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4일 수요일 맑음 (어찌 어찌 시간이 간다)
하아... 엄청 피곤하다.
어제 23시 안 되어 누웠지만 태블릿으로 유튜브 영상 본다고 결국 자정이 넘어서야 잠 들었다. 그리고나서 다섯 시 반에 깼는데 더 안 자고 태블릿 붙잡고 뻘 짓 하는 바람에 결국 다섯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난 셈이 되었다.
원래는 아침 일찍 세탁기 돌려서 빨래 널어놓고 학교 갈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건 까맣게 잊고 얼레벌레 학교에 갔다. 그리고 알게 됐다. 필통 놓고 왔다는 걸.
1교시는 친구한테 연필 빌려서 쓰고, 쉬는 시간에 학교 앞 편의점에서 지워지는 3색 볼펜 사들고 왔다. 집에서 공부도 안 하면서 괜히 가방 풀어가지고 안 사도 되는 펜이나 사고. 에휴.
오늘도 점심은 맥도날드 해피밀. 같이 다니는 친구가 오늘은 가지 않는다고 해서 혼자 호다닥 다녀왔다. 빅맥 서너 개는 먹어야 간에 기별이 가는 사람인지라 해피밀 따위(?)로 포만감을 느낄 리 만무하지만, 일본에 와서 의도적으로 먹는 양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그냥저냥 버틸만 하다. 오후 수업 시간에 뱃 속에서 자꾸 소리가 나서 문제지. ㅋ
오늘 받은 피규어는 요시. 이번 주 월요일에 이미 받은 거라서 친구한테 줬다.
몸도 무겁고 영 피곤해서 오후 수업은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어찌 어찌 시간이 간다. 땡~ 하면 집에 왔었지만 남아서 공부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남아서 공부하고 있다. 오늘은 동사의 て형 변화를 복습하고 い 형용사(形容詞 - けいようし)와 な 형용사의 부정형, 과거형, 과거 부정형을 잠깐 봤다. 미친 듯 잠이 몰려와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꽤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한 시간이 지나있을 뿐. 역시나... 내 집중력은 한 시간이 한계다. 고작 저 정도 공부하면 바로 퍼지게 된다. 머리 속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버티는 건 시간 낭비다 싶어서 가방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라면 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컴퓨터 앞에서 이러고 있다. 오늘부터 컴퓨터에 잔뜩 쌓인 엠피삼 파일 들으면서 공부할 생각이다. 수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지. 19시부터는 축구 봤음 싶은데 중계할랑가 모르겠다. 일본 팀이니까 어느 채널이든 중계하겠지. 만약 BS나 CS에서만 중계한다면 못 보는 거고.
지난 주 토요일에 배드민턴 친 여파가 아직도 온 몸에 남아있다. 종아리와 팔뚝이 아프다. 만날 파스 신세. 이 동네는 파스도 비싸.
내일은 한국인 친구들과 회식이다. 츠루하시 가서 삼겹살에 소주 먹기로 했다. 내가 턱! 하고 쏘면 좋겠지만 나도 가난한 유학생이니까 소주 정도만 내가 사야지. 모레는 하이킹. 아홉 시까지 학교에 모여 출석 체크한 뒤 전철로 교토까지 가는 것 같다. 입학하기 전에 선배님(?)들 블로그에서 교통비 지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설마 하루카 타고 가라고 그 돈 줄 것 같지는 않고... 우메다까지 가서 한큐線 타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13시에 일정 끝난다는데 뵤도인이 교토 외곽이라 어디로 움직이기가 애매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교토에서 가장 좋아하는 에이칸도에 갔으면 싶지만, 단풍 시즌이라 평일이라도 사람이 많을 것 같고...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계획을 세워봐야 할 것 같다. 철학의 길 걸어서 에이칸도 갔다가 닌나지 보고 나오면 딱이지 않을까 싶은데.
└ 방금 네×버 뉴스 보니 금요일에 소나기 온다고 되어 있다.
수시로 바뀌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공부 안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수업하게 되면 진짜 하기 싫은데. -ㅅ-
토요일에는 학교 가서 공부하고, 일요일은 집에서 쉴 생각인데... 가만 생각해보니 도자 박물관 가서 고려 도자기 봐야 한다. 토요일에 가야 하나? 금요일에 일찌감치 오사카 건너와서 갈까? 일요일은 그냥 온전히 쉬었음 싶은데.
배우는 양이 늘면서 점점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과거형이랑 부정형, 과거 부정형이 마구 섞이는데다 동사 활용이랑 온갖 것들이 뒤죽박죽이 됐다. 공부 좀 해야 하는데... 만사 귀찮다. ㅠ_ㅠ
내일이 벌써 25일. 일본 도착 다음 날 부동산에 가서 계약하면서 10월 방 값을 냈었더랬지. 이 달 말에는 11월 방 값을 미리 내야 한다. 금요일에 송금해도 월요일에 처리되기 때문에 미리 해서 나쁠 게 없는 시스템. 부동산에서는 25일쯤 미리 보내는 걸 추천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잘 하는 사람인지라 미리 검색. 가지고 있는 통장이라고는 1円 한 푼 없는 우체국 통장 뿐. 내일 점심 시간에 학교 근처 우체국에 가서 한 200만원 입금하고, 야칭 보내야 할까 싶다. 원래 내 성격대로라면 꼼꼼하게, 완벽하게 준비할텐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만사 귀찮다. 어떻게든 되겠지. ㅋㅋㅋ
내일은 아마도... 야칭 보낸 이야기랑 코리아 타운에서 삼겹살 먹은 이야기 쓰지 않을까 싶다. 밀리면 금요일에 하이킹 다녀온 이야기랑 같이 올리고. 일단은... 김치찌개가 말도 못하게 먹고 싶다. 양푼에 밥 가득 줘도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ㅠ_ㅠ