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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공부

왔다리 갔다리... 일본어였어?

by 스틸러스 201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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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부하다가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왔다리 갔다리' 가 일본어의 잔재였다. 상상도 못했다. 레알 놀랐다. 한국에서 쓰이는 일본어의 예로 자주 언급했던 바께쓰, 쓰메끼리, 와리바시 등과는 레벨이 다르다. 일본어의 잔재라고는 1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놀람이 너무 크다.




일본어로 '간다' 가 行く, 히라가나로는 いく ← 이렇게 쓰고 이쿠라 읽는다. '온다' 는 来る, くる ← 이렇게 쓰고 쿠루라 읽는다.


~たり(타리)는 뭐냐면, 'A를 하거나, B를 하거나,...' 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행동을 나열할 때 쓰는 말이다. '공부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를 일본어로 바꾸면 勉強(べんきょう)をしたり運動(うんどう)をしたり(벤쿄오 시타리, 운도~오 시타리)가 된다.


간다는 동사가 たり 앞에서 변형을 일으켜 行ったり(잇타리: 가거나)가 되고 온다는 동사 역시 변형을 일으켜 来たり(키타리: 오거나)가 된다.


그래서 일본어로 '왔다 갔다 하다' 를 표현하면 '行ったり来たりする' 가 된다. '갔다 왔다 하다' 로 우리와 순서가 바뀌지만 결국 뜻은 같다. 일본어의 '잇타리키타리' 가 우리나라에서 '왔다리 갔다리' 로 쓰이고 있는 거다. 이렇게나 일본어의 잔재가 알게 모르게 남아 있다니, 무서울 정도다.




예전에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흔히 쓰는 기스. 일본어다. 될 수 있으면 바른 말 쓰려고 노력하지만 기스 같은 경우는 흠집으로 대체하는 게 쉽지 않다. 하도 써버릇 해와서.   차에 난 흠집을 보고 '기스 났다!' 라고 하지, '흠집 났다!' 라고 하기 쉽지 않거든. 이 기스는 일본어로 きず라 쓴다. 쓴대로 읽으면 '키즈' 가 된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발음하는 거 들어보면 '기즈' 라고 들린다.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기스, 기스 그래도 일본 사람들이 일본어로 알아듣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일본어 기즈를 그대로 한국에서 쓰고 있다 하면 굉장히 놀란다.


이게 뭐, '오타쿠' 나 '쓰나미' 처럼 일본어가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고유 명사가 된 게 아니기 때문에 놀랄만 하다. 참고로 태권도 용어는 한국어가 그대로 세계 공용이 됐다고 들었다. 마찬가지로 유도 같은 경우 용어 대부분이 일본어 그대로 세계에서 사용된단다. 그런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식민 지배 영향으로 일본어가 아직도 한국에서 쓰이고 있는 거다. 내가 모르는 다른 뭔가가 또 있을 게 분명한데... 지독하다.


일본어를 공부하다보면 한국어와 문법이 같고, 발음이 비슷한 단어도 많고, 조사의 사용법도 상당히 비슷해서 나름 편리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렇게 식민 지배의 잔재가 남아 있다는 걸 알게 될 때마다 섬뜩하다. 중국의 문화가 전해진 것처럼 그 나라의 문물이 우수해서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고 동화된 게 아니라 강제로 주입된 거니까. 이래서 전쟁을 하거나 말거나 일단 힘 있는 나라가 될 필요가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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