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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

만박 기념 공원(万博記念公園 - 반파쿠 키넨 코엔)

by 스틸러스 2018.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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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사미 님과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2025년에 오사카에서 만국 박람회를 개최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9월에 왔을 때부터 2025 OSAKA EXPO 어쩌고 하는 포스터가 자주 보여서 난 이미 확정이 된 건 줄 알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 유치 신청해놓고 지지해달라고 홍보 포스터 만들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11월 24일에 오사카에서 개최하는 게 확정되었다고 한다.


어디 갈 데도 없는데 만박 기념 공원에나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만박은 만국 박람회의 줄임말입니다. 만국 박람회는 Exposition이라 하는데 앞 글자를 따서 EXPO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일본은 1970년에 오사카에서 이 만국 박람회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2025년에 다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 우리나라도 1993년에 대전에서 만국 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2012년에는 여수에서 개최한 바 있고요.

  • 알기 쉽게 설명한 곳이 있으니 링크 걸어두겠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30170&cid=43667&categoryId=43667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온 것이긴 하지만 시간 날 때마다 일본 여기저기를 여행하자는 마음도 있었는데 돈 없다고 만날 방구석에서 뒹굴거리며 시간 보내는 게 한심하다 싶었기에 귀찮아하지 말고 밖에 무조건 나가자고 마음 먹었다.




어제 술을 제법 먹고 자는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무겁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더 잤음 좋겠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밤에 틀림없이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아홉 시에 집에서 나가기로 했는데 게으름 피우다가 열한 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집에서 나갔다. 슬렁슬렁 걸어서 텐노지駅까지 간 뒤 미도스지線을 탔다. 기존에 가장 북쪽까지 갔던 게 료쿠치코엔(
緑地公園)이었는데 오늘은 그보다 더 북쪽으로 간다. 미도스지線의 종점인 센리추오까지 간 뒤 거기에서 모노 레일을 타고 두 정거장만 가면 만박 기념 공원(万博記念公園) 역이다.


미도스지線은 난바, 우메다 등을 거치기 때문에 항상 바글바글하다. 오늘은 휴일이라 평소보다 더 많아 보이더라. 그래도 주요 역 지나니까 한산해지긴 했다. 센리추오駅에서 내려 안내를 보고 모노 레일 타는 쪽으로 쫄랑쫄랑 걸어갔다.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봤더니 웬 처자가 쿠마모토 캐릭터 인형과 같이 노래 부르고 있었다. 관광 유치 행사인가?



센리추오 역에서 모노 레일을 타서 다음 역인 야마다만 지나면 바로 반파쿠 키넨 코엔 역이다. 거기에서 내리면 된다.



북쪽이라 그런지 여기는 죄다 감바 오사카로 도배를 해놨다. 오재석 선수 보이기에 잽싸게 찍었다. 황의조 선수는 안 보이던데.


오사카 지역을 남북으로 나눠 북쪽은 감바 오사카, 남쪽은 세레소 오사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감바 오사카에는 오재석 선수와 황의조 선수가 소속되어 활약하고 있다. 세레소 오사카에는 김진현 선수가 오래 전부터 뛰고 있고 2017 시즌에 포항에서 뛰었던 양동현 선수도 소속되어 있다. 경기에 거의 못 나오고 있는 걸로 봐서 내년에 K 리그로 돌아갈 게 분명해보이지만. 아, 그리고 세레소 오사카 감독이 윤정환이다. 올 시즌 계약 만료 후 재계약 안 한다고 일찌감치 내팽개쳐졌지만. -_ㅡ;;;

아무튼, 두 팀 모두 서로 자기들의 오리지널이라고, 진짜 오사카 팀이라고 우겨대는 통에 두 팀 간의 경기는 말 그대로 박 터진다. 난리도 아니더라.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 오사카! 하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곳은 대부분 남쪽에 있다.




달랑 두 정거장 가니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다. 같이 내려서 사람들 가는 쪽으로 걸어가니 바로 태양의 탑이 보인다. 기괴한 형상으로 유명한 조형물이다. 나는 『 20세기 소년 』에서 처음 봤던 걸로 기억한다.


20세기 소년에 나왔던 태양의 탑. (출처: https://blog.naver.com/tough643/221125470862)



이것이 실물 태양의 탑!



기괴한 얼굴!



뭔가 거대한 미끄럼틀도 보이고. 공짜인가? 나도 탈 수 있나? (나중에 가봤더니... 애들 타고 노는 거였다. -ㅅ-)



모노 레일이라 치렁치렁한 전선 같은 게 없어서 보기 좋다.



바로 옆에는 일본에서 가장 크다는 거대 관람차가 돌아가고 있다.


한 때 덴포잔 대관람차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높았다고 하던데 지금은 저 대관람차가 최고라 홍보하고 있더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가? 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다. 방금 검색해봤더니 덴포잔 대관람차가 세계 1위였던 건 1997년 ~ 1999년 이야기라고. 그런데 덴포잔보다 오다이바 팔레트 타운의 대관람차가 더 크단다. 응? 그래? 두 개 다 직접 봤는데(오다이바에 있는 건 갔더니 안 돌고 있어서 못 탔다. ㅠ_ㅠ) 덴포잔 쪽이 커 보이던데. 아무튼. 덴포잔이 112.5m, 오다이바가 115m라고 한다. 만박 기념 공원의 대관람차는 123m였던가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런던에 135m 짜리가 있고 싱가폴에 160m 짜리가, 베트남에는 200m 넘는 게 있다고 하니 세계 최고는 아니고 일본 최고 높이, 뭐 그런 건가 보다.



마침 모노 레일이 들어오고 있어서 잽싸게 한 장 찍고,



덴포잔에서 대관람차 찍었던 게 제법 멋지게 나왔던 게 기억나서 부지런히 찍어본다.



줌으로 잔뜩 당겼더니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다리 하나를 건너 만박 기념 공원 쪽으로 이동했다. 입구에서 표를 구입해야 한다. 성인은 ¥250. 비싸지는 않다. 무인 발권기가 있는데 일본어 뿐만 아니라 영어, 한글 등도 지원하더라고. 그래서 '한국어' 눌렀는데... 뭐가 바뀌는지 모르겠다. 그냥 大人이라고 나오던데. 아무튼, 표 한 장 사서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태양의 탑이 정면에 보인다. 죄다 기념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카메라 올려두는 받침대도 설치되어 있었다.



기괴하기 짝이 없는 얼굴 부분과,



그보다 더 기괴해보이는 대가리(?) 부분.



사~ 방이 조명인 걸 보니 밤에 오면 더 예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여기저기 꽃도 많이 피어 있었고.



측면에서 보니 조금 잘 생겨보이기는 하는데. ㅋ



아래 쪽에서 올려다보면 대략 이런 모습 되시겠다.



좀처럼 볼 수 없는 뒤통수 부분. ㅋ



박물관이 있어서 들어갔더니, 돈 받는다. ¥700이었던가? 들어갈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다음에 못 올 수도 있으니까... 라 생각하고,

└ 들어가려고 했는데 예약 안 하면 못 들어간단다. -_ㅡ;;;



여기는 튤립 밭. 튤립이 필 시기가 아니니까 휑~ 하다.



뭔지 모르지만 일단 찍고 본다.







1970년이면 지금으로부터 거의 50년 전이다. 확실히 오래 된 티가 나긴 한다.



그래. 왜 너희들 안 보이나 했다. 이렇게 물이 있는데 저 거대 괴수들이 없을 리가 없지. ㄷㄷㄷ



이건 또 뭔가. 예술 쪽 문외한은 봐도 모릅니다.



일본어로 설명. 두 줄 정도 읽다가 에라이! 하고 포기. ㅋㅋㅋ



내 눈에는 바닥이 더 예쁩니다만. -_ㅡ;;;



그렇게 어슬렁~ 어슬렁~ 여기저기 걸어다니는데 뭔 음악 소리가 크게 들린다. 가봤더니 젊은 남자가 마술 공연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앞 쪽에서 볼 수 있었다. 마술이 아니라 현란한 손장난(?)과 유연한 몸을 이용한 댄스 공연이었다. 뭐라 말로 설명하기는 좀 그렇고, 재미있는 공연이긴 했다. 거의 못 알아들었지만 몇 마디 귀에 들리기도 했고.

자꾸 내 쪽을 보기에 리액션을 좀 적극적으로 해줬더니 그 다음부터는 뭐 하나 한 뒤 계속 내 쪽을 본다. ㅋㅋㅋ   공연은 잘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에 모자 엎어놓고 돈 달라 한다.

주머니에는 80円 뿐. 물론 지폐가 있긴 하지만 ¥1,000이나 넣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쌀쌀한 날씨에 땀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공연한 젊은이의 수고가 대단하긴 한데... 지금은 벌이가 없는 가난한 유학생이라... ㅠ_ㅠ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한 채 돈 안 넣고 그냥 왔다. 미안해요.



공원 안을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다가 슬슬 다 봤다 싶어 나가기로 했다. 피곤하기도 하고. 원래는 플리 마켓 구경 좀 할까 싶었는데, 뭔가 사고 싶은 마음도 아니었고 입장료 ¥350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_ㅡ;;;


공원 밖으로 나가 쇼핑몰 쪽으로 향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 진짜 많다. EXPO가 끝난 후 버려지다시피 방치된 곳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되살아났다. 대전은 보고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유명한 건담은 굳이 찾지 않아도 바로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오다이바의 건담에 비하면 ½이나 ⅓ 정도의 크기 밖에 안 되지만 상당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밤에는 불도 켜진다는데 눈에는 이미 조명이 들어온 듯.



건담 찍느라 몰랐는데 다시 보니 바닥에 돌 깨어진 것도 만들어놨더라. 하여튼 꼼꼼해.



빔 샤벨과 도끼가 맞닿은 부분 보소. ㄷㄷㄷ



대관람차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서 사진 몇 장 찍고.



쇼핑몰 안에 들어가서 구경 좀 했는데 힘들어서 대충 보다가 그냥 나왔다. 많이 걸어서 좀 힘들기도 했고, 공연 볼 때 제외하고는 다리를 쉰 적이 없어서 피곤하기도 했다. 먹은 것도 없고. 거기에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 많은 장소 싫어하는 내 입장에서는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슬슬 가야겠다 싶어서 왔던 길 그대로 거슬러 집으로 돌아왔다. 센리추오가 미도스지線 종점이라 앉아서 텐노지駅까지 올 수 있었다. 1번 출구로 나가는 게 집이랑 가장 가까운데 내키는대로 막 걷다 보니 큐즈몰로 나가게 됐다. 이 쪽으로 온 김에 밥도 먹고 그래야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엄청난 사람을 보는 순간 바로 마음 접었다. 그래도 그냥 가기가 아쉬워서 3층 올라가 세가 인형 뽑기 구경하다가 왔다. 여행 왔을 때 같으면 몇 만원씩 쓰면서 인형 뽑고 그랬을텐데... 구경만 하다가 그냥 나왔다.


딱히 밥 먹을만한 곳도 안 보이고 사람도 많아서 그냥 코코이치방야 갔다. 이제 7단계는 별로 맵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ㅋ   카레 먹고 걸어서 집에 왔다.




집에서 나갈 때 시계의 GPS 기록을 켰다. 이건 미도스지線 센리추오駅에서 모노 레일 타는 곳으로 환승하기 위해 움직였던 기록.



이게 역에서 내려 만박 기념 공원 헤매고 다닌 기록. 구석 구석 전부 다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여기저기 부지런히 싸돌아다녔다. ㅋ



이건 큐즈몰에서 내려 코코이치방야 카레 먹으러 간 길. 기록된 거 보면...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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