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여행/2019년 여름, 후지산(富士山)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⑭

by 스틸러스 2019. 7. 14.
반응형

  • 무려 13개의 뻘 글 끝에 드디어 후지산에 올라간 이야기!
  • 자다 일어나 시계를 보니 자정이 막 지나 있다. 손전화 붙잡고 뻘 짓 하느라 한 시간 넘게 까먹고 다시 잤다. 알람을 맞추지 않고 그냥 잤는데 아침에 눈 떠서 시계를 보니 여섯 시 11분. 첫 버스가 여섯 시 30분이니까 곧바로 뛰어 나간다 해도 간당간당하다. 첫 차는 포기해야 한다.



  • 화장실에 가면서 밖을 보니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하아, 진짜... 그친다, 그친다 하면서 언제 그치는 거야! 어제 자기 전에 확인했을 때에는 여섯 시까지가 강수 확률 90%였고 여섯 시부터는 40%였는데...
  • 화장실에 다녀와 빈둥거리고 있다가 아랫 배에서 시그널이 왔다. 조금이라도 가벼운 몸으로 산에 올라가지 않겠는가?
    녜~ 녜~ 그러믄입죠~ 잽싸게 다시 화장실로 달려가 체중 감량에 힘썼다.



  • 여섯 시 30분 다음 버스는 여덟 시 10분. 대충 계산해보니 일곱 시 20분에 내려가 아침 먹고 버스 타러 가면 얼추 시간이 맞지 않을까 싶더라.
  • 비가 하도 오니 자꾸 걱정이 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등산용 스톡을 챙겨 갔다는 것.
  • 자꾸 쫄아서 징징 짜는 소리나 하는 것 같지만, 나도 소싯적에는 날아다녔던 사람이다. 초등학교 때 이미 아버지 회사 동료들 다 제치고 가장 먼저 정상을 밟아서 '쟤는 공부도 잘 하는 애가 산도 잘 타네!' 라는 사회성 가득한 멘트를 이끌어 내 아버지가 대낮에 만취하게 만든 사람이 나인 것이다. 그 뿐이랴. 중학교 때에는 산길을 뛰어 올라가는 나를 보며 한 떼의 아줌마 무리가 산다람쥐냐며 감탄했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나보다 먼저 올라갔던 아주머니들을 제치고 정상을 밟은 뒤 하산 길에 다시 만나게 되어 무장 공비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었더랬다. 하지만 말 그대로 소싯적 얘기고... 나이와 자연을 상대로 싸움을 걸었다가는 잘 되야 변사체, 최악은 생사 불명이다. 고로 건방 떨면 안 된다.



  • 일단 산에 가지고 갈 것들로만 가방을 꾸려 리셉션으로 내려 갔다. 어제 아침에 뵈었던 아주머니가 계시더라. 아침 식사는 일곱 시 30분부터지만 먼저 먹어도 된다고 해서 20분 일찍 빵을 집어 들었다. 참한 처자 주먹만한 빵 두 개와 음료수가 아침의 전부. 콘스프도 있었는데 떠먹기 귀찮아서 안 먹었다. 빵은 구워 먹는 게 더 맛있을 거라 하셨지만 그마저도 귀찮아서 쌩 빵(?) 씹었다.
  • 빵 씹으면서 날씨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중국인 아저씨가 내려왔다. 코 드렁드렁 골면서 자던데 컨디션 괜찮으신가? 그나저나... 중국인들은 왜 중국어 할 줄 아냐고 물어보는 거지? 영어야 세계 공용어니까 처음 본 사람에게 영어 할 줄 아냐고 묻는 거야 그렇다고 쳐. 일본이니까 일본어 할 줄 아냐고 묻는 것도 그렇다고 쳐. 왜 아무 관계없는 중국어를 할 줄 아냐고 묻는 거지? 지금까지 만난 중국인들 중 상당수가 중국어 할 줄 아냐고 물어보던데? 21세기에도 중화 사상인 거냐?
  • 아무튼, 그 중국인 아저씨랑 나는 영어로 대화하고,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아주머니와 나는 일본어로 대화하고, 그러다보니 중국인 아저씨와 게스트하우스 아주머니가 대화를 할 때에는 내가 중간에서 통역을 하게 됐다. 뭐, 통역이라고 할 것도 없는, 정말 간단하고 간단한, 짧디 짧은 대화 몇 마디 뿐이었지만. 아무도 본 사람 없으니 대단한 거라도 한 냥 잘난 척 해 본다. ㅋㅋㅋ



  • 중국인 아저씨가 버스 타는 곳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기에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고 알려줬다. '표 사는 건 알고 있는 건가?' 싶어 버스 표 사야 한다고 알려주니까 이미 샀단다. 응? 벌써 샀다고?
  • 이제는 내가 다급해졌다. 빵 쪼가리를 호다닥 먹어 치운 뒤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숙소를 나섰다. 역 앞에 가니 표 파는 곳의 문은 이미 열려 있다. 왕복 표를 사고 나니까 표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알고 있다고 얘기해서 설명을 건너 뛰고, 후지노미야에서 신 후지로 가는 버스가 몇 시에 있냐고 물어봤다. 아주머니가 버스 시간표 찾는다고 뒤적거리고 있는데 옆에 있던 다른 아주머니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본다. 다시 후지노미야에서 신 후지로 가는 버스 시간을 가르쳐 달라고 하니까 조금 전에 줬던 등산 버스 시간표를 가리키면서 거기 있다고 한다. 시간표를 봤더니, 후지산 5合目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타고 신 후지에 가는 걸 말하는 거였다. 아마도 오늘 후지산에 올라갔다가 내일 내려와 신 후지로 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오늘 올라갔다가 오늘 바로 내려올 거고 내일 여기에서 신 후지로 갈 거다.' 라고 말해야 하는데 뒤에 표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해서 그냥 '고맙습니다.' 하고 빠져 나왔다.



  •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에 그 뒤로 가서 섰다.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손전화로 신칸센 표 예매를 시도. 어제 태블릿에 Smart EX라는 앱을 깔고, 회원 가입하고, 신용 카드랑 ICOCA 카드 등록까지 마쳤었다. 손전화에 같은 앱을 설치한 뒤 로그인해서 신 후지 → 신 오사카 열차를 검색했더니 한 방에 가는 건 다 매진이고, 나고야에서 갈아타야 하는 것만 남아 있었다. 후지노미야에서 신 후지까지  가는 버스 시간을 모르니까 너무 이른 시각에 출발하는 건 예매하기가 껄끄럽다. 여유있게 열한 시 이후 출발하는 걸로 표를 구입했다. 돈 없어서 신칸센 못 탄다고 궁시렁거렸었는데 결국은 10만원 넘게 주고 신칸센 타게 되는고나.



  • 그 사이에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중국인 아저씨가 와서 인사 나누고. 내 앞에 서 있던 아주머니는 한국인인 줄 알았더니 중국어를 쓰는 나라 사람이었다. 일행이 늦게 와서 막 아는 척 하던데 꼬라지를 보니 늦게 온 서, 너 명이 일행이랍시고 앞으로 끼어들 거 같은 거라.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질알하려고 전투력을 끌어 모으고 있는데 앞에 있던 아주머니가 뒤로 가라고 손짓 하니까 오다가 뒤로 가더라.
  • 여덟 시 8분에 버스가 도착했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꽤 많아 보이기에 자리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4열 고속 버스라서 그런가 자리가 많아 서서 가는 사람은 없었다. 비가 오는 날이기 때문인지 시트마다 두꺼운 비닐이 씌워져 있었다. 버스 안은 중국어 쓰는 사람이 반, 양키가 반. 다른 관광지보다 서양 사람들이 확실히 많긴 많더라.


    
본격적으로 산길에 접어들었다.
  • 후지노미야駅에서 후지노미야 5合目까지는 80분이 걸린다. 시내를 천천히 달리던 버스는 어느 틈엔가 산으로 진입했고, 속도계로 확인해보니 50㎞를 채 내지 못하며 힘겹게 산을 오르고 있었다. 아홉 시에 2合目을 통과했고 예정대로 아홉 시 반에 5合目 주차장에 도착.



    

꽤 오랫동안 달리더니 갈림길에서 왼 쪽으로 확~ 꺾는다. 이후 구불구불한 산 길을 계속 올라간다.



    

버스에서 고도 2,000m 돌파! 5合目 주차장에 도착하니 2,300m를 넘었다고 나온다.



  • 앞 쪽 사람들부터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앞 쪽에 앉은 사람들이 당최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결국 먼저 내렸다. 계단을 따라 위 쪽으로 올라가니 화장실과 기념품 판매점이 나왔다. 산에서는 화장실 한 번 이용하는 데 200円이라기에 일단 화장실부터 들어갔다. 아침에 숙소에서 체중 감량을 위해 힘 썼건만, 또 시그널이 와서 몸무게를 조금이나마 더 줄였다. -_ㅡ;;;
  • 기념품 파는 곳으로 들어가니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어텍스로 보이는 윗 옷을 입고 있었는데 나는 달랑 포항 유니폼이었기에 비 옷을 사야 했다. 그냥 맞고 가기에는 너무 많이 내리고 있었다. 거추장스러워서 불편할 거라 생각했는데 입구에 걸려 있는 걸 보니 위 쪽만 딱 가려져서 괜찮을 것 같더라. 우리가 흔히 판초 우의(雨衣)라 부르는 스타일이었는데 폰초(ポンチョ)라 쓰여 있어서 일본에서는 그렇게 쓰고 읽나보다 라 생각했는데, Poncho가 맞단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판초가 된 거지? 아무튼, 하얀색 비 옷을 1,200円 주고 사서 입었다. 그리고 나서 출발.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이내 5合目 표지판이 나온다. 버스로 이미 2,400m까지 올라온 거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이 1,947m니까 버스로만 그 이상까지 와버린 셈.



비가 흩날리듯 내리고 있었다. 시야는 엉망진창. 이래서야 정상에 올라가봐야 아무 것도 안 보이겠고나 싶더라.



응? 저것은 캐터필러 자국? 공사용 차량이 여기까지 온다고? 대단하고만. ㄷㄷㄷ






얼마 지나지 않아 6合目에 도착했다. 이제 막 출발해서인지 비가 오는 와중에도 아직은 쌩쌩하다.



올 해의 후지노미야 루트는 7월 10일부터 열렸는데, 8월의 주말이 되면 정말 줄 서서 올라갈 수도 있겠고나 싶더라.



그나저나 시야 참... 안 보여도 안 보여도 이렇게 안 보일 수가 있나. -ㅅ-



눈 앞이 뿌~ 연 게 비 때문인지 구름 속을 통과하고 있어서인지 알 수가 없다. -ㅅ-



신(新)7合目까지 300m 남았다는 이정표. 산에서의 300m를 평지에서의 300m라 생각했다가는 숨질지도...



슬슬 산길 같은 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리 힘들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新7合目 도착! 한 시간 걸렸다.


  • 올라가는 데 아이 목소리가 들리기에 변성기 때 뭔 일이라도 생겨 저런 목소리가 된 걸까? 라 생각했는데... 진짜 애였다. 그것도 초등학교나 갔으려나 싶을 정도로 어린. 한 가족이 전부 등산을 온 것 같았는데 대단하다 싶더라. 벤치에 빈 자리가 없어서 적당한 곳에 가방을 내려 놓은 뒤 비 옷을 벗었다. 이 맘 때부터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더위를 참아가며 비 옷을 입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벗은 옷을 차곡차곡 개어 가방에 넣은 후 맞은 편에 있던 아이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봤다. 여섯 살이란다. ㄷㄷㄷ   누나로 보이는 아이도 있었는데 많아야 여덟 살이겠지. 아이들도 대단하지만 저 아이들을 데리고 산에 오르는 부모가 더 대단하다. 아이가 힘드네 어쩌네 칭얼거리면 그걸 다 받아주며 산에 올라야 하잖아? 아이 먹일 간식이나 음료도 전부 부모들이 짊어지고 가야 하고. 대단하다, 대단해.

    아이 아빠로 보이는 아저씨가 한국인이냐고 물어보더라. 그렇다고 했다. 포항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니까 배 부분에 한글로 박힌 스폰서를 보
    고 한국 사람인 것을 짐작했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K 리그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알았다고 하더라. "아? 알고 있었습니까?" 하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더라. 아마도 본인이 응원하는 팀이 ACL 진출해서 그 덕분에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추정만 했다.

    아침이랍시고 먹은 게 참한 처자 주먹만한 빵 쪼가리 두 개가 전부였기에 배가 고팠다.



800円 주고 먹은 우동. 800원이라 해도 될 정도로 빈약한 수준이었지만 해발 2,000m 넘는 곳에서 먹는 거니까.


  • 주문 받은 젊은 남자가 일본어 잘한다고 계속 칭찬.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인 거 뻔히 알면서도 저런 칭찬을 받으면 기분이 참 좋다. 안 쪽에 한국어 할 줄 아는 직원이 있다고 하면서 계속 대화를 시도하기에 최대한 들으려 노력하면서 몇 마디 나눴다. 이내 우동이 나왔는데 그 한국어 할 줄 아는 직원이 만들었다고. 한국 분이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맛있게 먹으라고 인사하더라. "고맙습니다~" 했더니 다들 웃고.
    우동 맛은 평범했다. 가격은 비싼 편이었고. 하지만 내가 언제 해발 2,500m에서 우동 먹겠냐 싶어 즐거운 마음으로 국물까지 싹 비웠다.



新7合目를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란 하늘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산에 오르던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전부 멈춰 서서 파란 하늘을 손전화에 담기 시작했다.







이건 진짜... 직접 본 사람만 안다. 사진으로는 아무리 보정을 잘하더라도 저 감동의 1/100도 느낄 수 없다.



시야도 처음 출발할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



  •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구름 사진만 몇 백 장을 찍었는데, 나만 와~ 우와~ 하는 거지, 정작 보는 사람에게는 그 감동이 전해지지 않을 것 같아 블로그에 올리려다 다 지웠다. 그냥 개인 소장하는 걸로. ㅋ



新7合目 다음은 舊(Old)7合目 되시겠다. 여기서부터 살~ 짝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경치는 이 부근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나보다 아래에 구름이 잔뜩 깔려 있고,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고.





드디어 해발 3,000m에 도착! 비행기에서 화장실 가느라 일어섰던 걸 제외하면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거다.




舊7合目인 줄 알았더니, 원조7合目이라 써놨었네. ㅋㅋㅋ



저 위로 8合目이 보인다. 밑에서 올려 보면 얼마 안 걸릴 것 같은데 그게 또 그렇지 않다.



한 걸음, 한 걸음, 부지런히 올라가지만 10m 올라가는 것도 한참 걸린다.












8合目에 도착!










다른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동전이 잔뜩 꽂힌 나무를 직접 본다.



우리가 돌탑 쌓는 것처럼 동전 끼우면서 소원 빌고 그러나보다. 100원 짜리라도 하나 챙겨갈 것을...





바람이 거세기 때문인지 바닥에 떨어진 동전도 꽤 많았다.





9合目에 도착!





아마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자동 판매기가 아닐까?


여기서부터 꽤 힘들었다. 산 자체의 난이도는 그닥 높은 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산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생각했다. 아니, 제주의 다랑쉬 오름이 오히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보다 약~ 간 힘든 정도? 하지만 문제는 고도였다.

한국에서는 2,000m를 넘는 산에 갈 일이 없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2,000m 이상의 높이를 걸어서 가는 거다. 고산병이 왔다.

8,000m 넘는 높은 산에 가는 사람들에게는 반토막도 안 되는 우스운 산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인생 최고 높이의 산이다. 차 멀미도 안 하고, 비행기를 타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백령도에 가는 배를 타도 멀미를 안 했기에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더라. 일단 머리가 뻐~ 근~ 하게 아파왔다. 두통이 시작되기 전의 기분 나쁜 약한 통증 같은 거였다. 거기에도 누군가가 뒷목을 세게 쥔 것 같은 통증도 있었고 눈도 아파 왔다. 속도 메스꺼워졌고.

급하게 올라가면 그렇게 된다고 해서 일부러 오르는 속도를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랬다. 두통약을 챙겨 가서 먹었다는 사람들 얘기에 공감을 하게 됐다.


여기까지는 반 팔 티셔츠 차림이었지만 바람이 엄청나게 불기에 여기에서 긴 옷을 꺼내어 입었다. 춥다거나 하지는 않은데 계속 찬바람을 맞으면 안 될 것 같더라.








7월에도 녹지 않은 얼음. 만년설까지는 아니지만 항상 그늘진 곳은 이렇게 얼음이 남아 있었다.



공사 차량이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 지그재그로 올라가고 내려가고.


  • 저 차를 보면서 진짜 돈 많은 사람이 맨 아래에서 한 방에 정상까지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라도 만들면... 이라는 되도 않는 상상을 했더랬다.



9合目 지나면 그 다음은 정상일 줄 알았는데 9.5合目이 있더라. -_ㅡ;;;




갤럭시 S8에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는 기능이 있던 게 떠올라서 측정해봤다. 평소에는 만날 98%, 99% 이렇게 나오기에 '원래 이렇게 높은 건가?' 라 생각했었는데 산에서는 간신히 80% 넘더라.

뒤늦게 마시는 산소를 발견했는데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서 정말 사고 싶었다. 1,500円 하던데 7合目에서 봤더라면 무조건 샀을 거다. 나는 9.5合目에서 봤기에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결국 안 샀다.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 이런 곳을 무산소로 올라갔다는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다. -ㅅ-






화장실에 가야겠다 싶더라. 200엔을 챙겨 들고 화장실로 갔다.


  • 자판기 동전 넣는 것처럼 생긴 곳에 200円을 넣으면 잠겨 있던 문이 찰카닥! 하고 열린다. 큰 일을 본 게 아니라서 대변기는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소변기는 그럭저럭 양호했다. 이 높은 산에서 평지 수준의 화장실을 바란다면 욕심이지. 냄새가 나긴 했지만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니었다. -ㅅ-
    다만, 아무리 산이라도 그렇지 화장실 한 번에 200円은 너무 하다. 우리 돈으로 2,200원 내고 오줌 싸는 건데.



아래 쪽 나무에 다 꽂아서인지 이 나무에는 동전이 거의 없었다. 아니면 수거해 간 지 얼마 안 됐거나. ㅋ




배경에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앞에 가던 사람이 어찌나 뮝기적거리던지, 한참 기다렸다.





드디어 정상 도착!






다 온 줄 알았더니 최고봉인 겐가미네봉까지는 200m를 더 가야 했다. 젠장...



힘들게 왔는데, 가장 높은 곳에 가봐야지.



분화구 안 쪽. 화산 분화구는 한라산에서도 봤지만 여기는 진짜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겐가미네봉의 기상관측소. 그 아래로 녹지 않은 얼음이 보인다.












  • 꼭대기에서 겐가미네봉까지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자갈 길이라서 죽~ 죽~ 미끄러졌다. 스톡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다. 고산병 때문에 머리도 아프고, 헉헉거리면서 올라갔다.
    겐가미네봉에 도착해서 먹다 남은 빵을 먹고, 음료수도 마시고. 잊고 있었던 계란이 있어서 그것도 바로 까먹었다. 다른 사람들 사진도 부지런히 찍어주고.
    셀카질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기록에 남겨야겠다 싶어 셀카도 몇 장 찍긴 했는데 당최 사람 몰골로 나온 게 없다. 잘 나온 게 있음 바로 라인 프로필로 써먹고 싶었는데. ㅠ_ㅠ

  • 그렇게 겐가미네봉에서 10분 이상 머물렀다. 시계를 보니 17시 30분 버스를 타려면 슬슬 내려가야 한다. 아쉽긴 한데 앉아 있는 거 말고는 딱히 할 것도 없어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되돌아갔다.



9.5合目에서 화장실 갔다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물보다 흡수가 빠른 녀석을 900㎖나 마셔서인지 또 신호가 왔다.

그러나 정상의 화장실은 다른 곳보다 무려 50%나 비싼 300円이다. 안 간다. 돈 아깝다.







  1.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①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49
    구분: 출발 전
    내용: 후지산 등반 코스(4개) 안내 / 오사카에서 후지노미야까지 가기 위해 심야 버스 예약

  2.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②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50
    구분: 출발 전
    내용: 숙소 결정

  3.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③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52
    구분: 출발 전
    내용: ①, ②에서 했던 얘기 재탕 / 준비물

  4.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④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57
    구분: 출발 전
    내용: 날씨 걱정 / 그닥 쓰잘데기 없는 글

  5.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⑤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0
    구분: 출발 전
    내용: 날씨 체크 / 출발 전의 불안함

    여기까지는 출발 전의 두근거림, 긴장 따위에 대해 길지 않고 주절거린 내용입니다.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마 ①의 등반 코스 안내 정도가 고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_ㅡ;;;

  6.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⑥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1
    구분: 7월 10일(수)
    내용: 심야 버스를 타고 오사카 → 후지노미야

  7.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⑦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2
    구분: 7월 11일(목)
    내용: 버스 시간 때문에 급하게 일정 변경! / 숙소에 짐 맡기기

  8.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⑧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3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키쿠스이 게스트하우스

  9.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⑨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4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후지산 본궁 센겐 대사(富士山本宮浅間大社)
    주소: 〒418-0067 静岡県富士宮市宮町1−1 / 1-1 Miyachō, Fujinomiya-shi, Shizuoka-ken

  10.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⑩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5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후지산 세계 유산 센터
    주소: 〒418-0067 静岡県富士宮市宮町5−12 / 5-12 Miyachō, Fujinomiya-shi, Shizuoka-ken
    시간: 09시 ~ 17시
    요금: 성인 기준 300円

  11.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⑪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6
    구분: 7월 11일(목)
    내용: 시라이토 폭포(白糸の滝 ← 시라이토노타키)
    주소: 〒418-0103 静岡県富士宮市上井出273-1 / 273-1 Kamiide, Fujinomiya-shi, Shizuoka-ken

  12.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⑫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7
    구분: 7월 11일(목)
    내용: 와카시시 신사(若獅子神社)
    주소: 〒418-0103 静岡県富士宮市上井出2317-1 / 2317-1 Kamiide, Fujinomiya-shi, Shizuoka-ken

  13.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⑬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8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한국 음식점 제주미 / 키쿠스이 게스트하우스

  14.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⑭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9
    구분: 7월 12일(금)
    내용: 숙소 → 역 → 후지노미야 루트 5合目 → 겐가미네봉(후지산 정상)

  15.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⑮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70
    구분: 7월 12일(금) / 7월 13일(토)
    내용: 하산 / 후지노미야 → 신 후지 → 오사카

  16.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A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71
    구분: 다녀온 후
    내용: 등산하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 / 기타 팁이 될만한 것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