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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9년 03월 01일 금요일 맑음 (16과 테스트)

by 스틸러스 2019.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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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글 사이에 이미지 끼워 넣는 것보다 보기 좋지 않을까?' 싶어 글 왼쪽, 오른쪽에 그림 넣는 식으로 써봤는데 그만두기로 했다. 그렇게 했더니 모바일에서 엉망으로 보이더라고. 남이 일기 읽을 것을 감안해서 읽기 편하게 쓰는 친절함이라니.




아침에 일어나 대충 씻고 마음 먹은 것처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아무리 몸에 열이 많다 한들, 아직은 반팔 티셔츠 입기에는 쌀쌀한 날씨.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고 싶었다. 별 거 아니지만, 혼자 꼴값 떠는 것 밖에 안 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었다.


대~ 한민국!



밖에 나가니 역시나 쌀쌀하다. 하지만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다들 패딩에, 목도리에, 꽁꽁 싸매고 다니는데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걷고 있으니 앞에서 오던 학생들이 슬금슬금 눈치 보면서 피한다. 미친 ×인가 싶었을 거다. ㅋㅋㅋ


교실에 도착하면 대부분 내가 가장 먼저이거나 중국인 L양이 와 있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한국인 L군이 항상 와 있더라. 어쩌다 그런 게 아닌 것 같아 작정하고 빨리 오는 게 아닌가 싶다. 아침에 만나면 '반갑다' 인사 나누고, '어제 뭐했냐' 며 안부도 묻고, '오늘 점심은 뭐냐' 같은 쓰잘데기 없는 얘기도 하고 그래야 하겠지만 나는 수업 전 30분이 한자, 가타가나 외우는 벼락치기 시간인지라 인사 따위는 생략하고 바로 한자 외우기 시작한다. 아침부터 올라갔다 내려갔다 정신없는 성조로 사방에서 들려오는 중국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서 헤드폰으로 외부 소음 다 막아가면서.


1교시 끝나고 2교시부터 진도 나가는데 예습을 안 해가서 확실히 어렵다. 모르는 단어도 많이 나오고. 이래서 미리 예습을 해야 하는데... 예습을 하고 수업 들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확실히 차이 난다.



학교에서 맥도날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풍경. 빨간색 골프, 파란색 308이 나란히 서 있는 거 보면 볼 때마다 신기하다. ㅋ

└ 일본에서 골프와 308은 라이벌이 아닌 걸까? 오늘은 흰색 BMW 해치백까지 서 있어서 해치백 세 대가 나란히. ㅋㅋㅋ

오늘 점심도 이번 주 내내 그랬던 것처럼 치킨 너겟과 커피. 밥 먹고 교실로 돌아와 잠시 책을 보고, 4교시에 복습한 뒤 5교시에 16과 테스트. 담임 선생님이 내는 문제니까 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쉬워서 '어라?' 하고 놀랐다. 하지만... 그 생각은 딱 ¼ 풀 때 까지만이었다. 4교시 복습 때 선생님이 테스트에 나오니까 주의하라고 얘기까지 해줬는데 왜인지 그걸 다음 주 테스트라 생각해서 건성으로 지나쳐버렸다. 덕분에 그 문제는 틀린 거 알면서 엉뚱한 답 쓸 수밖에 없었다. 90점 밑으로 내려가 평균 깎아 먹은 적이 두 번 밖에 없는데 이번 시험으로 세 번이 될 것 같다. 확실히 공부 안 하면 안 한 티가 나는 성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에휴...



수업 마치고 바로 돌아왔다. 날씨가 무척 좋아서 잽싸게 세탁기 돌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빈둥거리며 컵 라면 하나 먹고. 빨래 널고, 빨래 개고, 청소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피자 시킬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하나 시켜서 먹고, 맥주 일 잔 할까 했는데 잘 안 들어간다. 한 캔만 먹고 말았다.


집에 돌아올 때 우편함에 뭔가 들어 있는데 빨간 색으로 중요한 거 들었다고 쓰여 있어서 살짝 쫄았다. 아니나 다를까, 돈 내라는 종이였다. 보험료 책정과 관련하여 소득 있는지 없는지 써서 내라고 한다. 온통 일본어 뿐이라서 일일이 번역기 돌리는 것도 일이고, 스캔해서 이미지 번역 돌리기로 했다. 스캐너로 스캔한 다음 이미지 파일로 저장,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스마트 폰으로 전체 번역 돌려서 봤는데... 보다 보니 짜증난다. 나는 소득이 없으니 쓸 내용도 없을텐데 뭔 설명을 한참 읽어야 한다. 위에 세 줄 정도 읽다가 집어던져 버렸다. 내일 교류 센터에 가지고 가서 도와달라고 해봐야겠다.




내일 교류 센터 가서 다음 주 수업 예습도 좀 하고, JLPT N4 공부도 좀 해야지. 읽기 연습하려고 후리가나 있는 일본어 책을 어찌 저찌 구해서 다운로드 받긴 했는데 세로로 쓰여 있어서 읽기가 영... 그래도 요즘 읽는 게 엉망진창이라 자꾸 더듬고 있으니 연습해야 한다. 수십 페이지를 다 인쇄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출력은 안 했는데, 내일 스마트 폰이나 노트북으로 읽어 보고 영 불편하다 싶으면 그냥 종이로 뽑아야겠다.


이번 주도 축구 보러 갈까나? 했는데, 세레소랑 감바 모두 원정 경기다. 그나저나... 18만원이나 주고 산 유니폼은 대체 언제 도착하는 거냐.


슬슬 드러누워 빈둥거리다가 자정 전에 자야 되겠다. 내일은 교류 센터 가서 공부 좀 하고, 일요일은... 비 온다고 했는데 날씨 봐서 뭐 할지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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