지를 보고 미리 알아본 것과 맞으면 냉큼 타곤 했는데 시간은 맞지만 행선지가 달라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종점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내릴 경우도 있으니까 단순히 내가 내릴 목적지만 확인한 게 아니라 열차 이름과 최종 목적지도 확인을 해서 갔는데(훗! 꼼꼼한 남자이시다~)도 헤맸다. 시간이나 넉넉하면 천천히 알아보련만 그것도 아니고.

일단 이건가 싶은 열차가 있는 5번 플랫폼으로 이동. 가다가 노선도가 있어서 확인해보니 도쿄 쪽으로 가는 게 맞다. 열차 안에서 부지런히 구글링 하고 안내 방송을 듣고. 일단 잘못 탄 건 아닌 듯 했다. 하지만  늦게 탄 덕분에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가야 한다.

 

 

 

히라쓰카駅은 열차가 도착할 때 나오는 음악이 다른 역과 다르다. 히라쓰카 뿐만 아니라 여러 역에서 특별한 노래를 출발/도착음으로 쓰고 있다. 예전에 타카라즈카駅에 갔을 때에는 『 우주소년 아톰 』 이 도착음으로 나왔었고, 시부사와駅에서는 ZARD의 노래를 출발/도착음으로 쓰고 있지. 우리나라도 그런 게 있음 좋겠는데. 아무튼 저기에서 뭔가 시비를 걸어올 것 같이 생긴 애들 셋이 타서 내 옆에 서는 바람에 살짝 긴장했다.

 

 

 

열차 안은 한적한 편이었는데 요코하마에서 썰물처럼 밀려든다. 와...   그나저나 파란색 저지를 입은 두 명이 눈에 딱! 띄네. 요코하마의 유니폼인가 보다. 아까 아타미까지 갈 때 탔던 열차에는 주황색 저지를 입은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팀인지는 모르겠고.

 

 

바깥 경치 보다가, 태블릿 보다가, 멍 때리다가, 어영부영 하는 사이에 도쿄에 도착. 1년 6개월 만에 오는 거다. 그러고보니 일정 짤 때 사카이 이즈미 묘에 한 번 더 가게끔 짰음 좋았을 것을. 마음이 급해서 너무 엉망으로 짰다. 유학 끝나기 전에 도쿄 갈 일이 있겠지.

무선 이어폰은 연속 재생 시간이 확실히 네 시간이다. 광고처럼 여섯 시간은 절대 아니다. DSEE HX 코덱을 꺼도 마찬가지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끄면 좀 더 오래 가겠지만 노이즈 캔슬링 때문에 산 건데 그걸 끄고 쓰는 건 어불성설이지.

 

 

 

구글 지도를 보고 대충 감을 잡긴 했지만 확실한 게 좋으니까 일단은 인포메이션 센터로 향했다. 관광객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 인포메이션 센터도 한, 두 개가 아니더라.

'핫초보리까지 걸어가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되냐' 니까 '걸어 간다고오?' 하고 놀란다. 에? 그게 놀랄 일인가? 집 ↔ 학교 걷는 거리만 해도 그 정도는 나올텐데.

역 내부 지도를 한참 보더니 안내를 해주신다. 얼마나 걸리냐니까 이번에는 컴퓨터로 막 찾아 보신다. 너무 오래 걸리는데. -ㅅ-   꽤 기다린 끝에 20분 정도 걸린다는 답변을 들은 후 고맙다고 인사한 뒤 역 밖으로 나갔다.

 

 

 

지난 번에는 신주쿠에서 내린 덕분에 도쿄 역은 이번에 처음 본다.

 

땀을 뻘뻘 흘리며 걸은 끝에 드디어 핫초보리駅이 보인다.

 

계속 종종종종 걸어간다.

 

드디어 숙소에 도착!

 

도착해서 바로 체크 인을 했다. 뭔가 오래 걸린다. 숙박부를 써달라고 하기에 주소랑 전화번호랑 대충 써서 건네 줬더니 생년월일이랑 나이도 쓰라 그러네. 생년월일은 썼는데 나이를 모르겠다. 한국 나이로는  마흔인 것 같... 아... 아아... 아니고나. 한국 나이로 마흔하나고나. 생일 안 지나서 만으로 서른아홉이고. 항상 헷갈린다. -_ㅡ;;;   나이는 잊어버렸다고 하니까 생년월일 썼으니 됐단다. -ㅅ-

 

거스름돈이 4,000円 조금 더 됐는데 그걸 2,000円 짜리 두 장으로 주기에 "에에?" 하고 놀랐더니 웃는다.

마사미 님이 기념으로 가지고 있으라고(2,000円 짜리는 한정적으로 만든 지폐라서 실제로 쓰는 데 아무 지장이 없긴 하지만 흔하지는 않습니다. 일부 오래된 자판기는 인식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2,000円 짜리 받는 걸 싫어하는 상인도 있다고 하네요. 지갑에 2달러 짜리 한 장 넣어놓으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처럼 행운이 온다는 얘기도 있던데 말이지요.) 새 2,000円권을 한 장 주신 적이 있긴 한데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받은 건 처음이다.

 

아침에 샌드위치 두 조각 먹은 거 말고는 아무 것도 집어넣은 게 없으니 밥부터 먹어야 했다. 면 종류 파는 가게가 근처에 있냐고 하니까 못 알아듣는다. 발음이 거지 같은 건지, 문법이 이상한 건지. 다시 라면이나 우동 파는 가게를 추천해달랬더니 당황하면서 뭐라 뭐라 하는데 못 알아듣겠다. 맛은 상관 없으니까 가장 가까운 곳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5분 정도 걸린다네.

일단 다시 밖으로 나갔더니 길 건너에 바로 가게가 보인다. 하지만 안을 보니 빈 자리가 없음. 건너 편을 보니 스키야가 보이기에 그 쪽으로 향했다.

 

스키야에 들어가서 일단 열 좀 식히고, 김치 규동이랑 맥주를 주문해서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금방 먹어 치운 후 숙소로 돌아가니 스태프 처자가 라면 먹고 왔냐고 물어본다. 스키야 다녀왔다고 했다. ㅋㅋㅋ   1층에 커피를 파는 곳도 있었는데 숙박하는 사람에게는 50円 할인이라고 해서 300円 내고 커피도 일 잔 마셨다. 그리고 내 침대를 향해 돌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려 카드 키로 방문을 열었는데... 열었는데... 열었는데... 문 열자마자 양키 암내가 확~ 밀려온다. 이게 어지간해야 말을 안 하지, 말도 못하게 심하다. 그동안 게스트 하우스 숫하게 다니면서 양키 암내를 꽤 맡아 왔지만 역대급이었다.

 

 

 

일단 침대에 가방을 던져두고 갈아입을 옷만 꺼내서 샤워를 했다. 세레소 오사카 유니폼으로 갈아 입고 나서 다시 1층으로.

핫초보리駅에서 시간을 확인한 후 열차에 탔다. 제대로 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잘못 탔네. 열차 안에서 급하게 구글링해서 다른 경로를 확인했다. 환승하는 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죄다 왼쪽에 서서 간다(오사카에서는 서 있는 사람이 오른쪽, 급해서 걸어가는 사람이 왼쪽입니다. 희한한 게 한 시간 거리인 교토만 가도 다들 왼쪽에 서서 가고 오른쪽으로 걸어다니는데 오사카만 저 모양입니다. 아, 참... 도쿄에서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어다니지 말자는 캠페인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흥!). 혼자 오른쪽으로 마구 걸어갔다. 그러면서 혼자 속으로 '역시 오사카 사람!' 이라 생각하려나? 하고 킥킥거렸다. -_ㅡ;;;

역 이름이 '아케보노바시' 인 걸 보고 '스모 챔피언 다리라고?' '뭔 이름이 저러냐?' 라 생각했는데, 스모 챔피언은 요코즈나. 헷갈렸다. -ㅅ-   검색해보니 아케보노(曙 = あけぼの)는 새벽이라는 뜻이란다. 무식이 탄로났다.

앞에 있는 아저씨한테 땀 냄새가 엄청나게 풍겨 온다. 나한테도 저런 냄새가 날까? 싶어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덥다.

 

 

 

축구 본 이야기와 그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번 편이 너무 길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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