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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일본에 오면 길어야 일주일이었다. 그 일주일 동안 여러가지를 보고 겪지만 실제 일본에서 사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터. 정말로 살아보니 얼마 안 되는 짧은 기간에도 한국과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게 느껴진다. 생활하면서 그런 것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수시로 업데이트 할 예정.



  • 구약소 시간
    한국의 주민 센터에 해당하는 곳이다. 전입 신고와 건강 보험 가입, 연금 가입 등이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업무 시간은 09:00 ~ 17:30이고 대부분의 업무가 한국에 비해 한참 느리게 처리되니까, 여유 있게 가는 것이 좋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번호표 뽑고 자기 차례 기다리는 시스템인데 한 사람, 한 사람, 업무 처리에 걸리는 시간이 한국보다 길다. 한국의 성질 급한 꼰대라면 발끈하고도 남을 정도.


  • 깨끗한 거리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가 일본이다보니, 이제는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가봤다 할 정도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일본에 처음 온 사람들이 깨끗한 거리에 무척 감탄을 하면서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지저분하냐고 하늘에 침 뱉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내가 볼 때 도로의 깨끗한 정도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별로 다를 게 없다. 꽤 잘 나가는 일본 거주 유튜버의 영상에 그런 댓글을 달았더니 우리나라가 한참 밀린다고 지저귀는 쪼다들이 꽤 있던데,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거지.
    아침 일찍 홍대 거리 나가서 토사물과 쓰레기로 가득한 거리를 본 뒤에 일본 길거리 보고 나서 비교하면 안 되는 거다. 난바나 신사이바시의 유흥가도 아침에는 개판이다. 거기에다 우리나라는 날 밝을 때 쓰레기 치우는 걸 무슨 범죄 보듯 하는 바람에 환경 미화원 분들께서 새벽부터 쓰레기 수거하는데 일본은 오후에 가져가는 경우도 다반사라 한낮에도 길가에 모아진 쓰레기 봉투 예사로 볼 수 있다.
    일본의 거리가 깨끗하게 보이는 건 길 가에 세워진 차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차고지를 증명하지 못하면 차를 구입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크든, 작든, 넓든, 좁든, 도로마다 잔뜩 세워져 있는 차를 볼 수가 없다. 거기에다 자기 차고가 있으니 차 관리가 쉽고 오래된 차는 세금을 많이 내게 되어 10년 안에 다들 차 바꾸니까 차 때문에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받기가 어렵다.
    일본의 깨끗한 도로를 신성시하는 분위기까지 느껴지는데,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라 화단 안에 담배 꽁초, 빵 봉지 널부러져 있고 그렇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은 중점 관리하니까 유난히 깨끗해보이는 거지,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 우리나라도 빨리 차고지 증명 제도 도입해서 사방에 널린 차들 좀 안 보이게 했음 좋겠다.


  • 미용실
    길바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자영업의 형태가 미용실 아닐까 싶다. 미용실은 진짜 많이 보인다. 그런데... 머리 자르는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싸다. 우리나라는 남자 커트의 경우 7,000원에 할 수 있는 곳도 꽤 되는데 일본은 남/녀 구분없이 ¥3,000이 저렴한 편이다. ¥4,000 넘는 곳도 있다. 운이 좋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1,000으로 커트해주는 미용실을 보게 됐는데 항상 바글바글하다. 학생들이 타고 온 자전거가 가게 앞에 잔뜩 세워져 있고 외국인까지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걸 수도 없이 봤다. 집 바로 앞에 깔끔해보이는 미용실이 있긴 한데 거긴 커트가 ¥4,000. 이렇게 미용실이 많은데 왜 저리 비싼 건지 알 수가 없다. 물론 기술직이라 장인 정신이 투철한 일본에서는 프라이드를 갖고 있을 수 있겠다 싶긴 한데, 그렇다고 한들 한국보다 이미용 기술이 뛰어난 편은 아닌 것 같거든. -ㅅ-


  • 배달 음식
    우리나라만 해도 스시 배달하는 가게가 수두룩한데, 일본은 아직 배달하는 가게가 많지 않다. 가게에 가서 먹는 거라는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뭐랄까, 일본의 음식점은 '내가 이 음식을 맛있게 잘하니까 이걸로 장사를 한다' 라는 개념이라면 한국의 음식점은 '이게 돈이 될 거 같으니까' 정도의 차이가 있다랄까? 사람들도 단순히 '음식을 먹는다' 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가게의 분위기나 접객 태도 같은 걸 따지기 위해 가게에 방문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
    아무튼, 배달 음식 분야에서는 확실히 한국이 앞서 있지만 피자나 햄버거 같은 서양 음식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고만고만한 것 같다. 맥도날드도 딜리버리 서비스하고 있는데다 피자 가게 전단지 보니 배달 다 되네. ㅋ


  • 신용 카드
    일본은 신용 카드 안 받는 걸로 유명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가게에서 현금만 받고 있으며 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곳이 많다. 하지만 규모가 있는 곳에서는 신용 카드 사용에 문제가 없다. 비자나 마스터 등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는 다 쓸 수 있다. 그렇지만, 점원들이 카드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카드 비밀 번호를 누를 필요가 없는데 카드 꽂은 단말기를 들이밀며 비밀 번호를 누르라고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현금 넉넉하게 환전해서 이코카 or 스이카 같은 IC 카드에 충전해서 쓰는 게 가장 편하지 않나 싶다.


  • 쓰레기 봉투
    한국은 지자체 별로 제각각인 쓰레기 봉투를 구입해서 써야 한다. 10ℓ, 20ℓ, 50ℓ, 100ℓ 등 크기도 다양하고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어서 크게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다. 다만... 음식물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따로 구입해서 거기에 버려야 하는 등 분리 수거가 굉장히 디테일하다. 일본도 분리 수거를 하긴 하는데, 우리처럼 전용 쓰레기 봉투는 없다. 다만 속이 보이는 투명한 봉투에 같은 종류의 쓰레기를 모아 버리면 된다. 일반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대로, 깡통은 깡통대로, 페트 병은 페트 병대로 모아서 버리면 된다. 요일 별로 버릴 수 있는 쓰레기의 종류가 정해져 있으니 아무 때나 쓰레기 내놓으면 안 된다. 다만, 내가 살고 있는 맨션은 쓰레기 모아두는 곳이 따로 있어서 요일과 관계없이 갖다 버리면 일하는 사람이 해당 요일에 맞는 쓰레기만 밖에 내놓거나 가져가는 것 같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나이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깡통, 폐지 등 수거해서 다니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일본 와서 자전거에 깡통 한~ 가득 싣고 힘겹게 가는 할아버지들 종종 봤다.
    대형 폐기물은 한국처럼 미리 신고해서 스티커 붙인 뒤 버려야 한다. 다만, 한국의 경우 인터넷으로 결제까지 할 수 있고 스티커도 집에 있는 프린터로 출력해서 붙이면 땡인데 일본은 한~ 참 전에 미리 신고해야 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막 몇 주 전에 신청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런 건 불편하다.

    참고... 한국에서 이사하면서 쓰레기 봉투 남으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서울 살다가 부산으로 이사 가면서 서울에서 쓰던 쓰레기 봉투가 다섯 장 남았다면, 부산에서 전입 신고 하면서 쓰레기 봉투 다섯 장 남았다고 얘기하면 된다. 그러면 스티커를 주는데 그 스티커를 서울 쓰레기 봉투에 붙인 뒤 버리면 부산에서도 수거해 간다.


  • 우체국 택배
    당연히 화물 차를 쓸 것 같은데 경차로 화물을 나르더라. 이건 동네마다 다를 거고 그 날의 배송량에 따라 당연히 다르겠지만, 경차를 쓴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실내 공간 활용 기똥차게 하는 일본 경차라서 가능한 게 아닌가 싶다. 빨간 색은 아니고 핑크 색에 가깝던데... 옆에 
     표시 있어서 우체국 차량인 걸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토요일 오후, 일요일은 쉬는데 일본은 토요일 오후에도 배송하더라(일요일이나 공휴일에도 배송한다고 들었음.).
    한국 같은 경우는 경비실에 맡기거나 문 앞에 두고 가기도 하는데 일본은 직접 수령하지 못하면 스티커 붙여놓고 간다. 놓고 가는 건 불가능한 일. 스티커에 있는 QR 코드 읽어서 원하는 날짜, 시간에 오라고 하면 되는데 시간 지정이 정확한 게 아니라 14~16시, 이런 식이다.
    택배 전해주고 나서 꼬박꼬박 사인 받는 것도 한국과 다른 점.



야마토 운수의 컨테이너 (출처: https://blog.naver.com/returnbox007/220932097382)


  • 일반 택배
    사진 속 고양이 로고가 야마토 운수의 상징이다. 일본에서 가장 큰 택배 회사이고 실제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택배 회사다. 여기도 일요일에 배송하더라. 역시나 사인 꼬박꼬박 받아 간다.


  • 일본어 (ㅌ와 ㅊ 발음)
    분명 ㅌ, 그러니까 T 발음인데 ㅊ으로 쓰고 읽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차럼 일본에도 없지만 서양에서 흔한 Tip 문화 같은 경우도 일본어로 쓸 때 ティップ (팃뿌)가 아니라 チップ(칫뿌)로 쓴다. Team을 쓸 때에도 ティム(티무)가 아니라 チーム(치- 무)로 쓴다. 그럼 ㅌ 발음 나는 건 죄다 
    로 쓰면 되잖아? 라 생각할 수 있는데, 희한한 게 Party는 パーティー 라고 쓴다. ㅍ 발음을 죄다 ㅎ으로 하고 있어서 그것도 엄청 헷갈리고. 외래어 표기는 대부분 가타가나로 하는데 이게 참 어렵다. 일본인들도 가타가나 어렵다고들 하니 나만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 자동차 (깨끗한)
    일본의 도로에서 본 자동차들은 하나 같이 깨끗했다. 희한할 정도로. 어딘가 찌그러지거나 도색이 벗겨진 부분에 녹이 슨 차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크든 작든, 밝은 색이든 어두운 색이든, 모든 차가 그랬다.
    일본은 고정적인 주차 장소를 확보하지 않으면 차를 구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대체 주차하고 어떻게 내린 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당간당한 공간에 주차된 차를 수도 없이 봤다. 그런데도 옆에 긁힌 자국 하나 없는 차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장 신기한 건 비 온 다음 날이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흙탕물 튄 자국, 빗물이 말라붙은 자국 같은 걸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일본은 그런 것도 없다. 그저 깨~ 끗하다. 이건 아마도 대부분의 주차 공간에 지붕이 있기 때문 아닐까 싶지만... 그렇다고 해도 유료 주차장은 대부분 지붕이 없는데... 희한한 일이다.
    P.S. 관광으로 왔을 때에는 찌그러진 차를 한 번도 못 봤지만 살러 오니까 가~ 끔 한, 두 대 보이기는 한다.
    일본의 경우 차량 연식이 오래 되면 점검 등으로 들어가는 돈이 많아서 새 차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그래서 차들이 다 깨끗한 걸까?


  • 자동차 (다양한)
    도로가 잘 보이는 숙소에서 그저 지나다니는 차만 구경해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온갖 종류의 차가 돌아다니고 있다. 열 대 중 절반 이상이 은색 소나타, 아반떼인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르다. 차종도 다양할 뿐더러, 색깔도 온갖 종류가 다 있어서 신호 걸려 있을 때 100m 안을 보면 같은 차가 한 대도 없을 정도. 평소 남들과 달라 튀는 걸 꺼려하면서 차 살 때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걸까?
    경차가 진짜 많은데 실내 공간 활용을 어찌나 알차게 해놨는지 내부 공간만 보고 SUV인 줄 안 적이 여러 번 있다. 심지어 경차인데도 앞 좌석이 180˚까지 눕혀져서 차박이 가능하다.
    거기에다 내가 좋아하는 해치백 형태의 차가 정말 많다. 그래서 차 구경하는 게 재미있다. 희한한 건 대부분의 차들이 악세사리 같은 걸 붙이지 않고 순정 상태를 유지하는데 대형 트럭들은 엄청나게 요란하다. 저렇게 다녀도 되나 싶을 정도로.


  • 자동차 (한국 차는 왜 안 보이는 걸까?)
    현대가 여러 차례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그 때마다 쪽박 차고 돌아가곤 했다. 이게 당연하다고 본다. 일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한국(이라 쓰고 현대라 읽는다.) 자동차를 살만한 이유가 1도 없는 거다. 만약 우리나라에 중국 자동차가 들어왔다고 가정해보자. 가격이나 디자인에서 한국 자동차보다 나은 게 전혀 없다. 그럼 누가 중국 자동차 사겠는가? 우리 입장에서 중국은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잖아? 아니, 솔직히 인식이 그렇잖아. 그런 나라에서 만든 자동차인데 가격이 싼 것도 아니고 성능이 월등한 것도 아니라면 누가 사?
    한국 자동차가 내세우는 다양한 최신 기능도 일본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하이패스에 해당하는 ETC도 없으면 그만인 거고 내비게이션의 경우 구글 지도 쓰고 있을 정도니까. 온갖 잡다한 기능보다 아우디가 오리지널인 이동 방향으로 흐르는 방향 지시등이 더 유용한 거지.
    그런 이유로 길에서 한국 자동차를 보는 게 쉽지 않다고 본다. 일본 온 지 3주가 되어 가는데 한국 자동차는 한 대도 못 봤다(GM이나 르노를 한국 자동차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ㅅ-).


  • 치과
    미용실이 가장 많이 보이는 가게라면, 병원 중에서는 단연 치과 쪽이 가장 많다. 동네로만 범위를 좁히더라도 엄청나게 보인다. 일본인은 치아 상태가 좋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치과가 저렇게 많은 것도 미스테리다. 우리나라처럼 보철 치료를 많이 한다기보다 충치 치료 같은 기본적인 치료가 많은 편인 것 같긴 하다.



잡화점 코난의 로고 (출처: https://blog.naver.com/briah029/221241385039)

  • 코난
    열에 아홉은 명탐정을 생각할 것이고 연식이 있는 분들은 미래 소년을 떠올릴 테지만 코난은 일본의 대형 잡화점 체인 이름이기도 하다. 가타가나로 O코난(위 사진 속 참고)이라 쓰여 있다. 별에 별 거 다 판다. 애완 동물 관련 용품이나 D.I.Y. 관련 공구 같은 걸 파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없는 게 없다. 우리나라의 이마트나 홈플러스 생각하면 된다.
    당연히 신용 카드 사용 가능하고... 종류에 따라 다른 곳보다 싸기도, 비싸기도 하다. 그건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니까, 뭐.   바구니나 카트에 물건을 잔뜩 담아가면 물건 하나, 하나, 바코드 찍을 때마다 얼마인지 얘기한다. 그렇게 교육을 받았나보다. 그리고 나서 결제 마친 물건은 다른 바구니에 옮겨 담는다. 그리고 나서 바구니에 투명한 봉투를 훅~ 찔러준다. 계산 마치면 뒤 쪽의 포장대로 가서 그 봉투에 물건 나눠 담으면 된다. 봉투는 넉넉하게 주는데 부족하면 더 달라 하면 된다. 이 투명한 봉투는 쓰레기 봉투로 쓰기 좋다. 포장대에는 손 아프지 말라고 봉투 거는 플라스틱 손잡이도 있으니 거기 봉투의 손잡이 걸면 들고 다니기 편하다.


  • 페트 병
    일본은 음료의 종류가 참 다양한데, 페트 병에 붙은 라벨을 제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2ℓ 짜리 대형 생수 병이든, 500㎖ 음료 병이든, 페트 재질의 1회용 플라스틱 병에 붙은 라벨은 모두 쉽게 뜯어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걸 뜯어내고 버려야 한다. 이런 건 우리나라도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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