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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④ 다카마쓰 여행 (우동 가게 나카무라, 오보케 협곡 유람선, 이야 카즈라바시, 국영 사누키 만노 공원)

by 스틸러스 2018.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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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명에 대한 이야기 】

, '높을 고' 라는 한자다. 일본어로는 たか(い)라고 한다. 타카(이). , '소나무 송' 이라는 한자다. 일본어 훈독이 まつ, 마츠. 高松타카마츠라고 읽는 게 맞다. 히라가나로도 たかまつ(타카마츠)라고 쓴다. 그런데 일본어의 경우 티읕 같은 파열음이 디귿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들어보면 타가 아니라 다로 들리기도 한다. 츠 역시 마찬가지다. 츠가 아니라 쓰로 들리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타카마츠, 타카마쓰, 다카마츠, 다카마쓰,... 하나의 히라가나를 두고 온갖 표기가 다 나온다.

구글 지도에서의 한글 표기는 다카마쓰로 되어 있고, 네×버 지식백과에는 다카마츠로 되어 있지만 정작 네×버에서 다카마츠로 검색하면 다카마쓰로 고쳐 검색한다. -_ㅡ;;;

대체 지명을 어떻게 써야 하나 망설여진다. 일단 다카마쓰가 가장 많이 쓰는 표기인 것 같으니 나도 그렇게 쓰긴 하겠는데... 하아, 어렵고만.




【 게스트하우스에서 간단히 아침 식사 】


평일이라 그런지 게스트하우스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요란한 밤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었다면 한참 아쉬웠을 밤. 그러나 나는 전 날 너무 피곤했으니까, 조용한 쪽이 좋았다. 언제나처럼 새벽에 몇 차례 깼다. 잘 때에는 더워서 이불 안 덮고 잤는데 새벽에 깨니까 춥더라고.

아침에 일어나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시간을 보내다가 슬슬 나가야겠다 싶어 대충 씻고 출발. 나는 아침 식사 같은 걸 모르고 산 지 수십 년 된 사람이라 아침은 굶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그러니까 신랑 아침 챙겨주는 일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은 주부가 근래 희망인 미모의 처자들은 들이대주십시오! (진지)). 하지만 여행 가면 희한하게 아침을 먹게 되더라고. 아마 하루종일 뽈뽈거리고 돌아다니면서 부실하게 먹을 것을 알고 있으니까 아침에 뭐라도 먹으려는 생존 본능의 발현 아닐까 싶다. ㅋ

1층에서 토스트와 커피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히바리 하우스의 코울슬로는 정말 훌륭하다. 그리고 포도 잼과 같이 주는 하얀 색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 역시 엄청 맛있다. 호다닥 먹어치운 후 약속한 곳으로 가니 마사미 님은 이미 도착. 항상 5~10분 일찍 나가는데도 언제나 기다리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고 차에 올라탔다. 오늘의 일정을 간단하게 알려주시는 마사미 님. 별 거 아닌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며, 형광펜으로 표시한 지도며, 나 때문에 들인 수고와 시간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 우동 가게 나카무라 】

처음 갈 곳은 다카마쓰의 모든 가이드 북에 다 소개되어 있다는 유명한 우동 가게. 가게 이름은 나카무라다. 다나카 등과 함께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이름이고만. -_ㅡ;;;   카가와 현은 우동으로 유명해서 예전에 고토히라에 갔을 때에도 우동을 먹었었다. 유명한 우동 가게만 수십 군데라서 그 곳을 모두 다니는 투어도 있다고. 그 중 한 곳에 가는 거다. 오카야마 현에서 카가와 현으로 가려면 세토 대교를 건너 가야 하는데 20㎞도 채 안 되는 거리의 통행료가 서울 ↔ 부산 정도다. 편도가 아니다. 왕복이다. 진짜... 다리 건설하는 데 돈이 엄청나게 들었다지만 칼만 안 든 강도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리를 건너 어딘가로 달리다 보니 강이 나온다. 겨울 가뭄 탓인지 물이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제법 분위기가 나는 강이다. 국민학교 근처를 흐르던 강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 강 옆으로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다. 가게는 그 옆에 있고. 하루에 수십 ㎞씩 걷는 여행이라면 모를까, 대중 교통으로는 올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가와 현에는 버스로 유명한 우동 가게 여러 군데를 들리는 우동 투어도 있으니 그 버스를 이용한다면 모를까.





평일 낮이라 조금은 한산한 분위기. 그러나 근처의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자리가 없어서 길에서 먹기도 하고 그랬단다. 가게 안에서 우동을 주문하면 면을 그릇에 담아 준다. 그럼 바로 옆의 끓는 물에 직접 우동 면을 담궈 삶아내는 방식이다. 이미 한 번 삶은 거라 잠깐만 담궜다가 빼면 된다. 할머니가 빼도 된다고 알려주시더라. 그렇게 하고 나서 원하는 토핑(?)을 올리면 된다. 게살, 새우, 채소 등의 덴푸라가 있고 그 외에도 키츠네 유부나 이런저런 것들이 많다. 먹고 싶은 것들을 올린 뒤 간장이나 이런 저런 소스, 조미료로 간을 한다. 간 무도 넣을 수 있다. 그리고 나서 계산. 계산을 마치면 밖으로 나가 옆 건물의 테이블에서 먹으면 된다. 옆 건물 안에는 우동 국물을 따를 수 있는 포트가 있으니 거기에서 원하는 만큼 국물을 넣으면 된다. 파도 잘려 있고 튀김 부스러기도 있다.

즉, 만들어서 터억~ 하고 내어주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 먹는 방식인 거다. 손님이 몰리면 상당히 시간이 걸릴텐데도 이런 방식으로 장사를 하고 있더라. 원하는대로 만들어 먹으니 맛이 있을 수밖에. 맛있게 먹긴 했는데 나처럼 저질 입을 가진 사람은 일부러 이런 가게 찾아다니지 않고 동네 우동 가게에서 대충 먹어도 만족하는지라... -_ㅡ;;;



【 오보케 협곡 유람선 】 사진 24장

우동을 먹고 기막힌 경치의 강 옆 길을 달리다보니 제법 큰 건물이 나왔다. 거기에 주차를 하고 경치를 보는데... 진짜... 장관이다. 지금까지 일본에 와서 본 가장 멋진 강은 교토의 아라시야마에서 봤던 호즈 강이었는데 이 쪽이 훨씬 대단하다. 그저 보는 순간 와~ 하고 감탄하게 된다.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자신의 국기 옆에 스티커를 붙여 놨다. 나도 한 장 붙였다. ㅋ


빨강 성애자니까 당연히 빨간 색 스티커를 붙이려고 했는데, 마사미 님이 파란 색 붙이라 하신다. 아... 그렇지. 일본은 아직까지 남자는 빨강, 여자는 핑크 개념이 남아있는 나라. 우리나라보다 심한 나라. 결국 파란 색 스티커 붙였다. ㅋㅋㅋ



타이완도 타이완이지만... 홍콩에서 엄청나게 많이 왔네. 개인이 아니라 단체로 와서 우르르~ 붙인 게 아닐까 싶다.

└ 홍콩 사람(?)들은 절대로 중국인이라 하지 않고 꼭 홍콩 사람이라고 하던데. 중국인으로 한데 묶이기 싫은 걸까?



위에서 보니 배가 있다. 응? 배를 타는 코스도 있는 거야? 물살이 제법 빠른 곳도 있던데 괜찮을까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마사미 님이 배를 타자고 하신다. 에? 에에? 배 타자고요?   나는 관계 없다.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다섯 시간 넘게 배 타고 가도 멀미 안 했던 사람이니까. 하지만 마사미 님은 다르다. 내가 다섯 시간 배 탔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멀미하시는 분이다. 단양에 놀러오셨을 때에도 충주호 유람선 안 타셨다. 그런데... 배?



내 생각해서 타자고 하시는 것 같아 괜찮다고, 안 타도 된다고 여러 번 사양했지만 마사미 님도 보통 고집이 아니시다. 괜찮단다. 타고 온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괜찮다고 했단다. 그러더니 기어코 표를 구입하신다. 한 사람에 1,050円이었던가? 표와 함께 핫팩을 주더라. ㅋ



배 타러 가는 길에 있던 사진 두 장. 1999년 여름에 비가 엄청나게 왔는데 그 때 수위가 무려 30m나 높아졌었단다.

└ 검색해보니 태풍 올가가 일본을 강타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사진으로 보는 것 뿐인데도 무서울 정도. -ㅅ-



계단 폭이 좁아서 조심해야 한다. 한글로도 주의하라는 안내가 되어 있었다. 명조체로 쓴 경고는 약하다고. -_ㅡ;;;




교토에서 봤던 관종조가 여기에도 등장!!! ㅋㅋㅋ



딱 여기까지 간 뒤 배를 돌린다. 이 뒤부터는 여름에 래프팅 하는 사람들이 노는 구간이란다. 래프팅도 해보고 싶다.


배는 모터로 전진한다. 내려갈 때야 물 흘러가는대로 떠내려가면 되지만 되돌아 가려면 물살을 거슬러야 한다. 노를 저어 가야한다면 뱃사공 아저씨의 팔에는 와칸다의 기술이 필요했을 터. 하지만 모터가 달린 배를 뒤쪽의 노? 거대한 막대기? 뭐, 그런 걸로 방향 전환하는 건 신기했다. 보통은 모터에 손잡이 달려서 그걸로 방향 전환하고 그러지 않나? 아무튼, 다른 사람이 없어서 마사미 님과 나, 둘만 타고 출발했는데 뱃사공 아저씨가 출발하자마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태풍 때 수위가 30m 높아졌다는 이야기도 하고, 여기서부터는 수심이 10m 이상이라는 이야기도 하고. 내려가는 내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당최 못 알아들어가지고. -ㅅ-





배 타는 시간은 40분 정도 된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 정도 걸린 것 같다. 내려가면서는 거의 모터를 쓰지 않고 물살을 탔다면, 올라올 때에는 모터의 힘으로 쭈~ 우욱 밀고 올라왔다. 왼쪽에 보이는 게 무슨 바위, 오른쪽이 무슨 바위, 당연히 그런 얘기 할 거라 예상했는데 없었던 듯. 아니, 내가 못 알아들어서 모르는 것일 수도.

내려서 다시 건물로 들어갔더니 타기 전에 찍은 사진을 인쇄해서 팔고 있더라. 1,300円이었던가? 너무 비싸다. 그냥 300円이라고 해도 살까 말까 고민할 거 같고만은. 마사미 님이랑 같이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으니까 어지간하면 사려고 했는데... 생긴 걸 너무 제대로 담아냈다. 강을 배경으로 한 오징어 사진을 13,000원이나 내고 살 맘은 없으니까 안 샀다. 마사미 님이랑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정도는 있었음 싶은데 마사미 님이 사진 찍는 걸 싫어하셔서.


휴게소 건물에 식당이 있었기에 마사미 님이 지금 뭔가 먹고 가자고 하셨다. 앞으로 식당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며. 마사미 님이 먹이는대로 먹다가는 1등급 한돈이 될지도 모른다. 우동 먹은 지 얼마 안 됐으니 괜찮다 하여 결국 그냥 출발하기로.



다음 목적지는 카즈라바시. 가다가 결국 자그마한 안내소에 들렀다. 식당과 기념품 가게를 겸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거기에서 소바를 먹었다. 마사미 님이 아침으로 우동을 먹었는데 또 면이라서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셨지만, 나는 면이라면 거의 다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ㅋ

한국에 가지고 갈 게 너무 소박한 것 같아 과자 두 상자를 샀다. 지갑을 꺼내는데... 어라? 지갑에 10,000円 짜리 한 장 밖에 없다. 어? 왜지? 이상한데? 집에서 나올 때 40,000円 가까이 들고 나왔는데?


… ICOCA 충전하면서 10,000円 쓰고... 버스 표 사느라 7,700円 쓰고... 숙소 3,500円에... 초밥 집에서 3,000円 정도 썼고... 또... 쓰읍~ 아무리 썼다 해도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방심할 때 지갑 털린 거 아닌가? 아니, 지갑 털어갈 거면 다 들고 가지 10,000円을 남겨둘 리가 없잖아?


아무튼... 그렇게 지갑 안에 10,000円 밖에 없는 걸 이상하다 생각하며 다시 출발. 금방 카즈라바시에 도착했다.



【 이야 카즈라바시 】 추린다고 추린 사진이 무려 44장!



다리에 대한 정보는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338196&cid=40942&categoryId=39961 참고. 차를 세우고 나서 맞은 편의 큰 건물로 향했다. 건물에는 기념품 가게와 안내소가 있었다.



다리를 만드는 과정 같은 것도 안내되어 있다. 나무로 짠 여러가지 물품들 외에 저 인형도 이 지역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제대로 잘 찍은 거 같은데 확인해보면 이 모양. 집 나간 포커스의 행방은... -_ㅡ;;;



협곡 사이에 걸린 다리인데 전통 방식으로 나무 덩굴을 엮어 만들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위태위태 하다는 느낌이다.



100m도 안 되는 다리 한 번 건너는데 5,500원. 얘네들은 다리 건너는 걸로 지나치게 많은 돈을 뜯어내고 있다. 날강도야, 아주 그냥.






나는 1,500ft 상공에서 뛰어내릴 때에도 한 번도 망설이지 않은, 용감 무쌍한 아저씨! 훗. 마사미 님도 고소 공포증 같은 건 없다고 하셨다. 그러나...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건널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억지로 건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요즘 성인용 기저귀 잘 나온다고 하니까... -ㅅ-   어린 아이들 같은 경우는 조심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틈 사이로 빠질테니 위험할지도.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고 만든 거지만 안전 때문에 요즘의 재료로 보강을 했다고 하니 안전한지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다리를 다 건너고 뒤에서 오던 커플까지 건너니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을 때 냉큼 사진 찍기 시작!





출구에서 반대 쪽으로 다시 들어가지 말라고 해놨다. 사진 찍는답시고 몇 걸음 안으로 들어갔더니 바로 경고 방송! -_ㅡ;;;





로우 앵글



하이 앵글





근처에 폭포가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자그마~ 한 폭포가 있었다. 물 위에 떠있는 낙엽 덕분에 더 멋있어 보였다.



물이 정말 맑았다. 위험하니까 입수 제한하고 있을까? 내려갈 수 있게 해놨던데. 여름이면 미어 터질 게 분명하다 싶더라.



다 보고 나서 위 쪽으로 올라와 또 다리 쪽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댄다.





해가 숨었다, 드러났다를 반복했지만 딱히 춥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리 한 번 건너는 데 5,500원은 정말 날강도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경치는 정말 좋더라.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무인 주차장은 시간과 관계없이 300円의 요금을 내야 했는데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착실하게 300円 넣는 마사미 님.



【 오줌 누는 아이 】 사진 11장

다음 목적지는 오줌 누는 아이의 동상. 마사미 님이 잠시 헤매서 엉뚱한 곳으로 갔지만 이내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 마사미 님이 내비게이션 보는 게 조금 서툰 이유도 있지만 일본 내비게이션이 좀 어리버리하긴 하다. 친구에게 일본에서는 내비게이션 뭐 쓰냐고 물어봤더니 구글 지도가 짱이라 그랬는데... 아무래도 믿을만한 녀석이 없는 모양이다. 일본에 비하면 한국 내비게이션은 진짜 똑똑한 거다. 가끔 지나치게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그나저나... 나랑 오랜 시간 대화 나눴던 내비게이션 처자는 지금쯤 다른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겠지. 보고 싶다, 슈퍼 카. ㅠ_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 도로 폭이 좁아서 맞은 편에서 차라도 오면 공포 영화가 되고 마는 길이다. 중간 중간에 피할 공간이 있긴 하지만 어중간한 곳에서 두 차가 맞딱뜨리기라도 한다면... 아아~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길 옆은 엄청난 벼랑인데.


꽤나 올라갔는데 앞에서 길을 막고 뭔가 하고 있다. 뭔 연구를 하기 위해 시료를 체취한다며 길을 막고 있더라. 그 때가 15시가 채 안 된 시각이었는데 15시 30분까지로 예정되어 있다고. 나 같으면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자고 했을텐데 마사미 님은 시동을 끄더니 기다리더라고.

작업은 15시 조금 넘어 끝났다. 예정보다 훨씬 빨리 끝난 셈. 길을 막고 있던 트럭이 비켜주어 다시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올라가고 있는데 길 왼쪽에 외국인 두 명 발견.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 두 명의 서양 사람은 걸어서 오줌 누는 동상까지 가고 있었다. 지독한 녀석들. ㄷㄷㄷ   나 같으면 태워서 같이 올라갔다가 내려갔을 건데 그냥 지나쳐 올라갔다. 하긴... 마사미 님의 자동차에 네 명이 타면 못 올라갔을지도. ㅋㅋㅋ



동전 던지며 소원도 빌고 혼자 있을 아이가 외로울테니 먹고 힘내라며 과자 같은 것도 두고 간단다.





예술 작품입니다. 예술 작품.



이 대자연에 시원하게 싸갈기면... 재미는 있겠다. 바람이라도 불어 오줌이 내 쪽으로 흩날리면 대참사!!! ㅋㅋㅋ





맞은 편 산을 오르는 길도 이리저리 구불구불.



반대 쪽으로 내려가는 길도 엄청나다.





저 동상 말고는 딱히 볼 게 없다. 경치가 정말 멋지긴 한데 오래 머물기는 애매한 곳. 서양인 둘은 사진 몇 장 찍더니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우리는 반대 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시동을 걸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맞은 편에서 차가 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는데, 요 놈의 주둥이가 방정이지. 커다란 트럭이 맞은 편에서 등장!

다행히 트럭이 조금만 후진하면 공간이 나와서 비켜갈 수 있었다. 진짜... 애매한 곳에서 이렇게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오와...



【 국영 사누키 만노 공원 - 일루미네이션 】

마지막으로 갈 곳은 사누키 만노 공원. 일루미네이션이 그렇게 예쁘다고 한다. 특이한 건 공원 입장료를 차에 탄 상태에서 낸다는 것. 차 없이는 갈 수 없기 때문인지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차에서 요금을 내고 주차한 뒤 공원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공원의 마스코트가 용인가, 여기저기에 용 캐릭터가 있었다. 이 지역에 용과 관련된 전설이 있단다.



나무를 깎아 곰을 만든 벤치. 이 정도면 예술이다, 진짜. 말도 못하게 멋진데 실용성까지 있으니 참 예술이다.



이렇게 찬 날씨에 꽃이 생생하네? 하고 봤더니 조화. 하지만 그냥 조화가 아니라 전구가 설치되어 불이 켜지는 꽃이었다. ㅋ



아직은 어두워지지 않아서 불이 켜지지 않은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공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랍의 부호 결혼식에서나 볼 법한 컵으로 쌩 쇼 현장. ㅋ



저 앞의 언덕이 명당인지 죄다 저기 올라가서 사진 찍더라. 방송국에서 나온 녀석들도 양해를 구하면서 뭔가 찍어대고 있었고.



짜잔~ 불이 켜졌다!   일본의 12월은 17시만 되도 어둡다. 아직은 해가 조금 남아 있긴 했지만 조명이 일찌감치 켜지더라.



사진이 실제보다 밝게 나왔으니까 이 정도. 사실은 이것보다 꽤나 어두웠다.



뭐, 어중간 해야 일루미네이션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고 깎아내릴 거 아냐. 정말이지 엄청난 규모다. ㄷㄷㄷ



포커스 이 녀석은 뭐가 그리 불만이기에 자꾸 집 나가는 거냐고!



세토 대교를 표시한 일루미네이션.



그 뒤로 떠오르는 태양.




저 제복 입은 아저씨는 왜? 라 생각했는데 저 쪽이 출구라 저리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반대 편으로 가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뭔가 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기다렸는데... 안내 방송 찔끔 나오고 끝이었다. 뭐야, 이게. -_ㅡ;;;





공원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즐기고 활짝 핀 꽃을 보는 것도 참으로 즐거운 일인데 겨울 여행은 그런 즐거움을 느끼기가 어렵다. 꽃 구경하려면 결국 실내로 들어가야 하니 아쉽기 마련이고. 하지만 그 대신 일루미네이션이 있다. 그동안 이런저런 일루미네이션을 보긴 했지만 이렇게 거대한 건 처음 봤다. 역시 일본. 어중간한 게 없다. 뭐라도 했다 하면 지독할 정도로 한다. 우리 기준으로는 점잖지 못하게 또는 적당히 해 소리가 나올 법한 수준으로 한다. 그러니 다른 곳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 되고 그게 관광객을 부르는 거지.


좀 더 봤음 좋겠지만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슬슬 돌아가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 호텔로 향했다. 호텔까지는 어렵지 않게 갔는데 주차장까지 가는 길이 어려워서... 근처를 조금 헤맸다. 지하 주차장이 꽉 찼다고 표시되어 있어서 마사미 님이 어디에 주차해야 하냐고 물으러 갔는데 그냥 지하로 내려가면 된단다. 滿 표시 되어 있었는데. -_ㅡ;;;   내려가니 바로 빈 자리 보인다. 허~


빈 자리에 차를 세운 뒤 체크인을 하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바로 다시 만나는 걸로. 한 5분 정도 지났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시 만나 식사하러 갔다. 역 근처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가게는 없고. 우동 가게가 있지만 마사미 님은 하루종일 면만 먹였다(?)는 이유로 쳐다보지도 않으신다. 어디를 갈까 망설이다가 이자카야에 입장. 마사미 님은 건강 사정 상 야채 위주로 주문했고 나는 오징어 튀김과 새우 튀김을 시켰다. 오징어 튀김은 절대 먹지 않는 음식 중 하나인데 일본은 튀김 옷이 두껍지 않고 튀긴 오징어라도 쫄깃함이 느껴지는 음식이라 한국과는 다르다. 맛있었다.


맥주 마시면서 벽에 붙은 한자, 히라가나를 열심히 읽어댔다. 마사미 님이 두 달 공부한 것 치고는 정말 많이 안다고 자꾸 칭찬해주시는 바람에 우쭐해가지고. 그러다가 졸지에 한자 교실이 시작됐다. 테이블에 메모지와 볼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러 가지를 알려주시긴 했는데... 술 먹고 배우는 거라 다 까먹을 게 분명했다. 그 와중에 마사미 님은 글씨도 끝내준다. 한글도 엄청 예쁘게 잘 쓰시는데 한자는 더 멋지다. 역시... 선생님 하셔도 어울리실 거라 생각했다.


여행을 가기 전에 마사미 님이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그러는 게 익숙하지 않으니까 나한테 호텔 예약을 부탁하셨었다. 나는 예약하면서 비용을 지불했고. 그런데 그걸 자꾸 주겠다고 하시는 거다. 아이고~ 절대로! 네버!   왔다 갔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그렇고, 밥 값이며, 여기저기 입장료며, 돈이 엄청 깨질텐데 숙박비까지 내게 하면 내가 사람도 아니지. 절대로 안 받는다고 계속 거절했다. 나도 한 고집하니까.


마사미 님이 일단 접어 주셔서 그대로 일단락. 술이 조금 아쉬워서 편의점에 들러 맥주 세 캔을 사들고 호텔로 돌아왔다. 마사미 님과는 아침에 만나기로 하고 방에 들어가 노트북으로 유튜브 영상 보면서 맥주 홀짝~   무겁다는 이유로 여행 때 노트북 안 들고 다녔는데 들고다녀보니 나쁘지 않다. 그램, 비싼 만큼 가벼우니까 앞으로는 종종 들고 다녀야겠다. ㅋㅋㅋ


맥주 홀짝거리다가 문득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욕조에 물 받았다. 맥주 마신 뒤 들어가려고 식을 시간을 감안해서 조금 뜨겁게 물을 받았는데 맥주를 너무 빨리 마셔버렸는지 물이 여전히 뜨겁다. 결국 찬물을 더 받아야 했다.


욕조에서 빈둥거리고 있다가 슬슬 자야겠다 싶어 샤워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퍼질러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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