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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공부

おいしい(오이시이)와 うまい(우마이)

by 스틸러스 2019.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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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유도 있고, 수십 년 동안 식민 지배를 당한 역사도 있고, 우리에게는 일본어가 전혀 생소하지 않다. 나 같은 경우 할머니께서 일본어를 굉장히 잘했고, 그 덕분에 아버지도 일본어 단어를 자주 섞어 말했다. べんとう(벤토우: 도시락), つめきり(쓰메끼리: 손톱깎이), バケツ(바케쓰: 양동이),...


굳이 일본어를 공부하지 않더라도 방송에서 장난처럼 일본어 단어를 섞어 말하기도 하기 때문에 쉬운 단어나 인삿말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말 중에 '맛있다' 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한자와 히라가나를 섞어서 쓰면 '美味しい' 라 쓴다. おいしい(오이시이)라 읽고.




영화나 만화 등에서 자주 듣긴 했는데, 일본에 왔더니 'うまい(우마이)' 도 상당히 많이 쓰더라고. 주로 방송에서 리포터들이 어딘가의 유명한 음식을 먹고 나서 "우마이!" 라 하더라.


그런데 마사미 님으로부터 우마이는 좋지 않은 표현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NHK의 방송에서도 들었고, 심지어 과자 이름(우마이봉)에도 들어가 있으니까 나쁜 말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는데...


즐겨 보는 유튜브 방송의 여자 분이 "우마이!" 라고 하기에 댓글로 궁금했던 걸 물어봤더니 다른 분이 답변을 달아주셨는데, 요즘 사람들은 큰 거부감 없이 쓰지만 옛날 사람들은 안 쓰려 하는 단어라더라. 그래서 혹시 'JMT(존맛탱) 따위와 비슷한 거라고 이해하면 되겠냐' 고 하니까 그렇단다.



수업 중에 '우마이' 가 나와서 선생님한테 물어봤더니, 10대 어린이면 모를까 다 큰 성인 여자가 쓰면 실례인 말이란다. 저것도 남성어에 포함되는 모양이다. 문제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NHK의 여성 리포터가 귤 먹고 나서 "우마이!" 라고 하는 걸 본 적이 있다는 거다. 방송에서 아무렇지 않게 쓸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거부감이 강한 단어일까?




말이라는 게 참 어려운 것이, '고맙다' 의 표준 일본어는 'ありがとう(아리가토우)' 다. 그런데 간사이 지역 사투리로는 'おおきに(오오키니)' 라고 한단다. 하지만 나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이나 난바 등의 상점가에서 한 번도 오오키니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교토에 갔더니 버스 기사, 상점 주인 등이 죄다 "오오키니~" 라고 하더라. 사투리 쓰는 거 좋아하니까 덩달아 "오오키니~" 라고 말했는데...


"오오키니" 는 보통의 간사이 사투리라기보다는 교토 지역의 상인들이 접객용으로 쓰는 말이라는 인상이 강하단다. 간사이 지역에서는 '아리가토우' 대신 '오오키니'를 쓴다고 말한 사람도 일본인이고, 교토 상인들이나 쓰는 말이라고 한 것도 일본인이다. 대체 뭐가 맞는 걸까?



부산 지역에서는 '싫다' 를 '은~ 다' 라고 한다. 그런데 쓰는 사람이나 쓰지, 모든 사람이 다 쓰지는 않는 것 같다. 부산 출신 친구가 항상 '은~ 다' 라고 하기에 누구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에게 썼더니 부산 사람도 잘 안 쓰는 말이라고 하더라. 언어라는 게, 현지인에게 배워도 이렇게 차이나고 어렵다.



아무튼... 표준어나 제대로 되야 사투리 배워서 써먹고 할텐데, 지금은 표준어조차 제대로 말하고 듣지 못하니까 사투리는 언감생심 배울 생각도 못한다. 친구들끼리 편하게 말하는 자리라면 모를까, 잘 모르는 사람이나 어른이 있는 자리에서는 오이시이 쓰는 게 맞는 것 같다. 같이 공부하는 한국인 학생 중에 스물여덟 먹고 내 앞에서 '존나' 를 남발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런 말 안 쓰는 게 좋겠다고 꼰대 짓 하지는 않았지만 들을 때마다 거북하긴 하다. 잘못 배워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써먹다가 괜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제대로 배우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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