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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8년 11월 10일 토요일 맑음 (축구 보고 옴)

by 스틸러스 2018.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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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이나 어기긴 했지만, 다음 날 학교 안 갈 때에만 술 마시자는 약속은 나름 충실하게 지키고 있다. 몸 안을 도는 피 속에 알콜을 섞지 않으면 뭔가 큰 일이 날 것 같이 느껴졌던 몇 달 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주량도 줄었다. 집에서 혼자 마시면 보통 맥주 세, 네 캔 정도에서 마무리. 어제도 네 캔 마시고 잤다. 새벽에 여러 번 깼고, 아침 일찍 눈이 떠졌을 때 다시 자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오늘은 토요일,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ㅋ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컴퓨터 켜고 빈둥빈둥. 『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 하다가 슬슬 지겨워져서 다른 게임이라도 할까? 싶어 일단 스팀 깔았다. 스팀에서 구매했던 게임들이 몇 개 있긴 한데, 지금은 노트북이라 그래픽 카드 성능이 엉망진창이니까 게임하기가 조금 꺼려지긴 한다. 캐주얼 게임이라도 사서 할까? 하다가 그만 뒀다. 이럴 거면 플레이 스테이션 가지고 오고 말았지. 아니면 진작에 스위치 샀던가. '일본 있는 동안 게임은 컴퓨터로 조금만!' 이라 생각했다.










슬슬 나갈 시간이 되어 씻고 출발. 집에서 경기장까지는 거의 일직선 도로다. 전철이 다니는 고가를 따라 쭈~ 욱 걸어가면 된다. 경기장 근처에 도착하니 반 친구에게 메시지가 왔다. 대충 어디쯤에 있다고 연락해서 만났는데... 이 친구가 벌써 표를 사버렸다. 아... 나한테 무려 ¥1,200이나 할인해주는 티켓이 있는데... -_ㅡ;;;   일본이라면 당연히 안 된다고 하겠지만 혹시 몰라서, 번역기에 이미 표를 샀는데 할인된 가격만큼 돌려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역시나 안 된다는 답변. 나만 원래 ¥2,700 짜리 표를 ¥1,500에 샀다. 친구에게 뭔가 미안하다.


올 시즌 유니폼은 가슴팍에 V자 두 개가 겹쳐진 메인 스폰서의 로고가 박혀 있다. 나름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내년에 유니폼 디자인 바뀔 것 같아서 유니폼 구입하는 건 일단 보류. 대신 핑크 색의 티셔츠 샀다. 등번호 12 박혀 있고 선수 이름 부분에는 CEREZO OSAKA 라고 쓰여 있다. 넉넉하게 입으려고 LL 사이즈 구입.


타이에서 온 친구에게 감독도 한국인이고 한국인 선수도 여러 명이라고 설명해줬더니 타이 선수도 한 명 있단다. 응? 누구냐고 물어보니 굉장히 앳되어 보이는 사진을 보여주기에 몇 살이냐고 하니 스무 살이란다.


K 리그는 이런 것 좀 배워라. 동남아 국가들의 축구 인기가 엄청난데, 그 돈 밭을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타이나 베트남 등에서 젊은 선수 중 싹이 보이는 애들 데려다가 육성 선수 개념으로 키우면 전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동남아에서 브랜드 가치 올라가면서 유니폼도 파는 증의 장사가 가능한데, 그걸 안 한다. 브라질이나 유럽에 스카우터 보내서 외국인 선수 찾는 비용의 ⅛ 정도면 좋은 선수들 떼로 데리고 올 수 있을 건데.




경기는 극장 골 터지면서 오사카의 승리로 멋지게 끝났다. 밖으로 나오다가 친구와 엇갈리는 바람에 잠시 기다렸다. 그 기다리는 잠깐 동안 한국 사람 여럿 만났다. 선수들 사인이 여러 개인 세레소 유니폼 입고 있는 처자도 있더라. 하긴, 오사카에 한국 사람이 바글바글한데 축구 보러 오는 사람도 엄청 나겠지. 이 날 26,600명 들어왔다고 하더라. 지난 번의 오사카 더비 만큼은 아니지만 많이 들어오긴 했다.


친구와 가는 방향이 달라 인사하고 헤어진 뒤 걸어서 집에 왔다. 오다가 역 맞은 편의 로손 들러 맥주랑 안주, 저녁으로 먹을 스파게티를 좀 샀다. 역 바로 앞이라 그런가 맥주가 평소 다니던 편의점보다 비싸다. 어차피 비싼 거, 그냥 프리미엄 몰츠 먹자! 라 생각해서 그거 사들고 왔다. ㅋㅋㅋ



집에 오니 말도 못하게 피곤해서... 전자 레인지에 스파게티 데워 호다닥 먹고, 짐 풀어 정리한 뒤 욕조에 물 받았다. 들어가 앉아 있으니 노곤노곤~ 한 게 당장이라도 퍼져 잘 수 있을 것 같다.


욕조에서 나와 바로 퍼질러 자겠다고 누웠는데, 막상 누우니 잠이 안 온다. 태블릿 붙잡고 있다가 배터리 없다고 삐익~ 거리기에 충전기 물려놓고, 스마트 폰으로 팟 캐스트 켠 채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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