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올리려고 했는데, 나 같아도 끝까지 안 보겠다 싶어 결국 쪼개서 올립니다. -_ㅡ;;;
이진칸이니 스타 벅스 1호점이니 해도 고베 쪽은 전혀 끌리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이 것 때문에 고베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게 있었으니... 바로 철인 28호다. 신 나가타駅 근처의 상가에는 거대한 철인 28호가 서 있다. 냉면을 먹고 나서 그 녀석을 보러 갔다.
다시 신 나가타駅 쪽으로 돌아갔다. 광장 쪽으로 나가긴 했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서 사진 찍는 척 하며 두리번거렸다.
광장에서 두리번거리다 보니 저 멀리에 철인 28호가 있는 곳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인다. 오호! 저기로고만!
안내된 쪽으로 잠시 걸어가니 길 건너 편에 이렇게 표지판이 보인다. '테츠진'이 '철인'이라는 뜻이다. 철인 거리라...
가로등도 철인 28호의 머리 모양이다. 제대로 안 찍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되돌아 나오면서 다시 찍을 거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
촌스러운 포즈의 거대한 철인 28호가 등장! 생각보다 커서 조금 놀랐다. 이 정도 크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앞에서 폴짝거리며 점프 샷 찍으려는 커플이 있긴 했는데, 금요일 밤이라는 걸 감안하면 썰렁한 편이었다.
오다이바에서 봤던 건담 같은 디테일은 없다. 그냥, 통으로 깎아 만든 듯한, 투박함이 느껴지는 모습이다.
팔이 접히는 부분도 고무라던가 뭔가 다른 재질로 표현한 게 아니라 그냥 쇳덩어리. 디테일은 확실히 도쿄의 건담보다 못하다.
하지만 철인 28호는 엄청 옛날 로봇. 오히려 이런 투박함이 더 현실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국민학생 때 보던 만화인데.
지구를 지키는 엄청난 힘의 거대 로봇이라 하기에는 뭔가 귀여운 얼굴. 먼 산 보는 듯한 시선이 귀엽다. ㅋㅋㅋ
사실 『 철인 28호 』 는 조금 어이 없는 작품이다. 일본에서 만든 작품이니까 당연히 일본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 되는데, 이 로봇을 만든 계기가 미국과의 전쟁에 내보내기 위함이었던 거다. 2차 대전 막바지에 열세에 처하게 된 일본이, 미군과 연합군을 상대로 열세를 우세로 뒤집고자 했던 병기가 철인 시리즈였다. 1호, 2호,... 계속 개량하면서 만들다가 28호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된 걸 만들었다는 거고. 하지만 개발이 늦어지면서 패전, 그 후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활약한다는 설정이다. 삼국지로 유명한 요코야마 미쓰테루의 작품인데, 작가가 우편향 지적(임진왜란을 무모한 전쟁이었다고 평하기도 했지만)을 받기도 했다는 건 여담.
이 작품이 로봇 만화계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 인정 받는 것은 조종 방식에 있다. 탑승형이 아니라 별도의 조종기로 원격 조종한다는 설정을 최초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런 설정 때문에 조종기를 악당에게 뺏겨 철인 28호가 나쁜 짓을 하는 에피소드도 있다.
철인 28호를 조종하는 어린 소년의 이름이 쇼타로인데 성인 여성이 어린 남자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걸 쇼타로 컴플렉스라고 한다. 성인 남성이 어린 여자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건 로리타 컴플렉스라고 한다. 로리타 컴플렉스 쪽은 어느 정도 알려졌는데 쇼타로 컴플렉스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한 때 일본에서 30대의 경제력 있는 여성이 갓 고등학교 졸업한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남자를 애인으로 삼는 게 유행이어서 쇼타로 컴플렉스라는 말이 언론을 통해 많이 언급된 적이 있었더랬다.
근처의 캐릭터 샵은 문 닫은 상태. 내가 늦게 가서인지, 지금은 운영 자체를 안 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 다른 블로그에서 본 사진도 전부 문 닫은 것 뿐이어서 지금은 장사 안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돌아오는 길에 다시 찍은 철인 28호 가로등. 일본은 디테일한 측면에서 진짜 제대로 관광 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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