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네 후나야 ② (출발 전에 이런저런 예약)

• 플레이스먼트 테스트를 치른 날짜와 30분 정도의 홈 룸 만으로 끝날 개학 날짜를 포함하면 이번 방학은 19일이다.　거의 3주에 가까운 기간.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집과 교류 센터만 왔다갔다 한다는 게 뭔가 아쉽다.　애초의 계획은 규슈에 다녀오는 것이었기에 아쉬움이 더 크고.

•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이네 후나야에라도 다녀오자고 마음을 먹은 뒤 급하게 알아본 게 이틀 전(https://40ejapan.tistory.com/446).　이네 쪽의 숙소는 죄다 비싸고, 홈페이지 예약이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며, 21시 이후에 전화로 예약 여부를 묻는 게 실례임을 알기에 하루에 3,000円으로 숙박이 가능한 곳에 메일로 가능 여부를 물어봤다.
  

• 오늘 답장이 왔는데, 그 날 숙박을 희망하는 사람이 나 밖에 없어서 안 된단다.　지난 3월에도 같은 내용의 답장을 받았었더랬지.　결국 하루 3,000円으로 묵는 건 불가능하게 되었다.

• 이네 쪽은 해 지고 나면 할 게 없는 시골 마을인지라 별이라도 실컷 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이네에 숙소를 잡아야 한다.　아마노 하시다테에는 저렴한 비즈니스 호텔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죄다 만실이거나 방 안에 화장실도 없는 등, 딱히 맘에 드는 곳이 없다.

•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머문 곳은 WATER FRONT INN 与謝荘일 거라 생각되는데, 저기는 하루에 무려 17,280円이라는 거금이 들어가는 곳이다.　일본식 정식을 두 끼나 먹을 수 있으니까 료칸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겠지만 하루 숙박비가 5,000円만 되도 벌벌 떠는 나에게는 힐튼 호텔 VIP 룸 수준으로 보인다.

• 결국 이네 관광 협회(http://www.ine-kankou.jp/) 홈페이지에 들어가 거기에서 안내 중인 숙소를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숙소는 여러 곳이 있었지만 한 명도 숙박이 가능(숙박이나 식사가 2인 이상부터 가능하다는 곳이 꽤 있음.)하면서 저렴한(이라고 해도 다른 곳에 비하면 엄청 비싼 편.　ㅠ_ㅠ) 곳으로 범위를 줄이니 몇 군데 안 된다.

• 일본어를 1년이나 배웠지만 아직 일본인과 대화하는 건 겁이 나는 일이기에 쫄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다.　외국인이라서 일본어가 서툴다고 밑밥을 깐 뒤, 예약이 가능하냐고 물어보니까 빈 방이 없단다.　다른 곳에 전화했더니 거기도 마찬가지.　한 군데만 더 해보자 싶어 전화를 걸었지만 거기도 이미 만실.　아니, 비수기 평일인데 왜 이래?　인터넷으로 예약 상황을 볼 수 있는 다른 숙소도 10월은 이미 예약이 끝난 곳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쉽게 다녀올 수 없는 곳이다 보니 2~3개월 전에 예약해서 방을 잡는 게 일반적인데 난 하루 전에 예약하려 하고 있으니...

• 더 전화해봐야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아 이네 쪽에 숙소를 잡는 건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럼 아마노 하시다테에 비즈니스 호텔을 잡는 방법 뿐인데...　딱히 마음에 드는 숙소가 없다는 게 문제.　당연하다는 듯 호텔스닷컴 사이트를 열면서도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에어비앤비에 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간만에 에어비앤비에 접속해봤다.

• 해외, 특히나 일본에서 에어비앤비에 당했다는 좋지 않은 후기를 워낙 많이 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에어비앤비는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회원 가입도 진작에 한 상태지만 이용한 적이 없다.
  이네 쪽에 숙소가 있나 봤더니 몇 군데 있다.　가격도 5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　다른 숙소는 아마노 하시다테나 미야즈 쪽에 있는 것이 비해 딱 하나가 이네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다!' 싶어 예약을 시도했다.

• 에어비앤비는 예약을 신청하고 결제 정보까지 입력해도 바로 되는 게 아니더라.　호스트 쪽에서 승인을 해야 한다.　최대 24시간 걸린다기에 버스 표를 미리 사야 하나 어찌 해야 하나(매진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서도) 망설이고 있는데 3분도 지나지 않아 예약이 확정되었다고 메일이 왔다.

• 침실은 하나인데 침대가 여덟 개라고 안내되는 걸 보니 도미토리 형태의 게스트하우스가 아닐까 싶다.　숙소 때문에 못 가는 건지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이다.　게다가 저녁은 3,000円이고 아침은 1,000円이란다.　멋지고만.　근처에 슈퍼가 없다고 하니까 일찌감치 맥주 사들고 들어가면 되겠다.　ㅋㅋㅋ
  숙소가 해결되었으니 이제 버스 표를 사야겠다.　아예 왕복으로 끊어야지.

• 버스 표를 왕복으로 구입!　사이트는 https://www.bushikaku.net/ ← 여기를 이용했다.　라쿠텐 여행으로 리다이렉션 되는데 라쿠텐도 예전에 회원 가입을 해둬서 어렵지 않게 끝냈다.　그동안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사먹으면서 적립한 라쿠텐 포인트를 써서 500円 넘게 할인 받았다.　ㅋㅋㅋ
  아홉 시 50분에 우메다를 출발, 열두 시 반에 아마노 하시다테에 도착이고, 다음 날은 16시 45분에 출발해서 19시 2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 아마노 하시다테에 도착해서 관광 안내 센터에 들러 버스 시간표를 받고, 점심 먹은 뒤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16시 쯤 되어 이네로 건너가면 될 것 같다.　이네에서 저녁 먹고 맥주 일 잔 한 뒤 빈둥거리다가 자고, 다음 날 근처 구경하다가 아마노 하시다테로 넘어와서 돌아오면 될 듯.

• 3년 전에 이네에 못 가고 아마노 하시다테에서 돌아왔었는데, 이번에 가게 되는고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