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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19년 02월 15일 금요일 흐림 (마음이 불편하다 / 맥주와 발포주)

by 스틸러스 2019.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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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실에 도착하면 불이 꺼져 있거나 중국인 처자 한 명만 와 있다. 거의 대부분 1, 2등으로 교실에 도착한다. 예전에는 한자 외우다가도 애들 올 때마다 고개 들어 눈 마주치면서 인사했는데 지금은 헤드폰 끼고 노래 들으면서 한자 외운다. 노이즈 캔슬링 덕분에 바로 코 앞이 아닌 이상 누가 왔는지 알 수도 없으니 그저 한자만 끄적거리고 있는 거다. 대만 녀석들이 아침부터 엄청 시끄럽게 중국어로 떠들어대는 게 짜증스러워서 헤드폰을 벗지 않는다. 며칠 됐다.




  • 어제 나한테 시끄럽다는 소리를 들은 녀석은 오늘 누가 봐도 이상하다 생각할 정도로 조용했다. 평소 엄청나게 시끄러운 녀석인지라 다들 무슨 일이 있나 걱정할 정도였다. 내 옆 자리가 비어 있는지라 항상 거기에 외투를 벗어두곤 했는데 오늘은 근처에 오지도 않더라. 'ㅄ 같은 게 꼴값 떨고 있네' 싶더라. 맘 같아서는 'ㅆㅂ 안 닥치냐!' 고 쌍욕을 날려주고 싶었지만 그저 "시끄러워!" 정도로 끝냈는데, 삐진 척 하고 앉아가지고. 맘대로 해라, ㅆㅂ 조용하니 좋고만.

  • 세상 무너진 것처럼 축 쳐저 있는 꼴을 보니 마음이 불편하다. ㅆㅂ   내가 왜!
    수업 시간에 처 떠드는 게 잘못이잖아! 수업 시작한 지 한참 됐는데도 계속 처 떠드는 게 비정상이잖아! 애도 아니고 결혼까지 한 ㅅㄲ가 저 따위 짓거리 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잖아! 그걸 가지고 시끄럽다는 말 한 마디 했는데 꽁~ 해서 사방팔방 나 삐졌다고 광고질하고 있다고? 뭘 잘 했는데? ㅆㅂ
    (이렇게 궁시렁거려놓고 생각해보니 떠들면 떠든다고 질알, 조용히 있으면 조용히 있는다고 질알, 이런 말 할 것 같다. 그도 그러네. 음... 조용히 닥치고 있는 쪽이 훨씬 낫다. -_ㅡ;;;)




  • 대체 왜 가는 곳마다 트러블인지 모르겠다. 역시 내가 문제인 거야?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하는 게 나쁜 거야? 못된 놈한테 너는 못된 놈이라고 하는 게 문제인 거야? 적당히 참고, 적당히 못 본 척 하고 살아야 하는 거야? ×도... 내 딴에는 엄청나게 참은 거라고. 폭력 썼다고 강제 출국 당할까봐 쫄아서 멱살 잡고 싶은 맘 간신히 눌렀고만은. ㅆㅂ ㅆㅂ ㅆㅂ
    진짜... 단체 생활과는 전혀 안 맞는 모양이다. 어디 무인도에라도 들어가 풀 뜯어 먹고 생선 잡아 먹으면서 살아야 하려나. 남한테 피해 안 주려 하고, 하라는 거 하고 하지 말라는 거 안 하면서 얌전히 살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는데, 왜 만날 나만 나쁜 놈이 되고 나만 마음 불편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씨앙.

  • 1A 교실 가니까 거기는 학생들끼리 모여서 일 잔 하기도 하고 그러는 모양이던데 우리 반은 그런 것도 없다. 단톡 방이 있긴 한데 어지간하면 대화가 오고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인 C군이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서 회식(?)을 하기로 했다. 언제 하는 게 좋은지 의견을 모으기에 화요일은 안 된다고 표시했다. 교류 센터의 수업을 들어야 하니까.   수업이 다 끝나고 선생님이 미국인 C군을 포함해서 가장 많은 학생이 참석할 수 있는 날이 월요일이니 그 때 하자고 하던데, '월요일부터 술 먹고 괜찮으려나?' 뭐, 적당히 조절해가며 마셔야지. 만날 술 먹는다고 떠들어댄 덕분이 술 엄청 쌘 줄 알고 있을텐데. 정신 놓고 먹었다가는...




  • 학교 마치자마자 1등으로 교실을 나섰다. 남아서 공부할 맘도 없었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이 시험이지만 15과는 그닥 난이도가 높지도 않고 숙제하면서 공부한 것도 있고 그래서. 집에 와서 빨래하고, 청소하고, 빈둥거리다가 불닭볶음면 세 개를 한 방에 끓여서 다 먹었다. 짜증날 때에는 매운 게 짱이다. 잠시 누워 있는다는 게 잠이 들어버렸다. 하지만 20분도 채 못 자고 깼다. 멍~ 한 상태로 누워 있는데 이틀 전에 주문한 것들이 도착했다.





일단 얇은 서류 봉투부터 개봉한다. 여기에는 연고가 들어 있다. 아마존의 배송용 봉투는 이렇게 뜯기 쉽게 만들어져 있다.



저 손잡이를 잡고 당기면 소세지처럼 빨간 띠가 딸려 나오며 쭉~ 찢어진다. 손쉽게 봉투를 열 수 있다. 당장 도입할 필요가 있다.



화요일처럼 오랫동안 밖에 있다 들어오면 바짝 졸라맨 허리띠 때문인지 피부가 빨~ 갛게 올라온다. 거기 바르려고 샀다.



물건을 꺼내고 난 후 봉투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해야 한다. 개인 정보가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전용 도장(?)으로 해결.



이렇게 개인 정보를 덮어버릴 수 있다. 파쇄기가 있는 게 아닌 이상 이 도장 쓰는 게 훨씬 낫다. 한국에서도 팔 거다.



다른 상자에는 세제가 들어 있다. 싼 맛에 사서 계속 쓰고 있다. 뭐, 세탁이 잘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다. 그냥 싸니까.



아사히 슈퍼 드라이 500㎖ 스물네 캔. 보냉용 가방이 들어 있는 게 그렇지 않은 제품에 비해 1円 비싸다. 당연히 이 쪽을 선택.



가방 색깔도 검정, 빨강. 제대로 취향 저격이다. 검빨 성애자인 건 어떻게 알아가지고. ㅋㅋㅋ



전형적인 보냉 가방이다. 4월이면 꽃구경 한다고 난리일 건데 그 때 이 가방 들고 나무 아래로 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건 발포주. 산토리 꺼 산 줄 알았는데 아사히 꺼 산 모양이다. 정신이 없네. ㅋ



편의점에서 술 살 때 싸다고 덜컥! 집어들면 열에 아홉이 발포주다. 맥주와 똑같이 생겨서 착각하기 쉬운데 가격은 반 or 반 이하다. 맥주와 발포주는 무슨 차이냐? 그걸 여기 끄적거려 보려고 이리저리 뒤적거려 봤는데... 잘 모르겠다.


  • 일단 확실히 아는 것부터 끄적거려 보자. 많은 사람들이 발포주를 가짜 맥주로 알고 있는데, 그건 아니다. 발포주의 정의가 워낙 애매하다 보니 간단히 설명할 수가 없어서 대충 설명한답시고 한 말이 퍼지고 퍼져 그렇게 알려진 것 같다. 가장 큰 차이는 맥아의 함량이다. 원료의 ⅔가 맥아일 경우 맥주로 분류, 그 이하는 발포주라 한다. 그런데 단순히 맥아 비율만 따지는 게 아니라 혼합물로 어떤 게 들어갔는지도 따진다고 한다.

  • 이렇게 애매한 기준으로 분류하게 된 건 세금 때문이다. 맥주의 주류세를 어떻게든 덜 내보려고 머리 굴리다 나온 게 발포주다. 처음에는 맛이 형편 없었단다. 하지만 노하우가 쌓이고 쌓이면서 지금은 맥주와 거의 같은 맛을 내는 수준에 이르렀단다.

  • 단순히 맥아 비율이 높다고 맛있다고 할 수 없는 게, 우리가 오줌맛이라고 까는 국산 맥주 중 하이트 프라임, 맥스가 맥아 100%로 만들어진다. 그런 맥주도 맛 없다고 깐다. 그러니 맥아 비율이 전부는 아니다. 유명한 얘기 중 하나가 '호가든도 일본에서는 맥주가 아니라 발포주가 된다' 는 건데, 일본에서 호가든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아무튼... 맥주와 발포주를 나누는 기준은 당최 모르겠다. 여러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봤지만 애매하기 짝이 없다.


  • 나는 그동안 발포주를 먹지 않았다. 내 머리 속에도 발포주는 가짜 맥주라고 정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00㎖ × 24 = 6,000円 정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더 비싸다. 한 번 마실 때 다섯 캔 정도 마신다고 하면, 다섯 번이면 끝이다. 문제는... 한 달에 다섯 번 먹을 정도로 금욕(?)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다. 아무튼... 금전적인 사정도 있고 해서 현실과 타협했다. 내 인생 최초의 발포주다. 나는 입이 워낙 저질이라 어지간하면 맛의 차이를 못 느끼니까 괜찮을 거라는 생각도 했다. 마셔 보고 나쁘지 않다 싶으면 앞으로는 발포주 위주로 마시고 특별한 날에만 프리미엄 몰츠를 드실까 한다.


  • 참고로 국산 발포주도 있다. 필라이트가 하이트에서 나온 발포주다. 아직도 열두 캔에 만 원인지 모르겠다. OB에서 부랴부랴 따라 만든 게 필굿이다. 이것도 열두 캔에 만 원에 팔았었다. 아직도 그러고 있지 않을까 싶다.



냉장고에 대충 맥주와 발포주를 정리. 오른쪽에 있는 빨간 캔은 산토리와 삿포로의 한정판이다. 당분간 모셔두려고 한다. ㅋ



'오후의 홍차' 와 남은 발포주를 정리해서 한 상자에 담았다. 신발장 위에 고이 모셔두었다.



  • 이번 주는 월요일에 쉬었기 때문인지 무척 빨리 지나간 느낌이다. 어디든 놀러 가야 하는데... 싶은데 비와 호 말고는 당최 내키는 곳이 없다. 그런데 비와 호를 알아보니 난젠지에서 멀지 않다. 당일치기로 다녀올까 하고 이래저래 알아보는데, 막상 알아보려고 하니 또 귀찮다. 결국 포기. 다음 주에 조금씩 알아본 뒤 금요일에 학교 마치고 가서 토요일에 구경하고 돌아오는 걸로 해야겠다. 당일치기는 뭔가 아쉽다.

  • 오늘 학교 마치자마자 집에 와서 실컷 빈둥거렸으니, 내일은 아침에 교류 센터 가서 공부해야겠다. 학교 간다 생각하고 오전 열 시 쯤에 도착하도록 아침에 나가야겠다. 그리고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와야지. 일요일은 컨디션 봐서 공부하던가 쉬던가 하고.


  • 발포주 하나 따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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