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 변기와 다정한 시간을 보냈다. 딱히 배탈날 만한 걸 먹은 게 없는데. 내장도 늙었는지 요즘 부쩍 이러는 것 같다. 힘내라, 소화 기관! -_ㅡ;;;
이틀만에 일주일의 여행 후기를 다 써버리는 건 역시 무리였다. '오늘까지 마무리하자' 생각하고 썼던 글 만지고 있다가 스마트 폰을 보니 모르는 사람에게 라인 메시지가 와 있다. 스팸인가 싶어 확인해보니 이카와 선생님. 응?
내용을 읽어보니... 새로운 뉴스. 하지만 선생님이 반 편성이 발표될 때까지는 말하지 말라 하셨으니 마사미 님에게만 말하고 입 다물고 있어야지. 우리 반 학생 중에 블로그에 와서 일기를 보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말하지 말라 하시니 그냥 입다물.
13시가 넘었다. 대충 씻고 나가서 무료 쿠폰으로 볼 수 있는 관광지에 가볼까 싶긴 한데. 좀 귀찮기도 하고. 여행기나 계속 다듬을까 싶은 마음도 있고. 어찌 할까나.
집에서 빈둥거리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씻고 나갔다. 오늘은 흐리고 내일부터 비가 올 거라 예보되어 있었는데, 그 예보는 네이버에서 본 거. 그걸 믿은 내가 바보지. 나가자마자 빗방울이 툭! 툭! 떨어지기 시작한다. 전생에 포세이돈이었나, 밖에만 나가면 안 내리던 비가 내리고... -_ㅡ;;;
해 좀 떠라!!!
우산을 챙겨 갔기 때문에 괜찮긴 한데 내리는 비가 심상치 않다. 잠깐 지나가는 비가 아닌 것 같다. 네이버로 날씨를 확인해보니 소나기로 나오는데 내가 볼 때에는 절대 잠깐 내리고 말 비가 아니다.
우산이 있으니 비가 오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타박타박 걸어간다. 오사카 시립 미술관으로 가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미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많고만.
미술관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거세어졌다. 표 사려고 줄을 섰다가 차례가 되어 유학생 쿠폰을 들이밀었는데 안 된단다. 응? 사용 기한이 3월 31일까지인데 안 되나요? 했더니 안 된단다. 이 때 뭔 특별전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입장료가 1,800円이었거든. 아마 그래서 입장이 안 된다고 한 모양이다. 그 특별전이 내일까지니까... 결국 유학생 쿠폰으로 시립 미술관에 들어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비도 오겠다, 이래저래 만사 귀찮아져서 그냥 갈까 하다가 그래도 나왔으니 케이타쿠엔에 들렸다 가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있는지도 몰랐던 공원인데 유학생 쿠폰 북 때문에 알게 됐다.
입구에 가서 이거 쓸 수 있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된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제법 넓은 공원이 나왔다. 가운데 커다란 연못 같은 것도 있고.
비가 오니 지렁이 같은 땅 속 벌레들이 위로 기어 올라오겠지. 새들만 신났다. ㅋ
바로 코 앞이 텐노지駅인데... 이런 공원이 근처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다리가 앞으로 접히는 이런저런 새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 고기 잡아먹느라 정신이 없더라.
이런 공원은 맑은 날도 좋지만 비 오는 날이 더 운치 있고 좋은 것 같다.
코 앞에 수백 m 높이의 건물이 있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 희한한 광경.
발 조심하라는 안내 문구가 있다. 조심해야 할 거다. 사방이 새 똥이라 맨 발로 다닐 수 없는 곳이다. -ㅅ-
정면에서 찍으니 모~ 옷~ 생겼고만. ㅋㅋㅋ
다른 곳보다 조금 빨리 핀 벚꽃도 있었다.
도심지에 있는 공원 치고는 꽤 컸지만 그렇다고 해도 구경하는 데 오래 걸릴 정도는 아니었다. 최대한 뮝기적거리며 구경했음에도 금방 다 봤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먹을 것 좀 사가야겠다 싶어 코난에 들렀다. 제습제랑 과자, 라면을 좀 산 뒤에 집에 도착.
여행 후기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바깥에서 막 번쩍번쩍 한다. 허... 내일 비 온다더니 하루 당겨서 오늘 다 쏟아 붓는 모양이다. 졸려서 잠깐 누웠다가 한 시간 반 정도 자고, 일어나서 다시 블로그에 글 끄적거리고. 새벽 한 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포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04월 01일 월요일 狂天 (일본 새 연호 / 집에서 빈둥) (0) | 2019.04.01 |
---|---|
2019년 03월 31일 일요일 狂天 (오사카 역사 박물관 / 피스 오사카) (0) | 2019.03.31 |
2019년 03월 29일 금요일 맑음 (아는 녀석 만나고 옴) (0) | 2019.03.30 |
2019년 03월 28일 목요일 흐림 (도보 여행 후유증 / 올라... 가나?) (0) | 2019.03.28 |
2019년 03월 19일 화요일 비옴 (사카이 여행 / 텐노지 동물원) (0) | 2019.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