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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아침에 고모 전화를 받고 일어남. 통장에 얼마 있으니 그거라도 가져가라고. 당장 당신의 병원비가 가장 큰 걱정이면서도 저렇게 말하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 우리 고모, 젊어서부터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망나니 같은 우리 아빠 때문에도 정말 힘들게 살았는데. 내가 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에휴...
- 전 날... JBL 무선 이어폰의 케이스를 잃어 버림. 분명 가방에 잘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디론가 사라짐. 하아... 케이스가 없으면 이어폰 충전이 불가능하니 말짱 도루묵. 당장 여분의 이어폰도 없는 와중에, 유학 오기 전 LG 노트북 사고 나서 사은품으로 받은 목걸이 형 이어폰이 생각 남. 그걸 찾아내어 일본 가기 전까지 쓰기로 결정!
- 다시 자다가 깨서 시계를 보니 여덟 시가 넘었음. 어제 먹다 남긴 닭을 마저 먹고 아침 댓바람부터 맥주 마심. '한국 맥주는 오줌맛'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내가 오줌을 안 먹어봐서 맛을 모르니까 뭐라 말하기 곤란하지만 더럽게 맛없긴 한 듯. 나 같은 똥입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뭐. 돈 주고 사먹는 음식물 쓰레기 인증이지. -ㅅ- 간만에 먹는 거니까 맛이 다르다 정도는 느껴져야 하는데 그저 '밍밍한데?' 정도의 느낌이니까.
- 씻고 나와 짐 싸고 대충 정리한 뒤 밖으로 나감. 캐리어 끌고 터미널까지.
- 옆 자리에 가방 두려고 일부러 두 명 앉는 자리를 예약했는데, 빈 자리 많음에도 불구하고 건장한 총각이 옆 자리에 앉음. 응? 뭐지? 설마 성적 소수자일까? 나는 차별에 반대하지만 내가 그 쪽에 서고 싶은 마음은 1g도 없는... 아, 그게 아니었음.
포항 고속버스 터미널을 떠난 뒤 포항시청에서 또 사람을 태우는 걸 아는 사람인 듯. 나는 그걸 모르니까 빈 자리도 많은데 왜 꾸역꾸역 내 옆에 앉나 했는데, 포항시청에서도 사람들이 꽤 타더라고. 결과적으로 거의 모든 자리가 다 찼음.
- 자다 깨다 하다보니 서울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 처음 서울에 올라갔을 때부터 시작해서 몇 년 동안 참 많이 갔던 곳인데, 어느 틈엔가 이용하지 않게 됐음. 진짜 오랜만.
- 국가대표 어웨이 저지 짬뽕 국물 에디션은 락스 파워로 정상 버전이 되었지만 어쩐지 한 벌 더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서울 도착 후 첫 목적지는 나이키 강남점.
-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는데 커다란 캐리어가 영 불편함. 캐리어를 앞세워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세 발 차단봉이 제대로 안 돌아감. 밀었다 당겼다 하면서 헤매다가 결국 못 들어감. 결국 사무실 찾아가서 사정을 말하고 휠체어 통과용 통로를 이용해서 들어감. 대한민국의 지하철은 캐리어 끌고 들어가기 거지 같음. 개선이 필요함.
- 아무튼, 신논현駅에서 내려 바로 나이키 강남점으로 감. 안으로 들어갔지만 누구도 신경쓰지 않음. 그 와중에 농구화가 눈에 들어와서 캐리어 들고 내려갔는데, 파는 게 아니라 그냥 전시해놓은 것이었음. 진짜... 요즘 나이키 농구화 디자인은 참으로 거지 발싸개 같음. 더러워. 못 사겠어. 스우시 진성 덕후인 나조차도 외면하게 만들어. 옘병.
- 국가대표 어웨이 저지 파는 건 확인했지만 토트넘 저지는 보이지 않음. 바르셀로나 저지 입고 다니던 젊은이에게 토트넘 저지 없냐니까 없대.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인터넷으로 질러 놓는 건데. ㅽ
- 결국 국가대표 어웨이 저지만 지름. 당연히 비닐에 포장된 걸로 줄 거라 생각했는데 진열되어 있는 거 꺼내어 그대로 포장. 아... 새 거 사면서 중고 사는 기분이 이 따위고나. 더럽고나. 내가 내 돈 쓰면서 돈 받는 놈한테 발길질하고 싶은 마음이 이런 거고나.
- 택시 타고 숙소 근처에서 내림. 서울 택시는 여전히 불친절하고 난폭함. 난 댁들 굶어 죽거나 말거나 택시 대신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는 것에 대찬성일세.
- 체크 인 하고 나서 캐리어만 던져 두고 밖으로 나감. 딱히 끌리는 식당이 없는 와중에 PC방이 보임. PC방에서 게임하면서 밥 먹어도 되겠다 싶어 들어갔는데 메뉴가 요즘 PC방답지 않게 구림. 어쩐지, 4층에 있더라니. 그래도 주둥이에 걸레 문 쪼다들 없어서 다행. 게임하다가 나옴.
- 맞은 편에 순대국밥 파는 가게가 보여서 그 쪽으로 갔는데 어쩐지 길이 낯익더라니, 3주 전에 왔던 곳이네. 순대국밥 파는 가게에 들어갔더니 대낮부터 얼큰하게 취한 할머니 둘, 할아버지 둘, 광란의 두 커플. ㅋㅋㅋ 맞은 편 좌석에서는 젊은 처자가 뻗어 잠들어 있고. ㅋㅋㅋ 여기가 스틱스 강 건너 편인가 보오.
- 밥 먹고 나와 편의점에 들어간 뒤 이것저것 골라 담고. 계산하고 나와 약국으로 들어 감. 파스랑 물에 타 먹는 감기 약 사고. 빨아먹는 목감기 약도 사고. 편의점이랑 약국에서 쓴 돈이 가볍게 10만원 넘어가시고. ㅽ
- 숙소로 돌아감. 사들고 간 국가대표 어웨이부터 침대에 던져놓고 비교 샷!
왼 쪽이 예전에 사서 입던 거, 오른 쪽이 새로 산 거.
예전에 입던 건 목덜미의 사이즈 표시 부분이 살구색.
새로 산 건 하얀 색. 이것도 입다 보면 살구색이 되는 건가? -_ㅡ;;;
- 천천히 숙소를 둘러보니 개판. 리모컨은 고장이 난 건지 문제가 있는 건지 채널 버튼이 안 먹히고. 조명도 리모컨으로 조작이 안 되고. 바닥은 끈적끈적하고. 화장실에는 물에 불어 터졌던 전력이 있는 휴지 뭉텡이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지난 번에 묵은 근처의 호텔 간판 단 모텔은 양반이고나 싶더라. 그나마 에어컨 시원하게 잘 나와서 망정이지, 침대 위에 처자 머리카락 돌아다니고, 진짜... 아오...
- 도심 공항 이용하려고 강남 쪽에 숙소 잡은 건데, 다음부터는 캐리어 끌고 다니며 고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외곽에 괜찮은 숙소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음.
- 맥주 마시는데 잘 안 마셔짐. 순대라도 사올까 말까를 가지고 한 시간 정도 망설이다가... 그냥 자빠져 자자 싶어 퍼질러 자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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