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낮에 봤을 때에는 새벽 한 시부터 비 온다고 나와 있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데. 날씨가 이~ 렇~~ 게 화창한데 새벽 한 시부터 비가 온다고? 아니나 다를까, 저녁에 확인하니까 비 오는 시간이 아침 여섯 시로 바뀌어 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 내린다 해놓고 예상 시간 뒤로 야금야금 미루는 건 똑같고만.
자다가 빗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다. 시계를 보니 두 시. 어제 그렇게 맑았는데 비가 오다니... 이런 변화무쌍한 날씨를 미리 예보하는 거니까 기상청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참 힘들겠다. 아무튼... 다시 잤는데 눈 떠보니 네 시다. 한 시간 넘게 태블릿으로 게임하다가 여섯 시 거의 다 되어 또 잤고, 한 시간 조금 넘게 잔 뒤 깼다. 한국에서도 깊게 쭈욱~ 자지 못했지만 일본 와서 더 심해진 것 같다. 그래서인지 부쩍 피곤하다.
날씨는 구리지, 딱히 할 것도 없지, 집 밖에 나갈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좀이 쑤신다. 바깥을 보니 비가 그친 것 같아 '텐노지 역 근처에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잠시 후 나가려고 보니 또 비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달 11일에 성남 가서 누나들 만났을 때 '디안' 이라는 카페에 갔었는데 거기에서 마셨던 홍차 향이 기가 막힌 거라. 검색해봤더니 프랑스製 홍차라대? 한국에는 정식 수입이 안 되서 해외 직구한 걸 되파는 식으로 팔던데, 일본은 한국보다 차 많이 마시잖아? 당연히 수입해서 팔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백화점 식품 매장 가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지.
그 때 마신 홍차가 marriage freres라는 브랜드의 제품이다. 얼 그레이도 있고 다즐링도 있고 종류가 여럿인데 내가 마신 게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분명히 라벨을 사진으로 찍었었는데 지웠는지 찾을 수가 없네.
니토리 가서 정리용 수납함 사고 홍차 사들고 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올 때 맥도날드 들려서 햄버거도 하나 사오자고 계획을 짰지.
비 오니까 슬리퍼 신고 갈까 하다가 꽤 걸어야 하니까 그냥 운동화 신자고 마음을 바꿔먹고 밖을 보니... 비가 그쳤다! ㅋㅋㅋ 혹시 모르니까 우산 챙겨들고 빈 가방 둘러맨 채 밖으로 나갔다. 어슬렁~ 어슬렁~ 걸어서 MIO 백화점 도착. 몇 번 헤매고 다닌 덕분인지 한 방에 니토리에 갈 수 있게 됐다. ㅋㅋㅋ
마음에 드는 수납함이 있는데 그건 접히지 않게 만들어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조금 덜 맘에 들지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수납함 두 개를 샀다. 두 개 해봐야 ₩10,000도 안 된다. 그리고 아래 층으로 내려갔다. 식품관에 진입. 사고 싶은 게 많긴 한데 집까지 가지고 가는 게 일이라 아무 것도 안 샀다. 그렇게 빈 손으로 나가려는데... 그러려고 했는데... 깍두기 발견!!! 응? 뭘 발견했다고?
깍두기!!! 시~ 뻘건 깍두기가 진열되어 있는 거다. 그 옆에는 김치도 있고. 김치는 틀림없이 1도 안 맵고 달기만 할 거다 싶었는데 깍두기는 어쩐지 먹을만 하지 않을까 싶은 거다. 그래서 냅다 집어 들었다. 달랑 깍두기만 사는 게 아쉬워서 뭐 살 거 없나 어슬렁거리다가 커피/차 파는 곳을 발견했는데 홍차는 트와이닝 제품 말고는 안 보인다. 맞은 편에 빵 파는데 피자 빵 있기에 그것도 하나 집어들고, 산토리 프리미어 몰츠를 편의점보다 훨씬 싸게 팔기에 한 캔만 집어들었다. 원래는 작은 거 네 캔에 거품기 붙은 거 사고 싶었는데 참았다.
여기는 계산하면서 비닐 봉투가 필요 없으면 안 줘도 된다는 팻말을 장바구니에 끼우는 시스템. 신기하네. 나는 그냥 들고 갔더니 계산 마친 물건을 플라스틱 장바구니에 넣은 뒤 비닐 봉투를 같이 준다. 계산 마치고 뒤 쪽의 포장대에 가서 직접 봉투에 넣는 건가보다. 뒤로 가서 깍두기, 맥주, 빵을 봉투에 넣은 뒤 다시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우산 놓고 나왔다. -_ㅡ;;;
위로 올라가서 전철 역에 가서야 '아차! 우산!' 하고 생각이 났다. 다시 가면 우산이 그대로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긴 했지만 이래저래 귀찮아서 돌아가지 않았다. ¥300 짜리 우산 쯤은 우습게 버려버리는 부르주아. 훗.
길 건너 킨테츠 백화점으로 갔다. 1층에 차 전문점이 있다는데 토요일이라 온통 사람들로 바글거려서 어디를 찾아가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니다. 그냥 지하로 내려가 식품관으로 향하는데 서양 과자 파는 곳이 있다. 서양 과자 판다면 당연히 차도 같이 팔지 않을까? 라 생각해서 그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뒤 쪽에 茶라고 쓰여 있는 게 보여서 그 쪽으로 갔다. 차를 팔긴 하는데... 대부분이 녹차. 홍차도 찾긴 했다. 제법 이름 있는 브랜드의 제품이긴 한데 내가 찾는 건 아니다.
'결국 못 사는 건가?' 하고 체념한 채 나가려는데... 식품관이다 보니 온갖 먹을 것들이 눈길을 휘어 잡는다. 도시락부터 시작해서 초밥도 있고, 가라아게도 있고, 온갖 음식으로 가득하다. 뭐라도 사들고 갔음 싶어서 돌아다니다가 교자와 가라아게를 집어들고 계산. 두 개 해서 ¥1,300 정도 줬던 듯.
다시 밖으로 나와 집 쪽으로 걷기 시작.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분다. 비 오면 짜증날 뻔 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맥도날드까지 걸어가서 빅 맥 세트 주문.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많이 올테니 그냥 '빅맥 세트 구다사이' 해도 알아듣을 테지만 그냥 "비쿠마쿠 세토 히토츠 구다사이." 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테이크 아웃 플리즈." 일본어와 영어가 다 튀어 나온다. ㅋㅋㅋ 마침 먹고 갈지 가지고 갈지 물어보려 했는지 눈 마주치며 살짝 웃더니 선택 메뉴 고르란다. 후라이드 포테이토 선택하고, 음료는 뭘로 하겠냐고 해서 "코라. 1" 포장하는 데 얼마 안 걸려서 금방 받아들고 나왔다. 원래는 세븐 일레븐 들러서 오뎅 포장해 가려고 했는데 교자도 있고 햄버거 세트도 있으니 편의점 오뎅은 다음에 먹기로 하고 그냥 집으로 향했다. 2
맨션 출입문에 도착하니 누가 서 있네. 인상 한 번 더럽다. 문 열면 따라 들어올 것 같은데 들어가도 되나? 잠시 고민하다가 내가 왜 남 눈치를 보나 싶어 문 열려고 하니까 옆으로 간다.
우편함 열어보니 의료 보험 가입하라는 종이 쪼가리 들어 있네. 월요일에 이거 들고 구약소 또 가야 한다. 그나저나... 오늘 온다고 해서 주문한 엑스페리아 케이스는 아직인가? 싶어 아마존에서 확인해보니 도착 예정이 10월 1일로 바뀌어 있다. 아니, 왜!
아무튼... 우편함 확인하고 나오는데 방금 본 인상 더러운 아저씨가 다른 남자 한 명과 엘리베이터 앞에 선다. 같이 올라탔는데... 나보다 먼저 탄 두 사람이 몇 층 간다고 누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다. 나는 내 갈 길 간다고 11층 누르긴 했는데... 왜 안 눌렀지? 싶어 은근히 긴장했다. 여차하면 치고 박고? 살짝 전투 모드. 남자인 나도 이럴진데, 여자들은 진짜 무서울 것 같다. 아무튼... 우리 집은 엘리베이터 코 앞이라 내리자마자 도착해서 문 여는데... 뒤에서 남자 둘이 지나가면서 따라 들어오거나 뭔가 해코지 하지 않을까 싶어 몸에 잔~ 뜩 힘주고 있었다. 다행히 그냥 지나가는 걸 보니 옆 집 사는 모양. 외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감이 안 온다.
집에 도착해서 바로 짐 내던지고 햄버거 먹기 시작. 어째 사이즈가 한국보다 작은 것 같다. 맛은, 뭐... 한국에서 먹는 거나 다를 게 없고, 후라이드 포테이토 역시 짭잘했다. 그나저나 케첩은 따로 안 챙겨줬네? 직접 챙겨야 하는 건가?
콜라를 비닐 봉투에 넣을 떄 그냥 넣는 게 아니라 골판지 받침을 넣어서 넘어지지 않게 했더라. 디테일하게 신경 쓰는 건 진짜... ㄷㄷㄷ
햄버거 세트 후다닥 먹은 뒤 교자 꺼내서 그것도 바로 먹어버렸다. 같이 넣어준 간장이 맛있더만. 간장도 넉넉하게 세 개나 줬더라. 두 개는 킵. ㅋㅋㅋ
그리고 나서 욕조에 물 받아서 잠시 들어가 있다가... 물 빠지는 동안 샤워하고, 욕조 한 번 씻어낸 뒤 찬 물 받아놨다. 태풍 온다고 욕조에 물 받아놓고 이러는 거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아무래도 해놔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 태풍 얘기가 별로 없어서 괜찮아진 건가 싶었는데 경로 보니 그대로 일본으로 올라오고 있는데다 오키나와에서는 가로수가 뿌리째 뽑여 나갔단다. 다행히 바람보다는 비가 많이 온다는데... 아무튼, 잔뜩 쫄아 있다. 하늘 보니 구름이 움직이는 게 제법 빠르다. 서서히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이래서야 내일 축구 보러 가는 건 물 건너 갔고만.
씻고 나와서 다시 아마존 들어가 구입하지 못했던 홍차 검색하니 역시나 팔고 있네. 얼 그레이 두 개, 마르코 폴로 한 개 주문했더니 ¥10,000 넘어간다. 한 개는 마사미 님 선물로 드리려고 구입한 거. 그나저나... 이번 달 카드 승인 금액이 300만원 훌쩍 넘어갔던데... 큰 일이다. 이러다가는 1년도 지나지 않아서 살려고 아르바이트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10월부터는 1円 짜리 하나를 쓰더라도 꼬박꼬박 가계부 쓰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평소에 최대한 안 써야 주말에 놀러도 다니고 할 수 있다.
아무튼... 날씨가 흐리니 17시 밖에 안 됐는데 어두컴컴하다. 뉴스 켜놓고 태풍 소식에 귀 기울여야겠다.
'포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10월 01일 월요일 맑음 (건강 보험 가입, 신사이바시에서 쇼핑) (0) | 2018.10.01 |
---|---|
2018년 09월 30일 일요일 비옴 (태풍이 오고 있다!) (0) | 2018.09.30 |
2018년 09월 28일 금요일 맑음 (관서외전 레벨 테스트, 다가오는 태풍) (0) | 2018.09.28 |
2018년 09월 27일 목요일 비옴 (집 안 가구 배치 다시 하기) (0) | 2018.09.27 |
2018년 09월 26일 수요일 비옴 (하는 일 없이 하루 까먹기) (0) | 2018.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