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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9년 07월 02일 화요일 흐림 (오전에만 비오는 게 이틀째 / 학교에 남아서 공부)

by 스틸러스 2019.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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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전에는 비가 제법 왔고 하루종일 흐렸음에도 불구하고 덥다. 밤인데도 덥다. 에어컨을 켜지 않으면 잠들 수 없는 날씨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맨 바닥에 드러 누웠다. 그렇게 맨 바닥에서 손풍기 켜놓고 자다가 쌀쌀해서 깼는데 시계를 보니 두 시. 눈도 제대로 안 떠지는데 그 와중에 태블릿 붙잡고 게임하고, 웹툰 보고. -ㅅ-
  • 시간이 얼마 안 지난 줄 알았는데 다시 시계를 보니 세 시 반. 빨리 다시 자야겠다 싶어 이불 위로 올라갔지만 한참을 뒤척거렸다. 한 시간 가까이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가까스로 잠 들었다가 아침에 깼는데 그 때가 일곱 시 하고도 20분. 평소보다 한참 늦게 일어난 거다.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는데도 개운한 느낌은 1도 없고 오질라게 피곤하다.



  •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모드가 발동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느긋하게 샤워를 마쳤다. 밖에 나갔더니 여덟 시 20분. 학교 가는 시간을 앞당기기 전에 자주 마주치던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다른 사람들은 다 보게 되는데 엄청난 꽃미녀 중학생은 못 보네.
  • 교실에 도착해서 한자 벼락치기 시작. 평소보다 시간이 한참 모자라지만 오늘은 히라가나만 외우면 되니까 어렵지 않다. 막상 외우다 보니 한자도 만만해서 결국 한자도 같이 외웠다. 시험 끝나는 순간 까먹게 되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 오전 수업을 끝내고 어디 갔~ 게? ㅋㅋㅋ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세트 하나 먹고 나왔다. 손전화를 보니 말풍선 아이콘이 떠 있기에 '라인 메시지 올 데가 없는데?' 하고 확인해보니 라인이 아니라 카카오톡이었다. 회사 인사 담당자가 휴직 관련 서류 보내라고 메시지를 보낸 거다. 1년에 두 번 보내는 거라 보내달라고 할 때가 되었는데 어째 말이 없다 싶었는데 딱 맞춰 메시지가 왔네. 그나저나, 이번 주 금요일까지 보내야 하는 서류를 화요일 점심 때 알려주고 있다. 한국처럼 신청하면 바로 바로 막 나오는 줄 아는가봉가.



  • 오후의 선택 과목에서는 또 다른 장애물이 등장했다. 학교에 아랍계로 보이는 외국인이 한 명 있는데 오지랖이 말도 못하게 넓다. 얘가 우리 수업에 들어온 거다. 지난 주에는 없었으니까 다른 수업 한 번 듣고는 넘어온 것 같았다. 확실히 서양 문화권에서는 선생님과 대화하듯 수업하는 게 익숙한 모양인지 수업 중에 계속 떠들어댄다. 수업 중에는 그저 닥치고 선생님 말씀만 듣는 게 옳는 거라고 머리에 박힌 내 입장에서는 상당히 거북한 모습. 나보다 학년은 높은데 일본어가 능숙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억양이 이상해서인지 알아 듣기도 힘들고. 나도 시간 지나면 원치 않더라도 학년이 올라갈텐데, 그 때 나보다 밑에 학년의 학생에게 '쟤가 무슨 3학년이야?' '저러고 4학년이야?' 소리 안 들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
  • 오후 수업을 마치고 2층에 내려가니 이번에도 한국어 스태프가 안 보인다. 만날 어디를 가는 건지 당최 보이지 않는다. 2층에서 제일 참한 처자에게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회사에 서류를 내야 합니다만...' 하고. 그렇게 서류를 신청하고, 돈을 지불. 800円이나 냈다.
  • 서류 신청하고 나니 문득 등록금 빨리 내버려야겠다 싶어 우체국에 갔다. 현금 인출기로 340,000円 찾았다. 만 円 짜리 서른네 장. 얼마 안 되어 보이는데 우리 돈으로 350만원이 넘는다. ㄷㄷㄷ
  • 그대로 들고 가서 다시 2층으로. 등록금 내려고 한다니까 '지금 내는 돈은 방금 전에 신청한 서류에 포함이 안 되는데 그래도 괜찮냐' 고 물어본다. 그걸 '지금 거스름 돈 못 주는데 괜찮냐' 고 알아 들어서 엉뚱한 대답을 했더니 다시 말해주더라. 나 같은 경우는 '보통 이렇게 말하겠지?' '이렇게 대화가 흘러가겠지?' 라 예상하는 게 있고 대부분 거기 맞춰 흘러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잘 알아듣는다고 착각하게 된다. 실제 들리는 것보다는 예상한대로 흘러가니까 어찌어찌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예상과 달리 대화가 흘러가면 급 당황하게 된다. 못 알아들으니까. 내 일본어는 아~ 직, 아~~ 직 멀었다.



  • 등록금 내고 나니 '유학 기간을 2년으로 하는 쪽이 좋겠냐' 고 물어본다. 지금은 유학 기간이 1년 6개월로 되어 있다. 바꿔 달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등록금 내라고 준 서류에 여전히 1년 6개월로 되어 있더라. 그래서 2년으로 하는 쪽이 좋겠다고 다시 얘기했다.
  • 카카오톡으로 서류 준비 중이라고, 목요일 저녁에 보내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유학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고 싶으니 서류와 기간을 알려달라고 했다. 지금 인사 담당자는 상당히 무능한데다 애먼 소리나 삑삑해대는 사람인지라 무척 맘에 안 든다. 기간 연장하고 싶댔더니 안 될 수도 있으니 등록금 내지 말라 하지를 않나. 저가 결정할 것도 아니면서 저 따위 소리는 왜 하는 거야?
    하긴, 유학 휴직을 신청할 때에도 업무 연관성이 없어서 안 될 수도 있다고 잔뜩 불안하게 만들어놓고 ○○○ 앞으로 청원서 썼더니 이런 건 왜 쓰냐고 뒤에서 까고 다녔더랬지. 유학 기간 연장이 안 될리가 없다 생각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안 되서 1년 6개월 만에 돌아가야 한다면 지나는 길에 개 똥을 깔아놓아서라도 엿 한 방 제대로 먹이고 싶다.
  • 내일은 출입국 증명서 받으러 영사관에 가야 한다. 왜 한국에 자주 들어왔냐고 틀림없이 또 앵앵거리겠지. 그럴까봐 미리 서류 준비해왔는데 오늘 어째서 그랬는지 사유서 미리 작성해둬야겠다.



  • 서류 준비하는 게 짜증나긴 하지만, 생각해보니 벌써 7월. 보너스 나오는 달이네. ㅋㅋㅋ   하지만 이번 달은 한국 다녀오고 어쩌고 하느라 카드를 많이 긁어대서 보너스 들어와봐야 고스란히 빠져나가게 생겼다.
  • 교실로 돌아가니 C군과 S양이 놀란다. 어쩐 일이냐고. 하긴. 교실에 남아 공부하지 않은 게 꽤 됐고나. 다른 곳에 가서 공부했는데 너무 더워서 안 되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내일 수업할 부분을 예습했다. 내일은 영사관 간다고 남아서 공부하지 못할테니 모레 수업할 부분까지 예습. JLPT N4 문제 풀고 있는데 옆 반이 시끌시끌하다. 뭔 여자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와서 대화 연습하는 거란다. 우리 반에서도 세 명인가 네 명인가가 간 것 같다. 나는 별로 관심 없으니 안 갔다.
  • 딱 요만큼만 풀자고 마음 먹은 데까지 다 풀고 내려갔다. 1층에 Fucking Guy가 여자 대학생들에게 둘러 쌓여 있더라. 저런 쪼다 ㅺ가 영어 쓴다는 이유로 뭔가 주목 받고 있다는 게 정말 맘에 안 든다. 진짜 싸가지 없는 ㅺ인데.



  • 집으로 돌아오다가 편의점에 들렀다. 오징어 안주와 아이스크림 잔뜩 사들고 왔다.
  • 빨래가 너무 밀린 것 같아 일단 수건부터 빨았다. 아직 비가 오지 않으니까 비 오기 전까지 밖에 널어 뒀다가 자기 전에 걷어서 방바닥에 깔아야지. 옷은 샤워실에 걸고 건조기 돌리면 된다.
  • 비빔면 세 개 끓여서 마시듯 먹어버리고 나서 일기 쓰는 중.
  • 내일 서일본 지역에 비 엄청 온다고 자꾸 경보 오던데, 내일은 비가 좀 많이 오려나봉가. 원래는 오늘 텐노지駅에 가서 청춘 18 티켓을 사려고 했는데, 내일 영사관 다녀오면서 사기로 했다. 홋카이도 옵션권 포함해서 사야 되겠지.
  • 후지산 가려면 최소한 시즈오카까지는 가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청춘 18 탑승 기간이 아니라서 표를 써먹지도 못한다. 이번에 가지 말고 방학 때 갈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심야 버스도 별로 안 싸고.
  • 어제 제대로 못 자서 그런가 엄청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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