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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8년 09월 22일 토요일 흐림 (아마존에서 지른 것들이 도착!)

by 스틸러스 2018.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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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저녁에 아마존에서 필요한 것들을 주문할 때 최우선이 되는 조건이 하나 있었다. 9월 22일 배송이 그것이다. 아마존 프라임 가입하면 배송 날짜를 지정할 수 있다는데 한 달은 무료라고 해서 냅다 가입부터 하고... ① 9월 22일 도착 예정 ② 싼 거 이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것들만 질러댔다. 일본 휴대 전화가 없으니 전화나 문자 메시지 다 기대할 수 없기에 막연히 기다리고 있는데, 열 한 시가 조금 못 되어 도착했다. 아저씨 한 분이 상자를 한~ 참 꺼낸다.




  • 상자를 받아 문 앞에 대충 놓은 뒤 배송 확인증에 싸인을 하고 기사님을 보냈다. 바로 정리하기 시작. 하아~ 엄두가 안 난다. 이럴 경우 나는 '반들반들한 대리석 바닥에 말린 콩 수백 알을 흘렸다'는 상상을 한다. 한 알, 한 알을 통에 담으면서 어느 세월에 치우나~ 하고 한숨을 쉬지만 한 시간 단위로 사진 찍으면 바닥에 흩뿌려진 콩이 줄어드는 게 확~ 확~ 보인다. 결국 깔끔해질 것을 알기에 마지막에는 내가 이긴다는 생각으로 치우기 시작. 그렇게 정신없이 정리를 해서... 정오가 조금 지났을 무렵 대충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역시, 하고 나니까 뿌듯하다.

  • 일단 러그. 니토리에 러그 주문해놨는데 받아놓고 나서야 아마존에서 이미 질렀다는 걸 알았다. 생각도 못했네. 결국 니토리 주문은 취소했는데, 바로 취소되는 게 아니라 메일로 취소해달라고 하더라. 월요일에 처리 결과 확인해야 한다. 이미 아마존에서 지른 러그만으로 방이 꽉 찼기에 취소 안 되면 깔지도 못하는 러그가 한 장 추가될 것 같다. 접어서 통로(?)에 깔까?
    └ 마사미 님이 알려주셨는데... 월요일도 휴무란다. 뭐라고?!?!




  • 다음은 수건. '수건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는 생각으로 도톰해 보이는 걸 골랐는데... 일반 수건보다 크다. 사용해보니 샤워하고 나와 몸 전체 닦을 때 쓰는 사이즈다. 뭐, 알고 고른 건 아니지만 잘 샀다 싶다. 보통은 새 수건 사면 한 번은 빨고 쓰는데 세탁기가 없으니 그럴 수 없다. 그냥 써야지.

  • 노트북을 올려두고 쓰려고 주문한 책상은... 너무 작다. 높이도 낮고, 크기도 작다. 이래서 사이즈 확인했어야 했는데... 귀찮다는 이유로 대충 질렀더니 결국 후회할 일이 생긴다. ㅠ_ㅠ   그것도 두 개나 질러놔서... 결국 두 개를 포개어 2층 구조로 만든 뒤 위에는 노트북 올리고 아래에는 키보드 놓은 형태로 쓰고 있다.

  • 이번 지출 중 냉장고, 세탁기보다 비싸게 준, 가장 비싼 녀석인 34인치 모니터. LG 제품인데... 가로로 오질라게 길다. 하지만 해상도는 기대 이하. 거기에다 설정이 다 제대로 된 상태인데 모니터에서 소리가 안 난다. 이유를 모르겠다. 일단 방치. 아직은 적응이 안 되는데, 일본에서 잘 쓰다가 한국에 가지고 갈 거다. 그래서 상자도 안 버렸다. ㅋㅋㅋ

  • 좌식 의자는 좁아터진 방에서 괜히 샀다 싶다. 검은 러그 위에 빨간 의자라서 나름 검빨이긴 하지만 안 사는 게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니토리에서 매트리스도 질렀는데 그냥 맨 바닥에 요 깔고 자도 되니까 매트리스 안 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이유로 니토리 주문을 취소한 것도 있는데... 과연 취소가 될런지.

  • 정신없이 치우고 있는데 또 호출이 와서 봤더니 다른 상자가 도착했다. 뭔가 싶어 확인해보니 냉장고. 설치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두고 그냥 간다. 세탁기도 이런 식이면 피곤한데. -ㅅ-   아무튼... 냉장고도 놓고, 전자 레인지도 놓고,... 이제야 사람 사는 집 같다. 다만... 청소는 더 자주 해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욕실 쪽에서 자꾸 엄청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는데 뭔지 모르겠다. 방향제도 효과 없고. 에휴.

  • 원래 비 온다고 했었는데 해가 쨍쨍하다. 슬슬 동네 한 바퀴 돈 뒤 텐노지 역에 가서 이코카 카드 충전하고, 난바 가서 비꾸 카메라 들러 필요한 것 좀 사들고 와야겠다. 머리가 덥수룩해서 자르고 싶은데 일본은 비싸기도 하거니와 예약 안 하면 어렵다고 해서 그냥 이발기 사서 내가 밀어버릴 생각이다. 모자도 하나 사야겠는데... 돈을 그렇게 쓰고도 살 게 아직도 수두룩 하다. 짐 더 늘리면 안 되는데...

  • 벌써 세 시가 다 되어 간다. 슬슬 나가야겠다.



대충이나마 정리를 마친 상태. 일본 원 룸은 좁은 입구 양쪽에 주방과 화장실이 있고 거기를 지나면 방이 나오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베란다 쪽에서 현관 쪽을 바라보면 이런 모습이다. 누군가 놀러 온다고 한들, 재우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집이다.


  • 저기까지 써놓고 나갔다 와서 쓴다. 걸어서 JR 텐노지駅까지 갔다. 바로 JR 타고 난바에 내려... 쭈욱~ 걸어서 비꾸 카메라에 들어갔다. 일단 3층 가서 멀티 돼지코 지르고, 혹시 모르니까 SE → A 타입 돼지코도 하나 더 질렀다. 멀티 돼지코에 일본에서도, 외국에서도 쓸 수 있다고 쓰여 있긴 한데 혹시 몰라서, 그리고 일본어 어디까지 알아먹으려나? 싶어 점원한테 물어봤는데...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총각인지 엄청 헤맨다. 아무튼... 계산 마치고 컴퓨터 관련 제품 있는 5층 갔더니, 멀티 돼지코 종류가 더 많다. 거기에다 싸기까지 하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 이 노선은 내가 이용할 일이 없다. JR이 지나다니면 좋았을텐데, JR 타려면 0.5㎞ 정도 걸어가야 한다.

  • 멀티 돼지코 하나 더 사고... 대충 구경한다. 이것은 흡사! 용산에 처음 갔을 때 굴다리 지나던 그 기분!!! 온갖 불법 복제 소프트웨어와 일본 야겜을 팔던 그 던전... ㄷㄷㄷ   여기서 정신 놓으면 1년 생활비를 하루에 다 까먹는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잽싸게 빠져 나왔다. 그 와중에 로지텍 마우스, 하마터면 지를 뻔 했다. 후우~ 하아~ 잘 했다, 나놈아.




  • 한국에서 머리를 자르고 왔어야 했는데 귀찮다고 미룬 덕분에... 덥수룩~ 하다. 학교 안 갈 때 미리 자를까 했는데... 일본은 이발소고, 미용실이고, 죄다 예약해야 하고 커트만 해도 3만원 돈이란다. 젠장!   안 되겠다 싶어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셀프로 해결하자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비꾸 카메라 간 김에 바리깡 파는 곳 찾아다녔다. 금방 찾았고... 한~ ~~ ~~~ 참을 고민하다가 브라운 제품으로 하나 사들고 왔다. ㅋ

  • 살 거 다 샀고... 뭔가 미련이 남았지만 그냥 돌아가기로 했다. 전철 타고 JR 텐노지駅에 내려 걸어서 집으로 간다. 가다가 코난 들릴 생각이었다. 코난 들어가서... 여기서도 한~ ~~ ~~~ 참을 헤매고 다녔다. 그래도 나름 즐겁더라. 한꺼번에 너무 많이 지르면 다 못 들고 갈 것 같아서 일단 정리함은 포기했다. 내일 다시 가서 집어와야 한다. ㅋㅋㅋ

  • 집에 와서 사들고 온 거 싹 다 정리하고... 프린터 연결하고... 그러다보니 벌써 이 시각이다.

  • 내일은 집 근처의 조그마한 까페에 갈 생각이지만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내일도 휴일이고, 모레도 휴일. 당최 할 일이 없는데...   일단 일요일은 부근 탐사를 하고, 월요일은 공부 좀 해야겠다. 입학식 때 정장 안 입어도 된다고 했는데 지금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은 죄다 애들 옷이다. -ㅅ-

  • 아, 그러고보니... 코난에서 봉다리 세 개에 나눠 담은 물건들을 끙끙거리며 가지고 오다가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샀다. 가리가리군 다섯 개 질렀다. 나 이제 냉장고 있어서 아이스크림 사서 쟁여놓을 수 있다고!!! ㅋㅋㅋ   그리고 나서 집으로 오는데... 뭔 차가 서 있다. 응? 뭐지? 지나면서 보니 분홍빛 경차에 〒 표시가 있다. 응?!?!

  • 잽싸게 문 쪽으로 가면서 끙끙거리며 상자를 들고 있는 아저씨를 보니... 상자에 한글이 쓰여 있다. 내 꺼다! 아니나 다를까 내 방을 호출하고 있더라. 아, 그거 내 꺼라고... 얘기하고 나서 같이 올라가서 상자 받았다. 하마터면 배송 놓쳐서 귀찮은 일 만들 뻔 했다. ㅋㅋㅋ 천만다행!!!

  • 사들고 온 거, 택배 상자, 다 정리하니 진이 빠진다. 옷을 너무 많이 가지고 왔다. 막 입고 버리거나 한국 갈 때 가지고 가야겠다. 아무튼... 별로 한 건 없는데 길게 느껴지는 하루가 지나간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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