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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에서의 추억 #9

by 스틸러스 2020.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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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찍은 사진이 수 천 장인데, 그 중에 뭔가 생각나게끔 하거나 잘 찍었다 싶은 걸 추려냈더니 500장 정도 되더라. 다시 줄이고 줄여서 450장. 한 번에 다 올리려고 했는데 에러 나면서 안 올라가더라. 티스토리에서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사진이 50장이니까, 그냥 아홉 개로 나누어 올리기로 했다.

 

라바리니 감독의 얘기를 듣고 있는 식빵 언니. 이 날 경기는 뛰지 않았다.

 

브라질 선수들은 멀리에서 봐도 당장 튀어오를 것 같은 탄력이 느껴지더라.

 

반면 카메룬 애들은 선수라기보다는 배구 좋아하는 애들 모아놓은 듯한 인상.

 

참고 참다가 결국 질렀다. 윌슨 라켓은 처음이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내 실력이 부족한 게 문제지.

일본에서도 배드민턴과 축구는 계속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배드민턴은 라켓을 가지고 가는 게 문제더라. 캐리어에 들어가지도 않을 뿐더러, 위탁 수하물로 맡기면 마구 던져대니까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됐다. 항공사에 문의하니 별도의 수하물로 보내야 한다는데 결국은 돈이 더 든다는 거지. 그리하여 일본에서 라켓을 사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어가 안 되니까 일본 사람들과 배드민턴 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어설프게나마 의사 소통이 가능해졌을 때 클럽을 알아봤는데 우리나라처럼 매일 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클럽은 드물었다. 갈 때마다 참가비로 500円 정도를 내는 곳에 두 번 간 게 전부. 오카야마 갈 때 가지고 가서 한 번 치고.
가지고 돌아올 일도 걱정이었는데 배로 돌아오게 되면서 모니터 상자에 넣어 어렵지 않게 가져올 수 있었다.

 

아마노하시다테에 있는 치온지(智恩寺)라는 절에서 살 수 있는 오미쿠지. 부채 모양이다.

 

스피드 보트를 탈 수 있는데 굳이 돈 주고 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 맑은 거 보소. 와~

 

일본 사람들 만큼 3대 어쩌고, 5대 저쩌고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다.

 

바지락 우동. 바지락은 일본어로 아사리(アサリ). 해감이 덜 되었는지 모래도 씹히고 그랬다. 비쌌고.

 

두 번째 탄 뷰랜드의 리프트. 고소 공포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모노 레일을 타면 된다.

 

뷰랜드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두 번째였지만 감탄하면서 봤다. 멋진 곳이다.

 

대관람차에 환장하는 일본답게, 여기에도 자그마한 대관람차를 설치해놨다.

 

이 구멍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하는 일 중 하나.

 

중국 사람인지, 대만 사람인지, 자리 잡고 서서 한참을 비켜주지 않아서 좀 짜증스러웠더랬다.

└ 사진을 다 찍고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간신히 한 장 건졌다. ㅋ

 

이네 후나야로 가는 버스에서 본 무지개. 일본에서 무지개를 몇 번 봤더랬다.

뒤에서 철떡! 철떡! 셔터 소리를 계속 내니까 앞에서 수다 떨던 아줌마가 힐끗 뒤를 봤는데 내 카메라가 향하는 곳을 보더니 자기도 손전화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ㅋ

 

이네 후나야. 보기에는 좋지만 막상 살면 뭔가 좀 묘한 기분이지 않을까 싶었다.

 

사람이 사는 곳은 아닐테고, 무슨 사당이나 절 같은 걸까? 배가 없으면 갈 수가 없는 곳이다.

 

일본은 맨홀 뚜껑 디자인도 동네마다 제각각인지라 그걸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운이 좋으면 똥 손으로도 제법이다 싶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꽤나 잘 찍은 사진이라 생각하는데...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창고. 배를 세워두는 곳이다. 용케 안 무너지고 있네.

 

저 자그마한 승합차가 이 동네의 마을 버스다. 하루에 세 번 다녔던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우산을 쓰고 있다가 저 버스를 보게 됐다. 왔던 길을 고스란히 되돌아가야 했기에 그냥 버스를 탈까 하다가, 잔돈이 없어서 포기했다. 기사 님은 내가 버스 쪽을 힐끗거리자 문을 열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정해진 시각이 되자 출발했다.

 

내 방에서 하루카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만 수백 장. 날마다 보는 풍경인데도 늘 새로웠다.

창문을 열면 바로 앞의 길이 보이는, 자그마한 2층 주택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정작 살게 된 곳은 11층 맨션의 맨 꼭대기 층이었다. 생각해보니 11층이면 내가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곳을 포함해서 가장 높은 장소. 지진을 걱정해야 하는 일본에서, 인생 최고층의 집에서 산 거다. 사는 동안 지진이 있긴 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높은 곳에 살아서 텐노지 쪽의 풍경을 널리 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이렇게 꾸며놓고 살았더랬다. 컴퓨터 옆에 텔레비전을 두면 좋았을텐데 자리가 부족해서...

일본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공부하자고 생각했는데, 내용을 못 알아들으니까 안 보게 되더라. 결국 아침에 일어나 NHK로 날씨 정도나 보는 게 고작이었다. 30만원 넘게 주고 산 텔레비전은 10만원도 못 받고 되팔아야 했다. 외국에 나가면 한국 사람 등 쳐먹는 건 한국 사람이다.

 

일본의 새 연호가 정해지면서 의료보험증이 새로 발급되었다.

일본은 아직도 연호를 쓴다. 일본의 연호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쇼와 몇 년, 헤이세이 몇 년, 이러면 당최 감을 잡을 수 없다. 처음에 의료보험증을 받을 때에는 일본의 새 연호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였는데 연호가 정해지니까 새로 발급해서 보내주더라.
병원에 가면 의료 보험증을 보여달라고 하는데 두 달인가 보험료를 안 내면 정지가 된다. 그래서 그런지 늘 가는 병원인데도 한 달에 한 번은 보험증 보여달라고 하더라.
보험 혜택을 받은 금액이 얼마인지 적힌 종이도 날아오고 그랬다.

 

안개가 엄청나게 심한 날이 있었다. 이상하긴 했는데 그래도 종종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들도 전부 특별한 일이라 하시더라. 백령도에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해무를 많이 보긴 했는데, 일본에서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일본에서 처음 맞이한 할로윈 때에는 방구석을 굴러다녔지만 두 번째 할로윈 때에는 도톤보리에 갔다.

대만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권해준 덕분이 못 이기는 척 나갔는데 의외로 재밌었다. 사람들 바글거리는 곳은 좋아하지 않지만 그럭저럭 즐거웠다.

 

퀄리티가 말도 못하게 높은 사람도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주기도 하고.

 

이 쪽도 상당한 퀄리티였다. 꿈에 나올까 무서울 정도의 수준. ㄷㄷㄷ

 

미친 ×들도 간혹 보인다. 저런 코스프레 할 생각은 어떻게 한 걸까? 레알 미친 ×이다. ㅋ

 

학교의 체험 학습 때 갔던 자그마한 역. 일본은 아날로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소가 많다.

 

 

 

 

약속이 있어서 이쿠노 코리안 타운에 가야 했다. 그런데 데라다초 쪽을 막아놨더라.

경찰이 노란색 테이프로 길을 막아놓고 돌아가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빙~ 둘러 역 근처로 가니 경찰차에, 소방차에, 난리도 아니더라. 나중에 뉴스를 보니 근처에서 불이 났다고 했다. 소방차가 오는 건 대충 이해가 가는데, 경찰차가 너무 많아서 이상했다. 뭔 테러라도 터진 줄 알았다.

 

 

오사카 성을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보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히데요리의 자결 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고 난 후 아들인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후계자로 세우려는 세력이 있었다. 가장 큰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고. 결국 두 차례의 오사카 전투 후 히데요리 세력은 몰락했다. 창고에 갖혀 불에 타죽었다는 얘기도 있지만 모친과 함께 자결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오사카 성의 라이트 업. 새로 지은 거라 역사적 가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본 100대 성 중 2위.

└ 일본은 매 년 전국의 성을 대상으로 100대 성을 뽑는 투표를 한다. 지난 해 1위는 히메지 성.

 

자주 갔던 오사카의 국제 교류 센터. 파지아노 오카야마의 앰블럼이 새겨진 버스가 보여서 바로 찍었다.

 

도쿄 마라톤 대표 선수를 뽑는 마라톤 대회가 있어서 구경하러 갔더랬다.

나이 든 노장 선수가 중간에 포기하는 일도 있었고, 이래저래 이슈가 되긴 했는데... 도쿄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선수들이 이래저래 타격을 입게 됐다. 거짓말만 일삼는 정치인이 장기간 집권한 탓에 일본은 코로나의 피해가 심각하다.

 

맥도날드에서 출시했던 밥 버거. 그냥저냥 먹을만 했지만 다시 사먹을 거냐 묻는다면 Never!

 

돌아오기 얼마 전에 이벤트 성으로 타워 레코드에서 자드 카페가 생겼다. 안 가볼 수가 없었지.

 

비싸기만 하고 딱히 시켜먹을만 한 음식이 없어서 커피만 주문했다. 커피는 그냥저냥 먹을만 했다.

 

피자맛 호빵.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피자맛 잼이 들어있는 느낌이라 별로였다.

 

사쿠라보다 일찍 핀 목련. 일본은 어디를 가더라도 어렵잖게 꽃을 볼 수 있었던 게 좋았다.

 

돌아오기 얼마 전에 발견하고 부지런히 먹어댔던 과자. 맛도 괜찮았지만 향이 진짜...

 

치킨 생각이 날 때마다 KFC에 갔다. 처음에는 닭 때문에 갔는데 나중에는 코울슬로에 더 꽂혀버렸다.

 

짐을 다 싼 후 휑~ 해진 집. 기대보다 작은 방 크기에 놀랐던 게 엊그제 같건만, 시간이 참 빠르다.

 

돌아오는 날 찍은 사진. 덴포잔 쪽을 여행하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사진 찍은 날짜 순으로 정렬을 했는데 EXIF 정보가 잘못되어서 뒤로 밀려버린 사진.

두 시간에 얼마 하는 식으로 돈을 받는 실내 코트다. 코트 한 면을 빌리는 데 얼마로 받는 게 아니라 한 사람 당 얼마씩 받더라. 지독한 녀석들.
진~ 짜 성격 좋은 태국 친구가 주축이 되어 농구 모임이 만들어졌는데 저기에서 세 번인가 같이 운동했던 것 같다. 굉장히 잘 하는 친구도 있었고, 의욕만 앞섰지 하는 거 보면 한숨 나오는 친구도 있었고. 하지만 이기는 게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즐겁게 운동하는 게 중요했으니까, 재미있게 같이 땀 흘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립네.

 

3학년 때 썼던 교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아래 층으로 내려가는 구조다.

학교 건물은 7층인데 1학년이 위 층을 쓴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레벨이 높은 반으로 갈수록 아래로 내려간다. 나는 1C → 2D → 3C 순으로 편성이 되었는데 7층, 5층, 4층에 있는 교실을 썼다. 2층은 사무실이고 1층에는 교실이 한 개인가 밖에 없어서 사실 상 3층이 끝판왕(?)인데 결국 못 밟았네.

 

일본에서 가장 많이 걸었던 기록.

오카야마까지 걸어서 가겠답시고 출발해서 첫 날 걸은 게 저거. 거의 40㎞ 가까이를 걸었다. 죽는 줄 알았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한다. 절대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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