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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9년 08월 12일 월요일 맑음 (오랜만! / 염병할 대가리 빌런)

by 스틸러스 201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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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다녀와서 처음 쓰는 일기. 여행 다녀와서는 짐 풀고 밀린 빨래와 청소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2,000장이 넘는 사진을 정리하고 블로그에 여행 후기 쓰느라 은근히 바빴다.



  • 여행을 다녀오면 항상 '빨리 후기부터 써야지!' 하는 마음이 있어서 급하게 글을 쓰게 된다. 그렇게 하다 보니 글의 퀄리티가 영 엉망인지라, 이번에는 하루에 하나씩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개학하기 전까지 하루에 하나씩만 쓰면 다 쓸 수 있을테니까.
  • 그리고 월요일, 그러니까 오늘부터는 '학교에 가는 것과 똑같이 움직여야겠다.' 고 생각했다. 그동안 공부를 전혀 안 해서 배운 것도 부지런히 까먹고 있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서 교류 센터에 간 뒤 공부 좀 하고 저녁이 되면 집에 가야겠다.' 고 생각했다.
  • 일어나기는 여덟 시에 일어났는데... 뮝기적거리다가 늦었다. 강제력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의 의지만 가지고 뭔가 한다는 게 참 어렵다.



  • 샤워를 하고 옷을 입다가 문득 개학 날짜가 평소와 달리 금요일이 아니라는 게 떠올랐다. 그래서 인공 지능 스피커에게 8월 22일이 무슨 요일이냐고 물어봤다. 중간에 한 번 더듬긴 했지만 화요일이라고 알려준다. 오~ '역시, 누구(SKT의 인공 지능 스피커)가 이해하는 수준의 질문에는 에코닷(아마존의 인공지능 스피커)도 대답하는 게 가능하고만?' 이라 생각하며 앞으로는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발음 연습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방금 확인해보니 22일은 목요일이다. -_ㅡ;;;   더듬은 부분 때문에 20일로 알아듣고 화요일이라고 알려준 건가? 이따 집에 가면 다시 해봐야겠다.
  • 쓰레기 봉투 두 개를 들고 밖으로 나와 쓰레기 장에 던진 뒤에야 전기 요금 고지서와 보증 보험료, 건강 보험료 납부 종이를 두고 온 게 생각났다. 그대로 두고 내일 하기에는 뭔가 찝찝한 상황. 그래서 다시 올라갔다.



  • 나오기 전에 에어컨을 껐기 때문에 방 안이 시원했다. 집 밖의 뜨거운 공기를 맞딱뜨리고 나서야 내 방이 얼마나 시원한지 알게 되다니.
  • 지난 달에는 거의 매일 네 시간 정도는 에어컨을 틀어댔고, 냉장고 문을 연 채 학교에 간 날도 있고, 이래저래 전기 요금이 엄청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3,000円 조금 넘게 나왔더라. 그래서 어제와 오늘은 마음놓고(?) 거의 스물 네 시간 내내 에어컨 켰다.
  • 일본 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영부영 1년이 되어 간다. 그래서 보증 보험료 다시 내라는 종이 쪼가리도 날아오고. 시간 참 빠르다.
  • 학교 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보증 보험료 10,000円 내고 건강 보험료랑 전기 요금도 냈다. 전부 15,000円 조금 넘는 금액. 그저 숨만 쉬어도 돈, 돈, 돈이다. 에휴...



  • 걸어가기에는 무리다 싶어 렌탈 바이크를 타고 교류 센터 근처까지 갔다. 여유 부리며 천천히 탔는데도 18분 밖에 안 탔네. 다음에는 시간 체크해서 30분 간당간당하게 반납해야겠다. 자꾸 본전 생각이 나서.
  • 교류 센터는 한적한 편. 일단 들어가서 자리 잡고, 며칠 전에 집으로 날아온 종이 쪼가리를 들고 일하시는 분들께 갔다. '죄송합니다만, 한국어가 가능한 분이 계십니까?' 라고 정확한 존칭까지 쓰는 연습을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하고 갔는데 "모시와케나인데스가, 강코쿠고가 데ㅋ..." 까지 하니까 옆에 계신 아주머니께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신다. 연습한 걸 끝까지 못 말했어. ㅠ_ㅠ



  • 들고 간 서류를 보여드리며 뭔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설명을 해주신다. 또 뭔 돈 내라는 건 줄 알았는데 상품권 사라는 거란다. 5,000円 어치를 사면 500円 짜리 상품권을 열 장 준단다. 이걸 5,000円에 사는 게 아니라 4,000円에 사는 거다. 그러니까 1,000円 이득인 거지. 최대 다섯 개까지 살 수 있다고 하니까 25,000円 어치 상품권을 20,000円에 살 수 있는 거다. 10월부터 소비세도 오르고 하니까 소득이 없는 사람들이나 저소득층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거란다.
  • 뭐, 아무 것도 안 하고 5,000円이나 버는 건데 안 할 이유가 있나. 내일 우체국에 들러 도장 찍은 다음에 보내야겠다. 쓸 수 있는 건 올 해 10월부터라고 하니까 받아놨다가 오아시스에서 장 볼 때 부지런히 써야지.
  • 물어볼 거 다 물어봤으니 감사하다 인사하고 자리로 돌아왔다. 내일 마사미 님께 자잘한 선물들 보내려 하는데 같이 넣을 편지부터 쓰고. 다 쓴 뒤에는 담임 선생님이 내어 준 숙제를 했다. 얼마 안 될 줄 알았는데 은근히 분량이 있네.
  • 열심히 숙제하고 있는데 어디에선가 본 듯한 얼굴 하나가 와서 맞은 편 대각선에 앉는다. 어디서 봤더라?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 염병할 ㅺ 하는 짓 보자마자 생각이 났다. 머리 빌런이다!!! 이제부터 대가리 빌런이라 불러야겠다. ㅽ
  • 예전에 교류 센터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다. 쉬지도 않고 계속 이마부터 정수리까지 머리를 손으로 긁어대는 녀석이다. '저러고도 대가리에 털이 남아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환장하고 저 짓을 해댄다. 틱 장애인가? 아무튼, 엄청 신경 쓰인다.
  • 오늘 또 만나다니. 지지리 복도 없네. ㅽ
  • 대가리를 쓸어올려대는 짓만 하면 모를까, 코도 후비고, 감기에 처 걸리셨는지 코도 훌쩍거리고, 그러다가 휴지 꺼내어 요란하게 코도 풀고, 코 푼 휴지에 침 뱉고, 공부하다 말고 옆 의자에 드러눕고, 아주 하는 짓이 가관이다. 시끄러운 편은 아니니까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말면 되는데 눈 앞에서 자꾸 머리를 처 넘겨대니 엄청 신경이 쓰인다. 머리카락 수천 개가 빠질텐데, 더러워서 못 보겠다. 아오, ㅽ



  • 내일부터는 마스크 꼭 챙겨 와야지. 오늘 보고 말 거라면 모를까 앞으로도 종종 볼 것 같은 몹쓸 예감이 든다. 제기랄!
    더 기분 나쁜 건 저 ×× 같은 ㅺ가 힐끗힐끗 나를 보면서 저 때문에 짜증내는 내 모습을 즐기는 것 같다는 거다. 물론 내 생각이 그런 거겠지만, 아무튼 엄청 꼴 보기 싫다. 발로 차버리고 싶다. 내일 또 만나면 눈 마주칠 때까지 한 번 쳐다보고 있어야겠다.



  • 숙제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염병할 빌런 때문에 도저히 못 참겠다. 집에 가고 싶은 거 간신히 참고 노트북 꺼내서 일기 쓰고 있다.
  • 원래는 오늘 여행 3일차 얘기 초안 잡아놓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치과에도 가야 하고 시간이 은근히 빠듯하다. 치과 진료가 몇 시까지 하는 지 알아보려고 구글 지도 켰는데 안 나오네. 일단 다섯 시까지 한다 생각하고, 끝나기 전에 가면 미안하니까 늦어도 네 시 전에는 가야겠다. 슬슬 준비해서 자전거 타고 갈까 싶은데 막상 가려니까 좀 쫄리네.
  • 내일은 진짜 일찍 와서 아침부터 공부해야지. 염병할 대가리 빌런 나타나기 전에 조금이라도 공부해야 한다.
  • 그러고보니 내일은 우체국에도 가야 하는데... 마사미 님에게 택배도 보내야 하고. 치과는 개학하기 전까지 매일 가야 할까? 오늘 가보면 알겠지.
  • 쥐알만한 애들 셋이 왔는데 사내 녀석 머리가 빡빡인 걸 보니 중학생인가 싶다. 여자 애 얼굴 보면 초등학생 같은데 그 와중에 주둥이에 뭘 시뻘겋게 발라놨네. 에휴...   빡빡머리 남자 애랑 어려 보이는 여자 애는 조용 조용 속삭이듯 말하는데 주둥이가 뻘건 가시나는 그냥 대화하는 톤으로 떠든다. 거기에다 슬리퍼 뒷 부분으로 철떡 철떡 소리내며 여기저기 뽈뽈거리고 잘도 싸돌아다닌다. 아무래도 앞으로는 공부할 때 이어폰을 계속 끼고 있어야겠다. 아오, 진짜... 더럽게 시끄러워.



  • 벌써 15시 30분. 슬슬 치과 가야겠다.










  • 다녀왔다. 도저히 걸어갈 수 있는 날씨가 아니라서 다시 자전거를 빌려서 코난 앞까지 갔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병원까지 갔는데... 갔는데... 갔는데... 셔터가 내려져 있다.



  • 뭔가 사유가 있는지 아무리 봐도 종이 쪼가리 한 장 안 붙어 있고. 전화로 물어보고 싶은데 전화 번호도 없다. 결국 포기하고 그냥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벌써 망했나?
  • 오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러 햄버거 세트랑 치킨 너겟 포장해 왔다. 세트 음료를 여름 한정으로 바꿀 수 있냐니까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해달라고 했더니 안 된다 그러고, 적립 카드 있냐고 해서 스마트 폰 내밀었더니 됐다 그러고, 뭔가 이상한 처자일세. -ㅅ-
  • 아무튼... 집에 오자마자 옷 다 벗어 제끼고 감자 튀김 드시고, 콜라 드시고, 빅맥 세트 두 개 드셨는데 배가 안 부르다. 그럴 수밖에. 오늘 땀을 얼마나 흘렸다고. 사람 몸의 70%가 수분이랬나? 오늘 같은 날은 밖에 다녀온 후 측정하면 50%나 될랑가 모르겠다. 진짜 땀이 줄줄 흐른다. 흐른다는 말이 딱 맞다. 티셔츠고 바지고 홀랑 다 젖었다. 자전거 타도 이 정도인데 걸으면...
  • 다 먹고 배 좀 채운 뒤 인터넷으로 치과 검색해봤더니, 휴가네. 희한한 건 자기네들 홈페이지에는 휴가 알림 공지조차 없는데 예약 사이트에는 휴가라고 나와 있다. 일본의 자영업자들은 8월 둘째 주 쯤에 휴가를 많이 가시는 모양. 아무튼, 광복절까지 휴가란다. 16일부터 병원 가야 하는데 개학 전에 치료 다 끝낼 수 있을까?
  • 일단 오늘은 여행 3일차 이야기를 적어야 한다. 내친 김에 4일 여행기까지 마저 쓸까 싶다. 내일은 아침에 우체국 가서 택배 부치고 바로 교류 센터에 가야지. 자전거 안 타고 갈 생각인데 갈아입을 티셔츠 챙겨야 할 것 같다. 노트북은 안 가지고 가야지. 대가리 빌런 안 만났음 좋겠는데.
  • 음... 다시 생각해보니, 내일부터 경정 대회가 있다. 그, 뭣이냐, 스피드 보트로 경주하는 건데 돈도 걸고 막 그러는 거다. 한국에도 있다고 들었는데 가본 적은 없고, 전부터 한 번 가볼까 싶었는데 생각만 하다가 말았었다. 도박은 지지리 싫어하는지라 돈 걸어봐야 1,000円 이상은 안 할 거 같고... 경험해본 적이 없으니까 이 때다 하고 한 번 봤음 싶은데. 음...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결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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