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이 자리를 바꿔 보는 게 어떻겠냐는 메시지를 보낸 게 지난 주 금요일. 그냥 가만히 있을 것을, 괜히 나서서 중국어 쓰는 애들이 많은데 자유롭게 앉으라고 하니 저희들끼리 붙어 앉아서 만날 중국어로 떠든다고 한 마디 했다.
그 결과, 오늘 HR 시간에 제비 뽑기를 했다. 모국어가 같은 사람끼리 나란히 앉지 않는 게 중요하다기에 뭔가 자리 배치를 해온 건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그저 제비 뽑기.
그리고... 최악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차악에 덜컥! 걸려 버리고 말았다. 그동안 일기를 꾸준히 읽어온 독자(?)라면 내가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 수 있는 Lㄴ이 짝이 되어버렸다. 하아... 지지리 복도 없지.
누구와 짝이 되도 괜찮지만 가장 피하고 싶은 사람은 한국인 A상. 일단 담배를 피우는지라 담배 냄새가 역해서 싫고, 항상 지각하는데도 수업 시간마다 자기 때문에 짝으로 만나면 피곤하다. 같은 조가 되어 발표하라는 상황에서도 자다 깨서 잘 모른다며 그저 멍 때리고 있으니, 앞에 나서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나서야 하는 거다. 이 친구를 제외한다면 그 다음 싫은 게 Lㄴ이었다.
새롭게 반이 편성되었을 때 저 ㄴ이 내 옆자리였다. 1교시는 무조건 자더라고. 긴 머리로 커텐을 딱! 치고 대가리 처박은 채. 그 꼴이 한심하긴 했지만 나한테 딱히 피해주는 게 없으니까 그러려니 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저 ㄴ이 얼마 전에 갓 스무 살이 된 ㄴ이랑 붙어 다니기 시작. 수업 시간에는 둘 다 스마트 폰 쳐다보느라 정신 없다가 쉬는 시간만 되면 소리를 꽥꽥 질러대며 난리도 아니다.
우리처럼 모국어에 성조가 없는 사람들이 들으면 중국어는 쉴새 없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무척이나 시끄럽게 들리기 마련. 그런데 그 시끄럽게 들리는 언어를 정말 시끄럽게 해대니 짜증이 엄청 난다.
일본어가 모국어만큼 능숙하지 않으니까 중국어로 떠드는 건 그렇다고 치자. 수업 시간에 스마트 폰 쳐 보는 것도 나한테 피해주는 거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고 말자. 문제는 조별 수업에서 중국어로 떠든다는 거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도 있는데 중국어로 떠든다. 중국어로 씨부리면 못 알아들으니까 일본어로 하라고 했는데도.
아... 이 ㄴ은 기본적인 인격 자체가 개판이고나. 쓰레기 같은 ㄴ이고나 싶어 그 뒤로는 대놓고 무시했다. 같은 패거리인 Pㄴ도 같이 무시하기 시작했고. 어떻게든 이 염병할 ㄴ들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바로 옆으로 붙어 버렸네.
불안한 건 Pㄴ이 앞자리인 것 같다는 거다. 또 둘이 붙는다. 그나마 떨어뜨려 놨을 때가 조용한데 둘이 또 붙으면... 아, 상상만으로도 스트레스.
공부야 내가 하는 거니까, 옆에 누가 앉든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둘이 대화하듯 연습하는 수업도 자주 있고 근처 사람과 조를 짜서 대화하라는 수업도 있기 때문에 짝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중국어 성조도 못 빼고 일본어 더듬더듬하는 주제에 틈만 나면 중국어로 씨부리고 있는 미친 ㄴ을 짝으로 뒀으니... 방학하기 전까지 2주 넘는 시간이 괴롭기 짝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학교에서는 도 닦는 기분으로, 마인드 컨트롤 열심히 하면서 참고 또 참아야겠다. 오늘부터 참을 인 노트에 쓰면서 화를 누르는 연습을 해야겠다. 아오,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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