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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당일치기 고베 여행

by 스틸러스 2019.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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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처음 오사카 여행을 한 뒤로 간사이 공항에 내린 게 수도 없지만, 고베에 갈 생각은 전혀 안 했었다. 가이드 북에 소개된 고베의 명소는 스타 벅스 1호점도 그렇고, 이진칸(외국인 집)도 그렇고, 뭔가 여성 취향인 것 같아서였다.




그러다가 어찌저찌 해서 고베에 당일 치기 여행을 갔는데 생각한 것보다 훨씬 멋진 곳이었다. '이번에 못 보면 다음에 또 오지, 뭐~' 가 내 여행 스타일인지라 여유롭게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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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때 가보지 못한 곳이 많으니까 '골든 위크 연휴 동안에 한 번 더 다녀와야겠다.' 라 생각했는데, K군이 고베에 가본 적이 없다며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한다. 같이 가기로 한 뒤 가고 싶은 곳을 골라 보라고 했다. 몇 군데 골라서 알려주긴 하는데, 귀찮았는지 인터넷에서 대충 검색해보고 고른 티가 팍 난다. ㅋ


오사카 역에서 열한시 반에 만나기로 했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골든 위크' 다운 분위기를 처음 느꼈다. 그동안은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느라 골든 위크다운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거든. 오사카 역에 가니까 확~ 알겠더라. 내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행히 고베로 가는 열차 안은 그닥 붐비지 않아 앉아서 갈 수 있었다. 비가 오긴 했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 특별한 경험이라 생각하면, 뭐. 나쁘지 않다.




가장 먼저 간 곳은 고베의 평양 냉면 가게. 


11시 30분에 오픈. 방문한 게 오픈한 지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였는데 이미 만석이었다.



우리 앞에 기다리던 사람들은 이미 입장 완료. 대기표에 이름 써놓고 잠시 기다리니 금방 들어오라 하신다.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안내 받았다. 물냉면과 야끼동을 각자 하나씩 시키고 생맥주도 주문. 발음 때문인지 외국인인지 바로 알아채시고는 한국어로 대답해주시더라. ㅋ

처음 먹었을 때에는 뭔가 굉장히 밍숭맹숭한 맛이었는데 두 번째라 그런가 좀 더 시큼한? 동치미 국물 맛이 좀 더 강하게 났다. 영 밍밍하면 이번에는 양념장 넣어서 빨갛게 만들어 먹으려고 했는데 그냥저냥 먹을만 하더라. 맛있게 잘 먹고 밖으로 나갔다.




같이 간 K군은 『 철인 28호 』 를 알래야 알 수 없는 나이. 대충 아는대로 알려줬다. 로리콘, 쇼타콘 얘기도 하고.



비 피한답시고 들어갔다가 어째 영 민망한 부분을 찍게 됐지만 역광이라 어둡게 나왔다. -ㅅ-



아빠, 엄마가 추억에 젖어 감탄하는 동안 애들 놀라고 만들어놓았나봉가. ㅋ



오다이바의 건담처럼 시간마다 가동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서 있는 거 보는 거라 사진 몇 장 찍고 자리를 떴다.



근처 상점가로 들어가 삼국지 관련 전시물을 보기 시작. 지난 번에는 못 보고 그냥 갔었더랬다.

└ 『 철인 28호 』의 작가인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 삼국지 』 가 유명하기 때문에 생긴 듯.


내 또래가 삼국지를 봤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이문열이 평역해서 민음사에서 나온 열 권짜리 삼국지를 말하는 거였는데, 조금 어린 친구들은 대부분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그린 만화 삼국지를 이야기한다. 짤방도 유명하고 그러니까, 뭐.



빗셀 고베의 선수들 핸드 프린팅도 있다. 한, 두 명이 아니더라고.



김남일 선수의 핸드 프린팅도 떠억~ 하니 한 자리 잡고 있다.



밤에 사람 없을 때 매직 들고 가서 내 사인 휘갈겨 놔도 티 안 날 듯. -_ㅡ;;;



삼국지 갤러리라 해놨지만 사실상 요코야마 미츠테루와 관련된 상품을 파는 곳이었다.



에? 『 로보트 킹 』 도 메카닉 표절이었던가? -_ㅡ;;;



아까 관우는 밑에 한자로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이 분은 대체 뉘신지. 칼 한 자루만 들고 있으니 유비는 아니겠지.




장사해야 하는 상가 하나를 비워 이렇게 꾸며놨다. 길게 보면 이 쪽이 훌륭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철인 28호가 서 있는데 그 앞에 학교 책상 뜯어서 만든 조잡한 조종기가 서 있더라. 설마~ 하고 조종기를 건드렸더니,



양 쪽 팔이 각자 움직이더라. 오오~



역시나 가장 인기 있는 장수는 관우인 모양이다. 하긴, 중국(과 우리나라도)에서는 신으로 모시기까지 하니까.



축구 용품을 파는 가게. 이니에스타 덕에 빗셀 고베 인기가 많을텐데 고베 아이낙 굿즈도 제법 많이 있더라.

└ 빗셀 고베는 엄청난 투자에 비해 성적이 개판, 이민아 선수가 소속된 고베 아이낙은 나름 잘 나가는 중.



다음으로 간 곳은 기타노 이진칸. 여성 취향이라 생각해서 갈 생각도 안 했던 곳이다.



계단이 있어 올라가니 텐만구 신사가 있었다. 부지런히 사진 몇 장 찍고.



안 쪽도 보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았다. 바로 포기.


같이 간 K군이 라무네를 먹어 본 적이 없다고 해서 한 병씩 사서 마셨다. 따면서 분수 쇼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안에서 다 따서 주더라. ㅋ



사람 안 나오게 찍으려고 했는데 아줌마 한 명이 절묘하게 앞을 가로 막고 있어서 결국 이렇게 밖에 못 찍었다.





기념품 파는 가게도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예쁘긴 한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이진칸은 전부 일곱 개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걸 전부 보려면 4,000円이다. 영국관이랑 프랑스관이랑 또 하나 해서 세 개만 보는 것도 1,000円 훌쩍 넘어갔던 걸로 기억. 일단 골든 위크 여파로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는 건 다 건너 뛰었다. 다음에 한가할 때 다시 가던가 해야지. 스타 벅스 1호점도 엄청나게 늘어선 줄 보고 들어가는 건 바로 포기했다. 뭐, 솔직히 말하면 줄 없어도 안 들어갔을 거다.


기타노 이진칸 관련해서 알아둘 점은, 집들이 죄다 언덕에 있어서 등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쥐약이라는 거. 특히나 1번, 2번 이진칸은 완전 꼭대기에 있는지라 가파른 경사의 길을 꽤 걸어 올라가야 한다. 여름에 가면 100% 땀으로 샤워한다.


하버 랜드에서 야경을 보려고 일부러 느지막히 출발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많이 남는다. 일단 난킨마치로 갔는데...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K군이 소룡포(샤오롱바오) 먹어본 적 없다고 해서 노점상에서 그 것만 사먹고 돌아나왔다. 베이징 덕이 먹고 싶었는데 배가 불러가지고. -ㅅ-


하버 랜드까지 멀지 않으니까 걸어가기로 했다. 나는 1, 2㎞ 정도는 당연히 걷는다 생각하는 사람인데 일행이 걷는 걸 싫어한다면 여행이 힘들어진다. 다행히 K군도 걷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K군이 거대한 유람선을 타보고 싶어해서 타려고 했는데 표가 없었다. ㄷㄷㄷ


우와... 골든 위크의 엄청난 파워라니. 매진이 될 줄이야. 다음 출항은 두 시간 후. 기다릴 수가 없다. 부두에서 멍 때리고 앉아 있는 동안 빨간 옷과 노란 옷 입은 처자들이 계속 손을 흔들고, 옆에서는 노래 나오고. 그런데 그 노래 중 하나가 코난 주제곡. 응? 배 떠나는데 그 노래 틀면, 배 안에서 누구 하나 죽을 거 같지 않냐? ㅋㅋㅋ

설마 배가 저거 하나뿐일까 싶어 저 멀리 보이는 다른 부두 쪽으로 가는데, 가는 길에 보이는 안내표에 마지막 배가 17시라 안내되어 있다. 이미 넘었는데.

하지만 골든 위크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야경 보는 코스도 분명 있을텐데, 일단 가보자 싶어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17시 넘어서 운항하는 배가 있었다. 두 회사가 있는 것 같더라고. K군에게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라고 해서 표를 산 뒤 배를 타러 갔다.



배 안은 한산한 편. 바글거리지 않으니 그게 좋다.



바다의 짠내와 엔진에서 올라오는 기름 냄새. 백령도 다니며 익숙해졌던 그 냄새를 다시 맡는다.






출항 전에 근처 사진을 부지런히 찍어 본다.



외발 자전거 타며 저글링 공연하는 외국인 아저씨.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한 바퀴 도는 데 45분 걸린다. 1,200円인가 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격에 비하면 굉장히 훌륭한 관광 상품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낮에 먹은 냉면은 소화된 지 오래. 뭔가 먹어야 했다. 그 전에 세가 오락실이 보여서 입장. K군이 쉬워 보인다고 하기에 해보라고 부추겼다. 그렇게 생각처럼 쉬우면 오락실 다 망하지. ㅋㅋㅋ   K군은 자신만만하게 100円을 넣었고, 인생의 쓴 맛을 봤다.




뽑을만 한 게 있나 싶어 봤는데 큰 돈 안 깨먹고 뽑을 수 있는 건 과자 정도가 고작이더라. 인형이나 피규어는 1,000円 안 쪽으로 뽑힐만 한 게 안 보였다. 그래서 바로 포기.

동전 넣고 하는 농구가 보이기에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해봤다. 200円. 일정 점수를 넘으면 추가로 시간을 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버튼을 눌러야 추가 시간이 줄어드는 게 보통인데, 여기 기계는 쉴 틈을 안 주고 계속 조련시킨다. 처음 준 시간 동안 부지런히 골을 넣어 점수 올려놨더니 바로 5초가 추가로 주어지고, 그 동안에도 부지런히 넣었더니 또 30초인가를 더 준다. 거기에서 5초를 더 주고, 거기에서 또...



쉴 틈을 안 주고 계속 몰아치니 나중에는 팔이 아프더라. 문제는 갤러리. 혼자 미친 듯 공 던지고 있는데 어느 틈에 어린 처자 세 명이 옆에 와서 구경을 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로 열 개 이상 연속으로 넣었더니 옆에서 "와~" "스고이~" 하고 리액션을 해줘가지고... 의식하느라, 그러니까 똥 폼 잡느라 잘 넣던 패턴이 깨져버렸다. 그 와중에도 잘한다고 박수 쳐주고. ㅋㅋㅋ   고맙습니다, 이름 모를 처자들.



점수 올리는 게 목적이라 폼 따위 생각 안 하고 마구 던졌던지라 마지막 공은 폼 잡고 던졌는데 퉁~ 하고 튀 어나온다. 잽싸게 잡아 다시 던졌더니 또 퉁~ 하고 튀어나온다. 처자들이 꺄악~ 거리며 웃고. -ㅅ-



오락실을 나와 식당을 기웃거리다가 해산물 바이킹을 발견! K군이 가고 싶다고 하고, 나도 맘에 들어서 거기로 결정했다. 화장실에 다녀와 줄 섰다가 차례가 되어 입장. 마치 기를 쓰고 예약한 것처럼 완전 창가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먹고 싶은 음식을 마구 가져다 먹는 건데, 최근 가본 식당 중 가장 맘에 들었다. 게는 홍게가 전부였지만 부지런히 파(?)먹으니 나쁘지 않더라. 얼마 후에 일본 놀러 오는 누나 데리고 가야겠다 싶을 정도로 맘에 들었다. 한 사람이 3,000円 넘게 내야 했지만. -ㅅ-


배 부르게 먹고 나오니 어두워져 있었다.





야경 사진을 좀 찍은 뒤 고베 역으로 가서 전철 타고 집으로 복귀. 얼마 안 걸었다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14㎞ 넘게 걸었더라. 다리가 아플만 하다.

혼자 갔으면 해산물 바이킹 같은 곳은 못 갔을텐데, K군 덕분에 맛있는 밥도 먹고, 여러 가지로 재미있었다. 고베는 멀지 않으니까 시간 날 때 종종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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