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소 오사카와 감바 오사카의 경기를 보고 왔다. 오사카 더비로 부르는 경기다. 둘 다 오사카를 연고로 하는 팀이지만 세레소 쪽의 역사가 좀 더 길다. 음... 우리나라에 비교해서 말하자면 와카노 부산 vs 뭐라노 부산의 경기 정도가 될까?
2014년에 나가이 얀마 스타디움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세레소 오사카의 ACL 조별 예선 경기를 본 적이 있고, 2015년에 니시쿄고쿠 육상 경기장에서 교토 상가와 주빌로 이와타의 J2 리그 경기를 본 적이 있다. J1 리그는 아직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 보게 됐다. 그나마 나가이 얀마 스타디움은 처음 일본 여행 왔을 때 왔던 곳이라 조금은 익숙한 느낌... 은 뻥이고, 처음 왔을 때와 같은 곳인지도 모를 정도로 분위기가 다르다.
집에서 조금 먼 곳에서 오사카 사는 한국 사람들끼리 공 찬다기에 슬쩍 구경만 할까 해서 갔다가 허탕치고, 바로 경기장으로 향했다. 만사 귀찮아서 축구장 가기도 전에 집에 가고 싶어졌다는 게 문제. -_ㅡ;;;
요도야바시에서 미도스지線을 탔는데 세레소의 분홍 분홍한 옷을 입은 아빠, 엄마, 어린 딸내미가 같이 탔다. 아, 아빠는 안 입었던 듯. 엄마랑 딸내미만 입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이럴 때에만 장가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 든다. 저렇게 예쁜 딸내미 낳아서 온 가족이 포항 유니폼 입고 스틸야드 가면 얼마나 좋을꼬. -ㅅ-
도부쓰엔마에서 감바 유니폼 입은 팬들이 떼로 탔다. 나가이駅에 도착하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다. 흡사 12월 31일 밤의 종각驛 같다. 몇 번 출구로 나가는지도 모르고 그저 발길 가는데로 가서 2번 출구로 나갔다. 밖에 나가니 온통 유니폼 입은 사람들. 그 사람들 가는 쪽으로 그저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까 편하다. ㅋ 경기장 주변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 사람이 말도 못하게 많다.
예전에는 이렇게 예쁜 로고 같은 건 못 봤는데... 스폰서 바뀌면서 새롭게 꾸민 건가? 아님 4년 전에 못 본 것 뿐일까?
유니폼이든, 머플러든, 뭐라도 사자 싶어 천막 쪽으로 가다보니 굿즈 파는 곳 발견. 딱히 끌리는 게 없는데... 그 와중에 18 YANG 박힌 키링을 발견했다. 사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에 못 나서고 있는 양동현이지만... 사야지. 그게 의리지. 올 시즌에도 포항에서 뛰었다면, 레오가말류 자리에 양동현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많은 승점을 땄을텐데. ㅠ_ㅠ 딱 하나 남아있던 거 샀다. 선수가 잘 나가서 굿즈가 잘 팔리는 바람에 하나 남은 거라면 좋을텐데, 인기가 없어서 많이 안 만드니까 초기에 만든 게 그거 밖에 안 남은 것 같았다.
키링 사고 나서 유니폼 사러 돌아다녔는데 당최 안 보인다. 헤매다가 간신히 찾았는데 양동현 마킹 유니폼은 당연히 없고... 마음 같아서는 18번에 황선홍으로 마킹하고 싶었지만 원하는 마킹을 현장에서 하는 건 불가능. 그렇다고 일본 선수 이름 박힌 유니폼 사서 입고 다니는 것도 영 내키지 않는지라 고민을 하다가... 가만히 보니 12번은 세레소 서포터라고 팔고 있기에 그게 낫겠다 싶어서 사기로 했다. L 사이즈와 LL 사이즈 사이에서 어떤 게 나을지 망설이다가, 출렁이는 뱃살을 감추려면 무조건 크게 사야 한다고 생각해서 LL 달라고 했는데... M 사이즈 들고 와서 그거 밖에 안 남았단다. 앞에 있는 재고 현황에는 L, LL 다 있다고 되어 있었는데.
그냥 M 살까 하다가 '지금 상태에서 M 사이즈 입으면 누가 봐도 오덕 아저씨인데...' 싶어서 안 사고 그냥 나왔다. 머플러라도 살까 했는데 머플러가 죄다 촌스러워. -ㅅ- 결국 아무 것도 안 사고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서 내가 들어가야 하는 출입구 확인한 뒤 그 쪽으로 갔다. QR 코드를 인쇄해서 갔는데 따로 표로 바꿔야 하냐고 물으니까 아니라고, 그냥 바로 들어가면 된단다.
북쪽 출입구로 갔더니 확성기 들고 뭐라 뭐라 떠드는 직원이 있어서 인쇄해 간 QR 코드 보여주면서 이 쪽 맞냐고 확인하고... 길 따라 올라가니 표 확인하는 직원이 있다. 종이 쪼가리 내미니까 받아서 코드 인식한 뒤 영수증 같은 거 뽑아준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경기장 출입구에 직원이 서서 서포터 자유석은 E 라고 외치고 있었다. 혹시 모르니까 다시 확인 한 번 더 받고... E 출입구 쪽으로 갔더니... 갔더니... 세상에나... 미쳤다. 만석이다. 완전 바글바글. 예상도 못했다. 교토 상가 홈 개막전에 사람 많다고 놀랐었는데 그건 쨉도 안 된다. 많은 축에도 못 낀다. 이건, 뭐... K 리그에서는 이 정도의 인파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2007년에 탄천에서 챔피언 결정전 2차전 할 때 이랬을까? 2013년에 자판기 홈에서 우승 컵 들었을 때 이랬을까? 그냥 리그 경기일 뿐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라니... 진짜 놀랐다.
이게 무슨 우승 팀을 결정하는 대회도 아니고, 더비이긴 하지만 그냥 리그 중 한 경기일 뿐인데...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세레소가 강등 당했을 때에도 팀을 떠나지 않고 의리를 지킨 김진현이 오늘도 선발로 나왔다. 붙박이 주전이다.
트랙이 있어서 시야 면에서는 좋지 않은 편인데 자리가 없어서 맨 꼭대기로 가는 바람에 이렇게 멀리서 봐야 했다.
내가 앉은 자리 옆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원정 팀인 감바 오사카 서포터들이 자리를 잡았는데 역시나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왔다.
오사카를 연고로 하는 팀끼리 붙기 때문인지 100% 오사카 같은 걸개도 등장했다. 은근히 자존심 싸움이 심하다고 한다.
WE ARE CEREZO. 어디서 많이 보던 문구 아닌가? ㅋㅋㅋ We Are STEELERS! We Are STEELERS!
세레소 팬들이 펼쳐보인 카드 섹션. PRIDE라고 쓰여 있다. 자신들이 진정한 오사카의 팀이라는 걸 굉장히 강조했다.
윤정환 감독의 그림과 김진형을 응원하는 걸개가 있을텐데, 측면이라 잘 안 보인다.
에스코트 키즈들과 함께 선수 입장!
김진현 선수가 보인다. (RX10 M4의 600㎜ 줌 덕분에 엄청 멀리에서도 이 정도 사진 건질 수 있었다. -ㅅ-)
맨 눈으로 보면 대략 이 정도의 시야다. 이 자리도 가까스로 잡은 거. 진짜... 빈 자리가 없었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입장을 마치고 나열해 있다.
원정 팀인 감바 쪽도 뭔가 카드 섹션을 하는 거 같은데 옆에서 보는 거라 잘 안 보인다.
K 리그의 울산에서는 처참했지만 J 리그로 돌아와 엄청난 성적을 내고 있는 윤정환 감독.
마스코트와 함께 경기 전 사진을 찍고 있는 세레소 오사카의 선발 선수들.
감바 오사카 응원석에서 태극기 등장! 이 날 황의조 선수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지만 오재석 선수가 선발로 나왔다.
조금 특이한 게, 경기 시작 시간이 14:03으로 안내되고 있었다. 14시면 14시지, 뒤에 붙은 3분은 뭐야? 라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입장해서는 필드에 공 여러 개를 흩뿌려놓는다. 뭐야? 사인 볼 차주는 거야? 했더니... 아니었다. 그걸로 연습하더라. -_ㅡ;;; 우리와 조금 다른 점이다. 우리는 정시에 시작하는데, 도열 다 끝내고도 한 2~3분 정도 경기에 쓰이는 공으로 연습하더라. 홈 팀만 하는 거 봐서 어드밴티지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경기 중에 느긋하게 물 마시는 김진현 선수. 경기가 중단된 게 아니다.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역시 한국과 조금 다른 점을 느꼈는데, 경기가 중간 중간에 상당히 루즈하게 늘어진다는 점이다. 뭐야? 심판이 뭐 불었어? 오프 더 볼이야? 라고 생각할 정도로 경기가 늘어진다. 지금 경기 진행 중인 거 맞아? 라고 생각할 정도로 느릿~ 느릿~ K 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이런 게 몇 번 나왔다. 심지어 세레소 선수들이 상대 진영 왼쪽에서 공을 돌리는데 감바 선수들은 그닥 수비할 생각도 없이 서서 어슬렁~ 어슬렁~ 거리는 장면도 나왔다.
한국 선수들 이름은 한자가 아니라 가타가나로 표기하고 있다.
경기 시작한 지 2분만에 세레소 선수가 멋진 슛으로 골을 만들었지만 공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선수가 오프 사이드 위치에 있어서 골이 취소됐다. 아마 골키퍼 시야를 가린다던가 하는 식으로 관여를 했으니 오프 사이드가 선언 됐겠지. 그리고 바로 2분 뒤, 감바에 찬스가 왔지만 선제 골을 넣는 데 실패했다.
세레소에 악재가 찾아왔다. 경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비 선수가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됐다.
바빠진 벤치. 부랴부랴 교체 선수에게 몸을 풀라고 한다. 잠시 한 명 부족하게 뛰다가,
선수 교체.
수비 선수를 빼고 공격 선수를 투입한다. 응?
필드 사이드 라인 바로 앞까지 나와 팔짱 끼고 경기를 보고 있는 윤정환 감독.
북패에서 뛰다가 J 리그로 이적한 오스마르. 바로 전 경기에서 골도 넣고 여러 가지로 활약이 많다.
감바에서 뛰고 있는 오재석 선수. 이 날 2% 부족하긴 했지만 상대 패스 맥도 잘 끊고 꽤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K 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요니치 선수. 일본에서도 든든하게 상대를 잘 막아줬다.
뭔가 심판 판정에 상당히 불만이 많은 듯한 윤정환 감독.
김진현이 어중간 하게 나가 있을 때 수비와 사인이 맞지 않아 감바의 외국인 공격수가 로빙 슛, 그대로 골이 되었다. 감바의 리드.
그 상태로 하프 타임이 되었다. 사람이 하도 많아서 움직일 엄두도 못 냈다. 그냥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 ㅠ_ㅠ
황의조가 뛸 때의 감바가 어떤 식으로 경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날은 선 수비 - 후 역습으로 컨셉을 확실하게 잡고 나온 듯 했다. 전반 초반에 세레소가 잠깐 밀고 올라갔지만 이내 감바의 페이스로 넘어와버렸다. 수비 위주로 라인을 끌어내려 경기하는 것 같은데 뒤에서 길게 때려주는 롱 패스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수비수 뒷 공간으로 길게 패스를 때려주고 공격수가 스피드를 살려 이 걸 받아내면 바로 위험한 장면이 연출된다. 이런 식으로 공격을 하려면 정확한 타이밍에 길지도, 짧지도 않게 패스를 찔러줄 선수가 있어야 하고 그 패스를 받기 위해 오프 사이드 트랩 깨면서 뛰어들어가는 선수가 필요하다. 감바가 전반에 이걸 잘 했다.
이렇게 상대 수비 뒤로 넣어주는 패스를 띄우지 않고 땅에 붙여서 하게 되면 몸 값이 엄청나게 오르게 된다. 패스 마스터 칭호는 덤이고. 고베에서 뛰고 있는 이니에스타가 전성기 때 이런 패스를 숫하게 뿌려댔었다.
거대 짐벌까지 동원해가며 후반전을 위해 입장하는 선수들을 끝까지 촬영하더라. K 리그도 저렇게 다양하게 촬영해야 하는데...
40세 미만의 미혼 남, 녀 일정 명에게 신청을 받아 같이 밥 먹고 축구 보는 일종의 소개팅 같은 걸 했는데 저기 앉은 사람들인가?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축구를 볼 수 있도록 장애인 전용석을 따로 마련해두었다. 보호자 1명도 같이 앉을 수 있게 해놨다.
└ 일본에서 다녀보면 우리나라보다 장애인에 대한 정책과 인식이 훨씬 낫다는 걸 깨닫게 된다.
심판이 카드를 꺼내야 할 타이밍에 그렇게 하지 않는 바람에 경기가 다소 격해졌다. 백 태클 들어가는데도 경고조차 안 주더라.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 골을 넣기 위해 교체 선수를 준비하는 세레소의 벤치.
중단된 시간이 길어서 후반 추가 시간이 6분이나 주어졌다.
마지막 코너 킥. 김진현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동점 골을 만드는 데 실패. 오히려 감바의 선수가 공을 잡는 바람에 하마터면 엄청난 장거리 슛으로 또 실점할 뻔 했다. 감바의 선수가 찬 공이 한~ 참 짧아서 망정이지, 길게 날아가서 골대 쪽으로 향했다면 위험할 뻔.
결국 감바의 승리로 끝났다. 기뻐하는 오재석 선수와 동료들.
감바 서포터들은 신났다.
인사하러 오는 세레소 선수들.
김진현 선수는 뭐가 불만인지 투덜투덜. 마시던 물병도 집어 던지고, 계속 짜증내서 동료가 다독여주더라.
본인한테 화가 난 건지, 팀 플레이가 맘에 안 들었던 건지, 경기 끝나고 계속 불만에 가득 차 있던 모습.
감바 선수들은 서포터들 앞에 와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돌아간다.
오재석 선수가 응원해준 팬들에게 원 따봉 투척!
태극기가 다시 등장! ㅋㅋㅋ (브라질 선수가 멋진 장면 만들어내면 브라질 국기 여러 개가 펄럭거렸다. ㅋ)
한 바퀴 빙~ 돌아 세레소 팬들에게 인사하러 간 선수들.
그러나 뭔가 쎄~ 한 분위기다. 경기력이 안 좋아서였는지, 오사카 더비에서 졌기 때문이었는지.
J1 리그를 보면서 느낀 건... 일단 한국의 유소년 축구 감독이라면 욕하고 난리날 축구를 한다는 거. 세레소와 감바가 J1 리그를 대표하는 건 아니겠지만, 특히 세레소의 경우 횡으로 띄우는 패스를 자주 했고, 힐 킥이라던가 위험 지역에서의 페인트 등을 수시로 했다. 한국에서 이러면 쌍 욕 먹는다. 요즘 유소년 축구 가르치는 선생들은 어떤가 모르겠지만, 내가 공 찰 때만 해도 횡 패스 띄워서 했다 하면 바로 7H AH 77I OF 소리가 튀어나왔다. 차단되면 바로 역습이라는 거다. 그래서 반대 쪽이 휑~ 하니 비어 있어도 한 방에 길게 때려넣는 패스는 엄두도 못 냈다. 거기에다 힐 패스라도 할라 치면 똑바로 안 하냐고 욕 먹기 일수. 수비 공간에서 압박하는 상대 공격수를 개인기로 벗겨낸 뒤 드리블 치고 나가 패스하면 하프 타임에 바로 쪼인트 까였다. 곱게 걷어내지 까불고 자빠졌다고.
그런 축구를 하더라. 뭐... 비슷한 애들끼리는 그게 통할지 모르겠지만 한국처럼 피지컬 내세워 빠르고 강하게 압박하는 팀 만나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시마 앤틀러스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본 것처럼 J1 리그 팀들은 기본적으로 패스 축구를 한다. 반대로 크게 전환하는 횡 패스도 자주 나왔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월 패스, 삼각 패스 등이 수시로 나왔다. 저렇게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거기에다 엄청난 팬들. 이 날 34,303명이 들어왔단다. 성인 기준으로 가장 싼 곳이 ¥2,200인데 말이다. 비싼 곳은 ¥5,000이 넘는 곳도 있으니 평균으로 ¥3,000을 잡고 그걸 우리 돈으로 바꿔 30,000원으로 계산하면... 이 날 하루 입장 수익만 10억이 넘는다. 거기에다 유니폼과 굿즈 판매 비용을 포함하면... 아무리 못해도 12억 정도는 벌지 않았을까?
K 리그에서 한 경기에 저 정도 벌 수 있나? 아니, 최근에 30,000명 넘게 들어온 경기가 있기나 한가? 같은 시간에 춘천에서 치러졌던 강원과 포항의 경기에는 752명이 들어왔다. 대구에서 있었던 대구와 인천의 경기는 1,014명. 전남과 북패의 광양 경기는 3,131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다 합쳐봐야 4,897명. ×7을 해야 세레소 vs 감바 경기 관중 수가 된다. 처참하다.
K 리그가 인기 없는 이유로 여러 가지를 언급하지만 야구, 영화 등의 다른 놀거리가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응? 일본은 야구 안 하나? 일본에는 영화가 없나? 그렇지 않다. 일본은 한국보다 야구의 인기가 더 엄청나다. 영화는? 한국만큼 멀티 플렉스 극장이 흔하지는 않지만 일본에도 영화는 있다. 애니메이션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기도 하고. 그런데도 J1 리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제대로 된 K 리그 팀이라면 왜 그런지 진작 분석하고 공부해야 하지 않았을까? 용역비 엄청나게 타먹고 뻔한 얘기나 하는 대학 같은 데다 조사하라 하지 말고, 제대로 연구하고 분석할 수 있는 팀에 의뢰해서, 왜 J 리그는 팔리고 K 리그는 안 팔리는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만날 K 리그 사랑해달라느니 하는 소리, 하나마나다. 재미 없으니까 안 보는 거다. 그럼 재미있게 하면 되는데 그게 안 된다. 경기 외적으로 다양한 이야기도 만들고 해야 하는데 우리는 일본에 비해 확실히 스토리 텔링이 형편없다. 그게 아쉽다.
아무튼... ¥2,200 내고 좋은 경험했다. 다음에 또 홈 경기가 있다면 그 때에도 가고 싶다. 경기장에서 집까지 걸었더니 한 시간이 채 안 걸리더라. 만날 다니는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어서 그것도 좋았다. 피곤하지만 나름 보람차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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