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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9년 05월 23일 목요일 맑음 (아... 피곤해...)

by 스틸러스 2019.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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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다섯 시에 눈이 떠졌다. 그리고 왜 그런지 바로 깨달았다. 밤에도 그냥 자기에는 덥다. 그래서 문을 열고 방충망만 닫은 채 커텐을 치고 잔다. 다섯 시가 넘으면, 전철이 다니기 시작하고 날도 밝아온다. 소음과 빛 때문에 깨고마는 거다.

일본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커튼 사기 전에 줄자로 길이 다 재고 갔었다. 그런데 살짝 모자라거나 조금 길어서 바닥에 끌리는 사이즈 밖에 없더라. 바닥에 끌리면 금방 더러워질 것 같기도 하고 청소하기 안 좋을 것 같아 조금 짧은 걸 샀다. 설치해보니 나쁘지 않아서 훌륭한 결정이라 생각했는데... 바닥으로부터 주먹 두 개 정도 뜨는 공간으로 빛이 들어와버려서 암막 커튼인데도 100% 차단이 안 된다.

나는 소음보다 빛에 약해서 잘 자다가도 밝아지면 바로 깬다. 날이 더워지면서 해가 길어져 아침 해가 일찍 뜨니 자연스럽게 내 기상 시간도 빨라져버렸다. 그래서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다섯 시간도 채 못 잤다. 해결하는 방법은? 일찍 자는 것 밖에 없다.


피곤했지만 수업 시간에는 졸리지 않는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 실로 오랜만에 시간이 잘 안 간다는 생각을 했다.


수업 마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라면 먹으면서 한국에서 김치 사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사소한 걸로 행복해질 수 있다.


17시다. 슬슬 한숨 자야겠다. 한 시간 반 정도 지나면 깰테니까, 그 때 또 빈둥거리던가 해야지.


내일은 오전 수업만 한단다. 오후에는 현장 학습인가 뭔가 한다는 것 같고. 저녁에는 한국에서 일본 놀러온 누나 만나고 같이 일 잔. 토요일에는 나라에 술 사러 간다. 그리고 다음 주에 또 한국 가야 한다. 15㎏ 위탁 수하물 포함이니까 이번에도 캐리어 끌고 가야지. 24인치 짜리 말고 20인치 짜리 들고 가서 깻잎이나 참치 통조림 같은 걸로 채워올까 싶다. 김치가 가장 좋긴한데, 사다 놓고 냉장고에 오래 넣어놔도 되나 싶어서.


시간 참 잘 간다. 딱 2~3년만 지나도 지금의 이 시기를 몹시 그리워 할 거라는 걸 100%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 가는 게 전혀 기쁘지 않다.


누가 실수로 한 20억 입금했는데 검은 돈이라 빼도 박도 못해서 고스란히 내 입으로 떨어지면 얼마나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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