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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응? 원피스 피규어는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싸다고?

by 스틸러스 2018.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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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살면서 보니까 '분명 일본에서 만들어 파는 제품인데 왜 한국이 더 싸지?' 라는 생각이 드는 물건들이 꽤 있다. 말이 안 되는 것이, 중국에서 만들었다 해도 일본 회사 제품이니까 일본에서 사는 게 더 싸야 하는데, 현대 자동차도 아니고 자국에서 더 비싼 거다. '대체 왜 그렇지?'



생각날 때마다 의문이었는데 아직도 그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한국에서 파는 건 짝퉁 아니냐고? 아마도 그 이유가 가장 클 거다. 일본의 '다이소'나 '도큐핸즈' 같은 곳에서 인기가 좀 있다 싶으면 어김없이 중국에서 짝퉁을 만들고 그걸 한국에서 수입한 뒤 정품처럼 팔고 있다. 그런데, 간혹 '분명 정품인데 왜 일본이 더 비싸?' 의 경우도 있다. 순간 이동 능력자가 한국에서 고작 일본 제품 밀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인가?




누워서 뒹굴거리다가 유튜브에서 본 제품. AA 사이즈 건전지 세 개를 넣고 전원을 켜면 혼자 굴러다니면서 청소를 한단다.



이게 한국에서 파는 거. 같은 제품인데 가격이 거의 ⅓이다. 일본 제품인데 한국에서 훨씬 싸게 팔고 있는 거지.



왜일까? ㅇㅇ 예상대로. 한국에서 팔고 있는 건 짝퉁이다. 중국에서 만든 가짜다.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볼까 했는데 생각보다 비싸서 바로 포기. 일본인들의 댓글을 보니 가느다란 케이블도 못 넘어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더라. 일본 집에 유난히 먼지가 많아서 좀 써볼까 했더니만.

조금 신기한 건, 애초에 일본에서 판매할 때에는 저렴한 로봇 청소기라며 청소 용품으로 판매했었는데 한국에 짝퉁이 들어간 뒤 고양이 장난감 겸! 청소 용품으로 홍보가 되었고, 그게 역으로 들어와서 지금은 일본에서도 애완 동물 장난감으로도 쓸 수 있다고 광고한다. ㅋ




한국에서 판매 중인 『 원피스 』 피규어. 반프레스토 정품이라 광고하고 있는데 확대된 사진을 보니 짝퉁인가 싶기도 하고.



일본 정품. 두 가지 색깔의 제품을 같이 파는 가격이 ¥3,934이다. 두 개에 40,000원 정도니까 한국이 훨씬 비싸게 팔고 있는 거다.



역시 『 원피스 』 피규어. 한국에서는 29,000원에 팔고 있다. 이 쪽은 정품이 맞는 것 같다.



같은 제품인데... ¥1,149이다. 배송비(물론 일본 국내로의 배송이다) 포함해도 15,000원 정도가 된다.



『 원피스 』 의 인기 캐릭터인 에이스 피규어다. 얘는 가격이 꽤 나가는 편이다. ¥4,500이다.



정품이라면 상당히 훌륭한 가격이다.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배송비 빼도 비슷한 가격이 나오게 되니까.



그러나 이런 것도 존재한다. 훨씬 싼 거 아니냐고? 누가 봐도 알 정도로 조악한 짝퉁 되시겠다. 그걸 38,800원이나 받고 있다.



일본 아마존과 네×버에서 검색해본 결과, 싸게 파는 제품의 상당수가 짝퉁이었다. 만듦새도 그렇고, 도색도 그렇고, 조잡하기 짝이 없는 제품을 팔고 있는 거다. 그것도 쿠×, 옥×, 지×켓, 11×가,... 등의 유명 사이트에서. 굳이 전문가의 안목 같은 것도 필요 없다. 진품/가품 구분 쪽에 있어서는 그저 검은 점 두 개에 불과한 내 눈으로 봐도 알 정도로 조악하다. 그러니 한국이 쌀 수밖에. 원가 10,000원도 안 할텐데 받아먹는 거 보면 아주 그냥...


하지만. 단순히 한국에서 짝퉁을 팔고 있으니까 더 싸다고 할 수가 없는 게, 정품을 싸게 파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네×버 쇼핑에 애니메이션 관련 피규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셀러들이 몇 군데 있다. 거기서 팔고 있는 가격을 보면 일본보다 훨씬 싸다. 거기에서 『 원피스 』 나미 피규어를 사본 적이 있는데 정품이었다. 19,000원이었는데 일본에서는 ¥3,000에 팔고 있더라고. 단순히 계산해도 일본이 10,000원 이상 비싼 거다.


출시된 지 오래되어 가격이 뚝뚝 떨어지는 제품이 있긴 하다. 그런 제품은 일본에서 ¥1,000 조금 넘는 돈으로 살 수 있다. 그런 거라면 한국에서 19,000원에 파는 걸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출시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제품인데 저 가격에 파는 거다. 정품인데.

대체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가 없다. UFO 캐처(한국식으로 말하면 인형 뽑기 기계)용으로 나오는 피규어는 더 싼가? 그걸 유통해서 싸게 파는 건가? 장사하는 사람이 손해보고 장사할 리가 없잖아?   당최 알 수가 없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지인들 심부름 기껏 해놓고 욕 먹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듣도 보도 못한 제품인데 일본에서 유명하고 한국에서도 잘 나간다면서 사다 달라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검색해보니 진짜 팔고 있다. 나름 싸게 산답시고 아마존도 뒤지고, 라쿠텐도 뒤지고, 여기저기 뒤적거려 사들고 간다. 영수증이랑 같이. 그리고 딱 그 돈 받는다. 캐리어에 넣고 낑낑거리며 가지고 가는 고생은 밥이나 차 정도 얻어먹는 걸로 퉁 치는 거지. 그런데 나중에 뒷담화가 들려온다. '알고 보니 더 싸더고만은.' 이런 식이다. 아니, 그렇게 싼 데 알면 직접 사면 될 일이지. 왜 실컷 부려먹고는 나중에 딴소리일꼬?

이럴 경우 상당수가 중국산 짝퉁인 경우라 확인시켜 주면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만은... 종종 짝퉁이 아닌데 한국이 더 싼 경우가 있어서 곤란할 경우도 있더라 이 말이지. 그래서 요즘은 누가 뭣 좀 사달라고 부탁하면 한국에서 더 싸게 살 수도 있으니 검색해서 확인해보라고 한다. 귀찮다고 그냥 네가 사다 줘~ 해놓고 나중에 뒷담화 깠다는 소리 들리면 바로 인간 관계 단절이라는 얘기도 하고. 더불어 배송비로 한우 정도는 먹어야겠다고 협박(?)도 한다.




아무튼... 블랙 프라이데이에 엄청난 할인을 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일본 아마존은 해당 사항이 없는 모양이다. 별로 할인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런데 아마존에 공지 뜬 거 보니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사이버 먼데이라고, 할인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저 때를 노려 면도기 사기로 했다. 면세점 가격이 일본에서 그냥 사는 것보다 비싸니 망설여지지도 않는다. 저 때 할인 좀 많이 했음 좋겠네.




한국이랑 일본의 피규어 가격 비교한답시고 일본 아마존 뒤적거리다가 '에코닷'을 손에 들고 온 지름신을 영접하고 말았다. 한동안 안 오셨고 소니 1000X M3 들고 오셨을 때에도 '죄송하지만 통장에 빵꾸나서 영접할 수 없습니다.' 하고 고이 돌려보내드렸건만... 방구인 줄 알고 힘 줬더니 갑자기 튀어나가는 설사마냥(죄송합니다. -_ㅡ;;;) 기습적으로 찾아오셨다.

인공 지능 운운하는 스피커는 한국에도 많다. 나는 SKT의 누구를 썼었는데, 상당히 멍청하면서 쓰잘데기 없는 기능 뿐인 녀석이지만 아침에 날씨를 확인한다거나 퇴근하고 집에 가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노래 켜고 끌 수 있는 게 좋았다. 일본은 라인이 잘 나가니까, '라인 프렌즈' 스피커라도 살까? 했었는데 아마존의 인공 지능 스피커나 구글의 인공 지능 스피커도 제법 쓰이는 모양이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혹~ 하고 있는데... 위를 보니 두 개 사면 ¥5,500이란다. 응? 뭐라? 한 개에 ¥5,980인데? 2세대 재고 떨이하는 것도 아니고 3세대 제품인데? 진짜인가?



확인해보려고 구입 수량 두 개로 바꾼 뒤 바로 구입 단추 눌렀더니... 진짜 ¥5,500이다. 헐!   프라임 회원으로 가입하면 배송료랑 다 무료인데 1주일에 ¥100도 안 하는 이벤트 하고 있어서 가입부터 하고, 그 다음 질렀다. 오늘 바로 온단다. 한 시간 전에 질렀는데 아직 배송 중은 안 뜨네. 동네 편의점에서 받아볼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내일 받게 된단다. 그렇다는 건 오늘 온다 해도 저녁 늦게나 온다는 얘기가 되겠지. 학교 가서 공부하다 와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노트북 스피커는 아무래도 출력이 약한 것 같아서 손전화 사면서 받은 삼성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해서 쓰고 있는데, 저거 오면 컴퓨터에 연결해서 써야겠다. 음성으로 날씨 확인하고 노래 듣는 건 인공 지능 운운하는 스피커 대부분에서 되는 기능인데 일본어로 해야 알아들으려나? 그렇다면 말하는 거 연습도 되겠고, 이래저래 좋네. ㅋ


하나는 가지고 있다가 선물로 써먹던가 해야겠다. 럭키~


P.S. 방금 네×버에서 검색해보니 2세대 제일 싼 게 34,200원. 3세대는 35,000원. 두 개에 70,000원이니까 엔으로 바꾸면 ¥7,000 정도. 두 개에 ¥5,500 주고 샀으니까 ¥1,500 절약한 셈이라고 보면 되려나? 한국에서 35,000원에 파는 곳 보니까 개당 배송비 9,900원씩 받고 있네. 그럼 두 개에 90,000원이고만. 나름 싸게 잘 산 편인 것 같다. 정신 승리! 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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