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일주일 후 6과 시험을 본다는 이야기가 있었더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당장 다음 날은 교토 하이킹이었고, 주말도 있으니까 시험 걱정 따위 전혀 안 했... 다고 하면 뻥. 6과가 상당히 어려웠기에 시험이 부담스러워서 토요일, 일요일에 공부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렸... 다는 것도 뻥. 걱정은 됐지만 공부는 별로 안 했다.
월요일, 화요일 모두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하긴 했지만 그닥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드디어 수요일. 2교시에 종이를 나눠주며 시험 아니니까 풀어 보라고 하는데... 아... 아아... 아아아... 멘탈이... 부서진다... 쿠크다스처럼 여리고 약한 나의 멘탈이... 파스스~ 부서진다. 맞다고 생각한 건 틀리고, 틀리다고 생각한 건 맞다. 이게 뭐냐.
그렇게 멘탈이 부서진 상태에서 시험지를 받았다. 1번. 쉽고만? 2번. 응? 보기 셋 중에 하나만 뜻을 알겠고 나머지는 모르겠다. 일단 통과. 그 다음. 차근 차근 풀어간다. 어렵긴 하지만 못 풀 정도는 아니다. 그렇게 세 번째 면을 풀고 있는데 다 푼 친구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니 아직 10분 넘게 남았다. 여유 있고만~ 느긋하게 풀다가... 슥~ 하고 넘겼는데... 어? 어라? 에? 에엣?
네 번째 면이 있다. 아... 나는 대체 왜... 세 번째 면이 마지막 면이라 생각했던 걸까? 남은 시간은 10분 남짓. 환장하겠다. 부랴부랴 마지막 면을 풀기 시작했다. 시간은 없고, 문제는 풀어야 하고, 글씨가 막 날아간다. 엉망진창이 된다. 검토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1분 남았다. 아까 2번 안 풀었던 생각이 나서 부랴부랴 첫 번째 면으로 돌아갔다. 하나는 확실히 아니니까 둘 중 하나. 찍었다. 방금 확인해보니... 틀렸다. ㅆㅂ
시험 끝나고 한국인 처자 L 양과 밥 먹으러 갔다. 감기 걸려서 코 훌쩍거리느라 힘들었단다. 코 훌쩍거리는 소리 때문에 신경 쓰이지 않았냔다. 들은 기억도 없다. 군인들이 휴가 나가기 전에 전투화 광 내는 거랑 똑같은 거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맥도날드 안 가고 라면 먹으러 갔다. 감기 걸려서 코 훌쩍거리는 처자에게 빵 쪼가리 먹자는 건 가혹한 일이지. 입구를 헷갈려서 주방 문을 왈칵! 여는 바람에 사장님이 급 당황. ㅋㅋㅋ 맛있게 먹고 학교로 돌아왔다. 오후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선생님이 뭔가 물어보는데 다들 멍~ 나만 그런 게 아닌 모양이다. 전부 멍~ 하다. 그만큼 7과는... 단 기간에 많은 걸 배워버렸다. 이미 앞에서 배운 내용이랍시고 진도를 막 빼는 바람에...
수업 끝나고 남아서 한자랑 가타가나 공부 좀 하고, 숙제 마친 뒤 7과를 복습했다. 애들이 너무 떠들어서 헤드폰 끼고 했더니 그나마 낫다. 그렇게 공부하는 와중에 애들이 하나, 둘, 집에 가기 시작. 애들 가고 나니 조용해서 공부하기 좋다. 수업 받은 내용 정리하니까 대충 이해가 된다. 자습용 자료 만들어야지.
공부하겠다고 욕심내는 구몬 자료, JLPT N5 자료는 한 글자도 못 보고 있다. 평일에는 학교 수업 부지런히 따라가고, 주말에 공부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날. 할로윈이다. 검색해보니 할로윈에 도톤보리 미어 터진다고 해서... 하루 전에 가면 그나마 낫다고 해서... 10월 30일에 구경 가면 되겠다고 10월 30일 밤에 생각했다. 29일로 착각한 거다. 오늘 아침에 세탁기 돌리면서 생각해보니 오늘이 할로윈.
학교에는 대만 애들이 캐릭터 파자마 같은 걸 입고 나타났다. 음... 나도 한국 가서 군복이라도 들고 와야겠다. 모형 총이라도 사서 할로윈에 들고 다녀야겠다. ㅋㅋㅋ 아무튼... 도톤보리에 가봤음 좋겠는데 L 군은 오늘 알바가 없지만 약속이 있단다. L 양은 아직 도톤보리 한 번도 안 가봤다 해서 같이 가자고 했는데, 내키지 않는 모양. 결국 그냥 집에 가버렸네. 나는 남아서 공부하다가 집에 왔는데... 도톤보리 가는 건 어렵지 않지만 돌아올 일 생각하니 막막하다. 혼자 가는 건 그냥저냥 괜찮은데 막상 가려니 귀찮기도 하고 내일 쉬는 날도 아니니까... 내년 할로윈을 기약하기로 했다. 오늘은 그냥 공부한 내용 복습하면서 자습용 자료나 만드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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