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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2019년 여름, 청춘 18 티켓으로 오사카 → 홋카이도

청춘 18 티켓을 이용해서 오사카 → 홋카이도 ⑭ 하코다테 야경

by 스틸러스 2019.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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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는 일본에서 야경으로 유명한 동네다. 일본인들도 하코다테를 여행한다고 하면 무조건 야경 보러 가는 곳이 하코다테 산 전망대인데 외국인들은 오죽하겠냐고. 미어터진다는 얘기를 다른 블로그에서 수도 없이 봤다. 그래서 일찌감치 가서 자리를 잡을 생각으로 해지기 전에 간 거다.

자동 판매기에서 1,280円인가 주고 왕복 티켓을 구입했다. 위로 올라가 줄 서서 기다리다가 직원의 안내에 따라 탑승. 큼직~ 한 케이블 카라고 해도 사람이 어찌나 많이 타는지, 발 디딜 틈도 없다. 냉방도 안 되서 올라가는 잠깐 동안 굉장히 더웠다.

 

전망대에 도착해서 일단 보이는대로 하코다테 시내를 찍기 시작.

 

 

 

 

그러다가 해 지는 쪽으로 가서 나름 괜찮은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서 해 지는 사진이나 계속 찍고 있다가 야경 찍고 내려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아까 오전에 탔던 유람선. 운행이 끝났는지 한산한 모습이다.

 

'나중에 증축한 건가?' 싶은 회색 콘크리트 옥탑 건물이 있는 곳이 게스트 하우스.

 

 

아까 유람선 타고 갈 때 욱일기 보면서 ㅽㅽ거렸던 해상 자위대 함정.

 

 

 

 

 

 

 

 

 

 

 

NHK를 비롯한 방송 시설이 삐죽빼쭉 솟아 있어서 뭔가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케이블 카가 아니라 버스를 타고 전망대로 향하는 사람도 꽤 많았고,

 

돈 많은 사람들은 택시 타고... -_ㅡ;;;

 

해 지는 시각은 18:56인데 아직 18:10. 40분도 넘게 남았다. -ㅅ-

 

 

 

똑같은 사진을 반복해서 올리는 것 같지만 해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요. -ㅅ-

 

기념 사진 찍는 핫스팟이었는데 거대한 까마귀가 저러고 앉는 바람에 한동안 사람들이 가까이 못 갔다. ㅋ

다들 멀찌감치 떨어져서 까마귀 사진이나 찍고 있었는데 한참 지나도록 안 가고 계속 앉아 있으니까 깡 좋은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다가가서 사진 찍기 시작하더라. 그래도 겁 많은 사람들은 까마귀 녀석 때문에 저기에서 기념 사진 못 찍었을 듯.

 

 

 

 

 

 

 

 

 

 

해가 완전히 넘어갔다. 하지만 한동안은 계속 붉은 빛이 감돌고 있었다.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제보다 조금 밝게 찍히긴 했는데... 슬슬 어두워지고 있다.

 

응? 하코다테 공항은 ANA만 취항하는 줄 알았는데 JAL 항공기도 다니는 모양이다.

 

낮에 다녀왔던 고료카쿠 전망대. 주위 건물에 비해 단연 높이 솟아 있어서 눈에 잘 띈다.

 

야경을 찍으려고 언덕 쪽 가드 레일에 걸터 앉았는데 지형 때문에 제대로 안 보인다.

 

 

 

 

 

 

 

 

 

 

슬슬 인터넷이나 엽서 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야경 사진을 찍으려고 자리를 이동했는데... 야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 바글바글하다. 그 쪽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1g도 생기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다음에 다시 올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일단 가자!' 하고 앞 쪽으로 조금씩 이동. 맨 앞에 있는 사람들이 적당히 사진을 찍고 빠져 나오면 뒤에 있던 사람들이 앞으로 가서 또 사진을 찍고,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일렬도 반듯하게 줄 선 게 아니라 그냥 중구난방으로 모여 있다 보니 앞에서 누가 빠져 나간다 싶으면 양 쪽에서 서로 앞으로 가려고 난리도 아니다. 그나마 난 운이 좋아서 세 번째 정도 뒤 쪽에 서 있다가 오래 걸리지 않아 맨 앞 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사진 찍는 실력이 형편 없다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수십 장을 계속 찍어댔다. Auto 모드로 놓고 찍었으면 맘에 드는 사진이 전혀 없었을텐데, 다행히 야경 모드로 놓고 찍어서 그나마 사진다운 사진 몇 장 건졌다. 오래 버티고 있음 뭐하겠냐 싶어 빠져나왔다.

내려가는 케이블 카를 타러 가니 역시나 바글바글. 진짜... '이 많은 사람들이 산 꼭대기에 올라와 있는데 안 무너져내리나?' 싶을 정도였다. 케이블 카는 5분에 한 대 꼴로 운행한다는 안내문이 있던데 그 덕분인지 사람들이 금방 빠지긴 했다.

 

뭔 벌레인지 모르겠지만 불빛 보고 덤벼들던데.

 

내 바로 앞에서 줄이 딱 끊기는 바람에 편하게 다음 케이블 카 타서 앞 쪽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가로 막고 있던 줄을 치우고 탑승이 시작되자 뒤에서 마구 뛰어들어 케이블 카 앞 쪽으로 달려든다. 시민 의식이 높고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는 일본인? 이런 곳에서는 그런 거 없다. 결국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ㅋ

 

 

내려가는 거 앞에서 보면 뭐하겠냐 싶어 조금이라도 앞 쪽으로 가려고 아둥바둥하던 일본인 커플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어중간한 곳에 섰다. 그런데 앞에 있던 처자가 뒤 쪽의 키 큰 남자를 보면서 "ㅽㅺ야!" 라고 했다. 발음 들어보면 한국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왜 한국어로 욕하고 있는 거지? 일본 사람인데 뒤에 있는 남자를 한국 사람이라 생각해서, 뭔가 불쾌한 짓을 해서 한국어로 욕을 한 건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일행이더라. 아저씨, 아줌마, 처자 둘, 이렇게 네 명이었는데 부모와 딸내미 관계로 보기에는 처자들이 너무 크던데. 아무튼 무슨 관계인지 모르지만 한국어로 욕을 싸지르다니. 놀랐다. 내릴 때가 다 되어 가니 욕하던 처자 말고 다른 처자가 아저씨한테 표 내놓으라며 굉장히 못된 억양으로 말하던데, 대체 무슨 관계야?

게다가 케이블 카에서 내려 건물 밖으로 나가던 중 욕 먹었던 키 큰 아저씨랑 다른 아저씨가 시비 붙어서 서로 노려보면서 말싸움하더라. 옆에서는 부인으로 추정되는 아줌마들이 말리기 바쁘고. 뭐, 어디를 가도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ㅋ

 

 

 

지도에서 검색해보니 숙소까지 멀지 않더라. 어두워진 거리를 걸어 숙소 앞까지 왔는데 배가 고프다. 마침 숙소 바로 옆에 캘리포니안 비치였나? 하여튼 비슷한 이름의 식당이 있어서 들어갔다. 한 명이라고 하니까 넓은 테이블도 괜찮냐고 해서 괜찮다고 했다. 한참 메뉴를 보다가 치킨 어쩌고 하는 밥을 주문했는데 음식 나올 때까지 한~ 참 걸린다. 게다가 가게 안은 꽤 더웠고.

 

기다린 끝에 음식이 나왔는데 닭고기는 커녕 계란 조각도 눈에 안 띈다. 다른 테이블 음식이랑 바뀌었나 싶을 정도.

 

배가 고프니 일단 허겁지겁 뱃 속으로 퍼 넣는다. 다 먹고 계산한 뒤 숙소로 가서 스태프에게 근처에 편의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숙소 옆 1분 거리에 로컬 편의점이 있단다. 고맙다 인사하고 일단 길을 건넜는데... 건널 필요가 없었다. 밥 먹었던  캘리포니아 어쩌고 하는 가게 옆에 삐에로 뭐시깽이가 있고 그 옆이 슈퍼였다. 슈퍼인데 안에서 닭꼬치도 구워 팔고 그런다. 간단한 식사나 음주가 매장 내에서 가능한 편의점처럼 생겼는데 거대한 주방이 입구 쪽에 있다는 게 특이.

맥주 조금 사고 안주로 먹을 과자도 한 봉다리 샀다. 숙소로 돌아가 냉장고에 맥주를 넣으려고 하는데 냉장실에 잠금 표시가 떠 있네. '훗~ 모를 줄 알고?' '대체로 이런 건 길게 누르면 잠금이 해제된다고.' 길~ 게 눌렀더니 삐리릭~ 하고 잠금이 해제됐다. 그런데... 냉장고 문이 안 열린다. 응? 분명 잠금 해제했는데? 큭! 크윽! 잡아당겨도 안 열린다. 그 때 뒤에서 손이 스윽~ 나오더니 문을 열어준다. 오른쪽을 당기는 거였다. 난 왼쪽을 당기고 있었고. 에?

 

 

샤워하는 내내 냉장고 문의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했다. -_ㅡ;;;

세탁기 돌리고 4층 식당에서 맥주 홀짝거리다가 빨래 끝날 때가 되었다 싶어 내려가니 2분 남았다. 기다리기 싫어서 일시 정지 눌렀는데 세탁기 뚜껑이 안 열려. 버튼도 없고. 뚜껑 열려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안 되기에 전원 코드를 뽑았다가 다시 꽂았다. 열린다.

빨래를 꺼내어 건조기에 넣은 뒤 100円 동전 두 개 넣어서 한 시간 작동시키고 다시 위로 올라갔다. 마시던 맥주를 마저 홀짝거리고 있는데 테라스에서 안으로 들어오던 사람이 나를 보고 놀라더니 사람이냐고 묻는다. 포항 유니폼 입고 있었거든.

잘 생긴 총각은 포항에서 온 사람이었다. 포항 인구라고 해봐야 50만 명 밖에 안 되는데 희한하게 일본에서 포항 사람 자주 만난다. ㅋㅋㅋ   한참을 수다 떨었다. 그러고 있는 와중에 나처럼 냉장고 문을 못 여는 사람 발견! "Right, Right!" 라고 알려줬다. 그러자 "고맙습니다." 한다.

 

 

셋이 앉아서 대화를 이어 갔다. 남자 셋이 모이니 또 군대 얘기. -ㅅ-   이 때가 건조기 동작이 끝났을 무렵이었다. 포항 총각은 야경 구경하러 간다고 나가려 할 때였고. 마침 가장 늦게 대화에 합류한 젊은이는 ○○○ 하고 생긴 거나 말하는 게 너무 비슷해서 마음이 불편했는지라, 얼마 안 떠들고 대화가 끝났다.

건조기에서 빨래 가지고 와 정리를 하고 태블릿으로 여행 후기 쓰고 있으니 자정이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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