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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이네 후나야 ① (가는 방법 - 열차/버스, 숙소, 기타 등등)

by 스틸러스 201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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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네 후나야는 바닷가에 위치한, 자그마한 시골 마을입니다. 주소는 교토로 되어 있습니다만, 달랑 주소만 보고 낚이시면 안 됩니다. 뭔 소리인지 알아 들으려면 일본의 행정 단위에 대해 조금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일본의 행정 단위는 도도부현(都道府県 - とどうふけん)으로 나뉘는데요. 수도인 도쿄를 중심으로 한 일대가 도쿄도(都), 본토 다음으로 큰 섬인 홋카이도가 홋카이도도(道)가 됩니다. 그리고 43개의 현(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도(道)와 같은 개념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뭐가 빠졌죠? 그렇습니다. 부(府)입니다. 다른 현들보다 규모가 큰 도시를 부로 묶었는데요. 일본에서 부는 두 개 뿐입니다. 오사카교토. 이 중 교토는 위, 아래로 상당히 긴 행정 구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하루, 이틀 만에 교토를 다 본다는 건 절대 불가능합니다.
  • '무슨 소리야? 한 이틀 걸려서 어지간한 거 다 봤고만은.' ← 이런 분은 교토만 보고 온 겁니다. 경상북도 보러 가서 경주랑 상주만 보고 온 셈입니다. 이네 후나야는 길쭉한 교토부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과 돈을 상당히 많이 잡아먹는 곳입니다.
    경기도 생각하시면 되겠고만요. 경기도 최남부인 평택시청에서 최북부인 연천군청까지가 150㎞ 넘는 걸로 나옵니다. 시간은 세 시간 넘어가고요(버스 타면 네 시간 반이네요.). 지금 살고 있는 텐노지에서 이네 후나야까지도 150㎞ 넘는다고 뜹니다. 자가용으로 가면 2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나오네요. 버스나 전철도 큰 차이 없으니 평택 → 연천 가는 것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네요.

오사카시의 시 위에 있는 청록색 표시가 교토시의 위치입니다. 지도가 작으니 별로 안 멀어보이죠? 엄청 멉니다.



  • 저는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습니다만, 『 배틀트립 』인가 하는 방송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3년 전인 2016년에 아마노 하시다테에 갔다가 이네까지 다녀오려고 했었는데 체력이 방전되어 실패했습니다(https://pohangsteelers.tistory.com/1259). 교토에 숙소를 잡고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비까지 내려서 금방 퍼져버렸습니다.



  • 교통비가 미쳐 날뛰는 일본이기 때문에, 패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지출이 상당히 커집니다. 실제로 네일베에서 검색해보면 대부분의 글이 여행자들에게만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은 패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JR 패스를 써서 다녀왔다는 후기는 그닥 도움이 안 됩니다.
  • 일단 이네 후나야까지 가는 방법부터 살펴보도록 하지요.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교토에서 가는 겁니다. 교토에서 특급 하시다테를 타면 아마노 하시다테까지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이네 후나야로 가면 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방법은 JR 패스를 구입한 여행자들이나 써먹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가난한 유학생에게는 절대 무리. 그럼 유학생은 어떻게 가야 할까요?



  • 교토 역에서 특급 하시다테를 타고 미야즈에서 내립니다. 거기에서 탄고 열차를 타고 아마노 하시다테까지 가면 됩니다. 환승 시간을 포함해서 세 시간 정도 걸리고요. 149㎞를 이동하게 됩니다. 비용은? 4,730円 듭니다. (2019년 9월의 마지막 날에 쓰고 있습니다. 몇 년 지나서 더 비싸잖아! 하시면 아니 됩니다. -ㅅ-)
  • 왕복하면 차비만 9만円 가까이 깨집니다. 뒤에 언급하겠습니다만, 이네 후나야의 엄청난 숙박비를 감안한다면 최소 30만원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자꾸 돈타령하는 것 같아 병아리 똥집 만큼 죄송합니다만, 가난한 유학생은 어쩔 수 없습니다. 더 싼 방법을 찾아 봅시다.
  • 열차가 비싸다면 버스를 알아봐야겠고만요. 마침 교토 역 바로 옆의 터미널에서 아마노 하시다테까지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https://www.tankai.jp/kyotoline/). 오전 여덟 시 55분에 출발해서 열한 시에 도착하네요. 두 시간 조금 더 걸리는 거니까 생각보다 빠릅니다. 비용도 2,900円으로 열차에 비해 훨씬 저렴합니다. 좋네요. 이겁니다!



  • 하지만, 저처럼 오사카에 사는 사람은 교토까지 가는 게 불편... 하지는 않지만 귀찮습니다. JR이 됐든, 한큐線이 됐든, 교토까지 이동해야 합니다. 돈과 시간이 듭니다. 오사카에서 바로 가는 건 없을까?
  • 있습니다. 우메다駅 근처의 신한큐 호텔 쪽으로 이동하면 한큐 3번가가 나옵니다. 거기 1층에 터미널이 있는데요. 여기에서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아홉 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첫 차인 것 같습니다. 비용은 예약 주체와 시기에 따라 달라지긴 하는데 라쿠텐 여행을 통해 예약하면 2,100円으로 갈 수 있습니다(https://www.bushikaku.net/search/osaka_kyoto/umeda_/next_month/bus_code-10024/). 이동 거리는 더 멀어지는데 비용은 교토에서 가는 것보다 싸네요. 희한합니다.



  • 아무튼, 이렇게 가면 될 것 같습니다. 아마노 하시다테에 내려서 점심을 먹고, 근처를 구경하다가 저녁에 이네로 이동하면 되겠네요. 이네는 시골 of 시골인지라 해 지고 나면 할 게 없습니다. 밤하늘을 보면서 미리 사들고 간 맥주를 홀짝거리다가 일찌감치 퍼질러 자고, 날이 밝으면 이네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아마노 하시다테로 돌아가 버스를 타고 오사카로 오면 되겠습니다. 좋고만요.
  • 자, 오사카에서 아마노 하시다테까지 가는 방법은 버스가 좋겠습니다. 일본 버스는 화장실도 있으니까 민감성 대장 때문에 여행이 괴로운 분들도 걱정 없습니다. 아마노 하시다테에 내리면 바로 관광 안내 센터가 있으니까 이네까지 가는 버스 시간표를 받아 참고해서 이동하면 됩니다. 거기 계신 분들, 영어 진짜 잘 하십니다. 일본어 전혀 몰라도 됩니다(아, 영어도 못하신다고요? 구글 번역기나 파파고를 사랑해줍시다. ㅋ). 물론 검색하면 누군가가 올려놓은 버스 시간표가 있을 겁니다.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귀찮아요. -ㅅ-



  • 교통은 해결됐다 치고, 이제 숙소가 남았습니다. 보다 저렴하게 다녀오고 싶다면 아마노 하시다테에서 숙박하는 편이 좋습니다. 아마노 하시다테에는 10만원 미만의 비즈니스 호텔도 있거든요. 만약 그렇게 하겠다면 여행 1일차에 오사카를 출발, 아마노 하시다테에 도착, 근처를 구경한 뒤 거기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이네로 이동해서 구경을 한 뒤, 다시 아마노 하시다테로 돌아가서 버스를 타고 오사카로 돌아오면 됩니다.
  • 하지만 이네에서 숙박하고 싶다면, 아마노 하시다테를 구경한 뒤 마지막 버스(라고 해봐야 17시나 18시 정도일 겁니다.)를 타고 이네로 가서 잔 뒤 다음 날 구경을 하고 아마노 하시다테를 거쳐 오사카로 돌아오면 됩니다. 문제는... 이 방법을 택할 경우 숙박비가 훅~ 뜁니다.
  • 다음 화면은 이네 관광 협회(http://www.ine-kankou.jp/)에서 제공하는 동네의 숙박 업체입니다. 저는 평소 호텔스닷컴을 주로 이용(광고 아닙니다. 10원 한 푼 받은 적 없습니다. -ㅅ-)합니다만, 저 사이트에서 '이네노 푸나야(이렇게 검색해야 나옵니다. -_ㅡ;;;)' 로 검색을 하면 이네에서 30㎞ 이상 떨어진 숙소 밖에 안 나옵니다. 이래서는 이네에서 숙박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 검색 옵션 중에 가격이 있습니다. '~10,000円'을 선택해서 저렴한 숙소를 찾아보겠습니다. 가격을 낮추니까 검색되어 나오는 숙소가 확~ 줄어들었습니다.



  • 이 중 가장 저렴한 숙소는 청소년 교육 센터(公共の宿 筒川文化センター)입니다. 폐교를 개조해서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용 기간은 3월부터 11월까지. 그 외 기간에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아, 화요일은 쉰다고 합니다. 여기는 하루에 3,000円입니다. 전용 사이트(http://form1.fc2.com/form/?id=711156)에서 예약을 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운영 기간이라 해도 예약이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지난 3월에 예약을 시도했지만 이용하려는 사람이 저 한 명 뿐이라며 이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즉, 여름 방학을 비롯한 성수기나 주말에는 그냥저냥 이용할 수 있겠지만 비수기의 평일에는 이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가장 작은 방이 3인실이기 때문에 혼자 3인실을 차지하고 쓰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옵션에는 1인 OK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 저 곳은 한 번 거절 당한 적도 있고, 마침 여행 가려는 날이 화요일이니 일단 건너 뜁니다. 다른 곳을 봅시다. 참고로, 이네 후나야의 숙소는 엄청 비쌉니다. 대부분의 숙소가 도착 당일의 저녁과 다음 날의 아침 식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료칸에서 먹고 자면 엄청 비싼데요. 료칸 같은 경우도 밥 때문에 비싸지는 겁니다. 여기도 비슷합니다. 바닷가라서 생선과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데요. 그래서 비싸지나 봅니다. 저는 생선을 참... 싫어합니다만. -ㅅ-
    1. 舟屋の宿 香雅 ← 여기는 비수기 평일에 하루 자는 데 20,000円입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20만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바로 거릅니다.

    2. 漁師のお宿 ひがしや ← 여기는 밥 두 끼 주고도 8,000円입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가격입니다. 그러나 홈페이지가 없습니다. 전화로만 예약해야 합니다. 글 쓰고 있는 지금 시각이 21시 30분. 전화해서 내일 1박 할 수 있냐고 묻기에는 너무 늦은 시각입니다. 거기에다 일본어로 예약하는 것도 쬐끔 쫄립니다. 일단 패스.

    3. 伊根ステイ ときわ ← 하루에 24,000円입니다. 분명히 10,000円 이하의 숙소를 보려고 했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저게 2인 요금인데 1인 요금도 똑같은 모양입니다. 고민하지 않고 거릅니다. 로또 1등 되지 않는 이상 저런 숙소에서 못 잡니다.

    4. 舟屋のお宿 汐の香 ← 여기는 한 사람에 7,500円입니다. 소비세 별도니까, 내일부터 10월이라 소비세가 10%가 되니까, 7,500 + 750 = 8,250円이네요. 밥은 주는지 안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ㅅ- 그리고 한 사람 가격은 안내가 안 되어 있습니다. 객실이 두 개 뿐이니까 아무도 묵지 않는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거절 당할 수도 있겠네요. 여기도 예약은 전화로만 가능합니다.

    5. 舟屋のお宿 港屋 ← 밥 두 끼 먹여주고 9,500円입니다. 주말에는 1,000円 더 비싸지는고만요. 소비세 별도입니다. 예약 홈페이지도 있고요. 하지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약 화면을 보니, 인터넷만으로 예약이 안 되는 것 같네요. 예약 페이지를 출력해서 작성한 뒤 FAX로 보내라고 합니다. 21세기에 무슨...

    6. 舟屋のお宿 あめや ← 8,000円입니다. 이네 후나야의 숙박 시설 치고는 싸네요. 밥은 따로 사먹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근처의 식당을 안내하고 있네요.

    7. 漁師のお宿 森下屋 ← 밥 두 끼 주고 8,000円입니다. 가장 싸지 않을까 싶네요. 그러나 여기도 전화 예약만 받고 있습니다.

  • 아... 10월 초의 평일인데, 학생들 방학 기간도 아니고 딱히 연휴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분명 비수기일텐데, 만실이라는 곳이 많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방 하나 또는 두 개 정도만 운영하는 곳입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예상 외입니다. 버스는 빈 자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니 숙소부터 잡고 버스를 예매하려 했는데, 실패입니다.
  •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숙소를 아마노 하시다테에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침 일찍 체크 아웃한 뒤 이네에 가서 사진을 좀 찍고 어슬렁거리며 마을을 구경한 뒤 돌아와야겠네요. 뭐, 어차피 생선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비싼 돈 주고 밥 먹기보다는 이 쪽이 낫다고 정신 승리 해봅니다.
  • 버스부터 예약을 하려고 했더니... 아! 잊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버스 예약 사이트는 한국의 옥×이나 지×켓 같은 양아치식 가격을 보여준다는 것을요. 최저 가격이 2,100円이라고 나오지만 그건 최단 거리일 경우입니다. 우메다에서 출발하는 걸로 하니까 2,600円으로 올라가버리네요. 에휴... 그래도 교토에서 가는 것보다는 싸니까요, 뭐.










  • 아... 아아...... 아아아......... 아마노 하시다테 쪽에 저렴한 숙소를 잡으려고 했습니다만, 맘에 드는 숙소가 없습니다. 비싸기만 비싸고. 그나마 10만원 안 쪽의 숙소는 다들 하나씩 맘에 안 드는 점이 있어서 망설이게 됩니다. 결국...
  • 어쩔 수 없이 하루 3,000円짜리 숙소에 예약 가능한지 다시 메일을 보냈습니다. 화요일은 쉰다고 하니까 수요일에 가서 하루 자고 목요일에 오는 걸로요. 만약 숙박이 가능하다면 왕복 교통비 2,600円 × 2 = 5,200円에다가 숙박비 3,000円 더하면 8,200円이 되네요. 이네까지 왔다갔다 하는 교통비랑 먹고 마시는 데 5,000円 정도 쓰려나 싶은데 그렇게 되면 15만원 안 쪽으로 다녀올 수 있으니 이네에서 하루 자는 비용 정도로 여행을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숙박이 가능하다는 답장이 와야 갈 수 있는 거니까요. 만약 안 된다고 한다면 다른 숙소를 알아봐야 할텐데 고민이네요. 일단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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