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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20년 02월 20일 목요일 맑음 (とぉぉぉ~てもよく働く人事担当者, ちきしょう)

by 스틸러스 202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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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월에 한 번씩 학비를 낸다. 물론 입학할 때 전부 다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납부한 학비는 어떤 경우에도 반납하지 않는다고 하니까, 나눠 내는 게 낫지 않나 싶다.
  • 다음 달로 1년 6개월의 학기가 끝난다. 2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하려면 6개월을 더 공부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학비를 내야 한다. 그 학비 납부 마감이 다음 주 수요일, 26일이다.
  • 지금까지 학비 내라는 お知らせ를 받으면 곧바로 돈을 찾아 2층에 가지고 갔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허가 받은 휴직이 1년 6개월이기 때문에 4월부터는 출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 처음부터 2년을 꽉 채우고 졸업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 1년 6개월로 신청하고 나중에 연장하는 것을 권유하더라고. 이유를 물어보니 30세 이상에게는 2년이 넘는 비자가 잘 안 나온단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기간이 2년이니까 비자는 2년 이상, 즉, 2년 6개월? 뭐, 이렇게 나와야 하는데 그렇게 발급을 안 해주는 거지. 그러니까 1년 6개월 과정으로 신청해서 2년 짜리 비자를 받고, 그 뒤에 연장 신청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유학원에서 오리엔테이션 할 때 2년 짜리 비자를 받은 사람이 두 명 밖에 없다고 했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까 내가 딱 2년이더라고. 그래서 내가 엄청 특이한 경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일본 체류 기간을 2년으로 인정 받으면 비자는 그보다 최소 한, 두 달 이상은 길게 나온다.)
  • 그렇게 하기로 하고 일본에 와서 공부하다보니 시간이 훌~ 쩍 지나 1년 6개월이 다 되어 간다. 휴직 연장을 해야 하는데, 인사 담당자가 일을 더. 럽. 게. 잘 하는 통에 당최 협조가 안 된다. 내 기준으로는 당최 이해가 안 되는 게,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지만 같은 회사에 몸 담고 있는 동료잖아? 그럼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방해는 안 해야 되잖아?
  • 내라는 서류 내서 심사 통과하고 유학 온 건데, '입학 한 달 이상 남은 시점에 휴직한 게 이상하다' 고 감사에서 지적 받아놓고, 그걸 왜 나한테 ××하는 거야? 아니, 내가 휴직 신청하면 무조건, 100% 허가해주는 거야? 아니잖아? 내가 왜 휴직하려고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 입학이 확정되었다는 서류까지 받아서 냈잖아? 뭔가 문제가 있거나 보완할 점이 있으면 심사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되잖아? 휴직 전부터 업무 관련성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불안감 키워대더니, 감사에서 지적 받으니까 자기가 징계 받을지도 모른다고 징징거리면서 사유서 제출하라 해대고.
  • 그래놓고는 저 맘대로 근무 기피자로 몰아가서 휴직 끝나자마자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소리나 해대고. 아니, 내가 안 한대? 내가 불법이나 꼼수 같은 걸 써서 근무 기피했다는 증거라도 있어? 제 멋대로 사람 판단하고, 말하는 건 듣지도 않고, 메시지 보내면 한 달 넘게 묵혀두고, 방학 때에는 복직해야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하고, 남들은 다 그렇게 하고 있다는 거짓말이나 하고, 상급 기관에 민원 넣으니까 그제서야 갑자기 친절한 척 하면서 연락해오고, 방학 중 복직은 어떻게 된 거냐니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 같잖은 소리로 빠져 나가려 들고. 정말 싫어하는 부류의 ○○ ○○. 아오, 쓰다 보니 또 열 받네, ㅽ!
  • 아후, 씨이. 말해봐야 짜증만 나니까 그만두자. 더 말해봐야 속만 터진다. ㅽ   하여튼, 유학 끝나고 ○○○ 들어가면, 저 × ○○○○ 한 번 봐야겠다.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 즉석 밥이랑 카레로 배 채우고 빈둥거리다가 학교로 향했다. 오후의 선택 과목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도서관이 됐든, 교류 센터가 됐든, 공부하고 올 생각이었는데 너무 졸리더라고. 집에 오자마자 퍼질러 잤다. 한숨 자고 일어나 맥도날드에 가서 공부 좀 할까 싶은데, 컴퓨터를 켜버렸네. 일단은 집에서 내일 수업할 부분만 예습할까 싶다.
  • 일요일이 일본 공휴일인지라 월요일이 대체 휴일이다. 그래서 내일만 학교에 가면 3일을 쉰다. 고베에 가서 냉면 먹고 싶다는 생각이 진작부터 있었는데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며 참고 있었더랬다. 내일 학교 마치고 고베에 갈까 싶다. 그러고보니 청춘 18 티켓도 오늘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봄 방학 기간에 규슈 쪽 여행을 하고, 나고야에서 두 시간 걸린다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동차 박물관에도 갈까 싶다. 여행 다니는 김에 사카이 이즈미 상의 묘에도 한 번 더 다녀올까 싶고. 청춘 18 티켓을 두 장 사야 할까? 말 나온 김에, 3일 쉬는 동안 여행 계획이나 짜야겠다.
  • 사람이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눕는 거, 앉는 거, 서는 거, 걷는 거, 달리는 거,... 하루종일 누워 있기만 하던 아기가 몸을 뒤집으면 부모는 그 사소한 일로 말도 못하게 기뻐한다. 눕거나 엎드리는 게 고작인 아기가 어느 날 갑자기 몸을 일으켜 혼자 앉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두 걸음 걷게 된다면? 세상에 그보다 더 놀라운 일도 없을 거다. 말을 못해서 그렇지, 아기도 주위에서 좋아하는 걸 보고 굉장히 뿌듯해 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아기가 어린이가 되어 걷고 뛰는 게 당연한 일이 되면, 조금 빨리 걷거나 조금 빨리 뛰게 된다고 해서 주위 사람들이 놀라거나 칭찬하지 않는다.
  • 지금 내 일본어가 저렇다. 처음 일본에 왔을 때에는 히라가나 밖에 몰랐었다. 가타가나도 가물가물하던 상태. JLPT N5에 합격하긴 했지만 단어도 거의 다 까먹고 긴가민가 싶을 무렵 일본에 도착했었다. 그런 상태에서 짧지만 제대로 된 문장 형태로 일본어를 한, 두 마디 말 할 수 있게 되니 주위에서 다들 놀라고 칭찬했다. 짧은 기간에 어떻게 그렇게 잘할 수 있게 되었냐고. 하지만 지금은... 멈춰 있다는 걸 나 자신도 느낄 수 있다. 당최 실력이 늘지 않는다. 물론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지만, 커다란 벽 앞에 서 있는 기분이라 좌절감 따위가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 아무튼,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지쳐 있는 상태다. 힘들다,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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