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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잡다

Return to Korea 5일차 - 2018년 12월 24일 월요일 맑음

by 스틸러스 2018.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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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치료 】

진짜... 세상에는 별에 별 ×이 다 있다. 전 날 빈둥거리다가 스마트 폰으로 영화 한 편 보고 한 시 넘어서 잤는데, 뭔가 시끄러워서 깼더니 두 시 10분 전이다. 맞은 편 2층 침대 쓰는 녀석이 그 새벽에 들어와 샤워하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다. 별... -_ㅡ;;;


이 날이 사실 상 한국에 돌아온 이유가 있는 날이다. 치과 예약이 열 시에 되어 있었다. 슬슬 옷 입어야겠다 싶어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사장님과 처자 한 명이 들어온다. 응? 이 방 믹스 도미토리였어?

검은 머리의 처자가 한국 말로 사장님과 대화하기에 당연히 한국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두고 온 게 있어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더니 위에 남방만 걸치고 빤쓰 차림. 아니, 짧은 바지였는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외국에서 오래 살았나? 교포인가? 뭐, 그런 생각하면서 다시 나갔다.


합정驛에서 압구정驛까지 가는 걸 미리 검색해서 알아본 뒤 그대로 움직였다. 압구정驛 3번 출구로 나가야 제일 빠른데 공사한다고 폐쇄. 4번 출구로 갔더니 꽤 돌아가야 한다.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압구정이라 그런지 의느님 힘을 빈 것 같아 보이는 예쁜 처자들이 많네. ㅋㅋㅋ


병원에 도착해서 엑스레이부터 찍고 위로 올라갔다. 잠시 앉아서 기다리다가 수술 시작. 의사 선생님이 한숨을 쉰다. 네, 압니다. 알아요. 엉망진창이라는 거. 그러니까 쪽 팔려서 차일피일 미뤘고 더 엉망이 된 거예요. 아오, 쪽 팔려.




상체를 다 덮는 덮개(?)를 씌워놓고는 다들 어딘가로 사라져서 한 10분 동안 긴장하고 있어야 했다. 마취 깨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되고.  아무튼... 지난 6월처럼 뭔가 굉장한 소리가 나고 엄청난 장비가 동원된 듯한 수술이 시작되었고, 한 시간 정도 후에 끝났다. 화장실 가서 봤더니 입 안이 피로 가득.


두 달 반을 더 치료 받아야 한다는데 그럼 학교는?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일단 5월 ××일에 시간 되냐고 물어본다. 어떻게든 학교는 빠지고 싶지 않아서 토요일 오전 괜찮냐고 해서 그 때로 잡았다. 2주 후 또 와야 한다고 하는데 그 때가 방학 기간도 아니고 계속 머물러 있을 수 없어서... 결국 5월 ××일에 한 번, 6월 ×일에 한 번, 두 번을 예약 잡았다. 왕복 15만원에 표 사더라도 비행기 표만 30만원. 환장하겠네. ㅠ_ㅠ



【 고모 만나서 열쇠 받고 】

약국 들러 약 받은 뒤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내일은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오늘 친척 형 집으로 가 고모 만나기로 했다. 꽤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깝네. 가는 도중 환승하면서 화장실에 들러 물고 있던 거즈 뱉어냈다. 새 걸로 다시 물었는데 그래도 영 거북하다. ○○驛에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가서 또 뱉어냈다.


기다리고 있던 던 형 만나서 형네 집으로 이동. 나한테 처음 술 먹인 게 이 형인데... 지금은 여기저기 아파서 술도 못 마신단다. 광대뼈 부근에서 암이 발견되어 얼마 전에 치료 받고 직장 쉬면서 항암 치료 받는단다. 거기에 목 디스크도 있다고. 아주 그냥... 종합 병원이다. 그런데도 자꾸 형편 좀 나아지면 돈 부쳐준다면서 계좌 번호 써놓고 가란다. 에휴.

고모가 만든 죽으로 한 끼 때운 뒤 곧바로 약을 먹었다. 마취가 깨면서 슬슬 통증이 밀려오고 있었다. 고모 드리려고 사들고 간 것들 건네 드리고, 고모한테 포항 집 열쇠를 받았다. 마침 친척 형도 병원 예약이 되어 있어서 차 얻어 타고 근처 역까지 이동.



【 『 오! 나의 여신님 』을 지르고... 】

숙소로 돌아와 드러누웠다. 아픈 것도 있고 만사 귀찮은 것도 있고.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스마트 폰으로 봤던 거 또 보고, 봤던 거 또 보고 하면서 시간 보냈다. 그러다가 갑자기 『 오! 나의 여신님 』 생각이 났다. 왜 갑자기 생각이 났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전자책으로 나왔는지 확인해봤더니... 있네. 48권 완결인데 할인해서 8만 얼마다. 고민하다가 질렀다. -ㅅ-


만화책 다운로드 받으면서 작가인 '후지시마 고스케'는 요즘 뭐 하고 사나 싶어 검색해봤는데... 세! 상! 에! 나! 서른한 살 연하의 처자와 재혼했단다. 뭔, 이런... 스물한 살도 충분히 놀랄만 한데 서른한 살이라니. 심지어 첫 결혼에서 낳은 딸보다 두 번째 부인이 어리다! 새 엄마가 연하라니, 실화냐?




만화책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배가 고파져서 반바지 차림으로 밖에 나갔다. 어제 들어가려다 못 들어간 순대국밥 가게에 가서 순대국 하나 먹고 나왔다. 




숙소에 돌아왔는데 방 안에 꾸리꾸리한 암내가... 암내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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