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장일기

2019년 06월 25일 화요일 맑음 (여름 학기 첫 선택 과목 수업)

by 스틸러스 2019. 6. 25.
반응형
  • 하루에 여덟 시간은 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해가 짧아지면서 다섯 시간 정도 밖에 못 자고 있다. 다섯 시도 안 되어 해가 떠버리니 밝으면 잘 수 없는 몸뚱이를 가진 나는 그냥 눈이 반짝! 떠지는 거지. 다행히 이번에 한국 들어갔을 때 수면용 안대를 가져와서 조금 더 잘 수 있게 되긴 했지만.



  • 오늘도 다섯 시에 눈이 떠졌다. 태블릿 붙잡고 빈둥거리다가 여섯 시 반이 넘어버렸고 한 시간이라도 더 자야겠다 싶어 알람 맞춰 놓고 누워 있다가 결국 일곱 시에 일어났다.
  • 시간도 있겠다,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익을 만큼 익은 김치를 꺼내 찌개를 끓였다. 한국이었다면 다진 마늘도 조금 넣고, 청양 고추도 썰어 넣고, 파도 넣고, 물도 육수를 내서 쓰고 그럴텐데 개뿔 갖고 있는 게 없으니 그럴 수 없다. 김치 볶으려고 팬에 올렸는데 슥슥 휘젓고 있다보니 볶는 것도 귀찮아져서 그냥 물 붓고 김치찌개용 참치 한 캔 때려 부었다.
  • 적당히 끓었다 싶어 즉석 밥 하나 돌린 뒤 먹었더니... 개꿀맛!

아니, 그림이 잘못 나갔어. -ㅅ-


  • 1년에 아침 밥 먹고 학교 가는 날은 손에 꼽을 수 있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 밥 먹은 후 커피까지 일 잔 마시고 학교로 출발. 교실에 도착했더니 불이 켜져 있다. 그런데 교실에는 아무도 없어. 평소처럼 L군이 가장 먼저 왔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찌질이 S상이 먼저 온 거였다. 쟤 요즘 부쩍 일찍 오네. 여자 친구와 통화하는 건지 복도에서 통화하다가 은근슬쩍 교실로 들어와 계속 통화를 한다. 여자 친구는 멀쩡하게 생겼던데 왜 쟤랑 만나는 거야? -_ㅡ;;;   아무튼... 참으로 못 배워 처먹은 ㅺ. 참다 참다 대놓고 "아이, 씨~" 하고 짜증을 내는데도 굴하지 않고 전화질. 결국 이어폰으로 귀를 막았다.
  • 이어폰으로 귀를 막으면 들어오는 인기척을 못 느끼니 아침에 인사를 나눌 수 없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반에 대만 것들이 많아지면서 아침에는 중국어 밖에 안 들리게 되어 어쩔 수가 없다. 에이, 씨.



  • 담임 선생님이 들어와서는 20명 꽉 차게 됐다고 하기에 옆 반에서 H군이 넘어오는고나 싶었다. 역시나. 넘어 왔더라. 나 같아도 M ㅺ랑 Fucking Guy 있으면 당장 반 옮겨 달라고 할 건데. ㅋ
  • 좀 놀란 건 오지랖 넓은 C군이 윗 반으로 올라갔다는 거. 여름 학기 끝나면 대만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겨우 한 달 남짓 더 공부하려고 월반을 하는 건가? 쟤도 참, 갈피를 못 잡겠네.
  • 나는 이 학교의 학급 분별 능력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에 반 편성하는 거 보면서 그런 신뢰가 마구 무너지고 있다. 아무튼, H군 말고도 1C 시절의 같은 반 친구들이 많아졌다. 쉬는 시간에 라인 단톡방에 초대했다.
  • 점심 시간에는 K군과 맥도날드에 갔다. 아침 밥을 먹고 학교에 갔으니까 점심은 커피만 마시는 걸로 땡. 점심을 먹고 나서 교실로 돌아와 선택 과목을 듣기 위해 교실을 옮겼다. 3층이었는데 교실이 참 맘에 들더라.


  • 처음 보는 선생님이었는데, 한국에서 9년이나 살았다고 하셨다. 남편도 한국 사람이라 그러고. 말하는 스타일이나 수업하는 스타일도 맘에 들고 재미있었다. 교과서가 따로 없어서 예습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 조금 걱정스럽긴 하지만.
  • 수업 마치고는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말도 못하게 덥다.
  • 예전에 구글 지도에서 찾아봤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11층 짜리 건물이 생기기 전에는 주차장이 있었더랬다. 주차장이 있는 자리에 11층 짜리 건물을 올린 거다. 주차장이 있을 때 이 동네를 떠난 사람은 나중에 왔다가 깜딱! 놀라게 되겠지.
    학교 가는 길에 '이런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쁜 집이 있는데 그 옆 집은 뭔가 휑~ 한 분위기더라고. 그런데 어느 날 천막으로 싹 둘러 치더니 공사를 하기에 '보수하는 건가?' 싶었는데 나중에 천막 걷었을 때 보니까 아예 다 부숴버렸더라. 새로 짓는 모양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지나가다 보니까 주차장이 되어 있다. 그동안 그 쪽으로 안 다녀서 이제야 알았네.
    뭔가 알고 있던 것과 확~ 달라져 버리면 어색하다. 다른 주차장 대부분이 그렇듯 음료수 자판기가 당연하다는 듯이 서 있던데 펩시 콜라 500㎖ 한 캔이 100円이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세븐 일레븐에서 코카 콜라 500㎖를 103円에 살 수 있는데 집에 들어왔다가 콜라 사러 나가기 귀찮은 거리다. 주차장은 학교 오갈 때 늘 지나다니니까 생각나면 사서 냉장고에 채워 둬야겠다. ㅋ   나는 펩시와 코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 ㅋㅋㅋ



  • 집에 돌아와 오늘 학교에 입고 간 옷을 벗어 빨래를 했다. 아침에 남기고 간 찌개를 보니 국물이 졸아 있더라. '물 더 넣고 다시 끓일까?' 하다가 그냥 밥 말아서 먹기로 했다. 밥 하나만 넣으면 짤 것 같은 양이기에 두 개 넣어서 다 먹었다. 일도 아니지. ㅋㅋㅋ
    빨래 널고, 어제 널었던 빨래 걷고. 땀이 나기에 선풍기로 땀 좀 식힌 뒤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 아무리 봐도 너무 더운 거다. 높은 층이라 바람이 꽤 불긴 하는데, 아래로 내려가면 말도 못하게 더울 게 분명하다. 더구나 밖에서 걸을 때에는 손풍기도 그닥 효과가 없기 때문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 게다가 공부하러 가서 의자에 엉덩이 붙이면 30분 안에 졸 확률이 100%였다. '어차피 땀 뻘뻘 흘리고 걸어가서 졸다가 책 보게 될 건데, 그냥 집에서 자고 조금이라도 시원해졌을 때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자려고 안대를 뒤집어 쓰고 누웠는데 덥다. 선풍기로는 도저히 안 된다. 결국 에어컨 켰다. 그렇게 자다가 추워서 에어컨 끄고 다시 잤다. 더워서 선풍기 켜고 또 잤다. 완전히 깼을 때에는 17시 하고도 30분이 넘어 있었다. 나름 깔끔하게 잘 잤다. 이제 슬슬 가방 챙겨서 공부하러 가면 두 시간 조금 넘게 공부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가려니까 귀찮아진다.
  • 아... 가야 하는데~ 가야 하는데~ 하다가 한 시간 넘게 지나 버렸고. 결국 지금 가봐야 금방 돌아와야 된다는 핑계로 안 갔다.
  • 교실에 남아 공부한다는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은데 예습과 복습을 하지 않으면 수업을 못 따라 간다. 하지만 집에서는 공부를 안 한다. 그러니 도서관이나 교류 센터에 가야 하는데, 정작 옷 갈아 입으러 집에 들어오면 다시 나가는 게 너무 어렵다는 게 문제. 참... 골치 아프다. 날이 더워지니 다시 나가는 게 더 힘들어졌다.



  • 내일부터 흐려져서 장마가 시작된단다. 원래는 내일부터 비 온다더니 야금야금 비 오는 날이 뒤로 미뤄지는 것 같다. 모레부터는 확실히 온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때 가봐야 아는 거지. ㅋ   아무튼 비 때문에 좀 시원해졌으면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