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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정보

한국 카드로 일본에서 예금 인출한 이야기

by 스틸러스 2018.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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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하는 동안 이래저래 돈이 많이 드는데, 문제는 몇 푼 안 되는 저금이 죄다 한국의 ○○은행에 있다는 것. 마음 같아서는 1,000원 밑으로 떨어져 있을 때 모조리 환전해서 일본에 온 뒤 일본의 은행에 넣어뒀음 싶은데, 일본은 은행 계좌 개설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일본에 온 지 6개월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좀처럼 계좌를 개설해주지 않는다고. 그나마 우체국은 계좌 개설이 쉽다는데 상륙 후 집 얻고 가구와 가전 제품 사서 배치하고... 그러느라 시간 다 잡아먹어서 아직 계좌 개설을 못 했다.


초기에 쓸 돈은 가지고 왔지만 그 돈이 떨어지면 한국에 있는 돈을 찾아서 써야 하는데, 찾을 수 있는지 궁금하더라. 인터넷 검색해봤더니 세븐 일레븐 가서 뽑으면 된다고 하는데 마침 환율도 980원 밑으로 떨어졌기에 잽싸게 집 근처 세븐 일레븐으로 돌격!!!


한국에서 주력으로 쓰던 VISA 카드를 집어넣었다. 신용 카드와 현금 인출 카드 겸용이다. 일본에 온 뒤에도 이 카드로 아마존, 니토리 등에서 온라인 결제를 무리없이 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했던 카드라서 당연히 잘 될 줄 알았다(라는 건 잘 안 됐다는 얘기다. -_ㅡ;;;).


카드를 넣으면 언어 선택 화면이 나온다. 거기서 한국어를 선택하면 그 다음부터의 안내는 모두 한글과 한국어 음성으로 나온다. ① 출금과 잔액 조회를 선택할 수 있는데 잔액 조회도 조금의 돈이 빠져 나간다고 들었다. 나는 '출금' 선택. ② 종류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온다. 신용카드 / 보통예금 / 당좌예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나는 보통예금을 선택. ③ 수수료 나간다는 안내가 나오는데 스크린의 '확인'을 터치하면 다음으로 넘어간다. ④ 인출 가능한 금액은 최대 ¥100,000. 금액을 선택한 뒤 비밀번호를 누른다. 비밀번호는 터치 방식이 아니라 오른쪽 아래 키패드를 누르는 방식. 그러면 촤라락~ 돈 세는 소리가 나... 야 하는데 안 난다. 은행에 문의하라고 화면에 띄운 뒤 명세서와 카드를 뱉는다. 퉤!




명세서를 보니 6001-G12라는 오류 코드가 표시되어 있고, 그 아래에 커다랗게 '이용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라고 쓰여 있다. 응? 당좌 예금으로 해야 하나? 똑같은 과정을 거친 뒤 종류만 당좌 예금으로 바꿔 선택했다. 그런데... 똑같은 메시지 뜨면서 또 돈이 안 나온다.




결국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내용을 종종 들리는 까페에 올렸더니 어느 분이 종류 선택하는 화면에서 뭔가 선택하지 말고 오른쪽 아래의 '건너뛰기'를 누르면 된단다. 그래서 바로 또 나갔다. 그리고 종류 선택하는 화면에서 뭔가 선택하지 않고 건너뛰기 누른 뒤 비밀번호를 눌렀다. 그랬더니... 또 실패! 아오, ㅆㅂ!!!




이번에는 비밀번호 틀렸다고 나온다. 현금 인출 비밀번호와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해놓고 쓰는데 건너뛰기 누르면 신용카드로 반영이 되는 건가? 아무튼... 돈은 안 나온다.


혹시나 해서 다른 카드를 집어넣었다. ○○카드를 세 장 가지고 있는데 하나가 인출에 실패한 VISA 카드, 다른 하나가 국내 전용으로 쓰던 카드, 나머지 하나가 유학을 앞두고 만든 은련(Union Pay) 카드다. 앞의 두 장은 신용 카드 겸 현금 인출 카드, 뒤의 한 장은 체크 카드 겸 현금 인출 카드다. 국내 전용 카드는 당연히 안 될 것 같아서 은련 체크 카드를 밀어넣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돈 세는 소리가 나고 현금이 나온다. 어라?



집에 와서 얼마 빠져나갔나 확인해보니 ₩994,154 빠져나갔다. 에? 환율이 978.53원인 거 확인하고 갔는데? 994.15라고? 이상하다 싶어 확인해봤더니 9월 20일 오후의 환율이 994.15였다. 일주일도 넘게 지난 날짜의 환율을 적용한다고? 쓰으~ 뭔가 이상한데?


환율 안내하는 페이지를 열심히 확인해보니... 고시환율의 현찰 사실 때가 995.65로 안내되어 있다. 아하~   그럼 그렇지. 한국에서도 네×버에서 보고 간 환율과 은행에서 바꾼 환율이 일치하지 않았다. 항상 고시 환율이 더 높았다. 다만 한국에서는 스마트 폰 은행 앱을 사용했기 때문에 80~90% 우대를 받아 100만원 정도 바꿀 때 1만원 정도 더 받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지금 환율이 980원 밑으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고시 환율이 990원 넘으면 그걸로 환전이 되는 거다.


거기에다 수수료도 떼어 간다. 빠져나간 ₩994,154에 수수료가 포함된 건지, 나중에 따로 빼 가는 건지 모르겠다. 돈 찾은 지 한 시간 가까이 지났는데 따로 빠져나가는 거 없는 걸 보면 수수료가 포함된 가격이 아닌가 싶긴 한데.




아무튼... 결과만 정리하자면, 한국에서 쓰던 카드로 세븐 일레븐 ATM에서 인출 시도했을 경우 안 될 수 있다는 거다. 미리 은행에 가서 외국에서 인출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청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VISA 카드는 기존에 일본 여행에서도 잘 썼기 때문에 당연히 될 거라 생각해서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 은련 카드 만들면서 일본에서 인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결국 그 때 은련 카드 만든 덕분에 예금 인출할 수 있었다. 만약 일본에서 오래 생활할 예정이라면 본인의 계좌에서 해외 출금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은행 가서 얘기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에 있는 글을 보니 죄다 한국에서 쓰던 카드로 인출 잘 했다는데 나만 왜 이 모양인가 모르겠다. 일본 온 뒤로 지문 인증, 홍채 인증도 안 되어 일일이 공인 인증서로 인증하고 있다. 이것도 엄청 불편한데 한국에서 쓰던 휴대 전화를 정지 시키는 바람에 본인 인증이 안 되어 지문/홍채 인증 갱신도 못한다. 다 한국 들어갔을 때 하고 나와야 한다.


신용 카드로 사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데 현금 인출이 안 되니 당연히 ○○은행에서 담당할 거라 생각하고 거기 문의했더니 ○○카드 담당이니 그 쪽으로 문의하라는 답장이 왔다. 에휴... -ㅅ-   답답하면 전화하는 게 최고의 해결 방법인데 전화를 못하니 속이 터진다.



P.S. 한국에서 잘만 되던 홍채 인식, 지문 인식, 둘 다 안 되서 몇 번 시도해봤지만 계속 실패. 지우고 새로 설치하라고 해서 그렇게 해도 안 된다. 한국 들어갔을 때 해결하고 와야 한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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