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일할 때, 공부하던 JLPT N5 교재에 일 좀 제대로 하라는 예문이 나왔더랬다. 잽싸게 포스트 잇에 옮겨 적은 뒤 옆 파트의 친구 자리에 붙여 놨는데, 거기에서 일하던 녀석 중 한 명이 고등학교 때 일본어 배웠었다며 그걸 읽어보려 하더라.
그리고는 그 뒤로 내가 일본어 공부하는 데 관심을 갖더니 자기도 유학 가고 싶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그래서 대충 아는대로 간단한 정보 같은 걸 좀 줬는데,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진지했다.
그리고... 진짜로 유학을 왔다. 학교도 우리 학교.
나 때문에 유학을 온 건 아니지만 내가 영향을 준 건 분명하니까. 학교도 우리 학교니까. 만나서 밥이라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충 열시 반이면 테스트 끝내고 나오지 않을까 싶어 집에서 열 시에 출발했는데 한참 기다려도 안 나온다. 열한 시가 다 되어서야 내려오더라.
학교 입구의 안내문을 보니 내가 레벨 테스트 받으러 왔던 때가 생각났다. 찾아보니 그게 지난 해 9월 28일. 벌써 그렇게 됐나 싶어 조금 놀랐다.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시간 참 빠르다. 나도 7층에서 시험 본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때 썼던 일기(https://40ejapan.tistory.com/50)를 보니 6층에서 봤었네. 전혀 기억나지 않던 일도 일기를 보니 '아, 맞아! 그랬어!' 하고 떠오르게 된다. 일기를 써서 다행이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대만, 중국을 제외하고도 태국, 미국, 스웨덴, 이탈리아, 우루과이, 싱가폴, 덴마크, 독일,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캐나다, 스페인, 프랑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단하고만.
오랜만이라고 해도 1년도 안 됐기 때문에 그리 많이 바뀌어 있지는 않았다. 항상 쓰고 있던 동그란 안경이 없어서 안경 안 쓰냐고 물었더니 라섹 수술 받았단다. ㅋ
같이 큐즈몰에 가서 뷔페 들어가 밥 먹었다. 개뿔 먹을 거 없더라. 다시는 안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맥주 두 잔씩 먹고 세 접시 정도 소소하게 먹었는데 5,000円 넘게 나왔다. 차라리 츠루하시 가서 고기를 먹일 것을.
대충 이런저런 얘기 해주고, 니토리 갔다가 헤어졌다.
집에 돌아와서는 여행 후기 쓰느라 바빴다. 맥주 두 캔 마시고 뻗어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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