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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다가 눈이 반짝! 떠져서 시계를 봤더니 한 시다. 옆에 굴러다니던 태블릿을 잡아든 뒤 게임하고, 웹툰 보고, 유튜브 영상 보고. 요즘 『 아빠! 어디가? 』 를 즐겨 보고 있는데 보고 있자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정신 차려보니 네 시. '아... 큰 일이다. 자야 해!'
- 뒤척거리다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여덟 시다. 일본에 온 후 가장 늦게 일어났다. 당장 씻고 출발해도 평소보다 30분 정도는 늦게 도착. 서두른다고 푸닥거려봐야 땀만 날 거고, 일찌감치 포기하고 천천히 움직였다.
- 커피 내려 마실 시간이 없으니 그냥 출발. 학교 1층에서 캔 커피 하나를 뽑아든 뒤 교실로 올라갔다. 평소보다 늦어서 걷는 속도를 조금 올렸더니 땀으로 범벅이 됐다. 다행히 교실이 시원한 편이라 금방 땀을 식힐 수 있긴 했다.
- 점심 시간에는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 세트를 먹고, 교실로 돌아온 후 오후의 선택 과목 수업을 들었다. 영국에서 유학 와 졸업한 뒤 취업까지 했다가 비자 때문에 강제 귀국하게 된 학생 얘기를 하던 선생님이 갑자기 울컥! 하더니 눈물을 보였다. 출석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 사이도 좋고, 나쁜 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학생이었다는데 대학 안 나왔다고 출입국 관리소에서 쫓아낸 게 내심 미안하고 안타까웠나보다. 수업할 내용이 많으니 진도를 빠르게 빼겠다고 하는 와중에도 그 얘기를 꽤 오래 했다. 역시... 좋은 선생님이다. 오전에 수업을 한 카지카와 선생님 같은 경우는 좀처럼 눈을 마주치는 일이 없는데 이 선생님은 꾸준히 아이 컨택을 한다. 리액션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 수업이 끝난 후 잽싸게 뛰쳐 나갔다. 오늘은 영사관에 가야 한다. 그동안은 땀 흘리기 싫어서 천천히 걸으려 노력했는데 오늘은 걷다보니 축지 2 정도의 속도가 절로 나와버렸다. 이미 몸은 달아 오르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슉! 슉! 걸었다.
- 학교 마치고 밖으로 나갔을 때까지만 해도 비는 오지 않았었는데, 혼마치 역에서 나가니까 빗방울이 툭! 툭! 떨어진다. 비는 오지만 오질라게 덥다. 지하철 냉방도 훌륭하고, 영사관의 냉방도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빠르게 걷느라 체온이 잔뜩 올라간 덕분에 땀으로 범벅이 됐다.
- 일을 본 후 밖으로 나와 왔던 길을 고스란히 되돌아 갔다. 텐노지駅의 티켓 오피스에 들어가 "청춘 18 표를 사고 싶습니다만..." 이라고 했다. 직원이 주문(?)을 확인한 후 '언제부터 언제까지 탈 수 있는데 괜찮냐?' 고 물어보기에 '괜찮다.' 고 했더니 키보드를 탁탁 두드린다. 곧 표가 나올 삘이다. '홋카이도까지 가려고 하는데 옵션 표를 사는 게 좋겠냐?' 고 잽싸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일정이 확실하게 정해졌냐?' 고 물어본다.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고 하니까 그러면 굳이 지금 사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그럼 그냥 청춘 18 티켓만 달라고 했다.
맨 위에 있는 게 티켓이고, 나머지는 주의 사항이나 안내 사항 같은 거.
- '5일 동안 홋카이도까지 이동하면서 중간 중간에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돌아올 때에는 비행기나 신칸센을 타야겠다.' 싶은데 모르지, 또.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 빗방울이 떨어지지만 딱히 우산 꺼내기도 귀찮아서 그냥 맞으면서 걸었다. 비가 쏴아~ 쏟아질 때 밖에서 비 맞으면서 펄떡 펄떡 뛰어다녀보고 싶은데 미친 × 으로 신고 당할까봐 못하겠다. -ㅅ-
- 집에 도착하니 운동화가 도착해 있다. 빨라야 7월 4일이라더니 더 일찍 왔네. ㅋ
- 저녁으로는 한국 갔을 때 사들고 왔던 떡볶이에 라면 한 봉다리 까 넣었다. 밥 먹다 보면 틀림없이 땀 흘릴 것 같아서 샤워도 안 하고 밥부터 먹고, 배를 채운 뒤 샤워를 했다. 그리고 나서 빨래.
- 에어컨도 에어컨이지만 건조기를 자주 돌리니까 전기 요금이 꽤 나올 줄 알았는데 엊그제 날아온 고지서를 보니 2,000円을 넘지 않았다. 다음 달 고지서가 충격과 공포가 될랑가. 사용 기간을 보면 에어컨 제법 튼 날이 포함되어 있는데.
- 아무튼. 이제는 정말 시간이 없다. 후지산 올라갈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아야 한다. 빨리 해치워야 한다. 그리고, 오늘은 새벽에 깨더라도 태블릿 붙잡고 뻘짓하지 말아야지. 계속 이러다가는 지각까지 할 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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