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장일기

2019년 06월 19일 수요일 맑음 (호다닥 한국 다녀오기 3일차)

by 스틸러스 2019. 6. 23.
반응형
  • 이 날도 잠을 설침. 모텔 방에서 자면 대체로 그렇게 됨. 숙면을 취하는 게 어려움.
  • 일곱 시에 눈이 떠져서 빈둥거리고 있다가 아홉 시가 넘어서야 씻으러 들어감. 샤워하고 나와 짐 챙겨 나옴.



  • 몇 걸음 걷지도 않았는데 뒤꿈치가 아픔. 일본 갈 때 들고 가지 않은 신발을 신고 갔었는데, 대체 뭐가 문제인지 뒤꿈치 테러 하는 녀석이라는 걸 잊고 있었음.
  • 어제 갔던 편의점에 들어가 쿠션이 좀 있어 보이는 반창고를 샀더니 6,300원이나 함. 다이아몬드 코팅이라도 된 건가. -ㅅ-
  • 근처에 퍼질러 앉아 신발과 양말을 벗은 뒤 확인해보니 물집이 잡혀 있음. 구입한 반창고는 개미 눈깔만한 사이즈라서 여러 개를 덕지덕지 붙여서 더 이상 까지는 걸 막아보려고 발버둥.
  • 터미널까지 걸어갔는데 시간이 많이 남음. 달리 할 것도 없고 해서 롯데리아에 들어감. 커피나 마실까 하고.
  • 무인 주문 기계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없음. 일하시는 아주머니께 달랑 커피만 주문하기가 어쩐지 꺼려져서 결국 불고기 버거 세트를 주문. 롯데리아 불고기 버거라 함은 중학교 1학년 때 '그동안 먹어온 햄버거는 음식물 쓰레기' 였음을 일깨워 준 기념비적인 녀석임. 그런데...



  • 간만에 먹었더니 맛이 더럽게 없음. 감자 튀김도 맛 없고 콜라도 싱거움. 이러니 롯데리아 가자고 하면 이란에서 사도신경 외우는 놈 보듯 쳐다볼 수밖에. 정신 차려, 롯데리아. 이 따위 맛이 아니었다고, 나의 불고기 버거는.
  • 일본에서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점점 심해져서 콧물이 줄줄 흐름. 일본에서는 그나마 무궁화호 속도로 터널(?)을 들락거렸는데 한국 땅 밟고 나서부터는 KTX를 넘어섰음. F-15K급. 다행히 콧물과 기침 정도가 고작. 아프지는 않음.
    터미널에 약국이 나란히 붙어 있는데 한 쪽의 아주머니 약사는 그냥 앉아 계시고 다른 쪽의 할아버지 약사는 텔레비전 시청 중. 어디로 갔~ 게?
    아주머니 계신 곳으로 갔음. -ㅅ-   증상을 말해서 알약 두 종류 받고, 지금 바로 먹겠냐고 해서 그러겠다 하고 쌍화탕 하나 받아서 같이 먹음.



  • 버스 타는 곳으로 가니 바글바글. 적당히 빈 자리 앉아 빈둥거리고 있는데 누가 툭툭 침. 응? 하고 고개를 돌렸더니 할주머니 한 분이 안산 가는 버스는 어디에서 타냐고 물어보심. 들고 계신 티켓에 버스 타는 곳이 적혀 있기에 이 쪽에서 타면 된다고 알려 드렸음.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어찌 나였을꼬? 그러고보면 나는 죄다 S극일 때 N극인 사람 중 한 명.
    손님 한 명 없는 가게에 들어가면 갑자기 손님이 들기 시작하고, 휑한 곳에 줄 서면 내 뒤로 줄줄줄. 도를 아십니까에 붙잡힌 적은 수도 없고, 일본 놀러 왔을 때에도 그 수많은 일본인 두고 나한테 질문하는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 이 염병할 인기가 미모의 미혼 처자에게 있어야 하는데... ㅽ
  • 버스 탈 시간이 되어 버스에 올라 탐. 어제보다 사람이 많음. 항공사 승무원인가, 이 더운 날씨에 까만 정장 입은 처자도 있음. 보는 것만으로 더워짐. 말로만 쿨 비즈 타령하는 나라. 실제로 반바지 입고 출근하면 개 까이는 나라. 아직 멀었다.
  • 뒷 좌석에 아무도 없어서 부담없이 시트를 눕혔더니 뒤로 훌렁~ 넘어감. 간만에 편하게 자면서 포항까지 감.
  • 포항에 도착해서 고모한테 전화 드렸더니 집에 가서 로션 좀 가지고 오라 하심. 일단 집까지 걸어 감. 잠시 앉아서 쉬다가 슬슬 나가야겠다 싶어 로션 챙긴 뒤 출발.
  • 가장 가까운 삼계탕 가게가 600m 정도 떨어져 있기에 거기까지 걸어 감. 포장을 주문하고 음식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손님은 한 명도 없고 사장 가족과 직원들끼리 식사하고 있더라고. 상황을 보아하니 원래 일하던 베트남 아줌마가 있는데 한국에서 유학하는 베트남 처자가 일하고 싶다 해서 소개하고 있는 듯. 서빙을 하냐,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냐, 닭을 손질하냐, 말이 많았는데 일단 가 보자며 주방으로 데리고 들어 감. 잠시 후 나오더니 닭 손질하는 것도 문제 없다면서 당장 내일부터 일할 것처럼 말함. 보고 있자니 뭔가 감정이입이 됨. 나도 외국에서 유학하는 입장이니까.



  • 생각보다 빨리 음식이 나와서 들고 나옴. 길 건넌 뒤 택시 탐.
  • 고모한테 가서 삼계탕 드리고. 드시는 거 보면서 잠시 수다 떨다가 인사하고 밖으로 나옴. 집으로 가는 길에 PC방이 보이기에 들어 감. 간만에 '블레이드 앤 소울' 한다. ㅋ
    오랜만이라 어색함. 그러고보면 '아스가르드' 도 유료로 하다가 무료화 되고 나서 하는 둥 마는 둥 하게 됐는데, 블소도 그렇게 되려나 싶음.
  • 두 시간 이용권 샀는데 20분 정도 남기고 나옴. 집으로 돌아가 해물찜 주문. 배달되어 온 해물찜이랑 맥주 먹으면서 텔레비전 보다가 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