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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이 끝나고 곧장 집으로 돌아오면 15시 정도가 된다. 가방 벗어 던지고 대충 밥 먹고 나면 16시. 이후 컴퓨터 켜고 유튜브 영상 보면서 빈둥거리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21시나 22시쯤 되면 다시 배가 고파 온다. 보통은 과자나 군것질거리를 먹고 마는데 딱딱한 거 말고 말캉말캉한 게 씹고 싶을 때가 있잖아? 어제가 딱 그래서 22시에 즉석식 밥을 두 개나 먹었다. 하나는 CJ에서 나온 김치볶음밥이었고 다른 하나는 오뚜기에서 나온 부대찌개. 둘 다 종이 용기에 내용물 넣고 전자 레인지 돌리면 되는 레토르트 식품이다.
- 먹고 나서 잠시 앉아 있다가 23시가 조금 넘어 자려고 누웠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는데...
- 배가 아파 눈을 뜨니 한 시. ×이 마려운 통증이 아니라 내장을 쥐어짜는 것처럼 아파온다. 아프다가 3~4초 쉬고, 또 아프고, 또 쉬고,...
- 똑바로 누웠다가, 옆으로 누웠다가, 반대 쪽으로 누웠다가, 별에 별 짓을 다 했지만 계속 아프다. 화장실에 가서 변기에 앉아 다 쓴 치약 쥐어짜는 기분으로 나름 용을 써봤지만 여전히 아프다.
- 그렇게 계속 끙끙 앓다가, 결국 먹은 것들을 다 게워냈다. 한 방에 깔끔하게 한 것도 아니고 몇 번을 화장실 들락거리며 가까스로. 그 과정에 배가 너무 아파 땅바닥을 기어 다녔다. 119 전화해서 구급차 부를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진짜... 여차하면 부를 뻔 했다. 너무 아팠다. 장염인가? 맹장염, 뭐 이런 건가?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 그냥 자기 전에 배를 가득 채운 뒤 바로 누워서 탈이 난 모양이라 생각했는데, 좀 게워내고 내서 속이 진정될 무렵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전에 비슷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었다. ○○ 살 때인데, 근처 중국집에서 '불난 짬뽕' 이라고, 보통 짬뽕보다 훨씬 매운 걸 팔았었다. 엄청 매운데 그게 또 매력인지라 가끔 시켜 먹었는데 어느 날인가 먹고 나서 10분도 지나지 않아 배가 아파 오더라. 한 30분을 땀 뻘뻘 흘리며 바닥에서 끙끙거렸던 것 같다. 어제의 통증이 딱 그랬다.
- 김치 볶음밥도 그랬고, 부대찌개도 그랬고, 전혀 맵지 않았는데. 아마 위에는 뭔가 자극적이었나 보다. 아무튼, 이런 생각이 드니까 편의점에 가서 우유라도 사들고 와야 하나 고민이 되더라. 계속 아팠으면 그렇게 했을텐데 속이 좀 진정되는 것 같아 새벽 다섯 시가 되서야 맨 바닥에 웅크린 채 잠이 들었다. 그 와중에 땀을 많이 흘렸으니 이불에 올라가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 그렇게 자다가 눈을 뜨니 일곱 시 20분. 도저히 못 일어나겠다. 오늘은 수업 못 들어가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5분 정도 지난 후, '결석하면 하루종일 엄청나게 후회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겁디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켜 샤워를 하고 학교에 갔다.
- 일본에 온 지 얼추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가장 아팠던 건 지난 1월 19일(그런데 난 11월로 기억하고 있었다. -ㅅ-). 지독한 감기에 걸려 헛 것을 볼 정도로 끙끙 앓았는데 다행히 금요일에 팡! 터져서 토요일에 꼭대기 찍고 서서히 나아졌기 때문에 학교를 빠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 때에 이어 오늘이 두 번째 괴로운 날이었다. 지금이야 좀 살 것 같으니 이렇게 별 것 아닌 것처럼 얘기하지만, 정말 말도 못하게 아팠다.
- 학교에 가니 그나마 좀 낫다. 하지만 잠을 거의 못 자서인지 엄청 피곤하다. 대만 찌질이 1호는 1교시 수업 결석하고 2교시에 들어왔는데 쉬는 시간에 엄청나게 떠든다. 진짜 밉상이다. 대만 찌질이 2호는 수업 시간에 자다가 쉬는 시간에 처 떠들고, 대만 찌질이 3호는 오늘도 수업 시간에 뭐 읽으라고 하면 개미 목소리로 옹알옹알거리다가 쉬는 시간에 미쳐 날뛴다. 셋이 모여서 떠드는데, 아주 그냥 가지가지 한다.
- 점심 시간에는 맥도날드에 갔지만 햄버거 같은 걸 먹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아이스 티만 사들고 교실로 돌아갔다. 그걸로 점심을 때우고 오후의 선택 과목 수업을 들은 후 교실로 돌아갔다. 교실에 남아 공부하려고 하는데 대만 것들이 교실에 남아서 처 떠든다. 하아...
- 짜증이 왈칵! 나서 벌떡! 일어나 "아오, ㅽ! 더럽게 떠드네!" 하고 옆 교실을 보러 갔다. 다행히 수업이 있거나 누군가 앉아 있지 않아서 내 자리로 돌아와 책을 챙겨 옆 교실로 옮겼다. 그 와중에 혼자 발끈! 해서 궁시렁거리는 걸 들었는지 홍콩 가시나 S양과 대만 찌질이들이 눈치를 보고.
- 공부하는 사람 있으면 적당히 떠들던가 나가던가 할 것이지, 수업 끝났는데도 남아서 공부하는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중국어로 처 떠들고 있으니.
- 옆 교실에 자리 잡고 앉았다가 2층으로 내려 갔다. 담임 선생님이랑 면담하는 날이어서. 입구 쪽에 앉아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먼저 상담한 L씨가 나온다. 안으로 들어가 면담. 뭐, 계속 칭찬만 해주시는데... 립 서비스인줄 알면서도 기분은 좋다. 예전에는 엄청나게 과대 평가 받곤 했는데 지금은 시험 점수가 꽤 떨어진 덕분인지 과대 평가 받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가운데 앉아서 어수선한 애들 딱 잡아주고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어라?' 싶더라. 내가 그 정도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아닌데? 그저 평범한 아싸일 뿐인데? ㅋ
- 나카모토 선생님이랑 면담할 때 학교 옮긴다는 얘기를 괜히 했는지, 면담할 때마다 그걸 물어본다. 지금은 조용하니까 괜찮다고 하다가, 아까 애새끼들 떠들던 게 생각나서 내 기준에 수업 종 치면 자리에 앉아 수업 들을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계속 떠드는 것들이 있다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한 마디 했다. -ㅅ-
- 뭐... 딱히 담임 선생님한테 하고 싶은 얘기도 없고 들을 얘기도 없어서 면담은 금방 끝났다. 9월까지만 수업 듣고 졸업하는 학생은 지금까지 우리 반에 한 명 뿐이란다.
- 빈 교실로 올라와 내일 수업할 부분을 예습하고, 선택 과목 문제도 미리 풀어 봤다. 16시가 되니 미친 듯 잠이 몰려와서 결국 버티는 걸 포기하고 엎드려 잤다. 15분 정도 자고 일어나니 개운하더라. 선택 과목 예습까지 마치니까 17시 20분. 가방을 싸서 밖으로 나갔다.
- 새벽에 너무 아팠으니까, 진통제라도 사놔야겠다 싶은데 코난에 약국이 있었던 게 생각나서 그 쪽으로 갔다. 가면서 게비스콘 같은 것도 하나 사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난에 도착하니 약국 계산대가 있는 곳에 커튼이 쳐 있다. 전문가, 그러니까 약사가 없어서 의약품은 못 판다고 쓰여 있는 것 같더라. 가만 생각해보니 오아시스에도 약국이 있었다. 그래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가 오아시스에 도착. 진통제는 금방 찾았지만 게비스콘은 눈에 띄지 않는다. 약사님한테 여쭤 봤지만 모르겠단다.
- 군것질거리를 마저 사들고 나와 '일본 겔포스' 로 검색하니 카베진 밖에 안 나온다. 카베진은 꾸준히 먹어야지, 한 번 먹어서 되는 약이 아니잖아. 아마존에서 게비스콘 검색하니 나오긴 하는데 뭔가 가격이 엄청 비싸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국 갔을 때 겔포스라도 좀 사오는 건데. 아, 겔포스는 비행기 탈 때 못 가지고 오나?
- 아무튼 집에 와서 옷 벗어 놓고, 샤워하고, 세탁기 돌리고. 내일은 비가 안 온다지만 오늘 저녁에는 비 많이 온다고 해서 오늘도 빨래는 실내에 널어야 할 것 같다.
- 아, 가스 요금 나왔는데 두 달 합쳐서 3,000円이 안 된다. 겨울에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뜨거운 물 채워 욕조에 몸을 담그지만 지금은 미지근한 물로 샤워만 할 뿐이니까. 이번 주에 보험료랑 같이 내고, 야칭도 미리 내버려야지.
- 빨래가 거의 끝나 간다. 빨래 널고, 오늘은 일찌감치 누워야겠다. 너무 피곤하다.
P.S. 게비스콘은 아마존에서 팔고 있긴 한데 아무래도 일본 아마존이 아니라 미국 아마존인 것 같다. 제품 설명도 온통 영어, 사용자 평가도 온통 영어. 거기에다 배송까지 오래 걸리는 거 보니 아마도 맞는 듯. 일본 게비스콘, 일본 겔포스,... 다 검색해봐도 안 나온다. 죄다 카베진 먹으라는 얘기 뿐. 아플 때 먹는 걸로도 괜찮은가? '일단 진통제 있으니 카베진 300알 짜리 한 통 사서 먹어 보자.' 싶어 한 통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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