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화의 메시지 알림 소리에 깼다. '아침부터 메시지 올 게 없는데?' 싶어 확인해보니 마사미 님이다. 어제 라인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오늘이 일본의 새 연호를 발표하는 날이라서 그걸 보고 공부하러 갈 계획' 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발표 후 바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니까 그냥 공부하러 가는 게 낫겠다' 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작은 부분까지 신경 써 주시고, 항상 여러가지로 신세를 진다.
일본의 새 연호는 레이와(令和)로 정해졌다. 한자로는 하여금 영, 화할 화. 무슨 뜻인가 싶었는데 아베 놈이 '꽃을 크게 피우라' 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아베 꼴 보기 싫어서 텔레비전은 안 봤다. -_ㅡ;;;).
그동안의 일본 연호는 중국의 고서에서 가지고 왔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에서 가지고 왔다 한다. 만요슈(万葉集)에서 가지고 왔단다.
살아서 퇴위하는 일왕은 202년만이라고 한다. 아베가 꼴통 짓 하고 있지만 그나마 아키히토(昭仁) 일왕은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었는데, 나루히토(德仁)는 어떤 사람일지. 한 · 일 관계가 그닥 좋지 않은데, 부디 일왕만이라도 제대로 된 사람이어서 아베가 뻘 짓 하는 데 브레이크를 좀 걸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호가 바뀌는 건 5월 1일부터. 아직 한 달 남았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별 감흥이 없지만 일본인에게는 뭔가 새로운 느낌일지도. 아무튼, 역사적인 순간에 일본에 살고 있다는 것도 느낌이 좀 남다르다.
오전에는 바람을 막기 위해 설치한 비닐 커튼을 걷어내고 전기 장판을 치웠다. 아직 날씨가 좀 쌀쌀하긴 하지만 쉬는 날 해야겠다 싶어서. 다 치우고 정리하고 나니 방이 좀 넓어지고 밝아진 기분이긴 한데 며칠 못 가겠지. 오후에는 교류 센터에 가서 공부하려고 했는데 비가 온다. 그 핑계로 안 갈 것 같다.
비 오기에 잽싸게 빨래 걷었는데 금방 그치고 해가 드러난다. 요즘 날씨는 미친 것 같다. 거기에다 며칠 째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부는지. 빨래 널어놓으면 옷걸이 째 날아갈까봐 걱정스러울 정도로 불어댄다.
청소 말고는 딱히 한 게 없는데 벌써 15시. 교류 센터에 안 가면 집에서는 공부 아예 안 할 거 같은데... 지금 교류 센터 간다고 하면, 도착하면 16시. 세 시간 정도만 하고 올까? 집에 있으면 아예 공부 안 할텐데. 하아... 귀찮기도 하고. 어찌 해야 하나.
방풍 커튼만 걷어 냈다가 창문에 붙인 뽁뽁이마저 떼어 냈다. 그러자 뿌옇게 보이던 바깥 풍경이 깨~ 끗하게 보인다. 그래. 원래 투명한 창이었지, 참. 그렇게 바깥 경치 보이는 게 좋아서 실실 쪼개고 있는데 느닷없이 쏟아지는 비. 분명 밖에 해가 떠 있는데 비가 쏟아진다. 그냥 부슬부슬 내리는 게 아니라 쏴아~ 하고 쏟아진다. 거기에 천둥까지. 진짜 날씨가 미친 것 같다.
바람이 세게 불 때 비가 내리면 이렇게 창문에 빗물이 튀게 된다.
저 멀리 해가 쨍~ 하고 떠 있는데다
저 멀리 하늘은 분명 푸른데.
개구리 같이 생긴 JR 열차가 달리고 있다. 희한하게 생긴 열차들이 많다. ㅋ
일부러 의도해서 인 포커싱, 아웃 포커싱 번갈아가며 찍어 봤는데 맘에 딱 드는 사진이 좀처럼 안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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