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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잡다

술 처먹고 의식의 흐름대로 마구 끄적거려 본다

by 스틸러스 2020.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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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이 마신 건 아니지만, 몸 상태가 영 좋지 않을 때 마셔서 그런지 금방 맛이 갔다. 자정이 넘어 날짜가 넘어갔고, 맥주 덕분에 모자란 머리가 더욱 더 모자라진 상태에서 마구 끄적거려 본다.

  • 오... 아니, 이제 어제가 됐고나. 기말 시험을 끝낸 후 HR을 거쳐 1년 반의 모든 과정이 끝났다. 마지막이랍시고 사진도 찍고 그랬지만 뭔가 허무했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졸업식이 취소되어 선생님들과 인사조차 할 수 없음이 너무 안타깝고, 결국 그 정도의 인연인가 싶어 서운하기도 하다.

  • 나는 회식이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지만 6개월 동안 같이 지냈던 친구들이니까, 회식이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섯 명 이상이 모이는 자리는 의도적으로 피하라는 지침이 내려져 있는 상태에서, 스무 명이 참가하는 반 회식이 가능할 리 만무. 결국 아무 것도 없이 끝났다.
    벌레만도 못한 대만 ㄴ은 내가 있다고 하면 안 올 게 분명하니 딱 괜찮은 사람들끼리 모여 마시기 좋은데. 그게 안 되네.

  • 1년 반의 학교 생활이 이렇게 끝난다는 게 뭔가 실감나지 않는다. 아쉬운 맘, 서운한 맘, 섭섭한 맘,...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을 하곤 하는데 시원하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내 인생의 소중했던, 즐거웠던, 행복했던 시간이 이렇게 마무리 됨이 아쉽다는 생각 뿐.

  • 라인 모바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이번 달 통화료가 20,000円을 넘었단다. 우리 돈으로 20만원이 넘는 돈이다. 술 처먹고 고모와 한 시간 넘게 통화하고, 회사 사람들과 통화한 시간도 다 합치면 한 시간이 넘는다. 그 때문일 게다. 그렇다고 해도, 며칠 전에 3,000円 넘었다고 메시지 온 것에 비하면 갑자기 20,000円 넘었다는 건 뭔가 이상하다. 3만원 넘었다고 알려주고 일주일 지나 20만원 넘었다고 하는 건 이상하잖아? 그 일주일 동안 엄청나게 통화해댄 것도 아니... 아, 고모랑 한 시간 넘게 통화한 게 늦게 반영된 건가?
    아무튼... 그동안 아둥바둥 아끼면서 살아온 게 바보처럼 느껴지는 금액이다. 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아껴가며 살아온 걸까?
    라인 페이에 18,000円 넘게 들어 있는데, 저거면 충분하다 생각했는데, 조금 더 충전하지 않으면 손전화 요금을 못 내게 생겼다. 지금까지는 우체국에 있는 예금으로 충전을 했는데 며칠 전에 예금을 싹 다 찾는 바람에 그렇게는 충전이 안 되고. 세븐 일레븐 통해서 해야 되나 싶다. 5,000円 정도만 더 넣으면 되려나?

  • 예전에 점쟁이가 그랬다. 타고난 복이 아무 것도 없다고. 부모로부터 물려 받을 재산도 없고, 복권 같은 것도 팔자에 없다더라. 자수성가하는 수밖에 없다고. 그나마 인복이 있다고 했는데, 살면서 점점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하게 된다. 정말이지, 인복 말고는 아무 복도 없는 것 같다.
    덧붙이자면, 전생에 일본 기생이었다고 하더라. 일본 여행은 커녕 ZARD와 게임 정도를 제외하면 일본과는 아무 접점도 없을 때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방이나 화장품 따위에 은근히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질러대는 꼬라지도 그렇고, 정말 전생에 일본 기생이었나 싶다. 뭐, 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당장 먹은 걸 게워내기 시작하겠지만. ㅋ

  • 살면서 '지금 아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하고 후회할 때가 많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중에 환갑이 되면, 마흔이었던 지금을 떠올리며 똑같은 후회를 하겠지. 100% 확신한다.
    스무 살 때 마흔인 나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마흔이 넘은 지금은 환갑의 나를 상상할 수가 없다. 배 나온 대머리 아저씨인 건 분명하겠지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 일본어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싶다니까 일본어에 능숙하냐고 물어보더라. 응? 1년 반만에? 불과 1년 반만에 일본어가 능숙해질 수 있을까? 물론 기를 쓰고 공부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겠지만, 나는 일본어 공부보다 멘탈 회복이 더 중요했던 사람인데.
    중국어와 어떤 접점도 없어 보이던 사람이 느닷없이 중국어 담당으로 가고, 중국에도 1년 간 유학 가는 걸 보면서 우리 회사의 외국어 담당은 실제 실력과는 별 관계가 없다 생각했는데...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걱정한들 달라지는 게 있을라고. 그저 스스로를 낮추고 실수하는 기간을 줄여나갈 수밖에.

  • 정신과 의사는 정말 돈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과 의사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편이 되어 그들의 속 상한 얘기를 다 들어주고, 보듬어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가족조차 하지 못하는 일인데. 한국으로 돌아간 뒤 다시 정신과 의사의 신세를 져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 나쁘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선임이 하는 걸 그대로 보고 배울 수밖에 없는지라, 자기도 모르게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나쁘다는 걸 인지하지만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해내고, 거기에 대해 책임지는 게 싫으니까, 귀찮으니까, 예전에 하던대로 하는 거다. 그러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나도 그랬고, 예전부터 이렇게 해왔다고 빠져나가려 드는 거고.
    옳지 못한 이유로 피해를 당하면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정작 그 입장이 되면 똑~ 같이 하는 경우를 자주 봐왔다. 나는 절대 그러지 말아야겠다 싶어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한 결과, 부당하다 생각해서 덤볐더니 돌아오는 건 '저 ㅺ 또라이다.' 하는 평가 뿐이었다.
    하지만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니까 관계 없다고 본다. 나는 내 행복을 위해 살겠다. 물론 나 행복하자고 남한테 폐 끼치는 짓 따위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게 당연하고.

  • 한국에 돌아가면 후회할 거다. 틀림없다. 하지만 일본에서 영원히 지금처럼 살 수 없으니까 언젠가는 돌아가야 한다. 지금의 삶이 내 인생 최고였던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 해물 뚝배기도 먹고 싶고, 순대국밥도 먹고 싶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잔뜩이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이내 일본의 음식들이 그리워지겠지. 지금은 한국 라면이 먹고 싶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금방 닛신의 라면 생각이 나겠지.

  • 리스테린으로 무좀 균도 잡을 수 있다던데, 코로나 바이러스는 리스테린으로 못 죽이나? 마스크 구하는 게 힘들다는 이유로 정전기 청소포까지 활용하는 마당인데, 리스테린으로 어떻게 안 되나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 한국에 돌아가면 그동안 못 읽은 책을 읽고 싶다. 일본 소설도 그렇고, 인문학 책도 그렇고, 잔뜩이겠지. 난 옛날 사람인지라 전자책은 별로다. 종이를 넘기며 보는 게 진짜. 문제는 그렇게 잔뜩 산 책들을 둘 곳이 없다는 거지만.

  • 최근 차박 영상을 많이 봤다. 차박이라고 하면서 다들 텐트니, 타프니, 별에 별 걸 다 들고 다니더라. 문세윤, 최성민, 이 두 명이 차에서 자는 걸로 짧은 유튜브 영상을 찍었는데 저게 진짜 차박이라 생각한다. 만약 차가 나온다면 나도 쉬는 날에는 차박이나 다녔으면 좋겠다. 밥은 여행 간 곳의 식당을 이용하고, 맥주 정도나 챙기면 되겠지. 혼자 자는 거니까 공간이 부족할 것 같지는 않다.

  • 저렇게 여행 다니려면 일단 차가 있어야 하는데 언제 나올지 기약도 없다. 원래는 9월에 돌아갈 예정이었으니까 '공부 마치고 돌아가면 차 나오겠지.' 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3월이 되니까 조바심이 난다. 날마다 검색하고 있다.
    대기 번호가 26번이라고 해서 오래 안 걸릴 거라 생각했는데 20번대 대기 번호 받아놓고도 1년 가까이 걸렸단다. 100번 넘어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10번대까지는 취소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쭉쭉 줄어들지만 그 이후부터는 다들 존버하는 사람들인지라 한 달에 한 대 정도씩 빠지니 한~ 참 걸린다고. 나는 이제 3개월째니까...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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