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장일기

2018년 09월 21일 금요일 비옴 (내가 한국에 있는 건지, 일본에 온 건지...)

by 스틸러스 2018. 9. 22.
반응형

아마존에서 필요한 것들을 잔뜩 질렀다. 20일 저녁에 시작해서 21일 새벽이 되서야 끝났다. 피곤해서 유튜브로 영상 보다가 잠 들었는데 새벽에 몇 번을 깼다. 깰 때마다 다른 영상 켜고 또 그러고 하느라 잠을 설쳤고, 덕분에 몹시 피곤했다. 그런데도 일곱 시 조금 넘어 눈 뜬 뒤 다시 못 잤다.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건지 통 잠이 안 온다. 계속 설치게 된다.



일어나봐야 할 일도 없고... 그저 빈둥거리고 있었다. 태블릿으로 영상 보다가 노트북 켜고... 노트북으로 인터넷 뉴스 보다가 태블릿으로 게임하고...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텐노지 쪽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다. 그나마 아베노 하루카스 전망대 보러 조금 오고. 구름에 가린 아베노 하루카스.



여행 온 사람이라면 날씨 때문에 하루 까먹게 됐다며 언짢아했겠지만 나는 일본에 머물 날이 700일 넘게 남았다. ㅋ



아베노 하루카스 건물에 있는 킨테츠 백화점보다 자주 가게 되는 MIO. 역이랑 붙어 있어서 그런가 저 쪽으로 더 가게 되더라고.



저 멀리 보이는 츠텐카쿠. 줌으로 잔뜩 당겨서 그렇지, 집에서 3㎞ 정도 떨어져 있다.



동네 분위기는 이렇다. 일본 유학을 하게 되면 한적한 시골 마을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빌딩 밭으로 들어와버렸다. -ㅅ-



집 근처로 세 개 노선의 전철이 지나다닌다. 의외로 그닥 시끄럽지는 않다. 타임 랩스 찍어서 전철 다니는 거 보면 신기하다.



한국에서 택배 세 상자를 보냈는데 한 상자는 반송. 두 상자는 정상적으로 보내졌다고 알림이 왔다. 오늘 쯤 올 거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체국에서 상자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하나만 들고 왔다. 이게 전부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하아~



우체국에서 다녀갔으니 오늘은 뭔가 올 게 없다. 집을 비워도 된다. 집 근처 편의점에 가려고 밖에 나갔다. 근처 고등학교에서 남학생들이 학교 주변을 뛰고 있더라. 운동부인가? 포항 유니폼 입고 있었는데 계속 쳐다보더라. 아무튼... 편의점 가서 먹을 거 사들고 왔다. 2만원 넘게 썼다. 편의점에 한 번 갔다 하면 기본이 2만원이다. 이코카 카드에 10만원 충전했는데 벌써 2만원 밖에 안 남았다.



아버지가 포스코 다니다가 그만두고 광주로 갔을 때, 씀씀이가 헤픈 것을 보고 잔소리를 했던 기억이 있다. 포스코에서 300만원 받다가 그만둔 뒤 한 달에 100만원 밖에 못 벌면 소비도 100만원에 맞게 줄여야 하는데 그대로 300만원 벌 때처럼 쓰니 계속 까먹는 거 아니냐고 한참을 떠들었었다. 나이 먹고 나니...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겠다. 내가 20년도 더 전에 아버지께 했던 잔소리가 고스란히 내 상황이 됐다. 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거기에다 맥주는 일본이 더 비싸다. 한국에서는 네 캔에 만 원인데 여기는 두 캔 사면 5,000원 넘는다. 네 개 산다고 할인해주는 게 없어서... ㅠ_ㅠ



아무튼... 집에 와서 허겁지겁 밥 먹고 계속 빈둥거렸다. 딱히 할 일이 없다. 한국에서 보낸 짐에 일본어 공부할 책이 있긴 했는데... 밥 먹으면서 맥주 두 캔 마셔버려서 공부고 나발이고. -ㅅ-



츠텐카쿠의 조명으로 다음 날 날씨를 알 수 있다. 아래 쪽 조명이 날씨 알려주는 거. 파란 색은 다음 날 비를 예보하는 거다.

└ 이 사진은 아마 20일에 찍은 게 아닐까 싶다. 22일은 비가 예보되지 않았고 실제로도 오지 않았으니까.



하루종일 빈둥거리다 시간이 다 간다. 내가 한국에 있는 건지 일본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다행히 유튜브 덕분에 외롭지는 않다. 유튜브 없었다면, 인터넷 안 됐다면 미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