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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일기

2020년 03월 13일 금요일 흐림 (もう悲しいよ)

by 스틸러스 202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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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도 제대로 안 하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기말 고사가 코 앞에 다가오니 똥줄이 탄다... 는 건 뻥.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 밖에 없다.

  • 일곱 시가 되기 전에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씻고 맥도날드로 향했다. 커피 하나 받아들고 적당한 곳에 앉아 책을 보는데 당최 머리에 안 들어오더라. 어찌저찌 시간이 흘러 학교에 가야 할 때가 되었다.

  • 어슬렁거리며 교실에 도착하니 책상 위에 편지가 놓여져 있다. 누가 이렇게 감수성 터지나 싶었는데, 나카모토 선생님이 쓰신 편지였다. 졸업식이 취소되어 만날 수 없으니 1C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신 거다. 아... 진짜...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 온다. T^T

  • 아홉 시 땡! 하자마자 시험이 시작됐다. 시험지는 총 네 장. 부지런히 풀었지만 각 장마다 못 쓴 문제가 있었다. 부분 점수 포함해서 진짜 잘 나와봐야 70점이나 될까?
    평소 같으면 쉬는 시간 10분 동안에도 문제를 풀 수 있게 해주셨지만 이번에는 그런 게 없더라. 칼 같이 걷어 가셨다.

  • 2교시에는 세 장짜리 시험지를 받았는데 첫 장이 전부 예문. 뜯어도 된다고 하셨지만 뜯지 않았다. 두 번째 장 간신히 다 쓰고 나니 10분인가 밖에 안 남았기에 마지막 장은 거의 못 썼다. 정말이지, 형편없는 점수가 예상된다.

  • 쉬는 시간에 2층 사무실로 내려갔다.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이 몰려서 엄청 바쁠 것 같았으니까.

  • 신청한 서류를 받을 수 있냐니까 한국인 담당 스태프가 와서 HR은 어떻게 됐냐고 물어본다. 아직이라고 했다. 당연히 다 끝나고 내려올 줄 알았나보다. ㅋㅋㅋ   성질 급한 한국인이올시다.

  • 이런저런 할 일들을 마치고 교실로 올라갔다. 다음의 일정을 비롯해서 써내야 할 서류를 제출. 나는 미리 낸 게 많아서 할 게 별로 없었다. 선생님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게 있었는데 수업 중에 경고를 주는 부분에만 C를 주고 나머지는 다 A에 동그라미. 목요일 선생에 대해서는 평가할 수 없다고 썼다. 싫어하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으니까.

  • 그리고 뒤쪽의 의견을 쓰는 부분에는, 선생님에 대한 대접이 형편 없으니 제대로 대접하라, 수업 태도가 불량한 학생에게 제대로 경고하라, 홈페이지 관리 좀 제대로 하라고 썼다. 그렇게 쓴들 의견이 반영될 리 없겠지만.
    (이 학교는 선생님의 급여를 수업 시간만 따져서 준다. 하루에 세 시간 수업했으면 세 시간 수업 분에 해당하는 급여만 주는 거다. 학교에 남아 시험을 채점하거나, 수업 자료를 만드는 시간은 일한 걸로 치지 않는 거다. 이 따위 대접을 하면서 실력있는 사람들이 올 거라 생각하는 건 바보 짓이다. 정말, 외국인을 만나는 일과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원 봉사 하다시피 일하는 거지. 좀 더 제대로 해라.)

  • Gさん이 같이 사진 찍자고 해서 사진 찍고 바로 빠져 나왔다. 나오다가 Lさん을 만나 다음 주에 일 잔 하기로 했다.

  • 구약소에 가서 전출 신고.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3월 27일까지라고 적혀 있는 보험증도 새로 받고, 그 때까지의 보험료도 납부했다. 지금까지 보험료를 꼬박꼬박 잘 낸 덕분에 500円도 안 되는 돈만 내면 됐다. 간혹 일본에 있는 동안 보험료 아예 안 내고 귀국해버리는 학생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저런 경우 재입국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 집에 돌아와 구약소에 전입 신고하고 나서 쓴 글을 찾아 봤다. 2018년 9월 25일이네. 아련하다. 일본어 한 마디도 못하고 어버버~ 하면서 전입 신고한 걸 뿌듯하게 여긴 게 엊그제 같은데...

  • 날씨가 다시 흐려지고 있다. 내일부터는 또 비가 온단다. 언제까지 올지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 다니지 말라고 하는데 코마츠와 오카야마 정도만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한다. 마사미さん에게는 인사를 꼭 하고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졸업식은 취소가 되었다. 오늘부터는 그냥 백수다.

  • 회사에 다니는 동안 방학이 있는 삶을 얼마나 동경했던가. 그 동경하던 삶을 살 수 있어 행복했다. 이제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조금 나아질 것이고, 생활도 일본에서보다는 나아지겠지. 하지만 일본에서 지낸 1년 반이라는 시간이 꿈처럼 느껴질 게 분명하다. 안 봐도 비디오다.

  • 얼마 전부터 인터넷이 말썽이다. 컴퓨터를 켜면 계속 유선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떠서 공유기를 껐다 켜야 한다. 게다가 무선 인터넷 접속 기기에 제한이 있는지 태블릿이 됐든, 스마트 폰이 됐든, 한 대는 꼭 접속이 안 되기에 일부러 한국에서 가지고 온 공유기를 연결해 꼼수로 사용 중이었는데 엊그제부터는 그마저도 안 된다. 지금도 갤럭시 S8은 인터넷 접속이 안 된다. 게다가 예약 구매로 지른 갤럭시 S20이 개통 처리 되면서 문자도 수신할 수 없어서 본인 확인 같은 것도 못 하고 있다. 불편하다. ㅠ_ㅠ

  • 학교에서 받은 서류는 스캔하고 번역해서 다 보냈다. 이제 할 일은... 라인 모바일 해지하고 USIM 카드 안 보내도 되는지 확인하는 거, 가스랑 전기 해약하는 거. 그리고 남은 짐 중고로 넘기고 쓰레기도 처분하는 거. 우체국에서 상자 하나 사들고 와 EMS로 보내는 거. 그 정도가 전부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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