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화요일. 화요일은 교류 센터 가는 날. 그 말인 즉슨? 가장 바쁘게 보내는 날이라는 얘기임.
오전 수업은 담임 선생님 시간. 우리 담임, 은근히 빡쌤. '친절한 목소리와 웃음에 홀랑 넘어갔다가는 뒤통수를 오지게 맞을 것이야~' 오전 수업 마치고 점심 시간. 오늘도 혼자라서 원래 가던 맥도날드로 감. 거리는 조금 더 멀지만 한적하고 좋음. 커피를 시켰는데, 분명 M 사이즈 시켰는데, 포스기에 S로 표시되는 걸 발견. "어? M인데요?" 하고 태클! 그랬더니 뭐라 뭐라 설명을 하는데 반도 못 알아들음. 예전 같으면 못 알아들어놓고 알아들은 척 하느라 "하잇~ 하잇~" 하고 넘어갔을 건데, 말도 안 통하는 나라에서 3개월 넘게 살다보니 깡만 좋아져서 여유롭게 못 알아들은 부분을 물어보기 시작.
M 사이즈 주세요.
S 사이즈 무료로 줄게.
ㅇㅇ 안다고. 하지만 나는 M 먹을 거라고.
ㅇㅇ 그러니까, S도 같이 준다고.
나는 M 먹는다니까? S 얘기를 왜 자꾸 해?
M 먹으면 S 준다고. 그런 시간이라고.
응? 같이? 같이 준다고? 아아~ 아아아!!!
로프트 맞은 편 지하에 있는 맥도날드에서는 그런 얘기 없었는데? 물론 S 사이즈 커피가 무료라는 찌라시를 받긴 했지만 M 사이즈 시켜도 S 사이즈 공짜로 같이 안 주던데? 이거 뭐지? 행사 하는 매장이 따로 있는 거임? 그럼 행사 안 하는 곳에서 찌라시 주면 안 되는 거 아님? 그게 아니라 매장에서 먹냐, 안 먹냐로 주고 안 주고 하는 거임? 어차피 죄다 테이크 아웃 잔에 주고 있으면서?
아무튼, 공짜로 준다는데 안 받을 이유가 없음. 낼름 받아 옴. 교실로 돌아와 커피 마시고 나니 뒤에 앉아 있던 중국인 L양이 토마토 줌. 그걸 보고 있던 새로 온 대만 처자 중 한국어 몇 마디 아는 E양이 토마토를 중국어로 가르쳐 줌. '뽠치에'
오후는 선택 과목. 책 받고 처음 보는 선생님에게 수업 받음. 보통 1○ 수업 들어오는 선생님들은 단어도 쉬운 것만 쓰고 말도 빨리 안 함. 가장 어려운 레벨이 미요시 선생님. 하지만 선택 과목 선생님들은 그런 거 없음. 듣도 보도 못한 단어가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막 날아옴. 달팽이관이 적응하지 못해서 멀미 발생. 정신 놓지 말라고 계속 전두엽에게 사정해야 했음. -_ㅡ;;; 그나마 오늘 배운 건 조사 'は' 랑 'か' 의 차이였는데, 이건 한국어의 '은/는' 과 '이/가' 와 똑같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음. 그 많고 많은 문제 중에 달랑 두 개 틀렸으니 데 헤아 급으로 선방한 셈. 그러나 앞으로도 이렇게 쉬울 리 없음.
오후 수업 마치고 홈 룸. 뭔가 전달 사항 되게 많을 것처럼 말씀하셔놓고 별 거 없었음. ㅋㅋㅋ 아, 수업료 내라는 종이 받았음. 300만원 넘게 내야 함. 이 학교는 하도 알차게 수업하니 수업료 내는 거 별로 안 아까움. 계단으로 내려가서 2층에 들러 수업료는 은행을 통해 내야만 하냐고 물어봄. 아니라고 함. '지금 1년 6개월 과정인데 2년 과정으로 바꾸고 싶다' 고 말해야 하는데, 까먹고 못 물어 봄. 한국어 하는 스태프는 만날 자리 비워서 만나기 힘든데. 아무튼, 나는 우체국에서 돈 찾아 학교에 직접 낼 거니까 돈 낼 때 물어봐야겠음.
아침부터 저녁까지 커피만 마셔댔던 게 딱 일주일 전. 또 그렇게 될 것 같아 저녁을 먹기로 했음. 오랜만에 코코이치방 갔음. 카레 시켜서 먹고, 949円 나왔기에 500円 짜리 한 개, 100円 짜리 네 개, 5円 짜리 여덟 개, 1円 짜리 아홉 개 냄. 동전 많이 털어내서 기쁨. ㅋㅋㅋ
구글 지도 보면서 교류 센터 찾아 감. 얼마 안 걸림. 안에 들어가서 숙제 하고, 공부 좀 하다가 수업 받음. 다 아는 거라 생각하고 건방 떨었지만... 사실은 죄다 까먹었었음. 다시 복습하니 확실히 도움이 됨. 교류 센터 수업 신청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듬.
몸도 안 좋은데 무리했다 싶어 택시 타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택시가 없음. '그래, 무슨 택시냐. 걷자.' 라 생각하고 걸어 옴. 노래 들으면서 걸어오는 것도 나쁘지 않음. 운동도 되고.
피곤하니까 한숨 자고 축구 봤음 싶었는데 시간이 절대 그렇게 안 나옴. 일기 쓰고 있는데 시작할 시간 되어 VPN 설정해서 축구 보기 시작. 끝나면 자정이겠네. 에휴... 그나저나 퍼진 라면 면발처럼 너무 끊어짐. ㅠ_ㅠ
오질라게 피곤함. 축구 끝나기 전에 보다가 잠들어버릴지도.
'포장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01월 25일 금요일 흐림 (배구 대회) (0) | 2019.01.26 |
---|---|
2019년 01월 23일 화요일 흐림 (날씨 지랄 맞고 몸은 피곤하고) (0) | 2019.01.23 |
2019년 01월 21일 월요일 맑음 (12과 테스트... 망... / 치과) (0) | 2019.01.21 |
2019년 01월 20일 일요일 비옴 (회복 중 / 코인 빨래방) (0) | 2019.01.20 |
2019년 01월 17일 목요일 맑음 (멘붕의 JLPT N3 / 회사에 서류 발송) (0) | 2019.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