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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의 첫 날, 그러니까 어제. 학교의 가을 이벤트인 하이킹이 있었다. 귤 농장에 갔다가 나라에 들러 술 사들고 돌아왔다. 어찌나 피곤한지,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그대로 뻗어 버렸다. 집에 와서 바로 자려고 했는데 하는 일도 없이 빈둥거리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유튜브 영상 켜놓고 자려고 했는데 정작 자려고 하니 잠이 안 와.
- 결국 뒤척거리다가 자정에서야 깼는데, 두 시에 깼다. 다시 자려고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서 한 시간 가까이 이리저리 꼼지락거리다가 겨우 잤는데 네 시에 또 깼다. 그리고 여섯 시에 또 깨고. 당최 잠을 잔 것 같지가 않다. 자기 전에 목이 말라서 홍차 음료 1ℓ를 마시고 잤는데 거기 카페인이 들어 있어서 그런 건지. 커피 마셔도 잘만 자는 몸뚱이인데. -ㅅ-
- 아무튼... 오늘은 아홉 시부터 배드민턴을 치기로 한 날이다. 지난 번에 같이 쳤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들. 일본어도 못하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랑 운동하러 뽈뽈거리고 잘도 돌아다닌다. 아저씨가 되어 뻔뻔해진 덕이다. ㅋ
- 딱 봐도 배드민턴 치러 가는 모습으로 가는 사람이 앞에 있더라. 후줄근~ 한 차림인데 섬유 유연제의 향기가 진동한다. 일본에 있으면서 저렇게 대충 입은 거 같은데 꼬랑내는 안 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아무튼, 그 사람 뒤를 따라 체육관에 들어갔다. 누가 2층으로 올라가기에 2층인가 싶어 올라가니 체육관이 있네.
- 안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봤더니 여기 아니라며, 아마 1층일 거라고 한다. 고맙다고 인사한 뒤 내려와 1층 체육관에 들어가려는데 뒤에서 뭐라고 소리를 꽥 지른다. 안내하는 아주머니다. 뭐라고 했는지 못 들어서 아주머니에게 가 인터넷으로 예약했다고 하니까 누구 이름으로 예약했냐고 물어본다. 이름은 모르겠다고 하니까 그럼 잠시 기다려야 한단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 사람일 거 같은데?' 싶은 처자가 와서 뭔가 절차를 밟더라고.
- 그 사람이 맞았다. 20대 처자 두 명이 주축이 되어 운영하는 클럽이라고 했는데 예쁘게 생긴 처자 두 명이었다. 한 명은 일본에서 뭔가 접점이 있었던 모든 사람을 통틀어 최강의 미모였고, 다쳐서 운동은 못한다던 처자 역시 빠지지 않는 미모였다.
- 처음 왔다고 인사한 뒤 앉아서 준비를 했다. 열 명 조금 넘게 왔는데 모두 친한 건 아닌 것 같고, 아는 사람 두 명씩 다 따로 온 듯한 이미지. 뻘쭘하게 서 있다가 나보다 한참 더 나이 먹은 듯한 아저씨와 몸 풀고, 이후 게임을 했다.
- 지난 번의 클럽은 명찰을 뒤섞어 임의로 편을 만들었는데, 이번 클럽은 차례로 번호를 붙인 뒤 번호를 불러 게임을 만들더라. 코트는 네 면이나 됐는데 15점 짜리 게임이 워낙 빨리 끝나다보니 코트 두 면 밖에 안 썼다.
- 일단 대부분은 나보다 훨씬 잘 치는 사람들이었고, 두 명 정도가 만만해 보이는 정도? 최강의 미모를 가진 처자는 실력이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콕 맞추는 게 정확해서 탁~ 탁~ 소리가 좋았다. 노란 티셔츠 입은, 뭔가 중국인스러워 보이는 녀석이 있었는데 가장 하수가 아닐까 싶더라. 문제는... 본인의 파트너가 본인보다 실력이 위다 싶으면 최대한 하이 클리어 멀리 보내면서 파트너가 마무리 할 수 있게 해야 게임이 되는데, 죄다 혼자 하려 든다. 실력 차이가 있으니 그럴 수는 있는데, 건성으로 치는 것처럼 보여 꼴 보기 싫었다.
- 우리나라는 난타 쳐보고 대충 실력 파악 되면 비슷한 사람들끼리 팀을 만드는데, 일본은 그런 게 없다. 아예 초보와 엄청난 고수가 마구 섞여서 친다. 그러다보니 10점 이상 점수 차이가 나기도 하고.
- 재미를 따지자면 지난 번의 클럽 쪽이 낫지 않았나 싶다. 이 클럽은 다음 운동이 12월 22일이다. 갈 수가 없어. 그 때에는 아이슬란드에 있을 거니까. 운동 끝나고 다음 운동 예정일 공지하면서 라인 통해서 개인적으로 연락하기도 한다고, 필요하면 얘기하라고 하더라. 참한 처자 라인 딸까 하다가 멋쩍어서 그냥 왔다. 메시지 보내서 라인 아이디 알려달라고 해볼까? ㅋㅋㅋ
- 전철 타고 돌아올까 하다가 걸어서 츠루하시까지 갔다. 라면이나 살 생각으로 갔는데 어찌 하다가 중국 음식점에 들어갔다. 일본의 중국 음식점은 말 그대로 진짜 중국 음식점이라 한국의 중국집과는 다르다. 그런데 오늘 간 곳은 한국식 중국 음식을 하는 곳이었다. 한국 분들이 장사하는 듯.
- 짬뽕을 먹고 싶었지만 짬뽕은 실패 가능성이 크니까 짜장면이랑 군만두를 시켰다. 짜장면은 한국에서 먹던 것보다는 덜 했지만 꽤 맛있었다. 짜파게티나 진짜장 같은 라면과는 활실히 다른 맛. 군만두도 맛있었다. 일본의 교자도 좋지만 겉바속촉의 한국식 만두가 그리울 때가 있다. 만두 다섯 개에 500円이니 하나에 1,000원인 셈. ㄷㄷㄷ
- 짜장면이 800円이고 군만두가 500円인데 소비세 10% 별도라 1,430円 냈다. 한 끼 식사 치고 과하지만 간만에 먹는 거니까. 그렇게 밥 먹고 나와 라면 두 봉다리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 샤워하고, 빨래하고. 간만에 『 민더스트리 』 켜서 깨작거리며 했더니 세 시간 순삭이다. 하아~
- 저녁... 아니, 저녁이 아니지. 밤에는 M양이랑 S양 만나서 일 잔 하기로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끝나고 보자더라. 21시에. 21시에 만나서 언제 술 마시냐고. 또 맥주 두 잔 정도 마시고 돌아올 삘이다. 뭐, 집에서 혼자 빈둥거리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 내일은 일요일이고, 모레는 대체 휴일이라 쉰다. 내일 근처에서 마츠리가 있어 보러 갈까 싶은데 갈랑가 모르겠다. 귀찮다고 안 나갈 것 같은데.
- 금, 토, 일, 월, 무려 4일을 내리 쉰다고 좋아했는데 하는 것도 없이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기분이다. 다음 주에는 오랜만에 시험이 있고, 어영부영 하다 보면 11월도 금방 가버릴 것 같다. 겨울 방학도 곧이겠지. 아이슬란드 여행 계획이 1도 진행이 안 되고 있어서 환장하겠다. 맘 먹고 해야 하는데 자꾸 여유 부리게 된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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