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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9년 07월 01일 월요일 흐림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by 스틸러스 2019.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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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에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전일제인 줄 알았다. 다른 직장인들처럼 아홉 시까지 출근해서 수업할 거 하고, 학생 관리도 하고, 18시에 퇴근하는.
    아니었다. 15시에 퇴근하는 선생님들도 있고, 수업 없는 날이라 일찍 퇴근한다는 선생님도 있고, 다른 곳에서 아르바이트 한다는 선생님도 있으니 전일제는 아닌 모양. 게다가 월급도 짠 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아무튼, 아침에 몇 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학교에 가다가 선생님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 1년 가까이 다녔는데도 이카와 선생님 한 번, 모토조노 선생님 한 번 본 게 전부. 오늘은 학교 가다가 나카모토 선생님을 만났다. 좌회전 하는 타이밍에 딱 맞딱뜨리게 됐는데 일부러 속도를 줄여서 뒤에 따라갔다.
    내가 있는 걸 모르는 것 같기에 그냥 조용히 지나가려고 했는데 학교 건물 안에서 딱 눈이 마주쳤다. ㅋㅋㅋ   K군에게 내가 좋아하는 술을 물어봤는데 금방 상하는 거라 못 샀다는 얘기를 하시더라. 괜찮다고, 이미 냉장고에 잔뜩 있다고 했다.



  • 유학 끝나고 돌아가면 빨리 자리 잡아서 학교 선생님들 초대하고 싶다.
  • 아침부터 나카모토 선생님 만나고, 뭔가 좋은 일이 생기는 하루가 될 삘이다.
  •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 시간, 늘 그렇듯 맥도날드에 갔다. 라인에서 주는 100円 할인 쿠폰을 써서 650円 짜리 햄버거 세트를 550円에 먹으면서 나름 싸게 한 끼 때운다고 생각했는데, 학교에서 조금 먼 라멘 가게의 시오 라멘이 550円이었다. 햄버거 세트보다는 라멘 쪽이 밥 같은 밥 먹었다 싶지 않나?



  • 아무튼, 점심 먹은 후 교실로 돌아가 빈둥거리다가 오후 수업. 홈 룸까지 끝내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학교에서 집까지 1㎞ 조금 넘는 거리를 걷는 동안 땀으로 흠뻑 젖었다. 집에 오자마자 에어컨 켜고 샤워한 뒤 옷을 갈아 입었다. 가방을 꾸려 교류 센터에 갈 준비를 마치고 땀 좀 식힌 뒤 출발.
  • 가방이 등에 붙으면 땀이 더 많이 나니까 무거워도 한 쪽 어깨로만 가방을 짊어지면서까지 땀 흘리지 않으려 발버둥 치지만, 도착하면 언더 셔츠가 등에 철떡철떡 붙게 된다. 지금까지는 열심히 공부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교실에 남지 않았지만, 내일부터는 교실에 남아서 공부해야겠다. 확실히 교류 센터에서 공부하는 게 더 낫긴 하지만 집에 들렀다가 거기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다. 적어도 시원해질 때까지는 그냥 교실에서 해야겠다.



  • 유난히 공부가 안 되는 날이 있고, 희한하게 잘 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은 후자였다. 마사미 님이 한국어 공부하면서 모르는 걸 물어보시기에 대답하면서 나도 일본어 표현 좀 배우고, 내일 수업할 거 예습하고, 선택 과목은 지난 주에 못한 부분을 계속 할지 새로운 내용을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조금 봐두고, 그런 후 JLPT N4 문제를 풀었다.
  • 여러 번 얘기하긴 했는데, 나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을 이겨낸 후의 쾌감 따위는 없어도 된다. 그냥 쉽게 쉽게 가는 게 좋다. 과소 평가 받는 와중에 쉬운 일을 해내고 그걸로 칭찬 받으며 사는 게 내 스타일이다. JLPT N4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수업한 게 있으니 JLPT N4 수준은 쉽게 느껴지지만 그런 쉬운 문제를 풀면서 혼자 흡족해한다.



  • 아무튼, 오늘부터 교류 센터는 19시까지만 한다고 해서 18시 50분에 가방 싸서 나왔다. 집으로 갈 때에는 땀을 질질 흘려도 바로 샤워하면 되니까 걷는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 신나게 촥~ 촥~ 걸으니까 운동하는 걸 기록하는 시계가 천천히 가라고 경고한다(진짜로!). ㅋㅋㅋ
  • 집에 도착해서 홀라당 벗고 샤워를 한 뒤 에어컨 바람으로 땀을 식혔다. 샤워하고 나와 물기 닦아내는 동안 땀 나는 게 너무 싫다. -ㅅ-
  • 배가 고파서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오늘은 마사미 님이 주신 우동을 먹기로 했다. 면을 끓이는데 IH 온도가 높아서 금방이다. 이 정도면 다 익었겠지 싶어 불을 끈 뒤 찬물에 헹구고, 간장 소스를 부은 후 물을 타 희석. 그리고 한 입 먹는데... 면이 겉만 살짝 익고 안 쪽은 딱딱하다. 이걸 다시 익히는 건 막노동 of 막노동이다. 새벽에 설사를 할지언정 귀찮으니까 그냥 처묵.



  • 다 먹고 나서 바로 설거지를 했다. 내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이다. 담배도 10년 가까이 쉬고 있는데다 밥 먹고 나서 바로 설거지까지 한다. 이렇게 독해서 시집 온다는 처자가 없는 모양이다.



  • 딱히 할 게 없어서 일기 쓰고 있다. 일기 다 쓰고 나면 공부할 자료 좀 뽑아놓고, JLPT N4 문제를 풀던가 유튜브 영상 보면서 공부를 하던가 해야겠다... 라고 써놓고 유튜브 보다가 잘 듯. -ㅅ-
  • 청춘 18 티켓 산다는 걸 깜빡했다. 내일은 티켓 사러 가야지. 후지산 갈 준비도 해야 하는데 만사 귀찮다. 내일 학교에 남아서 할까 싶은데... 내일은 또 내일대로 귀찮아지겠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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