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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2019년 여름, 후지산(富士山)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⑥

by 스틸러스 2019.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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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나마 사람 같이 생겼거나, 꿀바른 목소리거나, 영상 편집 실력이 뛰어나거나, 셋 중 하나라도 OK! 라면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을텐데... 안타깝게도 저 셋 중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하는지라 블로그에 글을 싸지릅니다. 그렇다고 글재주가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만은. ㅠ_ㅠ
    이미 영상이 대세가 되었다지만, 전자 책에 밀려 종이 책은 사라질 거라는 예상을 깬 것처럼 블로그도 유튜브에 밀려 사라져버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보는 분들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도움이 되는 뭔가 얻어갈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노력은 하는데 좀처럼 늘지는 않네요.
    2019년 07월 10일부터 13일까지, 오사카에서 출발하여 후지산 정상겐가미네 봉을 찍고 온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버스 시간이나 이런저런 요금 등은 글을 쓴 시점 이후 달라질 수 있으니 확인을 하셔야 할 겁니다.



  • 5교시 수업을 마치고 칼날 같이 집에 돌아왔다. 1㎞ 남짓 걸어오는 동안 또 몸이 달아올라 가슴과 등으로 땀이 흘러내리는 게 느껴진다. 당장 씻고 싶지만 샤워하고 나서 밥 먹다가 또 땀 흘릴 게 분명하니까, 일단 밥부터 먹자고 생각했다.
    신라면 두 봉지를 까서 순식간에 뱃 속에 집어넣고, 호다닥 샤워를 한 뒤 세탁기를 돌렸다. 후지산에 간답시고 집을 비우는 동안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빨래를 널어놓고 가는 건 바보 짓. 세탁기가 다 돌아가면 잽싸게 널었다가 출발 전에 걷어야 한다.
  • 스타 크래프트 카봇 스킨이 나왔다고 하기에 결제하려고 했더니 또 온갖 플러그 인을 깔라고 질알 염병. 거기에다 카드로 결제하려고 하니까 손전화 인증을 받으란다. 아니, ㅽ 내가 내 돈 쓴다는데 뭔... 진짜 욕 나오네. 한참을 붙잡고 끙끙거리다가 결국 계좌 이체를 해서 결제했다. 아마존도 그렇고, 해외의 결제 서비스는 카드 한 번 등록하면 간단히 결제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왜 이 모양인지. 염병할 플러그 인도 빨리 없어져야 하고 뭐만 했다 하면 공인 인증서네, 손전화 인증이네 하는 것도 없어져야 한다. 다른 나라는 저런 거 없어서 만날 해킹 사고 나냐고. ㅽ



  • 빨래 널고, 게임 한 판 해보고, 그러면서 빈둥거리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19시 넘어서부터 슬슬 짐을 싸기 시작. 짐이라고 해봐야 갈아입을 옷 정도만 챙기면 되니까 어려울 건 없다. 다만, 캐리어를 가지고 갈지 가방을 들고 갈지 고민해야 했다. 들고 간 짐은 숙소에 맡겨 놓을 거니까 캐리어를 가지고 가도 상관 없었다. 하지만 등산 가면서 캐리어는 좀 아닌 것 같아 그냥 나이키 가방에 때려 넣었다.
  • 슬슬 가야겠다 싶어 두꺼비 집을 열고 냉장고 전원만 빼고 싹 다 내렸다. 잘 있어, 홈 스위트 홈. 금방 다녀올게.



  • 천천히 가고 싶어도 빨리 걷는 게 몸에 배어 나도 모르게 촥~ 촥~ 앞으로 나가게 된다. 조선 시대에 태어났으면 이름난 역관으로 실록에 등장했을지도 모르는데. -ㅅ-
  • 하루 전에 미리 답사(?)를 한 덕분에 버스 타는 곳까지 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고작 1㎞ 걸으면서 또 땀을 줄줄줄... 하아... 진짜, 체온 조절하는 부분에 장애라도 있는 건가.
  • 걷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일단은 몸 상태에 대한 체크. 딱히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왼발 옆 쪽에 상처가 생겨 쓰라렸고, 한동안 잠잠했던 종아리 통증이 느껴진다. '몸 상태도 딱히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야간 버스 타고 이동한 뒤 곧바로 4,000m 가까운 산에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히메지까지 100㎞를 걸은 사람이야!' 하는 자신감 같은 것도 있다. 이미 저지른 일, 일단 도전해보는 거다.



  • 출발 10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버스가 서 있었다. '이건가?' 싶어 봤더니 아니다. 21시 25분에 출발하는 규슈行 버스다. 그러고보니 일본 여행을 그렇게 다녔다면서도 아직 규슈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날 잡아서 규슈 쪽도 여행하고 싶다.
    버스 타는 곳의 벤치를 보니 산더미 같은 가방을 내려놓은 양키들이 보인다. 한국 사람이나 중국 사람들은 열에 아홉이 캐리어 끌고 다니지만 양키들은 50ℓ가 넘는 거대 배낭을 메고 다니는 경우가 많더라. 저런 걸 메고 돌아다닐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 일종의 간이 대합실인 킨테츠 살롱에 들어갔더니 자판기가 보인다. ICOCA로 뽑을 수 있으면 칼피스라도 하나 마시고 싶었는데 현금 밖에 안 되는 자판기였다. 앉아서 잠시 쉬다가 출발 시간 5분을 남기고 밖으로 나갔더니 아까 서 있던 버스는 이미 사라지고 다른 버스가 와 있더라.

버스 뒤의 행선지 표시를 보고 내가 타야할 버스임을 알았지만 확인도 할 겸 해서 앞 쪽으로 갔다.


  • 앞 쪽으로 가서 행선지와 시간을 확인하고 얼쩡거리고 있으니 기사님이 판때기를 들고 내 쪽으로 온다. 판때기 위에는 승객 명단이 찍힌 종이가 놓여 있었고.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예약 확인 메일을 인쇄해서 가지고 가거나 메일 자체를 보여주면 된다. 문제는, 버스 예약 사이트가 한글을 지원하기 때문에 한글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면 확인 메일도 한글로 보내준다. 혹시나 이것 때문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확실하지 않으면 걱정부터 하는, 사서 걱정하는 스타일. -ㅅ-

  • 짐 들고 타야 하냐고 물어보니 트렁크에 넣으면 된다면서 트렁크를 열어 주셨다. 대충 하는 법이 없다. 번호가 적힌 종이 띠를 가방에 감고, 한 쪽을 떼어내어 나한테 건네 준다. 그렇게 트렁크에 짐을 넣은 후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텐노지에서 탄 사람도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나라 버스와는 구조가 다르다. 3열 시트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우등 버스 같은 시트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화장실도 다르게 생겼다. 보통은 버스 뒤 쪽에 있는데, 이 버스는 중간 쯤에 아래로 내려가야 있더라.


  • 일본도 3열 시트 버스4열 시트 버스가 있다. 4열 시트 버스는 우리나라에도 있는, 보통의 버스다. 2열 / 통로 / 2열 구조. 그런데 3열 시트는 우리나라와 생긴 게 다르더라고. 우리나라는 일반 좌석보다 크고 넓은 좌석이 2열 / 통로 / 1열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일본은 4열 시트와 똑같은 사이즈의 좌석이 1열 / 통로 / 1열 / 통로 / 1열 구조로 되어 있었다.
    화장실의 위치도 달랐는데 보통의 4열 시트 버스는 뒤 쪽에 있는 반면, 3열 시트 버스는 위치가 중간이었고 계단으로 내려가야 했다. 가보지 않아서 내부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지만, 4열 시트 버스와 다를 게 없지 않을까 싶다.

  • 나는 8번 좌석이었는데 앞에서 세 번째 중간 자리였다. 버스 내부가 신기해서 사진 찍고 나서 내 자리 근처에서 얼쩡거리고 있으니까 기사님이 오시더니 9번 자리가 창가니까 그 쪽으로 앉으라 하신다. 응? 매진 아니었나? 일단 감사하다 인사 드리고 9번 자리에 앉았다.



좌석마다 100V 콘센트가 있어서 충전이 가능하다. 이런저런 안내와 구토용 비닐 봉투, 슬리퍼가 있다.



버스 옆에는 커튼이 있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할 수 있고 조명도 가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좌석 배치가 우리나라와 달라서 신기하게 느껴졌다. 중간 열 시트는 뭔가 위험한 느낌인데. -ㅅ-


  • 텐노지를 출발한 버스는 난바에서 멈췄다. 하지만 아무도 안 타더라. 이후 우메다에서 또 멈췄는데 거기에서는 처자들 두 명이 탔다. 좀 달리는가 싶더니 이내 멈추기에 어딘가 싶어 보니까 교토. 교토에서 중국인을 비롯한 몇 명이 더 탔다. 그리고 나서 다시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도쿄 쪽으로 이동.
    이 때까지는 안 자고 있었다. 버스 와이파이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안내를 보고 와이파이를 잡아 봤더니 바로 잡힌다. 속도도 훌륭하다. 라인 모바일 LTE 보다 훨씬 빠르다.



난바였는지 우메다였는지 모르겠는데 한국식 포장마차라면서 장사하는 곳이 있었다. 급하게 찍었다.



  • 교토를 지나면서부터 버스 안의 조명을 모두 껐다. 자라는 거지. ㅋ   안내 방송을 하는데 소리 반, 공기 반이라서 하나도 못 알아 듣겠더라.
    자정이 지나 11일이 됐고, 00시 12분에 휴게소에 도착. 00시 30분에 출발한다는데 귀찮아서 안 내렸다. 화장실에 가고 싶지도 않았고, 설사 중간에 가고 싶어진다고 해도 버스 안에 화장실이 있으니까.




  1.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①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49
    구분: 출발 전
    내용: 후지산 등반 코스(4개) 안내 / 오사카에서 후지노미야까지 가기 위해 심야 버스 예약

  2.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②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50
    구분: 출발 전
    내용: 숙소 결정

  3.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③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52
    구분: 출발 전
    내용: ①, ②에서 했던 얘기 재탕 / 준비물

  4.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④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57
    구분: 출발 전
    내용: 날씨 걱정 / 그닥 쓰잘데기 없는 글

  5.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⑤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0
    구분: 출발 전
    내용: 날씨 체크 / 출발 전의 불안함

    여기까지는 출발 전의 두근거림, 긴장 따위에 대해 길지 않고 주절거린 내용입니다.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마 ①의 등반 코스 안내 정도가 고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_ㅡ;;;

  6.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⑥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1
    구분: 7월 10일(수)
    내용: 심야 버스를 타고 오사카 → 후지노미야

  7.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⑦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2
    구분: 7월 11일(목)
    내용: 버스 시간 때문에 급하게 일정 변경! / 숙소에 짐 맡기기

  8.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⑧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3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키쿠스이 게스트하우스

  9.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⑨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4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후지산 본궁 센겐 대사(富士山本宮浅間大社)
    주소: 〒418-0067 静岡県富士宮市宮町1−1 / 1-1 Miyachō, Fujinomiya-shi, Shizuoka-ken

  10.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⑩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5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후지산 세계 유산 센터
    주소: 〒418-0067 静岡県富士宮市宮町5−12 / 5-12 Miyachō, Fujinomiya-shi, Shizuoka-ken
    시간: 09시 ~ 17시
    요금: 성인 기준 300円

  11.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⑪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6
    구분: 7월 11일(목)
    내용: 시라이토 폭포(白糸の滝 ← 시라이토노타키)
    주소: 〒418-0103 静岡県富士宮市上井出273-1 / 273-1 Kamiide, Fujinomiya-shi, Shizuoka-ken

  12.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⑫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7
    구분: 7월 11일(목)
    내용: 와카시시 신사(若獅子神社)
    주소: 〒418-0103 静岡県富士宮市上井出2317-1 / 2317-1 Kamiide, Fujinomiya-shi, Shizuoka-ken

  13.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⑬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8
    구분: 7월 11일(목)
    내용: 한국 음식점 제주미 / 키쿠스이 게스트하우스

  14.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⑭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69
    구분: 7월 12일(금)
    내용: 숙소 → 역 → 후지노미야 루트 5合目 → 겐가미네봉(후지산 정상)

  15.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⑮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70
    구분: 7월 12일(금) / 7월 13일(토)
    내용: 하산 / 후지노미야 → 신 후지 → 오사카

  16.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A
    링크: https://40ejapan.tistory.com/371
    구분: 다녀온 후
    내용: 등산하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 / 기타 팁이 될만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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