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됐다. 『 2020 우주의 원더키디 』 에서나 보던 미래가 현실이 되어버렸다. 저 애니메이션이 1989년에 방영되었으니 내가 열 살 때인데, 스토리고 뭐고 하나도 기억 안 나고 에어스타 타고 날아다니는 장면이랑 코보트만 희미하게 머리 속에 남아 있다.
https://namu.wiki/w/2020%20%EC%9A%B0%EC%A3%BC%EC%9D%98%20%EC%9B%90%EB%8D%94%ED%82%A4%EB%94%94 ← 여기 가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아마 올 해 들어 조회수가 엄청나게 늘어날 페이지가 아닐까 싶다.
2019년의 마지막 날, 17시도 안 되어 자버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히터를 켜고, 아이슬란드에 다녀온 이야기들을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 하루에 많이 써봐야 세 개? 네 개? 그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다 쓰고 나면 저녁 무렵이 된다. 진이 빠질대로 빠져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아지는 거다. 어제도 딱 그렇게 흘러가서 그냥 드러누웠다.
눕자마자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23시. 17시에 잤는데 23시에 깼으면 여섯 시간을 잔 셈이니 내 기준으로는 굉장히 오래 잔 셈이다. 실제로도 눈이 그냥 반짝! 떠져서 더 안 자도 되겠더라. 하지만 추우니까 이불 밖으로 안 나갔다. 태블릿 만지고 있다가 『 1박 2일 』 켜놓고 다시 잤다. 새벽에 몇 차례 깨고 다시 자고 그러다가 다섯 시 쯤에 완전히 털고 일어났다. 대충 열두 시간 가까이 누워 있었던 셈.
단톡방에 새 해 인사가 몇 명인가로부터 올라왔고, S쨩으로부터 짧은 메시지가 하나 들어와 있었다. 1년만 공부하고 대만으로 돌아간 C군한테도 메시지가 와 있었고. 반갑더라. 한국에서 쓰던 전화에는 J양으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더라. 마지막 메시지가 2018년 5월이었으니까 1년 6개월도 넘었는데 새 해 인사한답시고 메시지를 보냈네. 잊지 않고 메시지 보내준 것도 고맙고, 뭐 그렇다.
지난 해 초에 일본 여행 왔다가 맘이 틀어져서 그 뒤로는 한 번도 연락을 안 하고 지내는 친구 녀석이 단톡방에 동영상을 하나 올렸던데 보지 않았다. 뭐... 생각해보면 이런저런 사람들과 자꾸 어그러지는 게 결국 나 때문인 것 같아서, 내가 문제고나... 싶긴 하지만 어쩌겠어. 그런 인간인 것을. 대인 관계에 있어 좀 더 몰캉몰캉해지고 싶지만 그게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올 해에는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회사에 다녀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기가 끝나가는 거다. 휴직 연장이 되면 9월까지 있을 수 있지만 안 된다면 3월이 마지막. 담당자가 지독하게 비협조적이라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잘 풀릴 거라 생각한다. 5월에는 대출 받은 거 상환 기일 연장해야 하고. 그거 말고는 딱히 굵직한 건 없는 것 같은데.
아이슬란드에 다녀오는 바람에 방학이 무척이나 짧게 느껴진다. 벌써 개학이 다가오고 있다. 물론 봄방학이 또 있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3개월은 또 공부해야 하네. 어찌 보면 학교 다닐 때가 더 좋다. 다만, 개만도 못한 대만 ㄴ을 봐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또 가슴이 답답해진다. 저 돌대가리 ㄴ이 월반할 가능성은 아예 없으니 그저 자리를 바꾸는 게 최선인데, 1월이 되자마자 자리를 바꿀 것 같지는 않고... 한동안 또 스트레스 지수가 잔뜩 높아진 채 살아야겠고나.
아무튼, 새 해가 됐다. 뭔가 남다른 기분이 든다거나 하는 것도 없고, 목표로 세우고자 하는 것도 없지만, 그저 후회없이 열심히, 재밌게 살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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