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본궁 센겐 대사로부터 그닥 멀지 않은 곳에 후지산 세계 유산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아홉 시부터 입장이 가능하고 성인 기준으로 300円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나선형의 비탈길로 걸어 올라가면서 전시물을 관람하고 5층의 전망대에서 후지산을 본 뒤 다시 내려오는 구조다. 계단으로 딱딱 층이 구분되어 보고 올라가고, 보고 올라가고, 그런 식이 아니어서 좋았다.
신사에도 도리이가 여럿이었는데 여기에도 커다란 도리이가 세워져 있다.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이미지에 대해 물어보면 도리이에 대한 이야기도 꼭 나오는데, '우리의 홍살문에 대해 알고 있는 외국인은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일 관계가 나빠져서 일본에 대해 뭔 말만 했다 하면 매국노로 몰아가는 분위기인데, 관광 산업은 분명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좋은 걸 배워 와야 하는데 원조 교제입네, 변태 성매매 업소입네, 못된 것만 배워와서 써먹고 있으니... -ㅅ-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용옥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 앞까지 흘러 내려왔다. 깊은 건 아닌데 수량이 제법이다.
건물 앞 쪽의 광장을 살짝 낮게 만든 후 거기에 물을 채워 놨다. 물에 비친 도리이와 건물이 정말 멋졌다.
일본에서는 이런 식으로 꾸며놓은 곳을 종종 보게 된다. 고베의 인간과 방재 미래 센터도 앞 쪽에 물이 찰랑찰랑거리고 있었고, 오사카 시내의 높은 건물 앞을 지날 때에도 얕게 물을 채워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간단해보이는 아이디어지만 멋진 경치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후지산의 사계절이 타입랩스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있었다. 역시, 인공물이 뛰어넘을 수 없는 자연의 멋이 있다.
내부 전시물은 한글 안내를 지원한다. 한글 번역이 충실하게 잘 되어 있다. 터치 스크린이다.
그냥 경사로를 따라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전부 다 보는데 10분이나 걸리려나? 하지만 내부의 전시물을 하나, 하나 보면 두 시간 정도는 잡아야 할 거다. 나는 급한 일도 없고 다음 행선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여유롭게 봤다. 떼로 몰려온 중국인(인지 대만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중국어를 쓰고 있는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면서 대충 대충 터치 스크린을 툭툭 건드리다 사라졌다. 한 쪽 구석에서 천천히 보고 싶은 전시물의 설명을 읽고 있으니까 안내해주시는 분이 오시더니 확대도 가능하다며 두 손가락으로 그림 확대하는 걸 보여주신다.
후지산을 그린 그림들에 흥미가 있어서 천천히 설명을 읽어 봤다.
떼로 온 중국어 쓰는 것들, 제발 상식 수준의 예의 좀 지켜줬으면 좋겠다. 읽지도 않을 거면서 터치 스크린 앞에 서서 관람을 방해한다. 읽지도 않는 걸 어떻게 아냐고? 터치 스크린 앞에 서서 고개는 다른 쪽으로 돌리고 뭐라 뭐라 시끄럽게 떠들면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눌러대고 있었으니까. -ㅅ-
여기가 후지산을 볼 수 있는 전망대. 날씨가 잔뜩 흐렸기에 후지산은 커녕 ㅎ도 보이지 않았다.
내려가면서 위에서 아래를 보며 파노라마 영상을 찍어 봤다.
내려가다보니 옆 쪽에 통로가 있고 거기로 들어가니 이런 공간도 나온다.
한국인이 남긴 메시지도 볼 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아베 ×× 빨리 좀 뒈×버리라 쓰고 싶었지만... 고이즈미가 최악인 줄 알았는데 더한 ㅺ가 나타났어...
물에 비친 풍경은 안에서 봐도 멋지다.
올라갈 때에는 보지 못했던 공간을 내려가면서 보게 되어 하나, 하나 다 들어가서 천천히 구경을 했다. 8분 짜리 영상을 정해진 시간마다 상영한다는 곳도 있기에 보러 갔다. 나레이션 전혀 없이 화면만 나오더라. 상영 안내를 보니 8분 짜리 영상 네 개의 제목이 다르기에 내용이 다른가보다 싶어 계속 앉아 있으려고 했는데 다들 나가는 분위기인지라 등 떠 밀리듯 나갔다.
1층에는 기념품 샵이 있었다. 뭔가 살만한 게 있나 싶어 어슬렁거리며 둘러 봤다. 하얀색 티셔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슴팍에 후지산의 높이인 3776이 쓰여 있었는데 밑단 부분을 훌렁 뒤집어 까면, 그러니까 티셔츠 아랫 부분을 끌어올려 입에 무는 식으로 하면 파란 색의 산과 정상 부분의 만년설이 그려진, 후지산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나오는 디자인이었다. 깔끔하기도 하고 예뻐 보이기에 한 벌 살까 했는데 3,000円 훌쩍 넘어가는 거 보고 바로 포기했다. 그 돈이면 거대한 스우시(나이키 로고)가 박힌 티셔츠가 한 벌이다. -ㅅ-
다음으로 맘에 들어온 건 동그란 열쇠 고리. 동그란 부분은 퍼즐이다. 구체 퍼즐을 맞춰 열쇠 고리로 쓰는 건데 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부서져서 후두둑 떨어지기라도 하면 개망신이겠다 싶어 안 샀다.
마사미 님, 나카모토 선생님, 모토조노 선생님한테는 뭐라도 하나 드리고 싶은데 딱히 맘에 드는 게 없다. 나카모토 선생님이랑 모토조노 선생님한테만 드리면 담임 선생님 눈치가 보일 것 같아 이리저리 망설이다가 500円 짜리 수첩 같은 걸 세 개 골랐다. 마사미 님에게 드릴 선물은 다음에 사기로 하고.
계산하러 갔는데 음료도 팔고 있기에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다. 계산을 마친 뒤 커피 받아들고 창가 쪽 자리에 앉은 뒤 태블릿을 꺼냈다. 뭔가 대단한 걸 하는 것처럼 허세 부리며 블로그에 올릴 내용을 정리하고, 잠시 앉아 있다가 일어섰다.
밖에 나와서 건물 전경을 다시 한 번 찍어 보고,
거대한 도리이도 한 번 더 찍었다.
아직 정오도 되지 않았는데 다음으로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역까지 걸어서 10분 정도면 충분하니까 일단 역 쪽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역 건물 1층에 관광 안내 센터가 있다는 게 떠올랐다.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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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날씨 체크 / 출발 전의 불안함
여기까지는 출발 전의 두근거림, 긴장 따위에 대해 길지 않고 주절거린 내용입니다.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아마 ①의 등반 코스 안내 정도가 고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_ㅡ;;;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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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버스 시간 때문에 급하게 일정 변경! / 숙소에 짐 맡기기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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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키쿠스이 게스트하우스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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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7월 11일(목)
내용: 후지산 본궁 센겐 대사(富士山本宮浅間大社)
주소: 〒418-0067 静岡県富士宮市宮町1−1 / 1-1 Miyachō, Fujinomiya-shi, Shizuoka-ken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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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7월 11일(목)
내용: 후지산 세계 유산 센터
주소: 〒418-0067 静岡県富士宮市宮町5−12 / 5-12 Miyachō, Fujinomiya-shi, Shizuoka-ken
시간: 09시 ~ 17시
요금: 성인 기준 300円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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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7월 11일(목)
내용: 시라이토 폭포(白糸の滝 ← 시라이토노타키)
주소: 〒418-0103 静岡県富士宮市上井出273-1 / 273-1 Kamiide, Fujinomiya-shi, Shizuoka-ken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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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7월 11일(목)
내용: 와카시시 신사(若獅子神社)
주소: 〒418-0103 静岡県富士宮市上井出2317-1 / 2317-1 Kamiide, Fujinomiya-shi, Shizuoka-ken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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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7월 11일(목)
내용: 한국 음식점 제주미 / 키쿠스이 게스트하우스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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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7월 12일(금)
내용: 숙소 → 역 → 후지노미야 루트 5合目 → 겐가미네봉(후지산 정상)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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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7월 12일(금) / 7월 13일(토)
내용: 하산 / 후지노미야 → 신 후지 → 오사카 - 2019, 오사카에서 출발해서 후지산 정상 찍고 오기!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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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다녀온 후
내용: 등산하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 / 기타 팁이 될만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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