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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변론 대회가 있는 날. 뭔가 요란한 것 같지만 주제를 정해서 원고를 쓰고 그걸 외워서 발표하는 행사다. 음... 간단히 썼지만 쉬운 일은 아니지. 수백 명 앞에서 3~5분 분량을 외워서 말하는 거니까 사람에 따라서는 죽기보다 싫은 일일 수도 있다.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한 학기 수업료 면제 해주는 정도의 특혜가 있지 않는 이상 절대 참가하고 싶지 않다.
- 변론 대회가 끝나니 열두 시. 집까지 종종종종 걸어왔다. 일부러 속도를 높여 걸었더니 땀으로 흠뻑 젖었다. 정말 무시무시한 날씨.
- 바로 옷 벗어 던져놓고 컵라면으로 배를 채웠다. 그리고 나서 엎드려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K군에게 메시지가 왔다.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교류 센터에 갈 생각이었으니까 '안 가겠다.' 고 한 뒤 계속 빈둥거리다가, 늦겠다 싶어 옷을 입고 나갔다. 도저히 걸어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코난 앞에 있는 쉐어 바이크를 이용했다. 배터리 잔량이 19%. 지난 번에는 30%였는데.
- 바람을 가르며 시원~ 하게 달려야 하는데 공기조차 뜨거워서 상쾌고 나발이고. 교류 센터 근처의 오사카 신용 금고 앞에 쉐어 바이크 주차장이 있어서 반납했다. 16분 탔다고 나오네. 30분에 150円이니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걸어 왔으면 엄청 힘들었을 거다.
- 교류 센터에 가서 내일, 모레 수업할 부분을 미리 봤다. 딱히 어려운 한자는 없어서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원래는 수요일 선택 과목의 공부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내일로 미뤘다. 그리고 나서 노트북을 꺼내어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
- 분명히 후쿠시마를 통과해서 가는 경로였는데 희한하게 북쪽으로 바뀌어 있다. 이상하다 싶어 몇 번을 확인했지만 확실하다. 니이가타 쪽으로 가는 경로. 후쿠시마를 피할 수 있다!
- 하지만... 숙소가 문제다. 8월 초가 여행 성수기인가 주말에 빈 방이 하나도 없다. 죄다 20만원 넘는 방. 내 기준에 절대 가지 않는 곳이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원래 묵기로 한 숙소에서 하루 더 묵으려 했더니 거기도 방이 없다고 나온다. 환장하겠다. 이러다가 노숙할 판이다. 하루에 20만원 주고 어떻게 자.
- 노트북의 코딱지만한 화면으로 사이트 여러 개 띄우기가 불편해서 일단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호텔스닷컴만 이용했는데 다른 사이트도 열어 놓고 검색해봐야겠다.
- 밖으로 나와 집 쪽으로 걷고 있는데 '자전거 타고 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돌아갈 때에는 땀을 잔뜩 흘려도 샤워하면 되니까 걸어도 되는데 한 번 편하게 갔더니 사람이 간사해진다. 그러다가 '자전거 빌려서 츠루하시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 아까 세워뒀던 곳에 가서 자전거를 빌렸다. 이번에도 배터리 잔량이 19%. 뭐 이러냐. 구글 지도로 목적지 설정을 하긴 했지만 생각나는대로 대충 갔다.
- 나는 맞은 편에서 자전거가 오면 오른쪽으로 피하는 사람인 모양이다. 나만 그런지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지 모르겠다. 그런데 일본은 왼쪽으로 피하는 게 맞는 모양이다. 내가 오른쪽으로 피하니까 반대 쪽에서 화들짝 놀라 급하게 피해 가는 일이 두 번 있었다. 자동차 통행 방향처럼 이것도 반대인 걸까?
- 츠루하시는 한산했다. 평일이고 저녁이니까 그런가보다 싶다. 딱히 한일 관계 때문은 아니겠지. 늘 가던 가게에 가서 비빔면 다섯 개 묶음 두 개랑 진짬뽕 네 개 묶음 하나를 샀다. 깨도 있기에 그것도 하나 집어들었다. 중국산이겠지? 아무튼, 그렇게 해서 1,880円. 라면 세 봉다리에 깨 더해서 20,000원 가까이 나가다니. ㄷㄷㄷ
- 자전거 앞 바구니에 라면을 던져 넣고 쌩~ 하고 돌아왔다. 코난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사용 시간을 봤더니 27분. 아슬아슬했다. 그나저나 교류 센터에서 출발해 한인 타운에서 라면 사고 반납했는데 27분이면 나름 선방한 듯. ㅋㅋㅋ
- 집에 오자마자 라면 끓였다. 그 와중에 청소도 하고 이것저것 치우느라 땀으로 범벅. 라면 먹고, 마사미 님이 보내주신 복숭아 먹고, 그래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서 결국 아이스크림도 하나 먹었다. 샤워하고 나와 세탁기 돌리고 일기 쓰는 중.
- 이제 맥주 한 잔 하면서 숙소 알아봐야 한다. 경로는 대충 정해졌는데 숙소가 속을 썩인다. 주말이라고 빈 방이 없을 줄이야.
- 7월도 내일, 모레면 끝이다. 계획한대로 1일에 출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행 다녀와서는 운전 면허 발급 받으러 가야겠다. 바이크를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 진작 면허증 만들어서 바이크 샀더라면 이번 여행, 바이크 타고 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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